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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연석, 나쁜 남자? "원래 성격은 장난도 많고 농담도 잘해요"

2013-07-15 14:43:19

[김민선 기자 / 사진 동혜진 기자] 배우 유연석(30)은 진짜 나쁜 남자일까?

우리 기억하는 유연석의 모습은 ‘삐뚤어진 짝사랑의 대명사’일 것이다. 앞서 그는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에서 수지와 이제훈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강남선배 재욱 역을 또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에서는 박보영을 향한 집착과도 같은 사랑으로 송중기를 위험에 빠트리는 인물 지태 역을 연기했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 연출 신우철 김정현)에서 역시 유연석은 이승기의 친구이자 연적인 박태서 역을 열연하며 까칠한 조선시대 도련님의 매력을 뽐냈다. 그러나 인터뷰가 진행된 bnt스튜디오에선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다른 사람들을 먼저 챙기는 따뜻한 도시 남자의 모습을 보였다.

이에 모니터 속과 모니터 밖의 모습이 너무나도 다른 유연석을 보며 그의 실제 성격은 어떨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공대 교수 아버지 밑에서 자란 유연석은 어릴 때부터 배우를 꿈꿨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집안에 그의 꿈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초등학교 때 학예회를 했는데 그때 학부모님들이랑 학생들이 박수 쳐주던 게 생각나서 이쪽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어릴 때부터 워낙 하고 싶어 해서 배우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반대는 없었어요. 다만 입시할 때는 진로가 확실히 결정되는 거니까 ‘신중히 해라’라고 조언해주셨는데 다행히 한 번에 대학을 붙었죠.”

세종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유연석은 우연한 계기로 영화 ‘올드보이’를 촬영할 수 있었다. 유지태의 학창 시절을 연기한 그를 두고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가족들이랑 영화를 봤는데 첫 작품이라 정말 떨렸어요. 어색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영화가 잘 되니까 부모님이 오히려 다른 곳에 가서 ‘우리 아들이 나왔다’고 자랑을 하시더라고요. 뿌듯했죠.”

이러한 유연석은 박해일의 작품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롤모델이 박해일이라는 그는 눈을 반짝이며 박해일을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박해일 선배님의 선과 악이 공존하는 눈매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모습이 닮고 싶어요. 물론 그동안 여러 작품을 하면서 선배님과 비슷한 부분을 찾았고 또 느끼기도 했지만 아직은 먼 것 같아요.”



‘구가의서’ 속 박태서 캐릭터는 실로 변화무쌍했다. 24회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태서는 가족을 잃었고 암시에 걸려 친구를 죽이려고 했으며 이후엔 부모님의 원수 조관웅(이성재)에게 통쾌하게 복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유연석은 태서가 겪는 다양한 갈등과 감정들을 표현해내야 했고 그는 어색함 없이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연기했다.

“솔직히 태서의 우직함이나 강직함 같은 건 닮은 것 같은데 제가 차갑거나 철저하게 이성적인 캐릭터는 아니에요. 저는 좀 밝고 긍정적이고 활달한 성격이죠.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도 많이 해요.”

남자다운 외모와 달리 유연석의 말투에는 애교가 묻어났다. 실제 그와 함께 작품을 했던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 역시 그의 성격을 “귀엽고 애교가 많다”고 칭찬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승기, 수지, 성준, 이유비 등 유독 젊은 연기자들이 많았던 이번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젊은 캐릭터 중엔 제가 거의 맏이였어요. 그래도 의젓하기보다는 캐릭터들이 다들 비슷하게 나오기 때문에 나이를 내려놓고 그 사람들이 저에게 편히 다가올 수 있게끔 친근하게 다가갔죠. 그래야 연기도 자연스럽게 나오니까. 다들 성격이 활달하고 긍정적이라 촬영하는 내내 정말 잘 지냈어요.”

그러나 드라마 초반, 유연석은 암시에 걸린 태서의 모습을 연기하며 게시판 지분을 대거 보유해야 했다. 당시 그는 강치(이승기)에게 칼을 꽂은 것도 모자라 공명관에 숨겨져 있던 금고의 위치까지 알려주는 등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원성을 샀다.

“제 딴에는 하나 남은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시청자분들이 태서의 의지를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웃어넘겼어요. 전작 ‘건축학개론’이랑 ‘늑대소년’ 때의 경험도 있으니까 그렇게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았죠. 그리고 제가 나쁘다고 얘기하시는 게 아니고 그 캐릭터를 가지고 말씀하시는 거라 오히려 통쾌하고 재밌어요. 또 제 캐릭터를 인상 깊게 봐주셨단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반응이 없는 것보다 좋아요.”

이렇듯 카메라 밖을 벗어난 유연석에게선 나쁜 남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순간순간 느껴지는 겸손한 말투와 행동 등에선 꾸밈없는 진실함이 느껴졌고 이는 곧 그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란 사실을 느끼게 했다.

‘구가의 서’ 후 쉼 없이 바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캐스팅된 유연석.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그를 보며 그가 앞서 말했던 바람대로 선과 악이 공존하는 멋진 배우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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