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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 가장 큰 적은 붉은악마?

홍희정 기자
2010-06-19 12:19:59

6월17일, 모두가 기다리던 아르헨티나와의 월드컵 두 번째 경기가 펼쳐졌다. 한국이 속한 B조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든 나라로 ‘아르헨티나’가 꼽혔고 예상대로 메시, 이과인, 테베즈 세 선수를 포함해 상대 팀 11명의 선수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쳤다.

전반 추가시간을 통한 이청용의 골로 잠시 분위기를 만회할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이과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한국은 1:4로 패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완패’다. 경기가 끝난 후 각 언론에서는 처참한 이번 경기에 대해 수많은 기사를 보도했고, 네티즌 역시 흥분하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경기를 통한 네티즌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박주영의 자책골, 염기훈의 왼발, 오범석의 낙하산.

잘못된 것은 비판하고 잘 한 것은 칭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한국네티즌은 정도를 넘어섰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분명 그리스전과는 달리 많은 아쉬움을 남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의 ‘패’로 인해 가장 마음 아파할 사람은 우리보다도 그라운드에서 상대팀과 직접 뛴 선수들 본인일 것이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월드컵. 2002 월드컵 4강 신화를 다시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한국의 월드컵에 대한 열정, 붉은악마의 힘은 가히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하다. 그만큼 선수들에게 실어줄 수 있는 힘 또한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말은 즉, 선수들의 기를 죽일 수 있는 것도 한순간일 수 있는 것. 아르헨티나와의 경기가 끝난 후 각 외신에선 대부분 한국의 패배를 당연한 것으로 보도했다. ‘한국을 쩔쩔매게 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등의 외신 보도는 그야말로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쓴 소리보다도 훨씬 더 거세고 잔인한 말로 선수들의 비수를 꽂은 것은 다름 아닌 한국 네티즌의 ‘악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분명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도 여러 번 실수가 있었지만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을 토닥여주고 다음 경기에서 잘 하자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던 그들이었다.

상황이 역전되어 경기에서 심하다 싶을 정도로 패했지만 네티즌들의 인신공격 정도는 ‘선수들 죽이기’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수준이다. 차두리를 빼고 오범석을 내보낸 것에 대해선 오범석의 아버지 오세권 씨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위원을 지낸 한국 내셔널리그 이사라는 것과 연관지어 인맥 문제로 불거졌다.

염기훈의 왼발슈팅에 대해선 ‘개발’, ‘모욕감을 준다’, ‘오른발은 폼이냐’는 등의 그야말로 심장을 도려내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박주영의 자책골에 대해서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악플이 많았지만 ‘박주영의 눈물’로 네티즌들은 ‘그래도 잘 싸웠다’, ‘눈물 흘리지 마라. 실수는 많이 했지만 실력 있는 선수다’는 등의 반응도 함께 나오고 있다.

2002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선수들과 그 뒤에서 뒷받침 해준 ‘붉은악마’가 있었기 때문임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16강 진출을 위해 아직 한 경기가 남았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하고 이번 경기를 통해 실수한 부분은 보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 할 것이다.

붉은악마가 해야 할 일은 바로 그들이 승리를 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일이다. 결과에 너무 연연하기 보단 힘든 절차를 거쳐 뽑힌 태극전사들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생각하며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이 필요한 때다.

그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붉은악마’ 당신뿐이다.

한경닷컴 bnt뉴스 홍희정 기자 pianohhj@bntnews.co.kr
사진 김경일 기자 saky7912@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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