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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시스루] 김명민-이범수-차승원-고아라, 어디선가 본 적 있지요?

2014-05-02 01:02:19

[김예나 기자] 무한한 연기 변신을 선보이는 배우를 일컬어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한다. 그 만큼 변신의 폭이 잦고 넓다. 허나 때로는 한 번 굳혀진 이미지가 치명적인 약점이 되기도 한다. 여기 익숙하게 낯선 배우들처럼.

비슷하지만 다른, 그래서 반가우면서도 자칫 식상함마저 들어버릴 것만 같은 알쏭달쏭한 상황에 처한 ‘개과천선’ 김명민 ‘트라이앵글’ 이범수 ‘너희들은 포위됐다’ 차승원 고아라의 이야기다.

4월30일 첫 방송 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 연출 박재범 오현종)은 거대 로펌을 배경으로 한 휴먼 법정 드라마인 만큼 묵직함을 자랑한다. 특히 주연배우 김명민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믿고 본다고 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신뢰감이 높은 드라마다.

극중 김명민은 냉혈한 변호사 김석주 역할을 맡아 승소를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는 면모를 보여줄 전망이다. 늘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는 김명민이지만 프로다운 말투, 낮은 목소리, 심각한 표정까지 과거 ‘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와 ‘하얀거탑’ 장준혁이 자꾸 보이는 건 부정할 수 없을 터.

김명민은 앞서 ‘개과천선’ 제작발표회에서 “극 초반에는 ‘전에 했던 그 연기를 또 하느냐’는 말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3회부터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차별화된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5월5일 첫 방송 될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극본 최완규, 연출 유철용 최정규) 이범수의 모습은 또 어떤가. 극중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는 형사 장동수 역할을 맡은 이범수는 그간 ‘버럭범수’라는 애칭을 얻었을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고 박력 있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 왔다.

사실 ‘버럭범수’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 ‘온에어’ 자이언트‘ ’아이리스2‘ 등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 이미지를 구축했고, 이 인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어지며 한류스타로 등극하기도 했다.

오히려 전작 ‘총리와 나’에서 보여준 로맨틱하고 다정다감한 모습이 어색했을 정도. 이에 ‘트라이앵글’에서 분노의 끝을 보여줄 이범수의 컴백은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느낌마저 자아내리라 여겨진다.

이범수 역시 이번 역할에 대해 “과거 캐릭터들과 비슷하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면 장동수는 환자다. 그 점을 염두 해 두고 과거 작품들과 구별되게 연기 할 것이다”라며 ‘트라이앵글’ 제작발표회에서 밝히기도 했다.

김명민 이범수 두 사람이 과거 캐릭터와 느낌이 비슷하다면 5월7일 첫 방송 될 SBS 새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극본 이정선, 연출 유인식) 차승원과 고아라는 전작 캐릭터와 차별성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닮은꼴이다.

극중 강력반 형사 팀장 서판석 역할을 맡은 차승원은 특유의 남성미 넘치는 모습으로 또 한 번 여심을 흔들 전망이다. 전작 ‘최고의 사랑’ 독고진의 시크하면서도 능청스러운 모습이 ‘너포위’ 서판석에 그대로 묻어나오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

이에 대해 ‘너포위’ 제작발표회에서 차승원은 “독고진은 워낙 특이한 캐릭터였다. 때문에 색다른 해석으로 독고진에 접근했었다”라고 회상하며 “반면 ‘너포위’ 서판석은 정확한 분석이 필요한 캐릭터다. 정확히 딱 집어낼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서판석 캐릭터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라며 독고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예고했다.

함께 ‘너포위’ 출연하는 고아라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극중 신입 경찰 어수선 역을 맡은 고아라는 마산 출신,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욱하는 성격 등 전작 ‘응답하라 1994’ 성나정 캐릭터와 닮은 모습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아라 역시 제작발표회를 통해 “두 사람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가치관은 비슷하지만 환경도 다르고 표현하는 법도 다르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어수선은 어수선으로 보일 것이다”라고 자신의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늘 그렇듯 익숙한 것들과의 작별은 그 것을 대체할 만한 완벽한 것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쉽사리 이뤄지지 않기 마련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배우들에게는 지금까지 어쩌면 앞으로도 상상 못할 무궁무진한 매력이 잠재돼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터.

그래서일까. 다시 돌아온 김명민, 이범수, 차승원, 고아라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남을지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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