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터뷰] 디헤븐 “빅뱅이 나오더라도 누군가는 나를 찾아줬으면…”

2012-06-12 10:41:12

[양자영 기자/ 사진 이현무 기자] “항상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빅뱅이 나오더라도 누군가는 나를 찾아줄 수 있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디헤븐의 꿈은 소박하다. 재미없고 지루한 발라드 가수라는 편견 속에서도 “발라드가 아이돌 음악보다 더 넓은 소비층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단지 그는 ‘천국을 묘사하다(Describe Heaven)’라는 이름의 뜻처럼 아름다운 목소리로 그저 오랫동안 슬프고 힘든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품고 있을 뿐이었다.

본명 정유신. 이미 2008년부터 유신이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해왔던 그는 가수의 길을 두고 깊은 슬럼프에 빠져 고민하던 중 당시 같은 과 후배였던 푸른으로부터 팀 활동 제안을 받고 2011년 3인조 보컬그룹 디헤븐의 맏언니로 합류했다. 하지만 멤버들이 서서히 다른 길을 택하면서 본인이 자연스럽게 디헤븐 그 자체가 됐다.

“다른 멤버들이요? 탈퇴라고 보시면 되요. 솔직히 저는 제 이름을 알릴 겸 유신으로 활동하고 싶었는데 디헤븐이 예전부터 조금씩이라도 알려 놓은 게 있으니까 디헤븐으로 결론이 났죠. 예전에는 동생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이 컸는데 지금은 제가 혼자 책임지면 되니까 한결 편하더라고요. 그런데 좀 외로운 것 같기도 해요”

그는 1년의 긴 공백 기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J, 하리수, 아이비를 비롯해 최근의 에이핑크, 걸스데이까지 많은 가수들의 코러스에 참여해온 그는 스스로의 직업을 ‘투잡(Two Job)’이라 칭했다.

“어릴 때부터 가수를 하고 싶어 했는데 방법을 모르다 보니 가이드를 하면서 작곡가들을 무작정 따라다녔어요. 일이 없어도 얼굴을 계속 비추고 한 마디라도 하다 보면 길이 생기겠지 했거든요. 그렇게 처음부터 가이드나 피처링을 많이 하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가수보다 그쪽으로 더 인정받게 된 부분도 있어요. 가이드 제안도 많이 들어왔었고... 케이윌씨처럼 잘 되고 싶어요”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 하나로 가이드를 시작했지만 그 좁은 문을 통과해 가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 온 디헤븐은 집 분위기와 맏이라는 위치 때문에 일반 대학 아랍어과에 진학했지만 결국 1년 만에 중퇴한 뒤 타 대학 실용음악과에 재입학했다.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지만 지금은 딸의 목소리를 관리해주기 위해 배즙과 도라지를 갈아주는 최고의 서포터가 되셨다고.

“엄마랑 늘 사이가 좋은 건 아니에요. 어제도 시집은 언제 갈 거냐고 하셔서 한판 했거든요.(웃음) 저도 사실 속으로 걱정 되요. 가수로서 얼마큼 해낼 수 있을지, 결혼은 할 수 있을지.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금방 스스로 ‘괜찮아! 할 수 있어’라고 주문을 걸어요. 그게 여태까지 반복돼왔죠.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음악 하나만 바라보고 끈기 있게 달려온 끝에 5월 디헤븐이라는 이름으로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게 됐다. H유진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이번 음반은 재킷 디자인을 디헤븐이 직접 그릴 정도로 커다란 공을 들여 완성했다.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었는데 요즘에는 학원을 다니면서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거든요. 이번 노래를 듣는 순간 떠오른 모티브가 있었는데 멋있다고 생각해서 한번 그려보자 마음먹었어요. 여자애가 음악을 들으면서 슬퍼하고 있는 모습을 눈물을 흘리는 달로 형상화한 거예요. 자세히 보면 가방에 H유진이라고 쓰여 있어요. 나름의 숨겨진 디테일이죠”

그래서였을까. 그는 얼마 전 온라인 음악사이트 벅스뮤직에서 ‘헤어졌어요’가 2위를 차지할 당시를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정말 눈물 날 뻔 했어요. 정말 최선을 다했거든요. 2위에 오른 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가수의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오래 견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음반이 출시되던 날 대박 징조를 느끼긴 했어요. 그날 밤에 컴퓨터를 켜 놓고 제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볼륨을 최소로 줄여놨던 음악이 갑자기 확 커지더니 멈추는 거예요. 평소에 예지력이 있긴 했는데 다음날 바로 2등을 하니까 정말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현 가요계에서는 1위 자체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 하루가 다르게 경쟁력 넘치는 아이돌이 쏟아져 나오는데다 ‘발라드의 여왕’ 백지영마저 뇌쇄적인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라 발라드 가수의 입지가 많이 좁아진 것이 현실. 그러나 디헤븐은 주춤하거나 겁먹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저는 독자노선을 갈 거예요. 한국 사람들은 아무리 댄스 음악을 많이 들어도 정서상 슬픈 음악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발라드의 소비는 꾸준하거든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저를 아는 작곡가분들은 그러세요. 뭘 불러도 정말 슬프게 부른다고. 그런 저만의 느낌이 나중에는 크게 작용할 거라고 생각해요. 제 목소리 예쁘지 않나요?(웃음)”

단아하고 청초해 수줍음을 많이 탈 것 같은 외모와는 달리 자신의 장점을 자신 있게 어필할 줄 아는 당당한 가수 디헤븐. 음악 자체의 템포가 빨라 신나는 느낌을 주는 가수가 되기보다는 서영은처럼 슬픈 노래를 부르더라도 듣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지는 진국이 되고 싶다는 그의 작은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실하게 다가왔다. 올 여름, 그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음악의 노선 위에 탈선이란 없어요. 천생 직업으로 여기고 사는거죠. 음악이란 제게 있어 인생 그 자체와도 같거든요. 음악이 없다면 제 삶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누군가가 지치고 힘들 때 제 음악으로 위로받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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