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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상한 드라마 법칙’ 쪽대본은 대박, 사전제작은 쪽박?

2010-07-22 20:08:55

[조은지 기자]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촬영 당일 현장에서 쥐어주는 쪽대본이 바로 그것.

"제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대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배우들의 한탄과 생방송을 방불케하는 빡빡한 일정은 혀를 내두를 정도. 때문에 ‘완고된 대본’의 중요성과 ‘사전제작’에 대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고, 6월23일 100% 사전제작된 MBC '로드넘버원‘이 베일을 벗었다.

하지만 현재 ‘로드넘버원’은 시청률 6~7%대에 머물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대작 드라마’로 시작을 했지만 시청률만 놓고 본다면 ‘소박한 드라마’로써 못내 아쉬운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만들어졌던 ‘비천무’와 ‘사랑해’ 등 역시 초라한 성적을 거두며 ‘사전제작 드라마의 나쁜예’를 보여준 바 있다.

드라마의 완성도를 갉아먹던 쪽대본과 생방송을 방불케하는 살인적인 촬영 스케줄을 탈피하고자 시도된 사전제작 드라마가 고배를 마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전제작 드라마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시청자들과의 소통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흔들림 없이 기획의도는 지켜나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이 보고싶어하는 장면과 캐릭터를 부각시켜주기에는 이미 늦었기 때문이다. 이미 촬영이 완료된 시점에서 제작진들과 배우들은 시청자들의 여러 의견과 지적에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시청자들의 지적이 가해지는 ‘완성도’ 역시 문제점이다. 뭐니뭐니해도 사전제작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만든 완성도. 개연성 있는 스토리라인을 갖춘 탄탄한 대본과 고심한 흔적이 묻어나는 감각적인 연출력,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잘 살려줄 수 있는 영상미의 조화가 사전제작 드라마의 완성도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사전제작드라마의 단순히 ‘영상미의 완성도’에만 열중하고 있다. 사전제작 되는 드라마의 장르만 보더라도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블록버스터급 액션에 치중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느새 견고한 CG 작업을 위해 시간을 버는 것이 사전제작의 목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감동도 공감도 흥미도 전혀 끌지 못하는 스토리를 화려한 영상과 큰 스케일로 포장해 내놓는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

드라마 관계자는 “좋은 대본으로 재미없는 드라마가 나올 수는 있지만 재미없는 드라마로 좋은 드라마는 나올 수 없다. 대본 자체가 재미없고 개연성이 떨어진다면 사전제작으로 찍든 실시간으로 찍어 방송하든 결과는 똑같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전제작이 가장 이상적인 드라마 제작환경임은 틀림없지만 지금과 같은 환경이라면 여러 암초를 만날 수밖에 없다. 1년에 제작되는 사전드라마의 숫자는 고작 1편 내외. 사전제작 드라마가 대박을 내기도 힘들지만 사전제작 드라마를 찍기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제작자들의 경우 제작비 조달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드라마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에 있어 투자와 협찬, 공동 마케팅은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사전제작될 경우 방송시기, 시청률 등을 예상할 수 없어 공동 마케팅이 여의치 않다. 가령 핸드폰 PPL이 들어간다고 할 때, 촬영 당시에는 신제품이었다고 하더라도 1년 뒤에 편성된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특히 현대물의 경우 더 많은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기대 이하의 것을 보여줄 것이라면 사전제작을 하지말자’라고 말하는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그에 앞서 ‘드러난 단점들을 커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가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시청률 35%를 기록한 ‘추노’를 제작한 초록뱀미디어의 정문위 부사장은 “사전제작은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편성 전에 찍으면 사전제작이라고 하는데,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는 준사전제작이 대안이라고 본다. ‘추노’의 경우 60~70% 가량 사전제작 됐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50% 정도 사전제작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된다. 시청률이 판가름 나는 1~4회를 완성도 있게 찍을 수 있는 동시에 그에 따른 반응을 수긍해서 작품에 마저 녹여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흥행실패’ 라는 오명을 쓴 국내 사전제작드라마들이 ‘흥행불패’라는 타이틀을 얻는 데까지는 적지 않는 시간이 걸릴지는 몰라도 이러한 시도들이 성공을 향한 발판이 될 것은 분명하다.
(사진출처: 로고스필름/SBS/KBS)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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