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국경 허문 쇼핑 시대… ‘해외 직구’ 열풍

2014-01-23 09:53:51

[윤희나 기자] 쇼핑의 국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최근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 직접 구매(직구)’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소비 형태로 떠오른 것.

불황에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로 눈을 돌리면서 해외 직구로 몰리고 있다. 해외 직구의 장점은 해외 브랜드를 국내보다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 같은 아이템이라도 판촉비, 수수료 등이 추가된 국내 가격보다 많게는 60%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해외 현지 가격보다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국내 가격에 대해 불만이 컸던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해외 직구와 병행수입으로 이동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해외 직구는 최근에 등장한 쇼핑 패턴은 아니다. 몇 년 전만해도 해외 직구는 해외 쇼핑에 익숙한 유학생 등 일부 소비자들만 이용하던 방법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의 발달과 해외 배송 시스템의 간편화, 관련 정보의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해외 직구 관련 까페와 블로그, SNS를 통해 소비자들끼리 해외 쇼핑 정보와 구매 팁은 물론 공동 구매, 배송 대행 정보를 함께 나누면서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온라인 쇼핑 소비자 10명 중 4명은 해외 직구를 경험했을 정도.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온라인쇼핑족 1,6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할 결과 전체 응답자의 24.3%가 해외 인터넷쇼핑몰이나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구매했다고 답했다.

직구를 하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67%가 국내 동일상품보다 저렴한 가격이라고 답변했으며 그 밖에 다양한 상품 종류와 우수한 품질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처럼 해외 직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해외 구매를 대행해주는 대행업체와 배송 대행업체 등이 성행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 관련 매출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로 해외 인터넷 쇼핑을 통한 국제특송화물의 반입량도 늘어났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특송화물 반입량이 전체 1,000만건을 기록, 전년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8년에는 195만건, 2011년에는 506만건에 비해 두 배이상 늘어난 수치.

가장 많은 상품은 의류, 신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이며 대부분 미국을 통해 반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때는 특송 물량이 평상시에 비해 28%나 증가하면서 해외 직구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번 겨울, 큰 인기를 끌었던 고가의 해외 패딩 브랜드 캐나다 구스도 해외 직구를 통하면 국내 가격보다 30% 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화장품이나 건강식품과 화장품, 잡화, 가전기기 역시 마찬가지.


G마켓, 옥션 등과 같은 오픈마켓에서도 해외 직구 시스템을 도입했다. G마켓의 ‘글로벌쇼핑’, 옥션의 ‘원클릭 지구’ 등 해외 쇼핑 공간을 마련, 편의성을 높인 것.

옥션은 지난해 3월부터 ‘원클릭 직구’를 전개했다. 기존 해외 쇼핑시 불편했던 결제 시스템과 상품 반송, 취소 등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 60여개의 해외 온라인 쇼핑몰과 연계. 폴로, 갭, 어그, 아베크롬비 앤 피치 등을 판매 중이다.

G마켓은 최근 해외 직구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1월10일부터 16일까지 ‘글로벌 쇼핑’ 코너 상품 구매가 전년 대비 63% 늘어난 것. 특히 설을 앞두고 해외 브랜드 바디용품 선물세트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고 패션 의류, 슈즈 등도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해외 브랜드 신발 구매는 299% 증가했으며 여성의류 250%, 화장품 22%, 가방과 지갑은 40% 증거했다.

G마켓 해외 쇼핑팀 정소미팀장은 “지난해 말 블랙프라이데이. 박싱데이 등이 화제가 되면서 해외 직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경향이 설까지 이어지면서 선물용 생활용품을 비롯, 의류, 잡화, 식품 등의 판매율이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 직구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래 규모나 늘어난 만큼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피해는 A/S, 환불, 교환이 어렵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해외 구매대행 서비스를 이용한 후 피해를 상담한 사례가 지난해 964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피해는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상품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불, 교환을 거절하거나 반품시 과다한 배상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해외 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이 같은 위험 요소를 감수하고라도 직구를 이용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만큼 가격적인 메리트가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처럼 앞으로 해외 직구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직구와 병행수입이 확대되면서 이제 국내 오프라인 업체는 온라인은 물론 해외 온라인까지 경쟁해야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앞으로 기존의 전통적인 유통채널을 벗어난 새로운 소비 형태가 증가할 것이다. 더욱 치열해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만큼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만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g마켓, 옥션, 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bnt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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