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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르제이의 스타일라이프㉓] “실패란 없다!” 실패 없는 기본에 충실한 패션

2020-03-25 12:25:49

“건강은 ‘명상과 걷기’에, 젊음은 ‘피부와 체형’에, 멋은 ‘한 벌의 원피스’에서, 인생이 쉬워지는 삶의 공식은 ‘기본+기본’입니다“

봄이 다가오고 있네요. 봄은 40대 아줌마인 저에게도 설레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계절이 바뀌는 이맘때면 마음이 조금 바빠집니다. 당장 겨울옷과 옷장 정리를 해야 할 것 같고 자꾸 새 옷에 눈이 가고 또 사고 싶어지네요.

그렇게 조금씩 조바심을 내며 개구리가 겨울잠을 깨듯 화사하고 따뜻한 2020년 새봄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사계절 중 봄은 여자에게는 ‘소녀 감성’을 유발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계절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분위기’라는 것이 있잖아요. 핑크빛으로 대표하는 봄은 저 같은 40대 중년 아줌마도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옷을 당당하게 입을 수 있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하늘하늘한 원피스부터 상큼한 컬러가 돋보이는 치마까지 뭐든 봄에는 괜찮아요.

이렇게 환경이 바뀔 때마다 여자들은 크고 작은 마음의 변화가 생깁니다. 덩달아 화장과 옷차림 등 외모도 함께 변화하죠. 아줌마의 반복되는 일상에 찾아오는 이런 계절의 변화는 흥분과 떨림을 안겨 주기도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마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혼과 출산, 육아를 겪은 저의 경험을 돌아보면 그래요. 주부에게 한 번씩 모든 것이 귀찮고 무기력한 순간도 찾아오는 것 같아요. 그런 때에는 예뻐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고 몸이 따라주면 감각이 무뎌진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수록 자신감도 점점 더 뚝뚝 떨어지죠. 그럴수록 자신을 가꾸고 꾸미는 일에서 더 멀어지는 것 같아요.

특히 옷은 자주 고민하고 많이 입어보지 않으면 감을 잃기 쉬워요. 매번 새 옷을 사지 않더라도 소장한 아이템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꾸준히 나만의 스타일을 연출해 보는 것이 좋아요. 여러 아이템을 다양하게 섞어 매치해 보고 옷의 소매나 바지 끝을 말고 접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어 보기도 하고요.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화이트나 블랙 컬러 아이템, 기본 셔츠에 데님, 한 벌만 툭 걸쳐 입으면 되는 원피스 등 기본이 되는 패션 아이템을 골고루 입어 보세요. 기본 아이템만 잘 활용할 수 있어도 패션 스타일링의 폭은 충분히 넓어집니다.

가끔 남편들이 “‘자동차 튜닝의 끝은 ’순정(처음 상태)’”이라고 말하잖아요. 패션도 비슷한 것 같아요. 매년 독특하고 새로운 디자인이 쏟아지지만 결국 오래 질리지 않고 남아있는 것은 심플하고 클래식한 아이템들이 의외로 대부분이에요.

그 때문인지 기본에 충실한 룩은 실패할 확률이 낮아요. 저는 패션의 기본이 ‘가벼운 레이어드’와 ‘안정감 있는 컬러 매치’라고 생각합니다. 상의와 하의가 제대로 갖춰져 있고 컬러만 조화롭게 어울려도 절반은 성공한 패션이에요. 여기에 가방이나 구두, 모자나 벨트, 액세서리로 룩에 포인트를 주면, 그날의 스타일이 완성된 겁니다.

화이트 셔츠는 언제 누가 입어도 예쁜 옷 중 하나예요. 넉넉한 사이즈의 기본 셔츠는 ‘청순미’의 대명사로 손꼽히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죠. 핏이 예쁜 청바지나 블랙 레깅스 역시 누구나 사계절 내내 애용하기 좋은 데일리 아이템이에요.

실용적이고 예쁜 '기본 아이템’으로 원피스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옷 자체가 스타일이 되는 원피스는 상의와 하의를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고 입고 벗기도 쉬운 옷이죠. 베이직한 디자인의 원피스는 누가 입어도 깔끔한 인상을 줘요. 그뿐만 아니라 카디건이나 재킷만 살짝 걸쳐도 잘 차려입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활용도도 높은 아이템입니다.

단체 사진에 빠지지 않는 국민 패션도 있습니다. 바로 흰 티나 셔츠에 청바지를 매치한 룩이에요. 이 스타일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나 소화할 수 있어요. 또 티셔츠의 프린팅이나 사이즈, 청바지의 핏만 조금 달라져도 입는 사람의 분위기가 바뀌기 때문에 늘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이 때와 순서가 있듯이 패션도 세월과 분위기를 탑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옷은 언제나 ‘기본’과 ‘클래식’ 뿐입니다”

가끔 옛날에 입던 옷을 다시 입으면 전만큼 예뻐 보이지 않을 때가 있어요. 옷이 너무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옷이 너무 젊어서 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 어떤 옷은 나이가 들어서 입으니 더 예뻐 보이기도 합니다. 옷은 그대로지만 사람은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에도 굴곡이 있듯 패션에도 정체와 변화의 시기가 번갈아 찾아오는 것 같아요. 저희는 그 변화의 흐름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상황을 믹스앤매치 해서 조화를 이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거듭하면서 성장한다고 하잖아요.

자연스럽게 멋스러운 패션의 시작은 ‘기본’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만약 천천히 옷과 친해지고 싶다면 자주 입었던 기본 아이템부터 꺼내 입어 보세요. 내가 가진 옷에 정이 가고 마음이 가는 순간 변화의 시기의 첫걸음이 될 거예요. 그리고 새로운 계절의 봄도 더 나아가 인생의 봄도 오지 않을까요?

패션&뷰티 크리에이터 김혜정 (벨르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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