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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bnt결산-예능] 나영석-노래-쿡방-MC, 어디까지 챙겨봤니?

2015-12-31 18:04:09

[bnt뉴스 김희경 기자 / 사진 김치윤 황지은 기자] 2015년 예능 프로그램은 그 어떤 해보다 우리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그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무료해지고 삭막해질 것이다. 올해 가장 눈부셨던 2015년 예능 활약을 4개의 키워드로 정리해보자.



① 나영석-tvN, 신의 한 수 꿀조합


2015년 예능에서 나영석 PD의 이름은 빼놓을 수 없는 대가로 자리 잡았다. 일찍이 ‘1박2일’을 통해 우리들에게 큰 웃음 홈런을 선보이는 그였기에 대중들의 시선에는 우려 반 기대 반이 섞여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케이블로 전향해 ‘리즈갱신’을 선보였고, ‘삼시세끼’와 ‘신서유기’가 함께 방송되던 때 사람들은 금요일을 ‘나요일’이라 부르며 그의 신선한 웃음에 박수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꽃보다’ 시리즈는 예능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스타들을 배낭여행이라는 테마에 맞춰 잔잔한 웃음을 선사했다.


먹고 사는 이야기가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삼시세끼’


지난 2014년 10월17일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tvN ‘삼시세끼’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에서 손수 재배하거나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이용해 삼시세끼를 해먹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하루 간 세끼를 해먹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전부다. 다만 세끼를 해먹는 사람이 우리가 아는 연예인이고, 마트에서 쉽게 사먹지 않고 직접 재배하고 키운 것들을 토대로 요리를 한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밥을 먹는 것에서 대단한 미션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출연자들이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평온하고 심심한 분위기의 예능이었지만, 놀랍게도 시청자들은 그 심심한 예능에 뜨겁게 화답했다. ‘삼시세끼’ 시리즈는 시즌1 1화 5.6%의 시청률을 시작으로 9, 10화 말미에는 최고 시청률 10.5%를 기록했다. 이어 번외로 진행된 어촌 편에서는 1화서 11.9%를 찍고 7화에서는 최고 시청률 16.8%의 높은 시청률을 얻었고, 시즌2 정선 편에서는 1화 시청률 11.4%에 이어 15화에선 15.9%를 기록해 또 다시 흥행을 이었다. 마지막으로 11일 종영된 번외2 어촌 편은 1화에서 최고 시청률 16.8%를 찍으며 전회 평균 시청률이 12%를 넘는 대기록을 세우며 금요일 시청자들의 리모콘을 봉인시켰음을 다시금 확인했다. (닐슨코리아 기준)

이처럼 ‘삼시세끼’가 높은 시청률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나영석은 베일에 쌓인 톱스타들을 밥이라는 가장 일상적 모습에 접목시켜 그들의 신비감을 한꺼풀 벗겨냈다. 배우 윤여정과 최화정을 시작으로 신구, 백일섭, 김광규, 김지호, 류승수, 고아라, 손호준, 최지우, 이순재, 김영철, 이승기, 정우, 추성훈, 박신혜, 지성, 보아, 유해진, 김하늘, 홍석천, 이선균, 박형식, 이진욱, 윤계상 등 내노라하는 스타들은 낯선 농촌과 언밸런스한 조화를 이루거나 마치 고향에 온 듯 익숙하게 일을 하는 모습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삼시세끼’ 고정 출연자들의 활약 없이 배우들의 이러한 반전 매력은 쉽게 보기 힘들었을 터.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여심 스틸러’의 대명사였던 이서진은 덥고 추운 환경에서 일하게 만드는 나영석 PD와 형제처럼 투닥거리며 남다른 케미를 보였다. 그는 “내가 진짜 열심히 해서 이 프로그램 망하게 할 거다. 정말 재미 하나도 없이 막 할 거다”라며 전쟁을 선포했으나, 이내 설거지나 감자 깎기에서는 누구도 비교할 수 없는 승부욕과 꼼꼼함을 드러내며 ‘츤데레 서지니’의 탄생을 알렸다. 이어 ‘설거지니’ ‘꽃꼬지니’ 등의 별명은 덤.

