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스타일링

남자는 예쁜 옷을 좋아해?!

송영원 기자
2009-07-21 16:54:10

대부분의 여자는 남자보다 훨씬 진보적이다.

한 유전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역사를 통틀어 고향을 떠나 먼 타향에 정착하는 비율이 여자가 남자보다 월등히 높다고 한다. 주위를 둘러봐도 여자는 허드렛일이라도 좋으니 해외 근무 좀 해봤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많지만, 평범한 남자는 국내 대기업에서 착실히 단계를 밟아 올라가고 싶어 한다.

이것은 패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자가 퓨처리스틱(미래를 연상시키는 스타일)한 미러 백과 중세의 뷔스티에(허리부터 가슴까지를 조이는 속옷)를 믹스 앤 매치하는 동안 남자는 백설공주나 신데렐라의 고운 이미지를 소중하게 간직하기 마련.

게다가 남자는 ‘시각적 동물’이란 치명적 약점이 있다. 좀 치사하긴 하지만 이 점을 십분 이용해 스타일로 남자를 유혹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남자들이 한눈에 반하는 스타일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마치 여자가 멋진 제복이나 섹시한 진 차림의 남자에게 하트가 들어오듯 말이다.

# 남자를 밀어내는 스타일

① 엄마나 할머니를 연상시키는 스타일
종족 보전의 본능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상적 남자라면 엄마나 할머니를 섹시하게 느끼지 않는 것이 조물주의 섭리다. 대한민국 남자는 레이스나 원색 꽃무늬가 과도하게 들어간 옷, 일명 ‘몸빼’를 연상시키는 바지(하렘 팬츠), 학부모 스타일의 코와 굽이 뭉툭한 구두, 옥이나 호박 같은 원석이 크게 박힌 반지 등에서 어머니를 느낀다.

② 섹시가 아닌 천박한 스타일
사실 섹시함과 천박함은 종이 한 장 차이다. 똑같은 그물 스타킹을 신어도 코가 작으면서 마르고 미끈한 다리를 감싸고 있으면 섹시함이고, 진짜 어망처럼 큰 코 사이로 살이 터질 듯이 삐져 나오면 천박함이다.

③ 싸구려처럼 보이는 스타일
된장녀를 성토하는 댓글이 아직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지만, 누구보다 고급스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이 바로 남자들이다. 그들이 미워하는 건 자신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 부담이지 귀족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일명 ‘키치 룩’이나 옷핀으로 기운 듯한 티셔츠, 바닥을 직직 끄는 낡은 플립플롭(조리)을 남자들은 저주하고 또 저주한다.

④ 미성숙한 스타일
롤리타 콤플렉스(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성향)가 아니라면 10대 소녀처럼 보이는 스타일을 좋아할 순 없다.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를 연상시키는 메리제인 슈즈나 ‘불량공주 모모코’의 코스프레 룩을 성인 남자라면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어떤 남자는 백화점에 진열된 마크 제이콥스의 고무장화를 하염없이 비웃었다. 그것이 아무리 패셔너블하고 값비싼 것이라 해도 말이다.

⑤ 너무 남성적인 스타일
아이비나 효리의 매니시 룩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군복인지 아닌지 구별할 수 없는 ‘야상’이나 ‘깔깔이’, ‘군복 바지’ 수준이라면 군대 다녀온 남자는 기겁할 노릇이다. 아빠 구두를 빼앗아 신은 듯한 옥스퍼드 슈즈, 테일러드 재킷에 넥타이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


# 남자를 숨 막히게 만드는 스타일

① 은근한 노출이나 몸매가 드러나는 스타일
어깨를 드러낸 티셔츠, 허리를 조이는 벨트(너무 넓지 않은 것), 예쁜 엉덩이를 강조하는 부츠 컷 진 등은 언제나 효과적인 아이템이다. 중요한 건 은근한 노출이다. 노골적인 미니 스커트보다는 걸을 때마다 허벅지가 살짝 보이는 슬릿이 깊은 스커트나 펄럭이는 플레어 스커트에 더 시선이 가기 마련.

② 우아하고 기품 있는 스타일
화려하진 않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에서 남자들은 안도감을 느낀다. 노동의 현장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남자일수록 업 타운 걸 이미지에 약하다. 하늘하늘한 시폰 블라우스, 새틴 소재의 재킷, 가는 골드 체인이나 진주 목걸이, 작고 고급스런 시계 등이 먹히는 아이템이다.

③ 블랙 혹은 파스텔 컬러
섹시한 블랙 톱을 입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하지만 공주풍의 파스텔 컬러, 심지어 파스텔 핑크를 좋아한다면? 파스텔 컬러를 정말 좋아하는 건 사실 여자보다 남자들이다. 남자들은 자기가 갖지 못한 예쁘고 여성스런 이미지를 여자에게서 찾는다. 똑같은 형태의 스커트 정장이라면 회색 줄무늬보다 파스텔 핑크 쪽에 남자의 시선이 모이는 게 당연하다.

④ 20대 초반의 아가씨 룩
스포츠 신문의 만화에 등장하는 여자가 언제나 비슷한 스타일이듯 남자들의 뇌리에 이상적인 여자의 나이는 고정돼 있다. 대표적인 아이템은 무릎 약간 위의 타이트 스커트와 블라우스, 허리가 들어간 원피스와 카디건, 끈이 길게 달린 핸드백, 모양이 예쁘게 빠진 하이힐 등이다. 한국 남자가 생각하는 아가씨 스타일은 유행에 관계없이 영원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자료제공: 이선배의 잇스타일, 넥서스BOOKS)

한경닷컴 bnt뉴스 송영원 기자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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