핫트렌드

[2014 bnt K-패션 기획③] bnt뉴스 선정, 2014 대한민국 패션 10대 키워드

2015-10-02 19:17:42

[김민서 기자, 조지윤 기자]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4년 갑오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 한 해 국내 패션 기업들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소용돌이와 세월호의 참사 그리고 장기적인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실적 부진에 허덕이며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했다. 더욱이 7조 5000억 원대 시장을 형성하며 고성장 가도를 달리던 아웃도어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SPA 브랜드의 경쟁은 갈수록 더욱 치열해 국내 패션 업계의 불황을 더욱 증폭시켰다.

더불어 소비자들은 온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국경 없는 소비, SNS를 통한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점차 주체적인 소비성향을 보이며 패션업계의 판도를 극명히 바꾸어 놓았다. 이와 같은 변화로 패션업계는 소비자 니즈와 생활패턴을 분석해 소비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한 라이프 스타일숍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렀던 2014년 국내 패션업계. 이에 상하반기 동안 주목받았던 ‘핫 키워드 10’을 선정해 정리해본다.

① P형 소비자
‘자신만의 기준에 의한 소비 생활을 영위하다’



2014년,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소비가치를 추구하는 ‘P형 소비자’가 대거 등장했다. P형 소비자란 자신만의 강력한 준거 기준에 기반을 둔 소비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이 등장하기 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가치와 가격으로 양분되는 소비 행동인 가치 소비에 집중해왔고 합리적인 가격과 거금을 투자할 만한 가치 사이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실행했다.

그러나 스마트한 소비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고 열망하는 대상을 구입하기 위해 장시간의 줄서기도 감수하고 갖고 싶은 물건은 반드시 ‘구매(Purchase)’하는 P형 소비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욕심이 나는 물건은 웃돈(Premium)을 붙여 더 비싼 값에 주저 없이 구매하고 관심 있는 상품에는 열정(Passionate)과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Participate)하며 원하는 물건의 소유(Possessive)를 남들에게 과시(Proud)하고 인정받길 원하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구매하여 남들에게 보여주며 자랑하는 일명 ‘P형 소비자’가 2014년도 패션계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② 스포티즘
‘편안하고 캐주얼하게’



2014년 S/S시즌 패션계를 강타한 ‘스포티즘’ 스포티즘은 매해 다양한 형태로 등장해왔다. 하지만 올해 선보인 스타디움 재킷과 스웻셔츠 그리고 다양한 스니커즈 등은 메가트렌드 아이템으로 당당히 자리매김 했다.

특히 봄과 여름에 플랫폼 샌들에 양말을 신는 것이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는데 메탈릭 소재에서부터 가죽소재까지 다양한 ‘통굽’ 샌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이는 키 높이 효과와 함께 편안함, 패셔너블함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가을로 접어들며 트렌치코트에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를 착용하고 운동화로 마무리하거나 스커트에 니 삭스, 발토시 등을 신고 하이힐로 완성하는 여러가지 스포티룩이 선보여 졌다.

스포츠의류와의 믹스매치를 통한 스포티룩도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의 재킷이나 팬츠를 착용하고 니트나 셔츠 또는 데님과의 스타일링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선사했다.

스포티즘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스타일과도 믹스매치 가능하다는 것. 평소 자신이 즐기는 패션에 슈즈만 바꿔 신어도 편안하고 캐주얼한 느낌의 스토티룩을 즐길 수 있다.

③ SNS 마케팅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라는 말이 있듯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바이럴 마케팅, 일명 SNS 마케팅은 올해 패션 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SNS 마케팅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때 아닌 감자칩(허니버터칩) 품귀 현상을 일으킨 것 역시 SNS를 통해 ‘없어서 못 파는 과자’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례적인 인기를 누리게 됐으니까.

패션에 대한 수많은 이슈 역시 SNS를 통해 쏟아졌다. 내로라하는 패셔니스타들의 SNS를 통해 ‘OO 옷’, ‘OO 신발’이라 불리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TV광고에서는 다루기 힘든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해 선보였다.

한때 패션업계에서는 ‘SNS 스타’ 잡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수십 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SNS 스타 마케팅은 그 어떤 마케팅도 따라오지 못하는 파급 효과를 자랑했으므로.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길 원하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2015년에도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④ 패션 한류
‘중국 시장에 눈을 돌리다’



국내 패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눈을 돌렸다. 식지 않는 한류 열기로 인한 중국인들의 한국 제품 사랑이 실로 대단하기 때문이다.