그룹 2PM의 리더 옥택연은 무대 위의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작은 행복에도 활짝 웃는 ‘옥빙구’의 모습을 보이며 초긍정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나이는 가장 연장자지만 ‘삼시세끼’ 합류 시기 상 막내로 불리기 시작한 김광규는 소심한 싱글남의 모습과 일꾼의 모습으로 출연자들의 하루 세 끼를 수월하게 도왔다. 또 남자의 정력에 좋다는 말에 홀리듯 산 야관문을 소중히 달여 틈틈이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며 ‘야관문 아저씨’라는 별명을 탄생시켰다.


정선 편뿐만 아니라 어촌 편의 출연자들도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였다. 차승원은 카리스마와 중후함을 벗고 머리에 수건을 동여맨 채 야무지게 칼질하는 모습을 보이며 영락없는 아줌마 포스를 드러냈다. 부엌과 마당을 떠나지 않으며 비장한 모습으로 칼을 들고 재료를 손질하거나 맛깔스러운 반찬을 만드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연상시키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이어 유해진은 차승원과 달리 부엌보다 바닷가를 전전긍긍하며 생선을 낚는 유태공의 모습을 보였다. 어쩌다 한 번 잡힌 큰 물고기에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차승원에게 다가가 “별 건 아니고 오늘 한 끼 정도는 얼추 되겠네”라며 능청스러운 미소를 짓는 모습은 마치 어촌의 노부부 같은 케미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곁에서 충실하면서도 깍듯한 조수의 모습으로 엄마 미소를 자아내게 만든 손호준의 등장은 ‘삼시세끼 어촌 편’의 화룡점정과도 같았다.


그리웠던 예능 조합과 새로운 플랫폼의 환상적 시너지…‘신서유기’


나영석이 ‘1박2일’을 기획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삼시세끼’와 ‘꽃보다’ 시리즈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특히 ‘1박2일’ 시즌1은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사한 바. 강호동, 이승기, 은지원, 이수근의 재결성은 예상됐던 재미와 기대 이상의 또 다른 재미를 선보였다. 나영석이 ‘신서유기’를 기획한 것 또한 ‘1박2일’서 뚜렷한 활약상을 보인 이들의 예능감을 잊지 않았기 때문일 터.

하지만 그들은 ‘1박2일’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며 ‘신서유기’만의 재미를 뽑아냈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이승기는 초반부터 “상암동 베팅남” “여의도 이혼남” 등을 서슴없이 내뱉었고, 은지원 또한 기존에 가진 ‘돌아이’ 콘셉트에 얹어 특유의 빠른 눈치로 ‘신서유기’의 흐름을 잘 파악해 그에 걸맞은 웃음을 만들었다.

이와 다르게 ‘1박2일’에서 수많은 ‘드립’과 ‘심야 개그’로 웃음 흐름을 이끌었던 이수근은 과거의 실수로 인해 자중 콘셉트를 얻게 됐다. 서유기라는 테마에 맞춰 금고아와 저주파 마사지 패드를 몸에 붙이게 된 그는 짜릿한 저주파 효과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로써 방송 복귀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 셈.


‘신서유기’의 가장 눈여겨 볼 수 있는 캐릭터는 바로 저팔계 콘셉트의 강호동이었다. 그는 방송 복귀 이후 KBS ‘달빛 프린스’ ‘투명인간’, SBS ‘맨발의 친구들’, MBC ‘별바라기’ 등 다양한 예능 변신을 꾀했지만 각각 마지막 회 시청률 3.3%, 3.6%, 5.4%, 4.2%라는 다소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닐슨코리아 기준) 나영석은 이런 강호동을 과감하게 인터넷 방송이라는 경험해보지 못한 플랫폼에 집어넣음으로서 그간 대중들이 몰랐던 강호동의 색다른 예능적 면모를 드러냈다. “칭원(저기요)”과 “쭈빠찌에(저팔계)”를 ‘신서유기’의 명대사로 만든 강호동은 야생 수컷 호랑이의 포효가 아닌 갓 태어난 새끼 호랑이의 첫 걸음마를 보여줬다.

‘신서유기’는 다른 예능 콘텐츠와 다르게 인터넷 방송이라는 독특한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반신반의한 시도였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제는 TV가 아닌 다른 곳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는 대중들에게 인터넷 방송은 그다지 낯선 플랫폼이 아니었기 때문. 이 같은 ‘신서유기’의 성공으로 인해 타 방송 콘텐츠들도 이제는 브라운관에서 벗어나 모니터를 향해 시선을 돌리기 시작하며 나영석 신드롬을 일으켰다.

