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장문경 작가 스토리] 나의 열정이 '무'에서 '유'를 만들어 냈다 ④

2010-08-07 09:34:20

[최혜원 기자] 라디오 방송 작가를 꿈꾸는 그대들이라면, 그리고 지금까지 3회에 걸쳐 내가 쓴 미천한 글을 읽은 그대들이라면 묻고 싶어졌을 거다. 그런 당신은 어떻게 라디오 방송 작가가 됐냐고.

실은 이 얘기를 첫 회에 해 볼까 했었다. 하지만 조금 변명을 하자면 내가 아는 라디오 방송 작가 중에 나와 비슷한 경로로 이 바닥에 발을 내딛은 작가가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차라리 아주 현실적이고 일반적인 부분을 먼저 얘기하고 그 다음에 내 얘기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면 나와 같은 희박한 케이스는 정말 아무것도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어쩌면 실낱같은 희망을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악과 라디오를 ‘열혈청취’하던 학창시절

나는 대학시절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때부터 라디오를 즐겨 들었던 그저 평범한 라디오 청취자에 불과했다. 그래도 가장 라디오를 열혈청취했던 초등학교 시절엔 혼자 디제이가 된 듯 책을 마치 사연처럼 읽어도 보고 혼자 사연에 맞는 배경음악도 골라가며 나 혼자만의 라디오를 녹음하곤 했었다.

어쩌면 그 향수가 지금에 이르게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그저 책을 읽고 글쓰기를 즐겨하고 가요를 사랑했던, 하지만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놀기 좋아하며 공부도 잘 하지 못했던 학생이었다.

그러던 중 집안이 쫄딱 망하면서 고등학교 시절에도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대학보단 취직을 준비해야 하는 시절을 보내야 했었다. 당시 정말 극적이었던 '학자금 대출‘과, 100일간 준비한 ’수능‘이 의외의 성과를 거두면서 전문대학에 진학했던 게 어쩌면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첫 번째 터닝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다.

그 시절 내 인생의 보너스처럼 다가온 대학생활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했던 부작용으로, 당시 총학생회에 문화부로 때 아닌 스카웃을 당했는데. 내가 1년간 가장 중점적으로 했던 일 중 하나가 ‘축제기획’이었다.

맨땅에 해딩 하듯이, 하이라이트 공연을 맡아줄 연예인을 섭외했어야 했는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그 맨땅에 해딩을 받아주셨던 그 분은 그 당시 막 ‘세상이 그댈 속일지라도’로 인기가도를 타고 있던 김장훈씨.

그리고 드디어 축제 날 그 열정적인 무대가 펼쳐지는 내내 마음속에서는 예전부터 잊고 있던 무언가가 펄펄 끓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일을 해야 겠다고 마음먹게 된 자극제는 대학교 2학년시절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치고 모 외국계 은행에 입사하면서 학벌과 영어의 스트레스를 한 몸에 받았던 약 9개동안의 시간이었다.

◆ ‘나’를 찾기 위한 과감한 선택과 강한 열정

내가 정말 잘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끊임없이 생각했던 그 시절, 나와 다섯 살 차이 나는 오빠는 대학교를 잠시 휴학하고 미국 유학준비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당대 최고의 배우 ‘김희선’씨의 매니저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오빠가 뜬금없이 내게 이런 말을 던지는거다. “방송국에 갔더니 너 처럼 말 많고, 사람 좋아하고, 아무튼 딱 너 같은 사람들이 다 작가하고 있더라?” 오빠는 지나치는 듯한 말이었지만 뭐랄까. 내 뒤통수를 누군가 세게 후려치는 느낌이랄까? ‘맞아. 난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가 무작정 좋았지. 내 지금 감성도, 라디오가 키웠었는데…’

그 날부터 난 인터넷을 뒤져서 방송작가에 관한 자료를 찾았고, 몇 가지 자료는 프린트해 회사에 가는 내내 읽고 또 읽고, 줄줄 외울 때 까지 읽었다.

그리곤 방송작가협회의 교육원에 갈 돈을 마련하기 위해 홍대의 한 커피숍에서 서빙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일명 투잡을 뛰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곳에서 당시 팀 회식을 온 iTV의 PD를 만나게 된 것이다. 원래는 일반인 VJ에 도전해 볼 생각이 없냐고 내게 명함을 줬었는데 어쩌면 이게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바로 다음 날 휴가를 내서 인천 방송으로 갔었다.

그 날, 그 PD는 적잖이 놀라며, 어쩔 수 없이 자기와 함께 일하는 작가들을 소개해 줬다. 그 때 한 작가언니의 “교육원 보다 빨리 일하는 게 최고에요” 말에 PD가 대뜸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서 “너 막내 작가 구한다고 했지? 내가 아는 사람이 있는데, 면접 볼래?” 라고 하는 거다.

그 당시 전화를 받은 PD는 결국 내가 이 일에 첫 발을 내 딛게 해 준 SBS라디오 ‘이지훈의 영스트리트’의 전모 PD. 뭐 알고 보니 iTV의 그 PD도 날 좋게 봐서라기 보단 SBS에 섭외할 대 스타가 있어서 날 구실로 이참 저참 온 거긴 하지만 어쨌건, 나는 정말 운이 좋았던 편.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물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노력해야 했고 더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간절히 원하지 않았으면 이 기회조차 없었을 거고 어쩌면 그 기회마저 기회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흘려버렸을지 모르는 일.

라디오 방송 작가를 꿈꾸는 그대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마지막 잔소리는 그대의 열정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진심으로 노력하라는 거다.

난 감히 얘기한다. 내 열정이 무에서 유를 그리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 냈다고.
(자료제공 : 미디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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