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리뷰]지드래곤 월드투어, 데뷔 8년차 내공 '아이돌→아티스트로 거듭나다'

2013-09-06 10:25:36

[윤혜영 기자] 지드래곤(G-DRAGON)이 '명불허전' 아티스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8월31일과 9월1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는 그룹 빅뱅 지드래곤의 솔로 월드투어 '2013 월드 투어 원 오브 어 카인드 : 더 파이널'(2013 WORLD TOUR ONE OF A KIND : THE FINAL)이 열렸다. 3월 말부터 시작된 이번 월드투어는 전세계 8개국 13개 도시 27회 공연으로 약 57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첫 투어 출발지였던 서울에서 마지막을 장식했다.

지드래곤은 데뷔 8년차 가수의 내공이 담긴 화려한 무대와 투어 명처럼 지드래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무대로 팬들을 만족시켰다. 특히 그는 예정된 앵콜 공연까지도 모두 끝났지만 쉬이 무대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여운을 남기며 무려 약 180분간 관객들과 함께 했다.

◆ '아티스트' 지드래곤의 180분
노란색 왕관 응원봉을 들고 공연장을 가득 메운 만 여명의 팬들은 천막이 걷히고 투명한 스포츠카와 함께 지드래곤이 등장하자 고막이 찢어질듯 함성을 내질렀다. 스탠딩이 아닌 좌석에 앉은 사람도 결코 앉아있을 수 없었다. 지드래곤은 붉은 의상에 선글라스를 끼고 '미치GO'로 포문을 연 후 "마지막 무대인데 즐길 준비 됐어요? 미칠 준비됐어요?"라며 관객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무대 이곳저곳을 누비며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 곡을 부른 그는 흐느적거리는 듯 특유의 유연한 몸짓으로 춤을 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검은색 의상으로 옷을 갈아입고는 나비 조형물이 하늘하늘 날아다니는 환상적인 무대 위에서 감미로운 목소리로 '버터플라이(Butterfly)'를 불러 여심을 녹였다.

이어 지드래곤은 의자에 앉아 기타 연주에 맞춰 '그XX'를 불렀고 DJ 박스 안에서 '디스 러브(This Love)', '투데이(Today)' 퍼포먼스를, 그리고 '소년이여', '악몽', '쉬즈곤'(She's Gone), '크레용(Crayon)' 등 히트곡들을 쉼없이 열창했다. 특히 '쉬즈곤' 무대에서 그는 쏟아지는 물을 온몸으로 맞으며 몸매를 그대로 드러냈고 잔뜩 힘을 줬던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관객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9월1일은 지드래곤은 솔로투어의 마지막 날인만큼 오랜 시간 관객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빅뱅 봉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좋다. 많이 흔들어달라"고 빅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그는 "마지막 콘서트라서 또 언제 솔로콘서트를 할 지 모른다. 그러니까 좀 지루하더라도 할 말 다 할 거다. 밤 새도 돼요? 학교 안 가도 돼? 부모님들이 싫어하실 거 같은데"라고 센스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역시 YG! '의리의리한 패밀리의 콜라보레이션'
YG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의 의리도 돋보였다. '더 리더스(The Leaders)' 무대에서는 투애니원(2NE1)의 씨엘(CL)이 등장해 찰떡 호흡을 과시했고 함께 껴안는 퍼포먼스를 보이자 팬들은 부러움과 질투가 한데 섞인 함성을 내질렀다. 이후에도 2NE1(박봄, 산다라박, CL, 공민지)은 단체로 무대에 나와 "잘 논다는 소문을 듣고 왔다. 신나게 즐겨달라"며 '내가 제일 잘나가'와 '두 유 러브 미(Do You Love Me)'를 열창했다. CL은 '나쁜 기집애'로 솔로무대도 꾸몄다.

'K팝스타 시즌 2'의 우승자 악동뮤지션의 수현과 함께한 '미싱 유(Missing You)'에서 지드래곤은 수현과 묘하게 달달한 느낌을 자아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무대 중 하나다"라며 관객들에게 수현을 소개한 그는 조금은 경직된 듯한 수현에게 "긴장되니? 다 좋은 언니들이야. 다 예뻐해줄거야"라고 오빠다운 듬직한 면모를 과시하면서 "무슨 말이든 해", "아이 귀여워"를 연발하기도. 여기에 '불 붙여 봐라' 무대에서는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나와 무대 양 끝을 휘저으며 분위기를 달궜다.

공연 끝무렵,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와 '배드 보이(Bad Boy)'를 혼자 부른 지드래곤은 "배드 보이를 혼자 불러봤는데 맛이 안 난다. 빅뱅과 함께하면 좋지만 바쁜 친구들이라 올 수가 없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무대 뒤쪽에서 빅뱅 멤버 모두가 케이크와 함께 등장, 월드투어를 무사히 마친 지드래곤을 축하했다.

지드래곤은 "다들 너무 바빠서 오랜만에 본다. 여러분들이 좋아하시는 완전체인데 와줘서 고맙고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멤버들이다. 눈물은 나려고 하는데 안 나"라고 장난 섞인 고마움을 드러냈다.