중국을 배경으로 그려낸 ‘신서유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중국 포털사이트 QQ에서 공개된 ‘신서유기’는 약 6천만 건을 기록하며 한류 예능에 본격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이처럼 ‘신서유기’가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자 나영석과 신효정 PD는 “처음 도전한 웹콘텐츠였고, 부족한 점도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을 얻어 기쁘다”며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남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척지였던 만큼 나영석은 자막, 게임 소재, 인터넷 신조어, 출연진의 여론 등을 세심하게 고민했다고. 결국 “시청자들이 잠깐이나마 웃으며 쉴 수 있는 예능을 만들자는 기획 의도에 초점을 맞췄다”는 결론을 내린 나영석은 자신의 소신대로 대중들에게 쉼터 같은 예능을 개척했다.

이에 대해 이명한 tvN 본부장은 “‘신서유기’가 tvN go의 하반기 첫 프로젝트로서 웹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길을 제시한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청자들의 다양한 반응과 니즈를 분석한 뒤 향후 개발될 웹콘텐츠에도 반영할 것”이라며 다양한 예능 콘텐츠의 변화를 예고했다.

여행이라는 테마를 통해 갖가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나영석 PD. 결국 가장 나다운 것이 가장 대중적이라는 것을 증명한 나영석 PD는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어딘가로 훌쩍 떠난다는 공통점이 누군가에게는 다소 식상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클리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의 프로그램이 매 회 화제가 되는 점은 분명 대다수의 대중들이 그만의 독특한 예능을 반가워한다는 뜻이기도 할 터. 2016년 그가 도전할 또 다른 예능에도 가장 나영석다운 모습이 담겨져 있길 고대한다.


② 노래와 예능 사이, 환상적인 콜라보의 집합체

성격이 정반대거나, 취미가 전혀 다른 사람들에게도 통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노래가 아닐까. 2015년의 예능은 이같은 노래의 장점을 살려 감동과 재미를 접목시키는 데 큰 활약상을 보였다.

잠시 기억 속에 묻어두고 있던 옛날 노래와 가수들은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와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을 통해 뜨거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 JTBC ‘히든싱어4’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2’(이하 ‘너목보’)에서는 온전히 제 목소리를 통해 숨겨진 진면목을 알리는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의 주제를 안고 가지만, 각기 다른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노래 예능들. 시청자들이 이런 예능에 뜨겁게 반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토토가’ ‘슈가맨’, 과거의 향수를 부르는 타임머신 예능


2015년 대한민국에 가장 먼저 노래 열풍을 불러온 ‘토토가’는 개그맨 박명수와 정준하의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토토즐(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플랫폼을 오마주해 90년대를 풍미한 가수들의 유행가를 다시 보자는 것. 그렇게 시작된 ‘토토가’ 프로젝트는 터보, S.E.S, 쿨, 조성모, 소찬휘, 이정현, 지누션, 엄정화, 김건모, MC 이본 등이라는 추억의 스타들을 모으게 하는 데 성공했다.

터보의 ‘나 어릴 적 꿈’ ‘러브 이즈(Love is)’ ‘화이트 러브(White Love)’ ‘트위스트 킹’, 김현정의 ‘그녀와의 이별’ ‘멍’, S.E.S의 ‘아임 유어 걸스(I’m Your Girls)’ ‘너를 사랑해’, 쿨의 ‘애상’ ‘슬퍼지려 하기 전에’, 소찬휘의 ‘현명한 선택’ ‘티어스(Tears)’, 지누션의 ‘에이요(A-Yo)’ ‘전화번호’ ‘말해줘’, 조성모의 ‘투 헤븐(To Heaven)’ ‘다짐’, 이정현의 ‘와’ ‘줄래’, 엄정화의 ‘초대’ ‘포이즌(Poison)’, 김건모의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사랑이 떠나가네’ ‘잘못된 만남’ 등 제목만 들어도 절절한 가요들은 전 국민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토토가’에 출연한 가수들 또한 ‘토토가’가 끝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감격했고 이후에도 잦은 연락으로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됐음을 알렸다.


