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서울패션위크 S/S 2011] 이승희 디자이너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 고집스러움이 르이만의 전략”

2010-10-20 22:20:57

[곽설림 기자/사진 김강유 기자] 이승희는 한 케이블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패션디자이너 중 한명이다.

케이블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탓에 그를 이야기 할 때 이 프로그램이 항상 뒤따라 다녀 자신보다 더욱 주목받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승희는 자신에게 디자이너로써 또 다른 문을 열어준 프로그램이라고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승희는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는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해 또 다른 전환점을 갖게 해 준 프로그램이다. 사람들의 뇌리에 프로그램에서 비춰진 자신이 기억되면서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이승희가 인식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 급급한 다른 디자인들에 비해 10년이 지나 다시 옷장에서 꺼내 입어도 어울리는 옷을 만들고 싶다는 고집스러움을 가진 디자이너, 이승희를 만나봤다.

르이의 작품을 봤을 때는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여성미가 넘치는 페미닌한 스타일이지만 하나하나 보면 과감한 면이 있다. 레이저로 커팅 되어 회색빛이 도는 스타일이나 꼬임, 색감의 조화 등 그녀의 고집이 그대로 묻어난 작품들이다.

옷은 디자이너를 닮는 것 같다며 웃는 이승희는 이어 “르이는 몇 년이 지나도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한 해가 지나면 다음 해에는 촌스러운 듯 한 느낌이 드는 옷이 아닌 언제 입어도 어색하지 않은 스타일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르이의 옷을 입는 여성은 다른 디테일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그냥 여성 하나만으로도 충족한다. 어떤 체형의 여성이 입어도 참 예쁘다고 생각할 만한 스타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컨템포러리한 페미닌을 추구하는 그 이유에서다.

르이는 특별했다.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더 특별하다. 오래된 엔티크 느낌의 컬러감과 소재감은 피부와 함께 어우러져 어색하지 않았다. 이는 모두 이승희가 직접 컬러를 염색하고 하나하나 선택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

계속해서 자신이 직접 염색한 원단과 공정을 거친 소재들을 보여주며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이승희는 자신의 옷에 대해 르이에 대해 누구보다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자신이 자신감을 갖지 않은 옷은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을 확고히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파리 트라노이에 참여한 서울10소울 디자이너 중에 가장 경력이 짧다. 반면 가장 가격이 비싼 브랜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오더를 따내는 쾌거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이승희는 “이태리와 미국에서는 쇼룸 제안까지 들어온 상태다. 너무 바쁜데도 욕심이 난다. 1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렇게 많은 성과가 있으니 힘이 드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의 옷은 감성적이고 기존의 클래식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파리와 가장 잘 어울렸다. 이에 이승희는 이번 트라노이를 발판으로 파리 진출을 할 예정이라고.

그는 “르이는 감성적이고 기존의 클래식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파리와 가장 잘 어울린다. 파리의 오래된 고성에서 느껴지는 엔틱함과 자연스럽게 바란 컬러감 모두 잘 맞아 떨어진다 또한 파리의 자유분방하면서도 페미닌한 느낌을 사랑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느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아랍, 이집트, 이태리 등 다양한 문화의 나라에서 좋은 성과를 이뤄냈다. 첫 단추 치고는 너무 화려하고 값비싼 단추를 채운 셈이다.

이번 컬렉션은 이승희에게는 또 다른 시작이다. 제너레이션 넥스트로 출전하는 세 번째로 앞서 다른 이들이 세 번째를 마지막으로 본 무대로 진출하는 것으로 보아 본 무대로 진출하는 계단의 끝인 셈이기 때문이다.

컬렉션으로 인터뷰 당일에도 바쁜 하루를 보낸 이승희는 힘들지 않냐 는 질문에도 즐기는 중이라는 호탕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번 컬렉션에 대해 “어디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을 하는 것 보다는 주제를 새롭게 창조하려고 한다. 이것처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함으로 형태만 봐도 르이의 옷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1년 만에 다섯 개의 쇼와 전시회에 참여하며 앞만 보고 달려온 이승희와 르이. 하지만 고집스러운 그녀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보였으니 이제는 르이와 이승희를 인식시킬 단계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3년 5년이 지나 다시 옷장에서 꺼냈을 때는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오래된 친구 같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르이와 이승희. 이에 이번 쇼에서 선보일 이승희 만의 감성이 기대된다.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가을의 팔색조 매력 ‘재킷’ 스타일링
▶ 거리의 패션피플 ‘올드패션’을 만나다
▶ ‘모던+시크’ 미니멀 정장 스타일링 TIP
▶ 가을 클래식 무드, 주얼리로 표현하자
▶ [이벤트] 여드름 피부 '비욘드 영 라인'으로 새롭게 태어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