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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석, 행복을 찾아서

2015-01-31 10:19:17

[bnt뉴스 박슬기 기자] 배우에게 양면성이란, 배우가 가져야할 기본적인 자세이자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말은 즉슨 배우로서 맡은 배역을 충실히 소화하는 것이 미덕이지만 한편으로는 본연의 모습을 본의 아니게 감춰야 한다는 이면이 있다는 것이다.

배우 이종석은 10% 부족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매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캐릭터에 완벽히 분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지만, 때론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보다는 솔직하게 드러내기 때문. 헌데 그러한 매력이 오히려 이종석의 진가를 120% 발휘시킨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이종석의 매력은 10분 발휘됐다. 연기를 이야기할 때면 그 누구
보다 진지한 배우의 자세로 임했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인간 이종석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털어놓았다.

최근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종영 후 한경닷컴 bnt뉴스와 만난 이종석은 애교 섞인 말투로 “쉬고 싶어요”라고 말을 꺼냈다.

“드라마 끝나고 겨우 이틀 쉬었어요. 그런데 드라마 때문에 못했던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 밀린 일이 좀 많아졌어요. 전 배우가 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해야 될 게 많더라고요.(웃음) 집에서 누워있고 싶어요.”

‘닥터 이방인’부터 ‘피노키오’까지 연달아 두 작품을 해서였는지 이종석은 많이 지쳐보였다. ‘피노키오’가 워낙에 감정신이 많기도 했을 뿐더러 갑작스럽게 잡힌 연장방송 때문에 진이 많이 빠져 있던 상황.

“‘피노키오’하면서 엄청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특히 형이 살인자라는 걸 보도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대본을 봤을 때도 울었지만, 찍는 그 주에는 매일 울었죠. 그만큼 대본에 공감도 많이 됐고, 몰입도 잘됐고요. 그런데 11, 12부가 끝나고 나니까 진을 너무 많이 빼서 드라마가 끝난 느낌이 들더라고요.”

가족과 형제, 사랑, 기자라는 4가지 틀 안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이끌어냈었기에 더욱 힘들었을 터. 그러나 이종석은 “진이 많이 빠졌었지만 주연이었기 때문에 책임감이 컸던 것 같아요. 힘들어도 그 감정을 이끌고 갈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했고요. 일단 파트너인 신혜가 너무 잘해줘서 도움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웃음)”라며 파트너였던 박신혜를 언급했다.

이종석과 박신혜는 동갑내기 파트너로서 이번 작품에서 처음 호흡을 맞췄다. 20대 배우 중에서도 손꼽히는 두 사람이 만난만큼 그 시너지 효과는 대단했다. 특히 공개석상에서도 서로를 칭찬하며 여느 커플 못지않은 다정함을 보이기도 했다.

“신혜가 되게 똑똑해요. 그래서 도움도 많이 받고 했죠. 원래부터 친구사이였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청산도에서 촬영할 때 신혜를 보는데 문득 되게 예뻐보이더라고요.”

두 사람의 완벽한 케미와 호흡 때문인지 달달한 멜로신은 매번 화제가 됐다. 특히 ‘식빵키스’ ‘입막음키스’ 등 보기만 해도 설레는 키스신은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조수원 감독님이 멜로를 되게 좋아하세요. 그래서 멜로 부분이 나오면 정말 공들여서 찍으셨죠. 8회 첫 키스신은 밤에 찍었는데 그날 밤을 키스신으로 보냈어요. 그래서인지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이종석은 조수원 감독, 박혜련 작가와 두 번째 호흡이다. 2013년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후 약 1년 여 만에 ‘피노키오’로 다시 만났다. 사실 이종석은 전작인 ‘닥터 이방인’ 종영 후 쉴 법도 했지만 조수원, 박혜련 사단과의 의리로 다시 뭉치게 된 것.

“조수원 박혜련 콤비를 워낙 좋아하고, 인간적으로도 일적으로도 존경하는 부분들이라 같이 다시 하고 싶었어요. 역시나 너무 재밌었고. 두 번째로 하니까 못 봤던 모습도 보게 되고, 웃음 가득한 현장이었던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조수원 박혜련 콤비가 러브콜을 보내면 할 생각 있느냐”고 묻자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네. 할 거에요. 두 분 다 너무 좋아요.(웃음)”라고 답했다.


이종석은 ‘의리남’이었다. 자신을 발굴해준 진혁 감독과도 ‘닥터 이방인’으로 두 번째 인연을 맺었고, ‘너목들’의 조수원 박혜련 콤비와도 두 번째 인연을 맺었다. 배우든 제작진이든 작품으로 두 번을 만난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높은 신뢰도가 아닐까. 그런만큼 많은 감독들이 탐낼 배우이기도 했다.

지난해 SBS ‘연기대상’에서 이종석은 “귀한 배우가 되지 않겠다”라는 수상소감을 남긴 바 있다. 이처럼 이종석은 연기에 대한 열망과 욕심이 가득한 배우였다.

“배우들을 보면 필모그라피 관리를 많이 하잖아요. 계속해서 연기를 해야 되는데, 가리다보면 작품을 많이 못하게 되기도 하고요. 전 작품을 가리고 싶지 않아요. 망하든 잘되는 무조건 하고, 그러다보면 몸값이야 떨어질 수 있겠지만 연기력은 늘겠죠. 또 내가 앞으로 계속 해야 되는 직업이잖아요. 전 솔직히 주, 조연도 상관없어요. 오히려 선배님들 나오는 작품에 조연으로 들어가는 게 더 많이 배우고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이날 이종석은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피노키오’라는 작품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좀 더 넓어졌고, 연기에 대한 욕심도 더 높아졌다. 그는 “아직 배우라고 부르기엔 스스로 부끄러운 점이 있는 것 같아요”라며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 “요즘 행복해요?”라고 넌지시 물었다. 그러나 그는 다소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글쎄요. 사실 행복하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지만 ‘행복하자’라는 말을 많이 하고 다녀요. 아무래도 마음껏 즐길만한 여유를 가진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금방도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듣고 왔는데 거기서 ‘행복하자 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라고 나오거든요. 2015년에는 행복을 좀 찾아보려고요.” (사진제공: 웰메이드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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