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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아우른 패션디자이너 故 앙드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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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정 기자/사진 bnt뉴스 DB] “그의 의상에서는 지극히 동양적이면서도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 세계의 미가 느껴진다”

국내 1호 남자 디자이너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故 앙드레김의 의상에 대해 룩셈부르크의 샬로타 왕비가 언급한 말이다.

앙드레김이 세계 인사들로부터 끈임 없이 러브콜을 받아온 이유는 ‘사람을 직접 보지 않고는 그에 맞는 의상을 만들지 않겠다’는 그만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1987년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의 어머니가 앙드레김에게 전화를 걸어 외국에서의 대형 콘서트를 위해 일정상 국내에 들어 올 수 없었던 조수미의 의상을 부탁하자 이를 거절했다는 유명 일화는 그의 확고한 신념에 힘을 더한다. 결국 조수미의 의상은 88올림픽을 위해 내한 했을 당시 그녀의 독특한 감성과 카리스마에 맞춰 제작됐다.

이처럼 자신만의 철학으로 디자이너 외길을 걸어 온 그는 1961년 국제복장학원 개원 후 1기생으로 입학해 1년 과정을 마친 뒤 1962년 소공동에 ‘살롱 드 앙드레’라는 의상실을 열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았던 때라 조선호텔 앞에 있는 한 양복점에 무작정 찾아가 쇼윈도 중 하나를 빌려달라고 사정해 열게 된 의상실이었다. 의상실에 붙인 ‘앙드레’라는 이름은 당시 프랑스 대사관의 한 외교관이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려면 부르기 쉬운 외국 이름이 있어야 한다며 붙여준 이름이다.

국제복장학원의 창시자인 故 최경자 선생은 자서전을 통해 의상학원이 개원했을 당시 30명의 입학생 중 단 3명에 불과했던 남학생 중 한명이었던 앙드레김을 “재능이 많고 감각이 뛰어났던 제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앙드레김은 파리 패션쇼 등 해외 쇼 진출을 통해 디자이너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1999년 그의 패션쇼가 열렸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1월6일을 ‘앙드레 김의 날’로 선포했을 정도.


문화와 예술을 아우르는 패션디자이너였던 앙드레김의 패션쇼에는 그간 김희선, 장동건, 원빈, 최지우, 김태희 등 당대 최고의 연예인들이 등장해 드라마틱한 피날레 장면을 연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전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을 만큼 배우를 동경했던 그의 꿈이 담긴 문화 퍼포먼스 중 하나다. 이로 인해 ‘앙드레김 무대 피날레에 서야 최고의 스타’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이는 그를 대중에게 사랑 받는 디자이너로 성장케 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적인 미와 예술을 사랑했던 ‘패션계의 하얀 별’은 그의 드레스만큼 아름답게 졌지만 문화의 획을 그었던 그의 업적과 패션에 대한 애착은 국내 패션업계에 길이 남을 것이다. 

한편 故 앙드레김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재계, 연예계를 비롯해 스포츠계, 문화예술계, 종교계 등까지 많은 이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8월12일 오후 7시25분 대장암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으로 별세한 故 앙드레김의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졌으며 발인은 8월15일 오전 6시에 엄수된다. 발인 후에는 그가 30년 넘게 살았던 자택과 의상실, 2009년 완공된 기흥의 아뜰리에를 거쳐 충남 천안의 천안공원묘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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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15 08:14 / 수정: 2010-08-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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