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손은서, ‘드러내기’ 제1막 제1장

2015-01-05 10:46:32

[김보람 기자] 나긋하고 조심스러운 그의 말투는 독특한 속도로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묻어져 나오는 옅은 미소와 여리게 쌓아온 성숙함은 배우 손은서의 진실성을 힐끔거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드러날수록 더욱 알고 싶어지는 여배우. 그 화려한 적막함을 수반하고도 ‘혼자’ 즐기며 이겨내왔다는 그에게 그 누가 함부로 잣대를 가져다 델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 취향의 서사적 논리와 일 방향적인 시선 때문에 상대에 대한 판단의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이제야 조금씩 다른 사람의 촉촉한 눈에 비치도록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한 수줍은 소녀 같기만한 그를 담아낼 준비가 되었는가.

2014년의 마지막을 정리하며 진행된 화보와 인터뷰는 더욱 반짝이며 펼쳐질 새해를 향해 배우 손은서의 삶의 미지의 영역을 깊게 전달했다.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고등학생 때 본 드라마 ‘완전한 사랑’에 매료됐다. 트렌디한 것을 좋아할 나이였음에도 병으로 인한 아픔은 물론 심적 고통을 표현한 김희애 선배님께 꽤나 감동을 받아 막연히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구체적이진 않았지만 학교를 일단 들어가야겠단 생각에 어리다는 패기 하나로 부딪쳐 입시를 치르고 운 좋게 붙었다.

첫 작품은.
2006년 온게임넷 데뷔 전 아는 감독님을 통해 작업하게 된 학교 홍보영상 겸 단편영화가 연기 경험은 처음이었다.

경험해보니 여배우의 삶이란 어떤 것 같나.
여배우 또는 연기자라는 직업 자체가 힘들고 외로운 듯하다. 물론 연기자 뿐 아니라 모든 연예인들이 무대에서 내려왔을때의 적막함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공허함을 이겨내는 것이 힘든 것 같다.

그 공허함을 이기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나 데뷔 후나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에 익숙한 것 그대로 즐기며 잊는다. 누워서 티브이를 보기도 하고 요즘 음악, 놓친 드라마, 영화 등을 보며 보통은 집에서 보낸다.

최근 방영한 드라마 ‘형영당 일기’가 동성애 주제로 많은 이슈를 불렀다. 개인적 생각은.
‘별그대’ 속 황진이로 등장한 것은 카메오였고 형영당일기는 첫 사극 출연이였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형제 간의 사랑, 사건을 파헤쳐가는 수사, 그리고 그 안에 내가 연관 돼있는 구조적인 부분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

처음엔 영화와는 다른 매체다 보니 “이건 안된다”, “가능한가”, “영화도 많은데 뭐 어때”와 같이 여기저기 말이 많았다. 하지만 옛날보다 자유로워졌으니 다양성을 키우면 좋을 것 같다. 연기하다 보면 비슷한 캐릭터나 드라마가 많은데 대중들이 포용해 준다면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개인적으로는 “동성애 코드 때문에 싫다”라는 생각은 없다.

‘로케이션 인 아메리카’의 불발. 아쉬움이 클 것.
예정대로 잘 진행됐으면 좋았겟지만 사람일이 뜻대로 되는 것 만은 아니지 않나. 에네스를 편집하고 방영할지 잠정 연기를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한 편으로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더 힘든 사람도 있을 거다.


‘각선미 미인’의 수식어. 나만의 특별 관리 노하우.
먹는 대로 찌는 스타일이라 운동밖에 없다. 전엔 안 먹으면 빠졌는데 지금은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피부는 자기 노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나는 피부과보다는 팩과 같은 홈 케어를 중요시하는데 하루하루 쌓이다 보면 안 한 사람과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느낄 거다.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다녀왔다고.
국내 봉사활동 외에는 해외 봉사 경험이 없어 소속사 대표님께 하고 싶다고 직접 말했고 시기에 맞게 우간다를 가게 됐다. 평소 해외는 돕는 사람도, 기관도 많다 생각해 가까운 주변부터 돕는 게 맞다 생각했는데 나가보니 도와줘도 모자를 만큼 다른 환경, 생각지도 못한 병들이 있더라. 생각을 바꾸는 경험이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계속 나가고 싶다.