1월3일 방송된 ‘토토가’는 그야말로 ‘초대박’ 현상을 이끌었다. 최고 시청률 24.1%(닐슨코리아 기준)라는 높은 기록은 물론 전국 음원 사이트는 90년대 대중가요가 상위권에 오르며 ‘단체 역주행’을 이뤘다. 단순히 가수만의 추억이 아닌 대중들의 가슴을 울린 향수 어린 노래들이었기에 가능한 현상이었다.

‘토토가’의 결말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달 13일 첫 콘서트를 개최한 지누션은 “‘토토가’ 같은 기회가 없었다면 컴백이 없었을 수도 있었다”며 감격에 겨워했으며 “‘토토가’ 전후로 내 삶이 나뉘었다”고 ‘토토가’를 향한 감사함을 표했다. 뿐만 아니라 김종국과 마이키, 김정남은 21일 데뷔 20주년을 맞이해 터보의 6집을 발매,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 1위를 휩쓸며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다.


8월19일 첫 방송된 ‘슈가맨’ 또한 과거의 노래를 되짚어보는 예능으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민국 가요계에 한 시대를 풍미했다 사라진 가수. 즉 슈가맨을 찾는 기획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파일럿으로 시작된 ‘슈가맨’은 2%의 시청률을 기록한 뒤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으며, 1% 중반까지 내려갔던 시청률은 1일 방송을 통해 시청률 3.3%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슈가맨’은 ‘아라비안 나이트클럽’ 김준선, ‘눈 감아 봐도’ 박준희, ‘풍요 속의 빈곤’ 김부용, ‘질2’의 유승범, ‘하얀겨울’ 미스터 투, ‘잊었니’ 현승민(H), ‘너 하나만을 위해’ 구본승, ‘기다려 늑대’ 줄리엣, ‘아마도 그건’ 최용준, ‘그런가 봐요’ 강현수, ‘너를 처음 만난 그때’ 박준하, ‘발걸음’ 에메랄드 캐슬, ‘사랑, 이 말 밖엔’ 리치, ‘응급실’ izi, ‘어제처럼’ 제이, ‘사랑일 뿐야’ 김민우, ‘널 위한 거야’ 미스미스터, ‘가질 수 없는 너’ 뱅크, ‘내 눈물 모아’ 故 서지원, ‘처음 그 날처럼’ 故 박용하 등 그리운 슈가맨을 발굴하며 세대 간의 향수를 자극해 화제를 이끌었다.

이와 함께 이들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EXID 하니, 신혁, 걸스데이 소진, 매드클라운, 신사동호랭이, 존 박, AOA 지민, 초아, 신혁, 인피니트 성규, 나인뮤지스 경리, 이선정, B1A4 진영, 바로, 블랙아이드필승, 에이핑크 보미, 남주, 다이나믹 듀오, 플래닛쉬버, 제시, 스윗튠, 로꼬, 크러쉬, 필터, 황치열, 백아연, 10cm, 샤이니 종현, 정승환, 돈 스파이크, 마마무 솔라, 문별, 용감한 형제, 에프엑스 엠버, 루나, 박정현, 윤종신, 거미, 유희열, 린, 강균성, 전우성 등 가수들의 색다른 면모 또한 발굴되며 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복면가왕’ ‘히든싱어4’ ‘너목보’, 목소리로 뽑아낸 3가지 꿀잼 예능


지난해 예능이 명석한 두뇌 싸움과 토론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면, 2015년 예능에서는 자신의 의견을 내는 목소리가 마이크를 쥐고 감미로운 노래하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먼저 MBC ‘복면가왕’은 신원을 파악할 수 없게 가면을 쓴 8인의 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서로 노래 대결을 펼치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2월18일 설날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영된 뒤 큰 호응을 얻어 4월5일부터 MBC ‘일밤’의 1부 코너로 자리 잡아 MBC의 간판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첫 회 6.1%로 시작한 ‘복면가왕’은 회를 거듭할수록 무서운 시청률 성장세를 보였고, 4회 연속 가왕의 자리에 있던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가 ‘노래왕 퉁키’ 이정에게 저지된 뒤 얼굴을 공개하는 장면에서는 최고 시청률 16.3%를 기록하며 대중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닐슨코리아 기준)

