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리뷰] ‘라이브 클럽데이’ 전격 부활…홍대 라이브 공연을 만끽하라

2015-02-28 07:52:02

[bnt뉴스 김예나 기자] 홍대의 ‘불타는 금요일’이 부활했다. 100회가 넘는 공연을 이어오던 ‘클럽데이’가 폐지된 지 약 4년 만에 ‘라이브 클럽데이(LIVE CLUB DAY NO.1)’로 재등장, 다시 한 번 홍대 라이브 클럽의 열기를 끓어 올릴 것을 예고했다.

2월27일 서울 홍대 인근에 위치한 6개의 라이브 클럽(고고스2, 에반스라운지, 클럽에반스, 클럽 타, 프리버드, 클럽 FF)과 4개의 공연장(레진코믹스 브이홀, KT&G 상상마당, 벨로주, 프리즘홀)에서 ‘제 1회 라이브 클럽데이’(이하 ‘라이브 클럽데이’)를 개최했다.

이번 ‘라이브 클럽데이’는 ‘라이브 이즈 히얼(LIVE IS HERE)’는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의류 매장, 음식점, 주점 등 소비의 공간으로 전락한 홍대 주변을 라이브 공연의 중심지로, 문화적 영감의 대표지로 다시 만들어가겠다는 의미를 담아낸 것. 이에 걸맞게 이번 ‘라이브 클럽데이’는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는 클럽과 공연장만을 참여, 진정한 라이브 공연과 홍대 로컬 문화를 서포트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새 단장 후 첫 회를 맞은 ‘라이브 클럽데이’에는 평소 클럽 공연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밴드 국가스텐을 비롯해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구본암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Yellow Monsters), 이디오테잎(IDIOTAPE) 등 록과 재즈, 힙합을 포함하여 일렉트로닉,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장르의 30여 팀이 참여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공연은 자정까지 이어졌으며, 클럽에 따라 애프터 쇼(After Show)가 진행되는 곳도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공연장을 옮겨 다니는 이들에게서 라이브 공연의 열기가 느껴졌고, 살아있는 라이브 음악의 풍요로운 감동이 전해지는 듯 했다.

블라인드 티켓 오픈 1분 만에 매진, 2차 얼리버드 티켓 역시 3분 만에 모두 팔리는 기염을 토한 ‘라이브 클럽데이’는 최종 라인업 공개 전 일반 티켓까지 모두 매진되는 등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추가로 공개된 500장의 티켓 역시 매진 사례를 기록해 홍대의 뜨거운 밤을 기대케 만들었다.

헌데 온라인상의 티켓 전쟁은 약과였다. 이날 첫 공연이 시작하는 8시가 훌쩍 넘긴 시간까지도 티켓 교환 부스의 대기자는 줄어들 줄 몰랐다. 특히 티켓 양도와 관련해 혼란이 빚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즐기지 못하고 하염없이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현장 부스에 존재하는 스태프들의 인원 확보가 부족했다. 점점 늘어나는 대기자들을 응대하기엔 역부족인 인원만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던 것. 선구매자들의 숫자를 짐작하고 있었을 것임에도 신속한 업무 진행이 어려울 정도의 인원 배치를 한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라이브 클럽데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의 배경에는 화려한 라인업이 한 몫 했다. 이와 관련 일렉트로닉 밴드 이디오테잎 한 멤버는 “이렇게 초호화 라인업일 줄 몰랐다”며 “웬만한 음악 페스티벌에서도 이토록 대단한 뮤지션들을 한 날 모으기는 힘들 것이다”고 전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각각의 무대들은 단독 콘서트를 방불케 할 만큼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사했으며, 이는 자연스레 그들의 행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에 충분했다.

반면 신인 뮤지션들에 대한 정보 부족은 아쉬웠다. ‘라이브 클럽데이’ 측이 공식 SNS를 통해 정보를 제공해온 가운데 출연진들의 자세한 프로필이나 앨범 소개 등이 많이 다뤄지지 않았던 것. 이와 관련해 한 관객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그룹의 추천 곡이라든가 설명을 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관객은 “새로 알게 된 뮤지션들의 정보가 부족해 답답한 감이 있었다. 진작 공부를 해왔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홍대 라이브 공연 문화의 부활은 대단히 반가운 것이 사실이다. 한 관객은 “주로 홍대에서는 쇼핑이나 음주, 식사 등을 생각했는데 다시 라이브 공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매우 기쁘다”며 “‘라이브 클럽데이’가 잘 돼서 홍대 라이브 공연 문화를 다시 살려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라이브 클럽 및 공연장의 활성화 역시 긍정적이라 여겨졌다. 더불어 10개의 공연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위치 등을 담은 리플렛은 유용했다. 참여한 클럽과 공연장들의 입지는 홍대 인근에서 상당하지만 홍대 주위에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는 찾아 헤매는 수고로움을 덜어줬기 때문. 여기에 몰랐던 공연장을 알게 되는 또 다른 재미가 존재하지 않는가. 이로 인해 ‘라이브 클럽데이’ 이후로도 해당 공연장의 소식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거라 짐작됐다.

새롭게 부활한 ‘라이브 클럽데이’는 라이브 공연에 목말라있던 대중에게 단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록과 재즈, 힙합을 비롯하여 일렉트로닉, 크로스오버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매달 주어진다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다만 시작의 스케일이 꽤 화려했던 만큼 앞으로 이어질 ‘라이브 클럽데이’의 규모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편 이날 첫 회를 맞은 ‘라이브 클럽데이’의 다음 일정은 내달 27일 금요일이며 현재 공개된 1차 라인업으로는 밴드 장기하와얼굴들, 게이트 플라워즈, 백현진X방준석, 9와 숫자들, 고고스타다. 자세한 소식은 공식 SNS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출처: ‘라이브 클럽데이’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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