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터뷰②] 코드 쿤스트, 그가 들려주는 ‘Crumple’ 68분의 여행

2015-05-08 08:21:32

1편에 이어 >> 코드 쿤스트 “음악 말고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다”

[bnt뉴스 김예나 기자] 최근 2집 정규 앨범 ‘크럼플(Crumple)’을 발매한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가 각 트랙에 담긴 이야기를 한경닷컴 bnt뉴스에 들려줬다. 데뷔 앨범 ‘노벨(Novel)’ 이후 1년 만에 발표한 ‘크럼플’에는 무려 20트랙이 담겨있으며 래퍼 씨잼, 기리보이, 팔로알토, 어글리덕, 메이슨 더 소울 등 힙합 씬의 굵직한 뮤지션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번 앨범에서 “다양성”과 동시에 “통일감”에 중점을 뒀다는 코드 쿤스트는 “1번 트랙부터 20번 트랙까지 하나의 주제로 이어지면서도 그 안에서 다이나믹함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의도대로 ‘크럼플’은 각각의 트랙마다 뚜렷한 색깔을 지니고 있음에도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자연스레 어우러짐을 느낄 수 있다.

#1. 랩 콘서트(Rap Concert) Feat. 우탄
“랩으로 콘서트를 열어 줄 테니 한 번 귀를 열고 잘 들어봐 라는 주제를 담고 있어요. 실제 콘서트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내가 주는 메시지’를 내레이션으로 전달 한 후에 이야기를 진행시켰어요.”

#2. 골든 카우(Golden Cow) Feat. C Jamm, DJ SQ
“저는 24살이라는 다소 늦다면 늦은 나이에 처음 힙합 씬에 발을 내딛었어요. 그때 같이 시작한 동료가 래퍼 씨잼이었어요. 두 사람 모두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결과물들을 만들어 냈어요. 제 첫 번째 EP 앨범 수록곡 중 ‘1-2’에 우리 생각을 적은 적이 있는데 이 ‘골든 카우’가 그 곡의 연장선상의 곡이라고 보면 돼요. 과거의 우리와 현재의 우리를 담아낸 곡이에요.”

#3. 굿바이 노벨(Good Bye Novel)
“1집 ‘노벨’ 타이틀곡인 ‘오르간(Orgran)’을 리믹스 한 곡이에요. 1집 때는 굉장히 비장하고 무거운 비트 위에 곡이 진행됐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가볍게 진행돼요. 그냥 단순히 분위기만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4. 에디슨 Feat. 넉살
“정말 창의적이고 완성도가 높은 곡이에요. 저와 가장 잘 맞는 파트너 중 한명인 래퍼 넉살과 함께 한 곡인데, 일단 완성도적인 면에서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비트 중간에 마치 실험실에서 연구 하는듯한 이미지를 후크와 브릿지 변주로 나타냈어요. 넉살의 가사 역시 창의성이라는 주제를 보여주고 싶어서 답을 내리지 않고 생각의 방향을 열어둔 곡이에요.”

#5. 디그(Dig!) (Oasis Pt.3) Feat. Ja Mezz
“‘나를 조금 더 알아봐, 나를 따라와’라는 주제를 담고 있어요. 최근 영감을 많이 받은 자메즈와 함께 했고요. 가벼운 리듬에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운드를 이용하면서 알면 알수록 새롭고 재미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멜로디와 랩으로서 나타내 봤어요.”

#6. 퀸(Queen) Feat. Blnk-time
“디안젤로(D’Angelo) 음악을 들으면서 충격을 받고 제 방식대로 소스를 운영하면서 그 분위기를 표현해 본 곡이에요. 굉장히 자유로우면서도 변칙적인 곡입니다.”

#7. 나만의 롤 Feat. 기리보이, Ugly Duck
“음악을 하면서 갖고 있는 저마다의 규칙과 룰이 나름대로 존재하잖아요. 그 주제를 가지고 기리보이와 어글리덕과 함께 자신의 룰을 설명한 곡이에요. 특이한 점이 있다면 세 번째 벌스에는 가사가 없이 다른 비트로 진행되는데, 랩 음악이 갖고 있는 뻔한 규칙은 필요 없다라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어요.”

#8. 디렉터스(Directors) Feat. Don Mills, 지구인, 행주 Of 리듬파워
“7번 트랙 ‘나만의 룰’의 주제와 이어지는 곡이에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잖아요. ‘내 삶의 디렉터는 나다’는 주제를 갖고 작업을 했어요. 각자의 색이 확실한 뮤지션과 함께 하고 싶었고, 그 결과 행주, 지구인 그리고 던밀스와 함께 하게 됐어요.”

