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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잡화 전문 상가’ 팀204, 동대문 도매권 판도 바꾼다

송영원 기자
2010-06-17 11:44:02

동대문은 현재 32개의 상가 속에 2만9500여개의 점포를 가진 국내 최대의 의류 판매시장이다. 뿐만 아니라 전국 도소매를 담당하는 유통형태나 상품의 다양성으로 볼 때 소비지역에 생성한 세계 최대의 의류 판매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사업 영역의 다변화와 마케팅 전략의 유연한 변화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1990년대 팀204를 비롯한 디자이너클럽, 아트플라자 등이 오픈한 이후로는 시설 현대화와 지방 상인들을 유치하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그동안 대한민국의 의류 판매 일번지로 명성을 떨쳐온 남대문시장을 추월하며 의류시장의 간판으로 떠오르게 된다.

특히 현재의 동대문 상권을 형성하는데 주축이 되었던 팀204의 변화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996년 6월 오픈한 팀204는 당시 남대문시장의 남아있는 탑시크리트 여성복 상인들과 전문 여성복 디자이너의 영입으로 동대문 상권에서는 처음으로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동대문 역사상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상가였다.

팀204 빌딩관리단 이용일 이사는 “오픈할 당시는 주로 여성 정장류를 주 품목으로 구성해 업계에 파란을 일으킬 정도로 그 명성은 대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인한 의류시장 전반에 걸친 침체는 팀204를 비롯한 많은 동대문 의류상가들의 활성화를 잠시 주춤하게 만들었다. 이에 팀204는 옛 명성을 되찾고자 절치부심 하던 중 과감한 변화를 꾀한다.

이용일 이사는 “기존의 여성 정장의류가 중심이 되었던 MD구성을 업계 최초로 구두-잡화 전문 상가로 리뉴얼을 단행하게 되었다. 사실 입점되어 있던 여성복 매장을 퇴출하는 것도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주품목 자체를 구두-잡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어쩌면 모험에 가까운 일이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흔히 상가의 노른자위로 불리우는 지하 1층부터 리뉴얼을 단행한 팀204는 현재 지상 1층, 2층까지 차례로 구두-잡화 매장으로 교체를 완료했다. 특히 지상 3층의 경우는 구두-잡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홀복 전문 매장으로 구성함으로써 더욱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과감한 변화와 VMD 차별화가 성공 포인트

쉽지 않은 결정을 했던 팀204는 치열한 동대문 도매상가의 경쟁에서 ‘차별화’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키워드라고 확신한 것. 리뉴얼을 시작한지 불과 1년이 되지 않아 업계에서나 지방 상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방문자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특히 타 상가 매장의 크기의 2배 가량인 10평을 1구좌로 하여 백화점식 VMD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제품의 양보다는 질로써 승부하겠다는 사고의 전환이 현재 팀204 리뉴얼의 핵심 포인트다.

한편 가장 먼저 리뉴얼을 단행했던 지하 1층의 경우 브랜드가 입점하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엔진(N'GENE)이 그 것.

엔진은 올해 모자를 출시, 중국의 온라인 B2B 사이트 제이미(thejamy.com)과 B2C 사이트 리코쿠(likuke.com)를 시작으로 해외판매를 본격 시작했다.

이러한 브랜드가 팀204에 도매 매장을 오픈하자 주위에서는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그것도 소매 매장이 아닌 도매 매장으로 오픈했으니 말이다.

이에 엔진 브랜드의 통상사용권자 손기웅 대표는 오히려 “동대문에서는 브랜드 사업을 하지 말라는 법 있는가?”라며 “팀204에 전초기지를 세운 엔진은 ‘모자’라는 아이템을 시작으로 곧 수영복과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티셔츠, 진 종류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인터넷 쇼핑몰 사업 본격화

팀204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는 단순히 니치마켓 공략을 통한 ‘무작정 점포 채우기’에만 그치지 않는데에 있다. 20여년 상가를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철저한 입점 업체 검증을 통해 경쟁력 있는 상인과 디자이너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것.

이용일 이사는 “사실 초기 입점 상인의 면면은 일명 ‘되돌이(반도매)’ 상인이 중심이었으나 현재는 자신의 브랜드와 공장을 소유하고 경쟁력 있는 상인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상가와 상인은 서로간의 협조와 존중을 통해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로써 상가가 직접 상인들을 관리하여 긴밀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팀204는 도매 상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인터넷 쇼핑몰 지원 사업을 구축하며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예정이다.

도매와 소매를 병행한다는 가정 하에 진행되는 24시간 영업 계획은 이미 시범 운영 테스트와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성공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운영 지원 사업은 온․ 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진 최근의 상황에서 입점해 있는 모든 상인들에게 쇼핑몰 운영권을 지원해 준다는 계획하에 펼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해 온 팀204는 동대문 상권 최초로 구두-잡화 전문상가로의 또 다른 변신을 통해 옛 명성을 되찾고 국내 최대 잡화 전문상가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도록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한경닷컴 bnt뉴스 송영원 기자 fashion@bntnews.co.kr
사진 김지현 기자 addio32@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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