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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봄날’ 감우성-최수영, 험난한 여정 끝에 피어 낸 ‘사랑’

2014-11-04 04:58:21

[최주란 인턴기자] 우연으로 만나 운명이 됐다.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극본 박지숙, 연출 이재동)에서 ‘심장’은 아무런 공통점 없는 강동하(감우성)와 이봄이(최수영)를 운명으로 묶어주는 중요 매개체로 작용했다.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장기 이식을 통해 새 심장을 얻은 봄이는 심장을 기증한 여인의 남편 동하와 만나 특별한 사랑을 나누게 됐던 것. 그들을 연결시키는 것이 바로 ‘심장’이었다.

동하와 봄이의 첫 만남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병원 환자들에게 줄 고기를 싸게 구입하기 위해 봄이는 아침부터 하누라온 매장을 찾았고, 동하는 1인당 정해진 개수의 고기만 판다며 봄이와 언쟁을 높였다.

이후 봄이는 자신에게 심장을 이식해준 동하의 아내 윤수정(민지아)의 고향 우도를 찾았고, 동하와 재회하게 됐다. 두 사람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봄이가 착용한 팔찌가 수정이 죽기 전 가출한 아들을 찾아준 것에 대한 고마움에 줬다는 것. 그리고 봄이가 동하의 동생 강동욱(이준혁)의 여자친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들의 만남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첫 만남부터 순탄치 않았던 그들의 관계는 연인사이로 발전한 뒤에도 쉽지 않았다. 봄이에게 마음이 가는 것이 수정의 심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동하, 동욱과의 갈등 그리고 양가 부모님의 반대까지. 그들의 사랑은 가시밭길이었다.

허나 그렇기에 동하와 봄이의 사랑이 더욱 빛이 났다. 쉽게 얻어진 행복이 아닌, 그들 스스로가 갈등 속에서 지켜온 사랑이기에 더 값진 것이었다.


◆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 형제, 강동욱-강동하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 형제라니. 이런 비극이 또 있을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다. 죽은 수정은 동욱에게는 첫사랑, 동하에게는 부인이었다. 수정이 죽고 난 후 수정의 심장이 봄이에게 이식되는 것을 지켜본 동욱은 봄이의 담당의가 되어 봄이의 심장을 지키기로 했다. 수정의 심장을 가진 봄이로 인해 자신의 상처를 딛고 일어난 동욱은 봄이의 곁을 평생 지키겠노라 마음먹었다.

동욱은 봄이와 사귀게 됐지만 봄이와 동하의 관계가 가까워지자 불안해했다. 동욱은 동하에게 “또 형한테 뺏길까봐 겁난다”며 “더 겁난다. 형이 항상 나보다 나았으니까”라고 마음을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동하의 마음 역시 편하지만은 않았다.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며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자책감으로 하루를 보내던 그에게 아내와 닮은 봄이가 나타났다. 봄이가 동생의 여자친구란 사실을 알고 밀어내려 애쓰지만 끌리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결국 사랑 앞에서 두 형제는 다시 한 번 시련을 겪게 됐다.

◆ 아픈 며느리에 대한 상처, 나현순-이봄이

과거 현순은 봄이와 한우공장 탈의실에서 만나 봄이의 심장수술 흉터를 봤고, 봄이는 심장수술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후 봄이가 동욱의 여자친구인 사실을 안 현순은 봄이와 동욱의 관계를 반대했다. 동하의 부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동하처럼 동욱도 상처를 받을까 엄마로서 걱정도 들었다.

또한 봄이가 동욱과 헤어지고 형인 동하와 만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생의 여자친구랑 사귄다는 동하에게 실망감을 감추질 못했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는 말처럼 현순은 결국 동하와 봄이의 관계를 인정하고야 말았다.

◆ ‘엄마’라는 이름으로, 조명희-이봄이

명희는 딸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인물. 심장 이상으로 겨우 살아난 딸에 대해 애틋할 수밖에 없었다. 봄이가 애 둘 딸린 동하와 결혼할 의사를 밝히자 엄마로서 그는 반대했다. 그는 단순히 남자의 재력이나 병원의 이익을 위해 봄이와 동하의 사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었다. 힘들게 수술을 받고 겨우 살아난 딸에 대한 애틋함이 더 클 뿐이기에.

봄이가 “엄마는 나한테 지팡이 같은 엄마니까 내가 좋은 엄마가 되도록 나 가르치고 도와줘”라고 동하와의 관계를 허락구할 때도 명희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네 말대로 난 네 지팡이야. 네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제일 먼저 네 앞에 서서 막을 거야. 지금도 마찬가지고. 그게 엄마가 할 일이야”라며 딸을 위해 냉정해졌다.

결국 ‘내 생애 봄날’에 있어서의 갈등은 각자의 사정이 있고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양가 부모님의 반대 속에서도 동하와 봄이는 서로를 의지했고, 봄이의 건강이 악화되자 동하는 봄이를 간호하며 곁을 지켰다. 이러한 노력에 양가 부모님은 결국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했다.

이처럼 서로에 대한 깊어진 사랑과 짙어진 감정들이 조금씩 쌓여가면서 수많은 갈등 속에서도 서로에게 용기가 됐고, 결국 두 사람은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단순 우연으로 치부할 수 있었던 인연을 운명으로 만들었던 것이리라. (사진출처: MBC ‘내 생애 봄날’ 방송 캡처,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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