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21세기 新 귀족, 패션가의 2세들

송영원 기자
2014-06-05 21:51:49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운명을 타고난 이들이 있다.

바로 셀레브리티의 2세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누구누구의 딸과 아들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상류사회로의 입문이 보장되는 그들은 정재계 인사들보다 21세기의 새로운 노블 계급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종 패션 매거진의 커버 장식은 물론, 일거수 일투족이 파파라치와 대중들의 호기심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화려한 백그라운드와 재력을 바탕으로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셀레브리티로 자리매김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그들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의해 만들어진 스타와는 달리 자연스런 포스와 타고난 매력을 지녔다.

파리지엔의 감수성을 전수받은 샬롯 갱스부르그

일단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버킨 백으로 유명한 제인 버킨의 딸, 샬롯 갱스부르그가 패션계 2세 중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파리지엔을 상징하는 배우 겸 가수인 제인 버킨과 뮤지션 세르쥬 갱스부르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영화 ‘귀여운 반항아’을 통해 성공적으로 얼굴을 알린 그녀는 패션 아이콘으로 멋지게 성장해 이제 부모님의 명성을 넘어설 채비를 마쳤다. 중성적이면서도 가느다란 실루엣에서 섹시한 매력이 느껴지는 샬롯은 트렌치코트나 청바지처럼 심플하고 편안한 옷들을 즐겨 입는다.

한마디로 별로 멋 부리지 않는데도 스타일리시해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1998년 발렌시아가의 패션쇼에서 디자이너 니콜라스 게스키에르와 절친해진 이후 발렌시아가의 뮤즈가 되었다. 담백하면서도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샬롯은 각 종 패션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파리지엔의 면모를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냉철한 이성과 시크한 감성의 소유자, 소피아 코폴라

영화 ‘대부’의 영화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이자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의 뮤즈인 소피아 코폴라.

그녀는 1971년 5월14일 뉴욕 맨하탄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을 아버지로 둔 덕에 영화를 통해 성장했다.

캘리포니아 예술대학 재학 중 패션 브랜드 'Milk fed.'를 런칭해 디자이너로서의 감각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창의적인 컬렉션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도 그녀의 몫.

고교 시절에 샤넬 하우스에서 인턴생활을 했던 그녀는 얼마 전 루이 비통과의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백&슈즈라인을 런칭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영화와 패션계를 두문불출하며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소피아의 행보가 패션계에서 주목받은 건 당연지사.

패션에 목숨을 건 여자, 스텔라 매카트니

팝뮤직의 대부 비틀즈의 전 멤버 폴 매카트니의 딸인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존재.

옷을 사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접시 닦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던 그녀는 15세 때부터 크리스찬 라크르와 사빌 로우 등의 패션하우스에서 견습 기간을 가진 후 세인트 마틴스 칼리지를 졸업했다.

재학시절 발표했던 의상들로 이미 졸업 전부터 패션계의 기대를 모은 스텔라 매카트니는 자신과 절친한 사이인 톱모델 케이트 모스, 나오미 캠벨을 무대에 세운 졸업 패션쇼 역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당시 발표된 작품들은 모두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세인트 마틴스를 졸업하자마자 자신의 라벨을 런칭, 시크한 테일러링과 과감한 디자인, 그리고 섹시한 여성미까지 접목한 스타일로 인기를 더해가던 그녀는 1997년, 클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지목받았다.

2000년 VH1 보그 어워즈에서 올해의 디자이너상까지 수상한 스텔라 맥카트니는 다음 해 클로에를 떠나 구찌그룹과의 파트너쉽 체결 이후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라인에 전력을 쏟고 있다.

디자인 매거진 월페이퍼의 발행인 알라스데어 윌리스와 결혼해 아들 밀러를 두고 있는 그녀는 마돈나, 기네스 팰트로, 파멜라 앤더슨 등의 셀러브리티들로부터 사랑받는 스타 디자이너로서 이제 부모의 후광에서 벗어나 스스로 패션 아이콘의 위치에 서게 되었다.

패션 명문가의 자제들

명품 하우스 페라가모와 미소니의 자제들도 패션 명문가의 핏줄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미소니의 손녀 마르게리타 미소니는 이국적인 이모와 섹시한 몸매로 미소니의 시그니처 향수 ‘미소니’의 모델로 발탁되었고, 살바토레 페라가모 집안의 딸 올리비아 페라가모 역시 새로운 향수 ‘인칸토 참’의 뮤즈로 활동하며 패션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들은 헐리웃 스타못지 않은 외모와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밖에도 소니아 리키엘의 나탈리 리키엘은 어머니 소니아와 함께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으며, 로셀라 타라비니는 로맨틱한 스타일을 대표하는 안나 몰리나리의 디자인을 담당하게 되었다.

패션 명문가의 자제들은 단순히 화려한 겉모습으로 각광을 받기 보다는 가업을 잇기 위한 철저한 경영수업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

패션계의 주목을 끄는 에디터 2세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흥행 이후 에디터 2세대를 향한 관심도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다.

보그 USA 편집장 안나 윈투어의 딸 캐서린은 콜럼비아 대학에 다니면서 틴보그의 인턴십 에디터로 이력을 쌓았다. 프렌치 보그의 편집장 카린 로이트필드의 딸 줄리아는 전 구찌 디자이너였던 톰 포드가 자신의 이름으로 런칭한 향수모델로 줄리아를 캐스팅하기도 했다.

파슨즈 졸업생인 카린의 딸 줄리아는 뇌쇄적 아름다움으로 광고 비주얼을 빛냈고, 곧 자신의 컴퍼니를 통해 디자인 활동도 시작할 계획이다.

항간에는 안나 윈투어가 보그 편집장 자리를 자신의 딸 비 캐서린에게 물려주기 위해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 미국과 파리 보그 양 편집장의 라이벌 의식은 그녀들의 딸을 통해 대물림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패션계 2세들의 눈부신 활약!

별다른 타이틀 없이도 패션쇼의 프론트 로를 점령하고,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모델들을 친구로 둔 그들은 분명 부러운 존재인 거만큼은 확실하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잠재된 재능을 바탕으로 이를 자신과 어울리는 모습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이지 기대하는 건 비단 나뿐 만은 아닐 터. 후천적인 노력이 얼마나 더해지느냐에 따라 진정한 패션 피플로서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출발선은 누구보다 빠른 이들이지만 부모님의 후광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이가 누가 될 지 기대해본다.
(칼럼: 김태경(에디터T의 스타일사전 저자))

한경닷컴 bnt뉴스 송영원 기자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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