‘복면가왕’에 등장한 스타들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등장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익명성을 통해 그들의 노래는 더욱 진정성을 얻게 된다. 그룹 EXID 솔지와 김예원으로 시작된 ‘복면가왕’은 에프엑스 루나, B1A4 산들, 나비, 장혜진, 진주, 비투비 육성재, 김연우, 에일리, 조장혁, 임세준, 에이핑크 정은지, 나윤권, 스피카 김보아, 린, 이정, 테이, 멜로디데이 여은, 다비치 강민경, 홍지민, 김승미, 엑소 첸, 신효범, 소냐, 임형주, 조장혁, 거미, SG워너비 이석훈, 뮤지, 전봉진, 은가은, 이정봉, 옴므 이현, 임다미, 윤하, 투빅 지환, 클릭비 오종혁, 이지훈, 엠블랙 지오, 박정아, 원기준, 이재은, 배다해, 고명환, 주희, 신효범, 성태, AOA 초아, 별, B.A.P 대현, 베스티 유지, 김정태, 원기준, 홍진영, 이건명, 이수영 등 가수부터 시작해 아나운서 김소영, 운동선수 신수지, 서두원, 이천수, 성우 이선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은 가면으로부터 더욱 자유를 얻게 됐다.


‘복면가왕’이 스타들의 재능을 재조명받게 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JTBC ‘히든싱어4’는 스타보다 더 뛰어난 일반인들에게 핀조명이 돌아가는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시즌1을 시작해 시즌4까지 이어지고 있는 ‘히든싱어’는 가수와 5명의 모창자가 블라인드 뒤에서 한 소절씩 노래를 부르면 청중단 100명이 진짜 가수를 찾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10월3일 시작된 ‘히든싱어4’에서는 가수 보아, 거미, 김진호, 민경훈, 故 신해철, 이은미, 소찬휘, 김정민, 김연우, 임재범, 신지, 거미, 변진섭 등 대가수들이 출연했다. 특히 ‘히든싱어4’가 시작되기 전 공개된 예고 영상 속에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자들이 원작자 못지않게 뛰어난 실력을 보여 대중들에게 화제가 된 바.

‘히든싱어4’는 지난 번 시즌보다 훨씬 더 뛰어난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 원조가수의 자리를 위협하는 기세를 보여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대거 보였다. 1회에 출연한 보아는 1라운드에서 가장 보아 같은 순위에 5위로 오르며 탈락 위기를 겪었다. 2회에 출연한 김진호도 1라운드에서 8표 차이로 탈락의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빗겨갔으나, 2라운드에서 탈락돼 충격을 안겼다.

3회 민경훈 편에 출연한 참가자들은 1년 전 무산된 ‘히든싱어’ 출연을 다시 성사시키기 위해 더욱 실력을 갈고 닦았고, 그 결과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탈락된 참가자들은 전부 한 자리 수 득표차로 치열한 박빙을 보였다. 결국 3라운드에서 민경훈은 참가자들의 실력을 이기지 못하고 쓴 고배를 마셨다.


4회에 출연한 故 신해철은 故 김광석 편에 이어 ‘히든싱어’ 시즌 사상 가장 감동적인 무대였다. 특히 신해철 편은 21표라는 역대 최저득표 탈락자와 신해철의 목소리를 꼭 빼닮은 참가자, 대중들이 듣지 못했던 신해철의 미공개 육성까지 공개돼 그간 신해철을 그리워했던 팬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안겼다. 6회에 출연한 소찬휘는 자신의 히트곡 ‘티어스(Tears)’를 불렀음에도 ‘가장 소찬휘 같지 않은 사람’을 뽑는 투표에서 17표를 받기도 했다. 7회에 출연한 김정민은 최종 라운드에서 2등과 7표라는 미미한 차이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8회에 출연한 김연우는 고작 1라운드에서 1표 차이로 탈락 위기를 겪었으며, 9회에 출연한 임재범은 2라운드에서 2표 차이로 아슬아슬한 상황을 겪었다. 또 10회 신지 편에서는 모창자 중 4명이 가수 경력을 가지고 있어 역대 가장 화려한 참가자들과 힘든 싸움을 벌였고, 11회에 출연한 거미는 ‘보이스코리아’ 출신 이은아와 걸그룹 배드키즈 모니카까지 등장해 단언 ‘역대급 난이도’라는 평을 받았다. 12회에 출연한 변진섭은 1, 2, 3라운드에서 20표 미만 투표를 받지 못해 원조 가수 최초의 기록을 세우기도.

