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추노-제중원, 통하였느냐?

2010-01-20 09:43:36

2010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드라마 시장에서 사극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월화에는 ‘제중원’, 수목에는 ‘추노’, 토일에는 ‘명가’까지 다양한 소재와 재미로 무장한 사극들이 안방극장을 찾아왔다.

국민드라마로 인정받았던 ‘선덕여왕’이 떠난 자리의 허전함을 느낄 새도 없이 가지각색의 사극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호평을 받고 있는 이 드라마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공식처럼 닮은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 궁궐을 떠난 그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사극들의 주무대였던 궁중을 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시대적인 배경과 정치적인 상황이 투영되기 위해서 궁궐 안 이야기와 임금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펼치는 주무대는 서양식 병원과 들판이다.

‘추노’는 노비를 쫒는 추노꾼의 이야기를 다루며 거침없이 들판을 달리고 산을 넘는 모습을 그려냈다. 입은 옷보다 드러난 맨살이 더 많은 야생적인 남자들이 펼치는 액션신은 영화 못지않은 영상미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위엄 있는 궁궐과 대궐 같은 집이 아니라 허름한 주막과 들판이 이들의 집이자 일터였다.

백정으로 태어난 소근개(박용우 분)가 구한말 조선 최초의 근대식 병원 의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다룬 ‘제중원’의 배경은 단연 병원. 소근개라는 이름을 버리고 황정이라는 인물로 새롭게 태어난 박용우는 연적 연정훈과 의술과 사랑을 두고 서양식 신식 병원에서 팽팽하게 맞설 예정이다.

■ 신분에 얽매이지 마라
‘짐승보다 못한 인간’으로 대접받던 백정이 의사가 되고, 부잣집 도련님이 졸지에 ‘망나니’ 소리를 듣는 추노꾼으로 전락한다. ‘추노’와 ‘제중원’에서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캐릭터를 찾기 힘들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서양을 배우고자 하는 연정훈이 맡은 ‘백도양’이라는 인물을 제외하고는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아온 캐릭터가 대부분.


‘추노’에서 조선시대 최고의 무사를 양성하는 훈련원 교관에서 말에게 여물을 먹이는 노비로 전락한 태하(오지호 분), ‘도련님’에서 ‘개차반 추노꾼’으로 살고 있는 대길(장혁 분), 이와 반대로 종살이를 하던 노비 언년이에서 규수로 새 삶을 살고 있는 혜원(이다해 분), ‘제중원’에서 중인의 딸, 여자의 신분으로 의사가 되고자 하는 석란(한혜진 분), 백정 소근개에서 서양의로 다시 태어날 황정(박용우 분) 등 신분에 얽매이지 않은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 주연 못지않은 조연열전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사극에 웃음을 안겨주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의 이름은 바로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리얼하다 못해 능글맞은 연기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내는 인물들이 포진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중원’의 윤기원은 연정훈의 성균관 동기로 술과 음주가무를 즐기는 운제육 역을 맡았으며, 푼수끼가 다분한 몸종 막생(서혜린 분)과 석란의 어머니(금보라 분)은 수다스러움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무당의 아들 ‘막대’에서 ‘이곽’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정석용도 특유의 어리버리함과 수더분함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추노’의 방화백(안석환 분)과 마의(윤문식 분)은 환상의 콤비. 천지호(성동일 분) 앞에 집합을 당했을 당시 두 사람이 보여주었던 연기는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하기에 충분했다. 왕손이 김지석 또한 놀기 좋아하는 성격으로 장안의 모든 여자들을 품으려하는 여성편력으로 안방에 웃음을 선사했다.

‘추노’와 ‘제중원’ 두 드라마에 얼굴을 내비친 인물들도 있었다. 바로 김갑수와 윤기원.

‘제중원’에서 석란의 아버지 유희서로 등장하는 김갑수는 ‘추노’에서 인조로 등장하며 중인에서 임금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성균관 유생으로 먼저 얼굴을 내비쳤던 윤기원은 ‘추노’에서 노비들에게 사기를 치는 노비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SBS '제중원’과 KBS 2TV의 ‘추노’는 다른 요일에 편성되면서 정면승부를 펼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색다른 소재를 흥미롭게 풀고 있다는 점에서 두 드라마 모두 합격점을 받은 것이 사실. 아직 드라마 초반인 만큼 끝까지 재밌는 이야기들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KBS '추노' 캡처/ SBS '제중원' 캡처)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 샤이니 온유 "고3 때 성적이 전교 2등이었다"
▶ 송승헌 "소지섭 첫인상 좋지 않았다"
▶ '1박 2일' 김종민, 가거도 낙오…예능 적응 훈련기
▶ 웹툰 만화가 윤서인, 소녀시대 성적 희화화 논란
▶ 2AM + 2PM =원데이, 이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 ‘닭가슴살’ 하나면, 다이어트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