그리는 이상형이 있나.
전에는 이것저것 이야기했는데 요즘은 그냥 자상한 남자가 좋다. 나쁜 남자는 싫다. 진중하고 눈에 보이게 마음을 표현해줬으면 좋겠다.

연예인으로 꼽자면.
예전부터 이상형이었던 장동건 선배님. 외적인 멋보다 친절하고 젠틀하시다. 함께 했던 의류 촬영 때 먼저 말도 걸어주시고 스탭분들 챙기는 것 보니 알 수 있겠더라. 가식 없이 평소 보이는 모습과 실제로 본 느낌이 비슷하다.

특별한 연애관이나 결혼 계획은.
밀당을 싫어한다. 좋은데 싫은 척은 나도 못하고 상대가 하는 것도 싫다. 결혼은 5년 안에 할 수 있으면 좋겠고 아기도 좋지만 일 이 년은 신혼생활이 있었으면 좋겟다.

술은 마시나.
원래 친구들 모임이나 술자리가 별로 없었다. 회사 회식이나 스타일리스트 언니랑 맥주 한 잔 하는 게 전부였는데 최근 ‘로케이션 인 아메리카’ 촬영차 미국에 가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워낙 인간관계가 좁고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해 만나는 사람만 만났는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다 보니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더라.

“나에 대해 닫고 살았구나. 나를 많이 풀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요즘에는 많이 만나려고 한다. 내가 깍쟁이 이미지에 편한 스타일 아니다 보니 먼저 얘기하고 터놓으면 되지 않을까.


방송 활동과 함께 개인적으로 친해진 동료 연예인.
그런 일이 별로 없었는데 ‘로케이션 인 아메리카’ 촬영으로 미국에 가 제작팀은 물론 함께 출연하는 김지석 오빠와도 연락하고 지낸다. 방영 예정인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팀도 촬영한지는 얼마 안 됐지만 잘 지내고 있다. 6개월 정도 호흡이 길기 때문에 장편의 장점처럼 가족적으로 돈독해질 것 같다.

촬영 식구 내 가까워질 것 같은 배우가 있나.
남보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학교도 같고, 타고 다니는 차 종류도 같고, 내 예전 매니저가 보라 매니저를 하고 있다. 남 같지 않고 동생 같아 챙겨주고 싶다.

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는 손은서의 어떤 모습을 볼 수 있나.
기존이랑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부족할 것 없는 집안 환경에 능력도 있다 보니 시기 질투를 많이 느끼는 캐릭터. 친 오빠 바라기인 얄미운 역할이다.

기억에 남는 파트너는.
드라마 메이퀸 촬영 때 재희 오빠가 기억에 남는다. 진심으로 자기를 좋아하는 마음을 비추며 연기를 하자며 본인도 그렇게 할 테니 진정성을 가지고 연기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연기를 하면서 그런 말은 처음 들었다. 그런 파트너가 없었는데 오빠가 먼저 이야기해줘서 좋았다.

해보고 싶은 역할
멜로도 있고 액션도 있던 다모의 하지원 선배님 역할도 하고 싶고 커피프린스나 성균관 스캔들 속 남장여자 역할도 하고 싶다.

같이 호흡 맞추고 싶은 선배 배우
롤모델인 이영애와 김희애 선배님과 함께 해보고 싶다.

‘상’에 대한 욕심도 있을 법.
드라마든 영화든 상에 대한 욕심은 있는 것 같다. 결과물이 상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노력의 증표라 생각한다. 2015년엔 신인상을 먼저 받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깍쟁이나 악역을 주로 하는 내게 “왜 그런 역할만 할까. 또 같은 역할이네”라는 말 많이 듣는다. 물론 다른 역할도하고 싶지만 모든 이야기엔 선악구조가 있기 마련이다. 좋은 작품인데 안 할 수없으니 기회 제공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을 두고 지켜보시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기획 진행: 김보람, 함리라
포토: bnt포토그래퍼 박시열
의상: 르샵, 락리바이벌, 봄부지에, 나인걸, 스타일난다
주얼리: 바이가미, 엠주
: 플랫아이언
선글라스: 페이스폰트
슈즈: 할리샵
헤어: 까라디 지나 원장
메이크업: 까라디 문현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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