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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위크 S/S 2011] 디자이너 김재현 “여성들이 가진 롱드레스의 환타지를 현실화시키는 것이 나의 꿈”

2010-10-22 11:38:11

[이진 기자/사진 김강유 기자] 1971년 남 프랑스의 생 트로페에서 결혼식을 올린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와 비앙카 재거.

결혼식 당시 그녀가 입은 화이트 수트는 입생로랑이 직접 디자인한 스커트 수트로 블라우스 없이 재킷과 스커트만 입은 비앙카는 2010년 현시각에서 바라봐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시크하다.

내일이면 막을 여는 서울패션위크 S/S 2011. 올빼미 프린트로 이미 자뎅 드 슈에뜨의 단단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디자이너 김재현을 만나봤다.

2011 S/S 믹 재거와 비앙카 재거의 웨딩사진에서 이번 컬렉션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그들의 결혼식 사진 속에서 비앙카가 입고 있었던 화이트 수트는 그 당시 굉장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녀의 웨딩수트는 지금도 감히 시도할 수 없을 만큼 굉장히 신선하며 클래식함이 녹아있다”라고 말했다.

디자이너 김재현은 2009년 3월 서울컬렉션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미 자뎅 드 슈에뜨(Jardin de chouette)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그는 2010/11 F/W 페미닌하면서도 소프한 밀리터리룩을 선보이며 김재현 디자이너만의 시크함을 재창조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 시크하면서도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는 것이 자뎅 드 슈에뜨이므로 이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언제나 그랬듯 롱(Long)라인을 사랑하는 그녀는 올 시즌 역시 롱 디자인을 많이 선보일 계획.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두꺼운 실크로 제작될 여름 수트를 롱 스커트로 디자인하며 드레이프되는 소재의 느낌을 활용해 자뎅 드 슈에뜨의 페미닌함을 표현하고자 한다.

김재현의 무대 퍼포먼스는 화려하지는 않다. 다만 오롯한 디자인을 위주로 한 쇼가 전개될 것이며 화이트, 크림, 다양한 프린트 컬러와 그녀만의 롱 스타일을 김재현의 ‘endless summer(엔들리스 서머)’ 테마로 소개될 예정이다.

▌나는 오래된 사람들과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김재현 디자이너는 이번 컬렉션 또한 음악, 무대 연출, 스타일링 등 쇼에 관련한 모든 사항을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결정을 했다. 그래서 몇 시즌부터 함께 컬렉션을 진행하면서 어렴풋하게 팀이 갖춰졌다. 이제는 서로의 느낌을 알기 때문에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영혼의 교감이 이뤄진다고.

그는 “스타일리스트는 현재 영국 유학중이다. 그 친구가 스타일링과 음악 연출 등 나를 많이 도와줄 것이다. 그녀는 나의 취향을 잘 알고 있으며 ‘쑥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듣는다’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질 만큼 그 친구와 나는 코드가 잘 맞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자이너 김재현은 모델을 기용할 때 만큼은 프레시한 페이스를 선호한다. 그의 런웨이에서는 헤어와 메이크업을 과하게 하지 않기 때문에 특이한 외모 보다는 피부가 깨끗하고 신선한 페이스를 원한하고. 특히 그는 신인 모델을 좋아한다. 최준형, 박지원 등 캣워크의 경험이 없는 10대의 모델들을 자신의 쇼에 서게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그는 “경험이 없는 모델을 기용하면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에게 의지와 용기를 묻는다. 할 수 있다는 강한 긍지를 보이는 어린 모델들을 보면 뭔가 모를 희망이 느껴져서 나 또한 화이팅를 얻는 것 같다. 이렇게 열정 있는 어린 모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이번 컬렉션에도 현재 중학교 3학년인 홍지수가 데뷔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런웨이가 처음이긴 하지만 잘 해낼 꺼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젊고 에너제틱한 모델들을 통해 자신도 새로운 다짐을 하며 이들과 꾸준한 인맥이 지속되는것이다.

한편 디자이너 김재현의 자뎅 드 슈에뜨라면 빠뜨릴 수 없는 모델 장윤주, 배우 이혜영. 그녀들 또한 김재현과 10년지기 인연들이다.

그는 “장윤주는 10년 전 처음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했던 제인에 알리스 때부터 친분이 있었다. 이혜영도 마찬가지. 나는 그들을 통해서도 디자인의 영감을 얻는다. 나의 옷을 피팅한 그녀들을 나는 디자인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디자인이 떠오르기도 한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디자이너 김재현이 예비 디자이너에게 전하는 말

“디자이너들은 자기 색깔이 너무 강하다. 디자이너 본인을 포함한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선들이 이러하다”

어린 디자이너들에게 당부하는 말로 그는 “자신의 끼를 펼치되 어느 정도의 대중성은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를 어떻게 상품화 시킬 수 있을까. 나의 디자인을 돈을 주고 살까? 이러한 생각을 한 번쯤은 해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김재현은 “좋은 원단, 좋은 봉제를 놓치지 않는 높은 퀄리티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하지 말았으면 한다. 또한 너무 욕심내지 말자. 디자인부터 봉제까지 ‘모두 다 내가 했다’보다는 쇼를 할 때를 제외하고 상품화 하는 옷은 디자이너들이 봉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수입 브랜드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한국 디자이너의 옷은 이상하다’라는 선입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타겟으로 삼아야 할 소비자는 수입 브랜드를 입는 사람들. 그들의 발걸음을 훔쳐야 한국 디자이너가 성장할 수 있다”라고 토로했다.

디자이너 김재현을 만나고 가장 매력을 느꼈던 그만의 자유로움, 정형화 된 틀과 형식을 탈피해 본인만의 감각과 주위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그지만 롱 드레스에 대한 의지만은 확고했다.

그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롱드레스를 대한 환타지가 있다. 롱드레스를 입으면 대우도 달라지고 자신의 에티튜드 역시 우아해지기 마련. 비록 우리나라는 파티문화가 발달 되어 있지 않지만 롱 드레스에 다양한 디테일과 위트를 더해 여성들의 이상을 현실화 하고 싶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아직까지도 자신을 100% 만족 시킨 드레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말하는 김재현 디자이너. 언젠가 자신의 유쾌함과 디테일의 향연을 롱 드레스에 마음껏 펼쳐보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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