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하늘 기자] 권남기의 맛있는 영화 이야기 - 오늘의 요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주방장 : 권 남 기
오늘의 추천 메뉴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요리 종류 : 드라마, 코미디
주재료 : 패션, 욕망, 명품 브랜드, 워커홀릭, 뉴욕, 커리어우먼
베이글은 약 2000년 전부터 유대인들이 만들었던 빵으로 주로 아침식사에 애용했다. 베이글은 17세기 중반에 오스트리아가 터키와 전쟁을 하면서 전세가 불리해지자 폴란드에 구원병을 요청하였고 그 덕분에 오스트리아는 전쟁에서 승리했다. 오스트리아 왕은 유대인 제과업자에게 등자(말을 탈 때 발을 디디는 제구) 모양의 빵을 만들게 하여 폴란드 왕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베이글이라는 이름은 독일어로 등자를 뜻하는 뷔글(bugel)에서 유래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베이글의 맛을 담고 있다. 담백하고 바싹거리는 껍질의 맛은 사회 초년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헤쳐 나가는 앤드리아와 같고, 질겅거리며 쫀득한 속살의 맛은 워커홀릭으로서 아픔과 슬픔을 담고 있는 미란다와 닮아 있다.
♠요리의 백미
그토록 미워하던 미란다가 ‘런웨이’에서 밀려날 것을 알게 된 앤드리아는 그에게 그 소식을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정작 소식을 들은 미란다는 눈썹 하나 끔뻑이지 않는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조치를 취해놓은 것이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해 앤드리아에게 도움을 주었던 런웨이 수석 아트디렉터 나이젤이 상처를 받는다. 앤드리아는 미란다의 처사가 너무 했다고 말하자 미란다가 의외라는 듯 그를 보며 “넌 나와 너무 닮았어”라고 대답한다.
미란다의 말에 충격을 받은 앤드리아는 다시금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앤드리아는 끊임없이 울리는 미란다의 전화를 시원하게 분수에 던져 버리고 미련 없이 파리를 떠난다.
♠디저트
1.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전 세계를 강타한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로렌 와이즈버거의 동명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2003년 초판 이후 지금까지 27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를 강타한 베스트셀러다.
원작자인 로렌 와이즈버거는 자신의 첫 번째 소설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는데 더욱 화제가 된 것은 이 소설이 그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 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는 미국 ‘보그’ 지의 유명한 편집장 안나 윈투어의 비서로 일한 뒤 자신의 경험에 신랄하고 유쾌한 유머를 더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처음엔 촌스러운 의상을 입다가 이후 화려한 명품의상을 입어야 하는데 살을 찌운 앤의 체격에 맞는 명품의상 사이즈가 없었던 것. 결국 앤은 촬영이 들어가기 전까지 6주의 기간 동안 5킬로그램을 다시 감량해야했다.
3. TV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로 에미상 최우수 의상상을 수상한 패트리샤 필드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위해 샤넬의 2006년 컬렉션 작품들을 독점적으로 제공받았고 발렌티노, 도나 카렌, 프라다 등 패션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인 협찬을 받는데 성공했다.
또한 영화 속에서 앤드리아가 파티에 갈 때 들고 있던 갈색의 독특한 가방은 영화에서는 제임스 홀트가 디자인했다고 말하지만 그 가방은 실제로 패트리샤 필드가 이 영화를 위해 특별히 직접 디자인한 가방이라고 한다. 이 가방의 이름은 ‘La Rue Bag’. (사진출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스틸컷)
■ 글: 권남기(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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