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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 것 없는 시상식’ MBC 연예대상, 식상함만 남았다!

2009-12-30 09:49:43

무한도전의 유재석이 대상을 수상한 가운데 2009 MBC 연예 대상의 화려한 막이 내렸다. 재미와 교훈, 사회적 의미까지 담은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값진 노력의 성과가 빛을 바란 가운데 ‘MBC 연예 대상’에 대한 아쉬움의 말들 또한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년과 같이 진행된 연예대상에 받을 만했던 유재석의 대상 수상에도 불구하고 타방송사 연예대상에 비해 MBC 연예대상이 아쉽게 느껴졌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 지긋지긋한 공동수상

타방송사에 비해 MBC 연예대상이 아쉬웠던 가장 큰 이유, 바로 예년과 마찬가지인 나눠 먹기 식의 공동수상 때문이었다. 많은 코미디언들이 말한 것처럼 상이 아니라 순수하게 즐기러 모이는 그 자리에 왜 공동 수상의 모양새는 계속 이어만 가고 있는가. 타방송사가 과감하게 단독 수상을 진행한 반면 MBC는 올해도 ‘지긋지긋한’ 공동수상의 전통을 이어나갔다. 버라이어티 부문 신인상, 시트콤/코미디 부문 신인상, 아역상,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까지 결단력 없는 눈치 보기 식의 공동수상의 모습이 연출되었다. 심지어 버라이어티 특별상에는 세 명이 수상하기도 했다.

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노력 안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달래려고 눈치를 보다 모두에게 트로피를 돌리고 있는 사이 2009년 MBC는 또 다시 공동수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가야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 가수와 배우들이 판치는 연예대상

매년 연말이 되면 가요대상과 대전, 영화제, 연기대상 등의 시상식이 열린다. 가수들은 가요대상 시상식, 영화인들은 영화제, 배우들은 연기대상을 찾아가느라 다들 분주하다. 그리고 시청자들의 웃음을 담당하는 코미디언들을 위한 자리가 바로 오늘 열린 연예대상이다. 하지만 MBC 연예대상은 코미디언보다는 가수와 배우들이 판치고 있었다. 코미디/시트콤 부문만 봐도 그렇다. 김경진과 박미선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본업이 가수와 배우였다. MBC 간판 개그 프로그램인 ‘하땅사’에서는 김경진만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MBC를 책임지고 코미디를 해왔던 코미디언들은 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KBS 연예대상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시청률을 책임지고 있는 1박2일의 이승기, MC몽 대신 코미디언들을 택하여 ‘개그’발전에 힘을 기울이는 등 타방송사가 후배를 위해 연예대상을 진행하고 있는 사이 MBC의 경우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조차 다 빼앗아 버렸다. 무대에 설 자리조차 주지 않는 ‘연예대상’은 단순히 코미디언들의 수상기회를 뺏은 것이 아니라 개그를 사랑하고 예능을 즐기는 신인들의 꿈까지 서서히 지우고 있다. 이런 식의 체제가 계속 이어질 경우 MBC에서는 신인 코미디언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 우쭈우쭈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2009 KBS 연예대상의 무대를 기억하는가. 말 그대로 코미디언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개그계의 대부와 신인 코미디언들이 한자리에 모여 웃고 떠들며 벌이는 말 그대로의 ‘잔치’였던 반면 MBC 연예대상은 똑같은 틀에 박힌 형식적인 시상식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었다. 심지어 시상식에 참여하는 사람들조차 타방송사가 코미디언 위주의 연예대상이었다면 MBC는 가수와 배우들의 비율이 훨씬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시상식 구성도 그렇다. 전통 있는 MC 이혁재의 선정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3년째 같은 형식으로 계속되고 있는 시상식은 전통이 아닌 식상하고 지루함을 남길 뿐이다.

퍼포먼스 면에서도 아쉬움은 존재했다. 타방송사의 경우 가수와 코미디언들의 선정으로 조화로운 축하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코미디언들이 적극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는가 하면 선배들은 따라 춤을 추며 큰 박수와 웃음으로 후배들의 무대를 지켜보았다. 하지만 MBC는 어떠한가? 이날의 축하무대는 무한도전의 정준하, 박명수, 이경실, 임예진, 박미선, 김지선의 무대로 이뤄졌다. 세바퀴 팀을 제외한 나머지는 한 번 이상의 방송을 탔었던 퍼포먼스들뿐이었다. 또한 후배 없는 MBC는 선배 코미디언들이 몸소 나서 축하무대를 꾸며야만했다.

‘연예대상’은 코미디언으로 꾸며지기 때문에 다른 어떠한 시상식보다 유쾌하고 즐거운 시상식이다. 하지만 2009 MBC 연예대상은 후배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급’있는 연예인들만이 참석했을 뿐 아니라, 예년과 같이 형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틀에 박힌 식상함만이 존재했다. 2010년 MBC가 여전히 ‘연예대상’을 진행할 생각이라면 이제부터라도 후배 양성에 힘쓰며 보다 ‘예능’스러운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힘써야 하지 않을까. 2010년 ‘주인없는 연예대상’을 진행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한경닷컴 bnt뉴스 박영주 기자 gogogirl@bntnews.co.kr
사진 김경일,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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