#9. 그렇다고 Feat. Paloato
“제가 팔로알토 형과 함께 하지 못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갑작스럽게 만들어낸 곡이에요. 앨범 발매 3주 전에 갑자기 만들어서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응해주셔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10. 1218
“분위기의 반전을 주는 곡이에요. 제목인 ‘1218’은 제 생일이에요. 이 연주곡을 넣은 이유는 앨범 작업 기간 중에 생일을 보냈는데, 생일날마저 곡을 만들고 있는 현실이 속상하면서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단순하게 생일날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담아낸 곡이에요.”

#11. 왓 아이 필(What I Feel) Feat. 도넛맨, Owen Ovadoz
“항상 피처링진을 결정할 때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할까’라고 궁금했던 래퍼들에게 요청하는 편이에요. 그중 도넛맨과 Owen Ovadoz가 최근 알게 된 친구들인데 그들의 음악에서 호기심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그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 무엇인지 적어달라고 요청했어요. 곡 후반부에 피아노 연주로 분위기를 바꾸면서 연주한 것은 제가 그 곡을 만들 때 느끼고 있던 감정이었어요.”

#12. 눈먼 자들의 도시 Feat. 넉살
“우리 삶의 성공에 잣대가 된 것들이나 눈으로만 보는 것들이 아닌 것들 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많은데 우리가 놓치고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에서 만들어 낸 곡이에요. 넉살 특유의 재치 있는 가사와 비유법들이 재미를 더해요.”

#13. 러브씬(Love Scene) Feat. 메이슨 더 소울
“평소 제가 열성 팬이었던 메이슨 더 소울과 함께 한 곡이에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 중 하나고 개인적으로 음악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곡이에요. 이 곡의 주제는 직접 찾아보며 듣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길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웃음)”

#14. 미도 Feat. Blnk-time, 뱃사공, Jayho Of 리짓군즈
“우연히 영화 ‘올드보이’를 다시 보다가 영감을 받아서 만들게 된 곡이에요. 처음에는 미도라는 캐릭터에 이상한 영감을 받았고, 미도라는 단어가 ‘아직 도달하지 못함’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돼서 그 주제를 그대로 진행해서 만들게 됐어요.”

#16. 라이프 이즈 크레이지(Life is Crazy) Feat. New Champ
“제목 그대로 ‘인생은 미쳤다’는 주제를 갖고 있어요. ‘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봐’라는 브릿지 부분의 내래이션은 피처링에 참여한 뉴 챔프의 인생을 들어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챔프의 생각을 대변해주고 싶다는 역할에서 만들어지게 됐어요.”

#17. 주소 Feat. 화지
“제가 평소 화지의 팬이었어요. 그가 하던 곡 분위기보다 조금 가벼운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여러 가지 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그 자체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했어요. 스쳐간 주소들이 하나씩 나열되면서 돌고 돌아 우리는 인연이 돼 여기서 만났고, 현재 우리가 느끼는 감동과 행복한 감정을 그대로 담아냈어요.”

#19. 오버도즈(Overdose) Feat. Rosemi
“첫 번째 보너스 트랙이에요. 가사가 정말 멋있기도 하지만 Rosemi의 야릇하고 독특한 음색과 무겁고 중심있는 비트가 어우러지는 점이 정말 매력적인 곡이에요.”

#20. 병뚜껑
“두 번째 보너스 트랙이에요. 축하하는 자리에서는 술과 음료가 빠질 수 없잖아요. 이번 앨범을 잘 만들어서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자축하는 곡이에요.”

#‘크럼플’ 총 설명
“제가 듣고 싶은 이야기와 참여진 각자의 삶에 중점을 둔 이야기를 주로 대변했어요. 음악적으로는 창의적인 부분에 중심을 뒀고요. 20개의 트랙 중 하나도 튀는 곡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트랙을 들은 사람만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고요. 그리고 사운드를 운용하는 방식에 있어서 불규칙적이면서 규칙적인 질감과 진행 패턴을 자주 사용했어요. 결론적으로 ‘크럼플’은 제목의 뜻대로 앨범을 듣고 나면 얼굴이 일그러지며 ‘이 앨범은 미쳤어’라는 표현을 하길 바랐어요.”

총 68분의 ‘크럼플’에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코드 쿤스트는 말했다. “내 이야기 혹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크럼플’의 1번부터 20번 트랙을 차근차근 들으며 각각의 감상에 젖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사진제공: 코드 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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