각종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에서 입지를 굳힌 한류 스타들을 모델로 내세워 그 어느 때보다 중국 소비자들을 쉽게 사로잡을 수 있었다.

특히 2014년에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김수현, 전지현, 박해진의 영향력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들이 착용한 아이템은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모든 중국인들에게 사랑 받았다.

중국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보다 용이한 국내 온라인 쇼핑몰 역시 중국 패션 한류 주도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스타일 난다’는 중국과 홍콩을 중심으로 12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 홍익대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중국인들이 한국 관광에서 ‘필수로 방문’하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⑤ 보이프렌드룩
‘남자친구 옷을 입다’



가장 핫 한 2014패션 키워드 중 하나인 보이프렌드룩. 마치 남자친구 옷을 빌려 입은 듯한 느낌으로 다양한 오버사이즈 아이템을 통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오버사이즈 핏 코트가 있는데 어깨선이 축 처져있으며 헐렁하고 펑퍼짐한 느낌을 주는 것이 포인트다.

스키니진, 와이드 팬츠, 스커트, 원피스 등 어떤 이너와도 조화롭게 매치되고 무심한 듯 어깨에 툭 걸쳐주면 세련되고 시크한 분위기를 한껏 풍긴다.

넉넉한 사이즈로 체형에 구애 받지 않아 올 가을, 겨울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도톰한 소재의 오버사이즈 코트는 하나쯤 꼭 가지고 있어야 할 ‘잇 아이템’이 되었다.

이외에도 배기라인으로 떨어지는 롤업 팬츠, 통이 넓은 디스트로이드 진, 루즈핏 맨투맨 셔츠 등이 보이프렌드룩을 대표하는 아이템이다.

⑥ 놈코어룩
‘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스타일’



올 한해 패션업계를 뒤흔들었던 키워드는 바로 놈코어다. 놈코어는 노멀과 하드코어의 합성어로 평범하고 편안한 패션을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하며 2014년 대표적인 아이템들은 모노톤 계열의 스웻 셔츠, 스타디움 점퍼, 스냅백이였다.

특히 놈코어 스타일은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옷 자체의 실용성에 기반을 두며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일상적인 패션으로 스티브 잡스와 마크 주커버그의 패션처럼 1990년대에 대량생산된 아이템들이 해당된다.

이 여파는 ‘건축학 개론’, ‘응답하라 1997’, 싸이의 ‘강남스타일’, ‘응답하라 1994’에 이어 무한도전 ‘토토가’까지 90년대 문화 코드가 TV와 스크린을 장악하면서 패션계에도 자연스럽게 영향력을 미쳤다.

또한 2013년 10월 뉴욕의 트렌드 예측 회사 케이홀에서 “트렌디한 것을 따르지 않는 트렌드”, “남들과 똑같은 것이 오히려 쿨하다고 여겨지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시작되기도 했다.

이에 삼성패션연구소 오수민 연구원은 “외환위기와 취업전쟁 등으로 치열했던 90년대 감성이 저성장 기조의 현 시대와 맞물리면서 청춘의 시기를 치열하게 살아온 30~40대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 또는 Y세대)에게도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⑦ 해외직구
‘국가 경계 없는 쇼핑’



쇼핑에 점차 국가 간의 경계가 허물어져 가고 있다. 그 말은 즉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조금이라도 싼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면 국내 유통 채널을 이용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쇼핑에 망설이지 않게 되었다. 이와 같은 행위를 ‘해외직구’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해외직구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소비행위를 의미하는 단어다. 그 예로써 올해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 박싱데이 등 글로벌 쇼핑데이 열풍이 국내에서도 대대적인 세일에 동참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같이 해외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구족’이 발전된 이유는 인터넷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 그리고 낮아진 관세 제도와 언어 장벽 등으로 인해 해외 구매가 예전보다 더욱 손쉬워졌기 때문이다. 이 여파는 국내에서 판매되던 직수입과 라이센스 브랜드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국내 유통업체나 내수제조업체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져 패션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12월24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인터넷 경제 활동자 41.6%가 해외 직구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평균 이용금액은 약 47만원, 의류와 신발이 주를 이루었다. 더불어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8월 기준 해외 직구 금액은 1조원을 돌파했으며 2013년 1조 1019억 원의 기록을 이미 넘어섰고 2018년에는 8조원 규모가 예상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⑧ 라이프 스타일숍
‘패션과 문화를 한 곳에서’



