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리뷰] 김재중 군 입대 전 콘서트, 이별의 슬픔은 접어두고

2015-03-29 07:00:20

[bnt뉴스 최주란 기자] 이별은 눈물 가득한 슬픔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1년9개월의 헤어짐에 앞서 김재중은 화끈하고 강렬한 무대를 통해 슬픔보다는 밝은 추억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3월28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2015 김재중 콘서트-더 비기닝 오브 디 엔드(The Beginning of The End)’가 개최됐다. 이번 콘서트는 김재중의 군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로 세계 각국 6천여 명의 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블랙의상을 입고 등장한 김재중은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마인(Mine)’으로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강렬한 록 비트의 ‘9+1 #’을 부르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두 곡의 무대 이후 김재중은 “오늘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린다.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이지만 슬픈 마음으로 있으면 안 된다. 전체적으로 슬픈 음악보다는 즐겁고, 같이 뛸 수 있고, 흔들 수 있는 밝은 곡들이 많이 있다”며 콘서트를 즐길 것을 당부했다. 이어 “준비한 곡 중 신곡도 있다. 신나고 분위기 있는 곡들이 준비돼있으니 기대해달라”고 신곡 무대를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재중이 말 한대로 콘서트는 슬퍼할 틈이 없었다. 록 사운드가 장내를 꽉 채웠으며, 팬들은 일어서서 야광봉을 흔들고 리듬에 몸을 맡겼다. 혼자지만 에너지 넘치는 그의 무대는 팬들을 열광케 하기 충분했다. 하지만 콘서트 중간 중간 김재중이 군 입대를 언급할 때면 팬들은 잊고 있던 그와의 이별을 다시 상기시켜야 했다.

31일 군 입대를 앞둔 김재중은 “드라마 ‘스파이’가 끝나고 딱 하루 쉬었다. 계속 일하면서 한 달 동안 딱 삼일 쉬고 술을 마셨다. 입대하기 전이라서 그랬다”며 “잡생각이 많아지더라. 꿈도 입대하는 꿈을 꾼다. 이상하게 요즘 날씨가 좋으면 가슴이 더 아프다”고 싱숭생숭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 김재중은 그의 마음과는 대비되는 ‘햇살 좋은 날’을 부르며 감미로운 목소리로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어 ‘나우 이즈 굿(Now is good)’ ‘올 어론(All alone)’ ‘살아도 꿈인 것처럼’의 무대를 통해 팬들과 호흡했다.

신곡 무대에서도 김재중은 팬들과 함께 했다. 신곡 ‘브리싱(Breathing)’을 깜짝 공개한 그는 또 다른 신곡 ‘굿 모닝 나이트(Good Morning Night)’를 부르기 전 팬들에게 미리 후렴구를 들려줬다. 팬들과 후렴구를 주고받으며 예행연습을 마친 김재중은 본격적으로 노래가 시작되자 무대를 종횡무진 했다. 또한 원래 연습했던 후렴구 가사 ‘헬로우(Hello)’를 즉흥적으로 ‘제이(J)’로 수정하며 흥에 취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콘서트의 백미는 대기실 토크였다. 대기실 안에서 김재중은 팬들과 영상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았다. 상의를 탈의하는 팬 서비스도 잊지 않았으며, ‘닥터진’ ‘스파이’ ‘보스를 지켜라’ 등 활동 당시 사진들을 공유하며 팬들과 추억을 회상했다. 또한 콘서트 전 드레스코드를 지정한 김재중은 이날 인상 깊은 의상을 입은 팬들을 선정했다. 그중에는 치파오를 입은 외국인, 캐나다출신 여성, 예비군 복장을 하고 온 남성팬 등이 있어 남녀를 막론한 그의 글로벌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헤어질 시간이 다가올수록 그는 더욱더 팬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러브홀릭(Luvholic)’에서는 응원도구를 가져온 팬들을 위해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흔드는지 세세히 알려줬다.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응원도구를 사용하며 그의 무대에 열광했다. 공연장의 분위기는 ‘모뎀 비트(Modem beat)’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리프팅으로 2층 객석에 들어선 김재중은 팬들을 향해 손을 뻗었고, 팬들의 함성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무대가 끝났음에도 팬들은 “김재중”을 외치며 콘서트의 마지막을 아쉬워했다. 팬들의 외침에 다시 등장한 김재중은 “공연이 끝났는데도 이름을 외쳐주신다는 것만으로도 ‘난 정말 성공한 가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다른 분들보다 늦게 입대하지만 반대로 20대의 소중한 시간들을 헛되이 쓰지 않고 여러분들과 좋은 시간, 추억을 많이 만들어서 이 자리에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김재중은 앙코르 곡으로 가수 故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와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 OST ‘지켜줄게’를 부르며 팬들과 애틋한 작별인사를 나눴다.

군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였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무대였다. 영영 헤어지는 것이 아닌 잠깐의 이별일 뿐이었다. 팬들은 그 잠시라도 아쉬워했지만 김재중은 그러한 팬들을 위해 신곡 발매 소식을 전했다. 입대 후 2집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는 것. 브라운관에 비춰지진 않겠지만 입대 후에도 팬들의 곁에 있겠다는 그의 의지가 엿보였다. 이번 콘서트에서 팬들과의 이별을 대하는 김재중을 통해 기분 좋은 헤어짐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한편 김재중은 오늘(29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또 한 번 팬들과의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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