이처럼 ‘히든싱어4’는 평균 시청률 4.5%대를 유지하며 비지상파 예능의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신지, 임재범 편은 자체 최고 시청률 7.8%까지 상승하며 남다른 저력을 과시했다. 내년 방송될 ‘히든싱어4 왕중왕전’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이유도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들의 등장과, 원조 가수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출연자들의 만남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는 7명의 참가자 중 립싱크를 비롯한 약간의 힌트를 토대로 진짜 음치를 찾는 미스터리 음악쇼다. 최후의 1인이 된 참가자는 게스트로 참여한 가수와 함께 듀엣을 부르며 자신의 실력을 공개해 승패의 여부를 알린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시즌1과 시즌2를 통틀어 8승 12패의 전적을 지니고 있으며, 가수 김범수, 박정현, 백지영, 김연우, 2AM 조권과 이창민, 장윤정, DJ DOC 이하늘과 정재용, 신승훈, 인순이, 환희, 김조한, 브라운아이드걸스 등이 음치를 선택해 반전을 선사했다.

특히 ‘너목보’ 시즌1에 출연한 황치열과 방성우, 권민제, 박지은 등은 실력을 떠나 개성 있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겼다. 특히 황치열은 임재범의 ‘고해’를 완벽하게 소화해 포털사이트 네이버 TV캐스트 조회수 180만 뷰 이상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최근 “1년반 동안 억대급으로 돈을 모았다”고 말해 높아진 자신의 주가를 증명하기도.

노래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이유는 단순히 노래에 대한 유명세보다 그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스토리에 더욱 집중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나의 주제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 사랑받고 있는 현재, 시청자들은 볼거리가 가득한 예능 프로그램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③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꿀잼 예능도 식후경

먹고 살기 위해 살던 사람들이 정말 일터에 먹거리를 들고 나왔다. 단순히 주부 시청자들을 위한 요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예능까지 발을 내딛은 음식은 익숙한 방송인들과 ‘먹방’ ‘쿡방’의 조화를 이루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 속 등장하는 인기 BJ들의 단골 코너는 바로 ‘먹방’과 ‘쿡방’이다. 단순히 음식을 맛있게 먹거나 만드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인기를 얻는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밥에 대한 여유가 빼앗긴 현 시점에서 그들은 우아하게 재료를 다듬거나 완성된 요리를 맛있게 먹는 BJ의 모습으로도 대리 만족을 느끼는 셈.

이러한 ‘먹방’과 ‘쿡방’ 트렌드는 브라운관까지 흘러들어와 이젠 방송인들이 요리를 만들거나 먹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 대한민국의 눈에 포만감을 안긴 쿡방과 먹방을 되짚어보자.


‘요섹남’, 섹시의 재정의


요섹남(요리를 잘하는 섹시한 남자)이라는 말은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과 함께 2015년을 빛낸 새로운 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중 요섹남의 수가 가장 많고, 마니아 팬층까지 일궈낸 프로그램은 단언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일 터. ‘냉장고를 부탁해’는 게스트들의 냉장고 속의 재료를 이용해 게스트들이 원하는 요리를 선보여 투표를 받는 교양 예능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예능 중 하나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셰프들은 올리브TV나 각종 타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린 유명 셰프들이지만,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뒤 더욱 그 인기가 증폭됐다. 이는 바로 각자 가진 개성이 절묘하게 조합돼 서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방송인 홍석천, 기자 박준우, 웹툰 작가 김풍 등 프로 셰프가 아니기에 가질 수 있는 매력도 눈길을 끈다. 그중에서도 김풍은 ‘야매’라는 단어를 호(號)처럼 지니며 대충 만든 요리에도 깊은 맛을 내며 셰프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자아낸다.

