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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홀릭들의 구두 선택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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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를 사랑하고 많은 구두를 신어 본 슈어홀릭들은 멋진 디자인만큼이나 편안한 착용감을 중요시한다.

아무리 예쁜 구두라도 발이 아프면 두 번 다시 신을 엄두가 나지 않아 결국 신발장 속 ‘그림의 떡’이 되고 만 경험들을 갖고 있기 때문. 

여자들은 보통 날렵하게 잘빠진 구두 라인을 볼 때 참을 수 없는 구매욕이 불붙기 때문이다. 하지만 쇼핑의 경험이 쌓일수록 멋진 디자인을 갖춘 것은 물론 발에도 매우 편안한 구두를 귀신같이 찾아내는 노하우를 터득하게 될 것이다.

같은 높이의 하이힐이라도 발 모양에 맞게 잘 만들어져 안정감 있고 편안한 구두가 있는가 하면, 인체의 발 모양을 무시한 채 외관에만 멋을 낸 엉성한 구두가 있는데 바로 이 차이점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람이 직접 손으로 제작한 핸드 메이드 구두들은 최고로 편안한 착용감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먼저 발에 편안한 구두가 되기 위해서는 발 모양을 최대한 고려해 입체적이고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구두 라인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라스트에서 제작된 구두여야 하는데, 라스트란 구두의 본을 뜨는 틀을 뜻하는 용어로 유명한 브랜드일수록 훌륭한 라스트를 비밀 무기처럼 간직하고 있다.

대중에게 최초로 핸드 메이드 구두를 선보인 페라가모는 젊은 시절 발에 편한 구두를 만들기 위해 라스트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간의 발 모양에 대해 깊이 연구하기 위해 UCLA 대학에서 해부학을 전공했을 정도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 ‘꿈을 꾸는 구두장이’에서 자신이 세계적인 구두 디자이너가 된 이유는 우수한 디자인이나 창의력이 아닌 고객의 발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해주며, 망가진 발을 치유하는 신발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잘못된 신발로 인해 발 모양이 망가진 사람들이 그를 찾아왔고, 페라가모는 그들의 발을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연구해 각각의 발 모양에 맞춘 라스트를 만들어냈다. 일일이 손으로 잘라낸 가죽을 덧대고 손수 바느질함으로써 고객들의 뒤틀리고 부어오른 발을 건강하게 재생시킨 것이다. 코린 그리피스, 무솔리니, 엘레나 왕비 등이 바로 그의 손을 거쳐 발을 치료한 사람들.

지금도 페라가모 공방에서는 여전히 그가 사용했던 라스트를 토대로 핸드 메이드 구두를 제작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연한 가죽을 겹쳐 구두의 본체를 만들고 생선뼈로 만든 부레풀을 쓱쓱 발라 찜통에 넣어 증기를 쐬며 적당히 잡아당기는 섬세한 과정을 매일 반복한다. 이렇게 한 켤레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주일. 그러다 보니 같은 디자인이라도 똑같은 신발은 단 한 켤레도 없다는 것이 장인들의 설명이다.

발 모양을 최대로 고려한 입체적인 디자인만큼 좋은 소재 역시 발에 편한 구두를 위한 필수 요소이다. 언젠가 인터뷰를 위해 만난 구두 디자이너 최정인은 “10cm가 넘는 스틸레토힐이라도 좋은 가죽을 사용하면 얼마든지 편안한 구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빈치스벤치

겉감과 안감에는 움직일 때 자연스럽게 구부러지고 피부에 부드럽게 밀착되는 최상급 가죽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구두 밑창 역시 아주 부드러운 가죽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었다. 좋은 구두일수록 바닥을 고급 가죽으로 마무리하는데, 그래야만 구두가 땅에 닿았을 때 발바닥에 느껴지는 감촉이 부드럽고 편안하며 충격이 덜한 법이라고.

부드럽고 질 좋은 가죽을 사용할 경우 일일이 손으로 바느질해야 하기 때문에 한 켤레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기계로 스티치한 것보다 훨씬 정교하고 본래 라스트에 최대한 가까운 완벽한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다고 한다.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좋은 재료를 사용한 만큼 수제화는 대량생산되는 기성화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다. 게다가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까지 더해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비싼 구두가 모두 좋은 구두라는 얘기는 아니다. 정말 좋은 구두는 내 발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예뻐 보이게 만들어주는 구두다. 값비싼 핸드 메이드 구두라도 내 발에 불편하다면 결코 좋은 구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저렴한 구두라도 내 발을 멋지고 편안하게
감싸준다면 그것은 진정 좋은 구두일 것이다. (출처: 김지영의 슈어홀릭Diary, 장서가)

한경닷컴 bnt뉴스 송영원 기자 fashion@bntnews.co.kr

입력: 2009-06-13 17:19 / 수정: 2014-05-18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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