멤버들 역시 "새 앨범 기대를 많이 하고 있고 공연이 더 알차지고 단단해진 공연이 된 거 같다(대성), 이번에 나올 앨범을 좋게 들었다. 어떻게 그런 앨범을 만들 수 있는지 부럽다. 많이 기대해주고 사랑해달라(태양), 어제도 지용이 형 게스트로 섰지만 사실 팀 리더로서 8년 동안 멤버들 챙겨줘서 고맙고 팀인 게 자랑스럽다(승리)"고 화답했다.

특히 오랜만에 팬들 앞에 얼굴을 드러낸 탑에 많은 이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한국에서 무대를 굉장히 오랜만에 서서 다리가 떨린다. 축하드리고 더욱 더 발전해나가는 지드래곤, 그리고 빅뱅이 됐으면 한다"고 밝힌 탑을 향해 팬들은 "선글라스를 벗어라"라고 연호했고 망설임 없이 선글라스를 벗어 환호를 받았다. 이어 빅뱅은 '배드 보이', '헤븐', '판타스틱 베이비'를 부르며 완전체 무대를 완성했다.

◆ 신곡 '쿠데타'와 '삐딱하게', "단언컨대 최고의 앨범이 될 것"

이번 콘서트에서 지드래곤은 새 앨범의 수록곡 '쿠데타(COU D'EATAT)'와 '삐딱하게' 두 곡의 뮤직비디오와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후 그는 "신곡 뮤비 어때요?"라고 물으며 '좋다'는 관객들의 함성에 "너무 뻔한 반응이다. 어떻게 좋아? 얼만큼? 얼마나 좋은지 표현해달라"며 떨리면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지드래곤은 4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 2집에 대한 얘기도 언급했다. 그는 "작년부터 준비를 해서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계속해서 제가 욕심을 부리다보니까 지연이 되고 있다"라며 "지금 내가 보기에도 완벽하다. 이제는 여러분께 보여드려도 될 것 같다. 신곡으로 가득채워져 있고 제가 지금까지 만든 앨범 중에서 단언컨대 가장 최고의 앨범이 될 거다. 기대해주신 만큼 좋은 앨범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실제 신곡 무대에서 그는 처음 선보이는 무대임에도 신나는 멜로디로 관객들과 큰 무리 없이 융화했다. '쿠데타' 무대에서는 빨간 복면을 쓴 댄서와 함께 강렬한 카리스마를 과시했고 파란색 수트를 입고 나와서는 점프하며 '삐딱하게'를 소화했다.

그는 "여러분이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걸 했다"면서 "내 입으로 말하긴 그런데 아직 '창작의 고통'은 아니지만 조금 스트레스를 받는다. 사실 여러분들 많이 못 봬니까 이런 자리에서나마 '수고했어요. 화이팅' 이렇게 해주는게 저에겐 큰 응원이 된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직접 만나진 못하지만 나도 인터넷은 할 줄 안다. 어떤 고민이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체크할 때마다 미안해지고 '빨리해야 되는데 잘해야 되는데' 반성하게 된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알겠는데 그걸 빨리 바꿔드리지 못해서 항상 무거운 마음이 있다"라며 "앨범 타이틀이 쿠데타인 만큼 어느날 갑자기 여러분들을 찾아갈 거다. 노래를 그저 즐겨달라"라고 전하기도.

◆ "애기도 좋고 자기도 좋아" 지드래곤의 화끈한 팬서비스
공연 중 지드래곤은 "하고 싶은 게 있다"라며 "콘서트 오신 관객분들은 집에 갈 때 목이 멀쩡하면 재미가 없다. 쉬어서 가야 재밌는데 목을 쉬게 해볼까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오글거리는 거니까 남자 분들은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여자 분들은 집중하라. 저를 기준으로 오른쪽 왼쪽, 누가 더 소리를 잘 지르는지 볼 거다. 내 오른쪽은 너흰 내 애기야. 왼쪽은 자기야"라며 소리지르기 배틀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지드래곤은 무대 양쪽을 오가며 팬들의 함성을 온몸으로 받아냈고 "애기야 가자" 등 닭살 돋는 멘트를 쏟으며 듣는 이들을 저절로 미소짓게 만들었다. 특히나 이례적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게 허용한 콘서트이니만큼 지드래곤은 관객 사이사이를 파고들며 사진을 찍는 팬들을 위해 잠시 정지해주는 끝판 매너도 뽐냈다.

공연 말미, 그는 "빅뱅 때도 그랬고 콘서트 시작할 때는 '와 언제 끝나지. 오래 하겠다' 했는데 눈 깜짝 하면은 끝나는 거 같다. 많은 무대로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좋은 무대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저를 좋아하고 우리 음악을 듣는 게 부끄럽지 않게끔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콘서트에는 배우 정우를 비롯해, 유인나, 김희선, 가수 아이유, 레인보우, 애프터스쿨이 참석했다.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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