‘삼시세끼’를 통해 차줌마라는 별명을 얻은 차승원 또한 ‘요섹남’ 대열의 선두주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요리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거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차승원은 곱게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거나 야무지게 재료를 손질하는 모습으로 전업 주부 못지않은 비주얼을 풍겼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을 절묘하게 이루어내는 순간 그 여성 시청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만들었고, 차승원은 본업에서도 꾀하기 힘든 이미지 변신을 방송으로 새롭게 재조명시켰다.


‘슈가보이’ 백종원, 그의 요리에 담긴 특별한 MSG


백종원이 방송을 타기 전 그는 대중들에게 단순한 요리 사업가이자 소유진의 남편으로만 기억됐다. 그간 방송 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던 백종원은 1월29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인 모습을 선사했다.

백종원은 화려한 요리 실력을 선보이는 다른 셰프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누구나 집에 가지고 있을 법한 재료를 통해 누구나 먹고 싶은 음식을 창출하는 능력 또한 뛰어나지만, 가장 사랑받는 이유는 뭐든지 괜찮다는 백종원의 넓은 마인드. 칼질이 서툰 이에게는 채칼을 권했고, 칼로리가 높아 걱정하는 이에게는 “맛있으면 된다”라는 명대사를 했으며,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말에는 “사먹어도 된다”라며 쿨한 태도를 보인다.

그의 인기는 지상파를 넘어 케이블까지 전파됐다. 5월19일 첫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은 직접적으로 타인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백종원이 등장해 또 다른 재미를 안긴다. 요리에 전혀 소질이 없는 남자 방송인들과 백종원이 함께 쉬운 레시피로 훌륭한 요리를 만드는 ‘집밥 백선생’은 첫 시청률 또한 2.1%, 최고 시청률 7.6%까지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백종원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 첫 파일럿 실험 방송을 마친 뒤 인터뷰 당시 “모든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보고 요리가 의외로 쉽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드러냈다. 백종원의 첫 번째 말은 현재까지도 변치 않는 그의 모토로 유지되고 있다.

단순히 엄마가 해주는 밥이나 비싼 호텔 레스토랑 등 일차원적인 생각만 떠올리게 한 요리의 개념은 예능을 통해 대중들에게 한 발짝 다가왔다. 그간 바쁜 일상으로 소홀히 했던 지인들을 위해 한 번쯤 요리를 통한 따뜻한 온정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④ 대한민국을 쥐락펴락…新舊 MC들의 2015년

예능 프로그램을 가장 맛깔스럽게 살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뛰어난 MC의 활약이다.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던 유재석과 강호동은 지상파를 떠나 종편까지 발을 들이며 끝없는 이미지 변신을 약속했고, 노홍철과 정형돈은 각자 방송계에 발을 떠나거나 발을 들이며 대중들에게 큰 화두로 떠오르기도.

또한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로 전향한 전현무와 김성주는 본인들만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지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진행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2015년 한 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MC들의 활약상과 현주소를 짚어보자.


유재석-강호동, 용과 호랑이의 종편행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MC로 유재석과 강호동이 없다면 섭섭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영원한 MC 라이벌이라는 점도 있지만, JTBC라는 비지상파 프로그램을 선택하게 된 것 또한 눈길이 간다.

2000년대 초 유재석은 개그맨의 뛰어난 감각은 물론 위트 있는 진행으로 주목을 받았다. 방송의 흐름과 출연 멤버들의 콘셉트를 잡아 절묘한 하모니를 만들며 각 방송사의 간판 예능에 롱런했다. 남자 개그맨 인기도 순위에서도 2005년부터 1위를 차지하며 10년에 가까운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며 MC의 존재만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가 어려워졌다. 다양한 예능적 변화로 인해 MC가 없어도 무리 없는 예능 프로그램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약 25년간 탄탄히 자신의 길을 다져온 유재석이지만 오랜 방송 생활로 대중들에게는 유재석은 다소 식상한 감이 없지 않아 있던 터. 이에 대해 유재석의 JTBC행은 매우 의미 있는 행보였다. 10월20일 첫 방송된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을 찾아서’(이하 ‘슈가맨을 찾아서’)는 유재석의 데뷔 후 첫 종편 프로그램으로 화제가 됐다.

