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가요계는 붕어빵? 요즘 노래가 다 똑같은 이유

김선영 기자
2010-04-29 23:15:41

언제부터인가 이 곡이 저 곡이었는지 비슷비슷한 모양새의 노래들 때문에 딱히 들을만한 곡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기획사에서 쏟아내는 특급 신인도 유사한 노래를 들고 나타나니 신선함도 떨어진다. 이 같은 문제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주류음악들, 왜 이렇게 비슷한 걸까?

‘잘 나가는’ 작곡가 없인 망한다?

한때 화려한 가수들의 조력자로 존재했던 작곡가들은 자신만의 브랜드를 찾게 됐다. 조영수, 김도훈, 방시혁은 물론 용감한 형제, 신사동호랭이, 켄지 등 예명을 쓰는 소위 ‘잘 나가는’ 작곡가들의 이름은 이제 일반 대중들에게도 친숙할 정도이다.

뜨기 위해 ‘히트곡 제조기’로 평가받는 작곡가의 곡을 받고자 하는 것은 시장논리에서 당연한 말씀이다. 특히 앨범 형태가 1~3곡으로 승부를 보는 미니앨범 형식으로 바뀌며 더욱 검증된 작곡가들에게 곡 의뢰가 편중되는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쏠림’ 현상은 작곡가에게는 새로운 곡을 구상할 시간적 여유를 앗아갔다. 한 관계자는 “인기 작곡가들 중에는 한 번에 10팀까지 작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신곡이 발표될 때마다 끊임없이 표절시비가 일어나는 것은 영감을 얻을 원천들이 부족한 쉴 틈 없는 현실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자기 복제는 점점 심화돼 자기 곡끼리 표절의혹에 시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로 손담비의 ‘미쳤어’를 히트시키며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던 용감한 형제는 자신이 작곡한 빅뱅의 ‘마지막 인사’와 손담비의 ‘Bad Boy’ 배틀의 ‘Step By Step’ 등을 한 곡처럼 섞어놓은 동영상이 만들어지는 고충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자기 복제는 단순히 창작의 고통을 덜고자 하는 안일함만을 탓할 문제가 아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들은 제작사로부터 그 곡의 분위기와 유사하게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그렇다보니 자기가 쓴 곡을 참고해 히트치는 몇몇 포인트를 골라내는 상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는 음악 외적인 면만 신경 쓰면 된다?

그나마 특정 기획사 소속 가수가 특정 작곡가와만 작업을 하던 때는 그 기획사의 소속 가수들이 가진 고유색(色)처럼 여겨졌다. 곡 분위기와 창법으로 어떤 기획사 소속 가수겠거니 라는 짐작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최소한 ‘쪽박’은 피하기 위해 너도 나도 인기 작곡가에게만 몰리면서 곡의 분위기도 창법도 유사해져버렸다. 게다가 오토튠의 남발로 가수 특유의 음색마저도 지워버리니 만듦새는 세련되고 그럴듯하지만 마치 같은 노래 같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다.

결국 같은 작곡가 아래 탄생한 곡에서 큰 차별화를 두지 못하다보니 제작사들은 더욱 가수들의 이미지 장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소녀시대의 변신이 화제가 된 ‘Run Devil Run’도 음악 장르적 변화보다는 ‘블랙소시’라는 외적인 콘셉트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걸그룹은 물론 보이그룹도 극단적인 귀여움과 극단적인 섹시함을 넘나들며 이미지를 팔고 있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공장식 생산은 이제 그만!

한 가요계 관계자는 “상업성만 생각하는 제작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음악적 다양성은 중요하지만 미국이나 일본처럼 가요계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음악을 소비해주는 마니아층도 매우 협소한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결국 자연스럽게 바뀌어 나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도 형성되지 않았는데 다양한 음악을 만들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시류에 영합해 성공한 케이스의 아류작들을 대중이 외면할 때까지 찍어내는 안일함은 버려야 할 것이다.

연이은 음악프로그램 결방 등 가요계에 유난히 잔인했던 4월이 가고 5월이 온다. 반가운 소식은 자기만의 색으로 눈보다 귀를 즐겁게 하는 법을 아는 가수들이 대거 컴백했다는 것이다. 모처럼 가요계가 천연색 팔레트처럼 풍성한 색으로 넘쳐나길 기대한다.

한경닷컴 bnt뉴스 김선영 기자 kkoddang@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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