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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김영옥-나문희, 황혼의 전성기 누가 말리랴

2010-02-08 20:33:54

일반적으로 연예인들의 전성기는 젊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20~30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요즘 TV를 틀면 20대 청춘스타들 못지않게 자주 만나는 얼굴들이 있다.

바로 이순재, 김영옥, 나문희에 이르는 중견 배우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현재 최고의 톱스타로 불리는 이들 부럽지 않은 왕성한 활동으로 ‘황혼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MBC ‘지붕 뚫고 하이킥’과 SBS '별을 따다줘’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이순재는 정극과 시트콤을 오가며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거침없이 하이킥’에 이어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보여주는 괴팍하지만 귀여운 면모는 10대들까지 이순재의 팬으로 만들었다. 작년에는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대통령으로 출연해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나기도 했다.

‘할미넴’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김영옥은 친근한 이미지로 많은 작품에서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보석비빔밥’, ‘추노’, ‘공부의 신’ 그리고 얼마 전 종영한 일일극 ‘다함께 차차차’까지 포함한다면 일주일에 출연한 드라마만 4편. 영화 ‘식객:김치전쟁’에서도 눈물샘을 자극하는 모성애를 보여주며 관객들을 울렸다.

세 배우들 중 가장 막내(?)격인 나문희는 영화 ‘하모니’, 드라마 ‘바람 불어 좋은 날’, 그리고 평균연령 60대의 은행강도단 이야기를 그린 ‘육혈포 강도단’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일극, 미니시리즈, 주말극 그리고 영화를 오가며 종횡무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강동원, 김태희가 부럽지 않다. 깊은 연륜으로 캐릭터를 맛깔나게 그려낼 줄 아는 진정한 고수로 인정받고 있는 이들은 젊은 시절 보다 더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젊은 배우들이 바라는 바람 중의 하나가 ‘오래도록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제껏 배우들은 고운 외모에 주름이 생기면 배우로서의 인생에도 금이 가는 것이라 여겼었다.

스타가 되고 싶은 배우 지망생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반면 TV 속의 중견배우들의 수는 턱없이 적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서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선망도가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없으면 배우로서의 보람을 느끼지 못해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하나의 이유.

그러나 위의 세 배우는 깊은 주름을 통해 캐릭터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시청자들과 관객들의 시선이 아닌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죽고 못 사는 애절한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은 아닐지 몰라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 속의 주인공들을 깊이 있게 그려낼 줄 아는 내공을 가진 것이다.

이 70대의 중견배우들이 ‘우유빛깔 피부’, '초콜릿 복근‘, ‘S라인 몸매’ 등을 보여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순재, 김영옥, 나문희와 같은 중견배우들이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새파란 배우’들은 결코 보여줄 수 없는 ‘진전성이 담긴 연기’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명품을 넘어선 진품 연기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멋진 세 배우의 아름다운 황혼의 전성기가 계속 되길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MBC/KBS/SBS/영화 '육혈포 강도단', '식객', '하모니' 스틸 컷)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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