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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페 스트릿 패션] 국내 vs 해외, 국경 없는 페스티벌 뮤즈들

2013-08-01 12:39:19

[박윤진 기자/사진 김강유 기자] CJ E&M 2013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하 안산밸리록페)을 시작으로 페스티벌 대전의 서막이 열렸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록페스티벌은 생경한 행사로 비춰졌지만 2013년 올 한해에는 펜타포트, 슈퍼소닉, 월드지산 등 취향과 관심에 따라 즐길 수 있을 만큼 그 수가 다양해 졌다.

스스로를 록페스티벌 애호가라 지칭하는 다양한 부류의 마니아들은 단순히 음악 때문에 이곳을 찾지 않는다. 열정이 서린 필드에서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

온몸의 체력이 바닥날 때 까지 돌아다니며 음악을 즐기는 사람, 돗자리 혹은 안락의자를 깔고 드러누워 뮤지션의 라이브를 안주삼아 아이스박스에 챙겨온 알콜을 즐기는 사람, 덩그러니 풀 밭 위에 서서 그루브를 춰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 이곳의 무질서함은 신선한 매력으로 통한다.

‘패션’은 록페스티벌의 대중화에 심심한 기여를 했다. ‘록페스티벌’을 검색창에 넣으면 ‘패션’이 가장 상단에 랭크되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아직은 낯선 뮤지션보다 패션을 통해 현장을 더 가깝게 즐기고 있다는 반증일 지도.

7월26일부터 28까지 개최된 안산밸리록페가 음악의 다양화와 페스티벌의 장기적 성장 토대를 마련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독특한 패션으로 페스티벌의 뮤즈가 되고자 하는 스트릿 패션피플의 열망은 국내와 해외가 별반 다르지 않은 듯 보인다.

보헤미안 에스닉 족


에스닉한 보헤미안룩 한 벌 잘 차려입은 패션피플. 스트릿에는 이국적인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플라워 프린트, 아프리카를 연상시키는 나염, 레이스 소재가 보다 자유분방한 뉘앙스를 풍긴다.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단번에 시선을 이끈 톱모델 아이린도 모던 에스닉룩으로 택했다. 까만 플로피햇과 오리엔탈풍의 팬츠, 이그조틱한 문양이 새겨진 숄더백과 액세서리까지 무심한 듯 하지만 이 모든 조합은 더 없이 완벽한 구색이었다.

국내와 남성 패션피플도 둥근챙의 페도라를 머리위에 얹혔다. 안산밸리록페에서 만난 남성은 관엽식물 패턴의 팬츠에 레인부츠를 매치하며 페스티벌룩의 새로운 코드를 창조해냈다. 반면 해외 스트릿 남성은 플라워 셔츠와 패턴 팬츠, 넉넉한 티셔츠로 옷차림은 편안하게, 표정은만큼은 시크하게 지어내 보였다.

비키니 족


해변에서나 볼 법한 비키니 패션이 록페스티벌 스트릿 위를 은밀하게 점령하고 있다.

비키니와 시스루 톱을 겹쳐 입는 식의 이 룩은 낮과 밤을 즐기는데 더 없이 좋다. 흐르는 땀, 가늠할 수 없는 호의주의보에 옷이 홀딱 젖어도 일말의 흐트러짐이 없는 이 룩은 그래서 인기다.

국내와 해외의 비키니족은 ‘컬러’로 양분된다. 안산밸리록페에서 만난 두 여성은 각각 블랙과 화이트 탱크톱을 시어한 시스루 블라우스에 매치해 페미닌한 면을 강조한 편. 다만 데님 팬츠와 에스닉한 아이템일 매치하는 식으로 자유로운 감성을 담았다.

해외 걸들은 난이도 상에 가까운 네온 컬러를 비키니룩으로 소화해 보였다. 컬러 팬츠, 데님 재킷, 청키한 니트톱으로 가볍고 경쾌한 무드를 강조했다.

스트리트 힙합 족


록페스티벌에는 록뿐만 아니라 팝, 댄스, 일렉트로닉 등 다수의 장르를 다룬다. 패션도 마찬가지. 거친 메탈, 가죽 재킷 등부터 떠오르는 록페스티벌 패션에서 힙합룩을 연상하는 것은 그리 낯설지 않은 일이다.