패션과 먹거리 위주의 소비 패턴이 점차 삶을 살아가는 방식, 태도, 가치, 소비 습관이 묻어나는 라이프 스타일의 소비로 확장되면서 백화점에서 패션 제품 소비는 줄고 F&B (식음료)의 소비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같은 변화로 패션과 더불어 리빙, 키친 등 다양한 아이템을 한 곳에서 접해 볼 수 있도록 ‘편집형 숍’ 형태를 띠는 잠실 롯데 월드몰, 1년 반의 리뉴얼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코엑스몰과 신규 오픈한 D타워, 그랑 서울, 10꼬르소꼬모 서울, 연초부터 한국에 새롭게 등장하는 이케아 등 복합문화공간 개념의 라이프 스타일 매장이 고객들의 생활 속으로 포진되고 있다.

⑨ SPA 브랜드
‘패션시장의 판도를 바꾸다’



2014년에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글로벌 SPA브랜드의 뜨거운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특히 유니클로와 자라, H&M 등 글로벌 SPA 빅 3는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 합산은 1조 3천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와 같은 고공성장의 원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얻은 경영 노하우와 제품, 마케팅 전략을 통해 백화점이나 핵심 상권의 단독점포에만 입점을 고집하지 않고 교외형 매장 개설과 대형마트 입점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한 유통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 낭비를 줄이고 대량생산을 통해 제조 원가를 낮춘 합리적인 가격대, 다채로운 상품,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한국 진출 10년을 맞은 유니클로의 국내 전개사 에프알엘코리아에 따르면 이달 초 회계마감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29.1% 상승한 8954억원을 기록했으며 유통망은 전년대비 29개 증가한 134개였다고 전했다.

H&M, H&M 홈, 코스를 전개 중인 에이치앤엠헤네스앤모리츠는 지난해 H&M으로만 17개 매장을 구축하며 122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매장이 21개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10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H&M 홈과 세컨 브랜드 코스가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어 내년 공격적인 추가 매출과 출점이 예상된다.

자라를 전개중인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올해 전년대비 5~10% 성장이 예상되며 지난해 1월 회계기준 40개 매장에서 227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2400~2500억원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고 전하며 2015년에도 SPA브랜드들의 고공행진이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⑩ 여미족
‘패션업계에 새로운 소비 강자’



2014년 패션 업계에는 20~30대의 젊고 대도시에 거주하며 럭셔리 상품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인 여미족이 왕성한 구매욕을 바탕으로 새로운 소비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여미족은 화장을 하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등 외모를 가꾸는 데 관심이 많으며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고 패션과 언론에 관여가 높아 유행에 민감한 소비를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정보 공유 활동도 활발하며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여미족의 특성에 맞춰 국내 패션 유통가는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갔다.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현대와 신세계백화점은 남성전용매장인 남성관을 확대 개편하거나 관련 브랜드를 새로 입점시켰다.

롯데 아울렛 광명점에는 남성들의 생활을 반영해 아이언맨 피규어, 전자기기 등을 의류와 함께 판매하는 편집매장을 오픈했고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7층을 씨티 스케이프(The City Scape)라는 컨셉의 남성 전문관으로 리뉴얼 오픈했으며 올해 리뉴얼한 갤러리아 백화점 역시 남성복 매장의 매출 증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더불어 신사복 갤럭시는 남성 편집매장 란스미어와 결합한 갤럭시 라운지를 새롭게 선보였고 코오롱의 캠브리지 멤버스 역시 바버샵까지 입점시킨 플래그십 매장을 최근 선보이며 여미족은 새로운 트렌드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여미족의 등장으로 명품 브랜드들 또한 변화했다. 남성라인인 버버리맨즈, 엠포리오 아르마니 남성, 프라다 워모도 줄지어 국내에 들어왔고 1995년 명품 소비자 중 남성의 비율은 35%였지만 지난해 40%로 오르며 새로운 명품 소비층으로 부상해 갈수록 넓어지는 여미족의 관심사를 붙잡기 위한 패션 업계의 노력이 치열했다.
(사진출처: bnt뉴스 DB, 아마존, 샵밥, 이케아, 롯데 월드몰, 자라, 갭, H&M, 미쏘, 스파오, 유니클로 홈페이지, 찬열, 소유, 태연 인스타그램 / 자료출처: 삼성패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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