다양한 룩의 범주가 공존하는 가운데 전체적으로 패션피플의 의상은 심플하고 라이트한 느낌. 와일드한 힙합 패션 이 자리에서 만큼은 컬러나 디테일이 다채롭게 믹스되어 외형적으로 상당히 친근한 모습이다.

스냅백을 돌려 쓴 모양새와 더불어 심볼, 텍스트가 새겨진 헐렁한 티셔츠를 데님이나 핫팬츠에 매치한 모습은 국내외 패션피플이 모두 한 자리에서 모인 느낌을 들게 한다.

男, 상의 탈의족 & 女,복근 노출족


이는 의도한 패션이라기보다는 워낙 뜨겁게 달아오르는 현장 분위기 상 남성들은 자연스럽게 상의를 탈의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준비된 복근과 위트 있는 타투나 문신은 허전한 상체를 헐렁한 티셔츠 한 장 보다 멋스럽게 보이도록 한다.

2012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4’로 대중에 익숙한 인물 디자이너 김성현을 페스티벌 필드 위에서 만났다. 올 블랙으로 무장한 그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이며 카메라를 응시했다. 이와 견주어 볼 해외 패션피플은 몸을 사린 느낌. 데님 재킷과 슬림하게 떨어지는 팬츠를 매치 했지만 김성현의 강렬한 상의탈의에는 역부족이었다.

여성들은 복부를 드러냈다. 밑단을 댕강 잘라내거나 컷아웃 된 디테일은 가녀린 허리선을 노출시켰다. 깊은 슬릿이 들어간 롱스커트와 호피가 프린트된 핫팬츠를 매치한 것에서 국내외 패션피플의 전혀 다른 개성이 느껴진다.

★★ 번외, 개성에 흠뻑 취해 족 “우리를 틀에 가두지 마세요”


비장한 록스피릿 정신을 패션으로 승화해 보인 이들. 기상천외한 시도로 남들보다 튀어야 하는 독특한 정신세계의 패션피플에게는 딱히 정해진 스타일의 룰이 없다. 이들을 ‘우리를 틀에 가두지 마라 족’으로 분류해 소개한다.

혼자보단 둘이 즐겁고, 둘보단 셋이 즐겁다. 컬러풀한 프린트, 패턴의 조합은 뭉칠수록 더 큰 시너지 비주얼을 만들기 마련. 유쾌한 표정과 모션은 덤이다. 이들은 딱딱하게 차려입기보다는 포인트 있는 셔츠를 루즈하게 걸쳐 입는다.

물총을 연신 들이대던 동갑내기 4인조 패션피플은 비비드한 컬러와 프린트로 강조된 3부 팬츠를 맞춰 입었고 해외 페스티벌 현장 속 남성 듀엣 패션피플은 시원한 비치팬츠로 나름의 콘셉트를 돋보였다.


한마디로 정의하려 하니 선뜻 답이 나오지 않던 국내 패션피플. 현장에서의 존재감만큼은 그 누구보다 명확했기에 록 음악에 흠뻑 심취한 이들을 불러 세워 놓고 시간을 빼앗은 것이 아쉬워 한 데 모아봤다.

록페스티벌 패션의 묘미 중 하나는 독특한 패션과 아이템을 동원해 평소 시도해 볼 수 없는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미얀마에서 산 치마로 단번에 시선을 이끈 한 남자. 그런지룩을 떠올리게 했지만 알고 보니 차려입은 옷들이 전부 해외에서 구입한 것들이라고. 티셔츠는 일본, 쪼리는 프랑스, 무심하게 걸친 에코백은 독일에서 받은 것이라고 했다.

캐릭터가 가진 유명세만큼이나 눈에 띄었고 시선을 모았다. 금방이라도 버섯을 집어 삼키기라도 할 듯 슈퍼마리오로 완벽 변신한 패션피플. 빨간 모자에 트레이드 마크인 멜빵까지 갖추고는 밤안개 짙게 깔린 어둠 속에서 나 홀로 튀었다.

해외 스트릿에선 하얀 레게 헤어를 돌돌 말아 올린 흑인 남성이 독보적이었다. 핫팬츠 아래로 허벅지를 드러낸 그는 메시 소재의 톱과 데님을 매치해 캐주얼한 차림을 완성했지만 풍기는 아우라만큼은 캐주얼해 보이지 않았다.
(사진출처: bnt뉴스 DB, 트렌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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