‘슈가맨을 찾아서’는 파일럿 1회 시청률 2%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순항을 알렸다. 하지만 초반 다소 부산한 진행으로 1.3%까지 하락하며 유재석의 종편 행에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하지만 11월24일 방송된 6회에서 시청률 2.4%를 기록한 뒤 각각 3,3%, 3%, 3,2%, 2.7% 등 안정적인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시청률보다 화제성이 높았던 ‘슈가맨이 돌아왔다’가 대중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것이 요인이 됐고, 자체 최고 시청률 5%를 돌파하며 본격적인 순항을 알리고 있다. (닐슨코리아 기준)


강호동 또한 올해 첫 비지상파 프로그램에 입성하며 새로운 발돋움을 펼쳤다. 12월5일 첫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은 인생을 살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사소하지만 궁금해 견딜 수 없는 시청자들의 질문에 출연진이 다양한 방법으로 정답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공식 SNS를 통해 시청자들이 궁금한 점을 직접 질문할 수 있으며, 그 중 선정된 질문은 출연진이 직접 방송에서 해결책을 찾는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 속 강호동은 특유의 에너지와 사람을 끌어당기는 입담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도 ‘옛날 개그맨’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의 구식 진행을 종종 드러내 출연진들에게 빈축을 사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그간 이승기, 이수근, 이특 등 남자 스타와 호흡이 잘 맞는 강호동은 ‘아는 형님’에서도 서장훈과 호흡해 새로운 케미의 탄생을 알렸다. 운동선수 출신이라는 공통점과 강한 이미지, 그 속에서 피어나는 묘한 라이벌 의식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뜻밖의 웃음을 자아낸다. 이런 강호동의 힘은 ‘아는 형님’ 첫 방송 시청률 1.8%를 기록하게 만들었고, 목표 시청률 3% 실현에 기대감을 높인다.

‘아는 형님’ 제작발표회 당시 여운혁 CP는 “강호동씨는 장점이 많은 사람이다. 섭외는 힘들지만 일단 섭외하면 시키는 건 다 한다. 또 제작진 편의를 최대한 도와주고, 몸을 아끼지 않는다. 그 성실함이 좋다”라며 오랜 시간 옆에서 바라본 강호동의 장점을 언급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바.


이어 16일 첫 방송된 JTBC ‘마리와 나’에서는 고양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강호동이 고양이 토토를 만나며 조금씩 사랑과 관심을 주기 시작하며 보모가 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강호동의 주먹만큼 작은 고양이지만 태어나서 한 번도 고양이를 만져본 적이 없는 그는 토토의 작은 행동에도 깜짝 놀라거나 안절부절하는 모습으로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카리스마를 찾아볼 수 없게 만든다.

최선을 다해 토토의 편의를 돌봐주는 강호동의 마음을 안 것인지 토토 또한 강호동의 곁에서 떠나지 않으며 마치 할아버지와 손자 같은 케미를 안겼다. 고양이를 어색해하던 강호동은 어느새 다른 게스트들에게 다가가 고양이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누거나, 다른 반려동물의 등장에도 무조건 “우리 토토가 최고다”며 ‘토토 애비’의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색다른 느낌을 자아냈다.

그간 다른 방송사에서 도전했던 동물 예능의 시들한 반응과 달리 ‘마리와 나’는 첫 방송 시청률 1.7%, 2회 시청률 1.8%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고양이를 포함한 라쿤, 샤모에드, 미니피그, 퍼그 등 다양한 종류의 반려동물이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동물 예능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닐슨코리아 기준)


노홍철-정형돈, 바통 터치된 ‘그’들의 행보


‘무한도전’에서 한솥밥을 먹던 노홍철과 정형돈은 이제 ‘그 녀석’과 ‘그리운 녀석’으로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함께 높은 자리에 있던 그들은 방송국을 떠나거나 돌아오며 향후 시청자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홍철은 종잡을 수 없는 독특한 이미지로 차별화된 캐릭터를 구축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방송인이었으나,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MBC ‘무한도전’을 비롯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후 여러 차례 그의 근황과 방송 복귀 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며 그의 복귀에 대해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후 약 1년의 자숙 기간을 거쳐 유재석, 정형돈 소속의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 본격적인 방송 복귀의 시작을 알렸다.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처음 방송에 출연한 노홍철은 1년간의 자숙 이후 전과 다른 차분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지만, 평범한 시민에 비해 윤택한 삶을 사는 이들이 ‘잉여’라는 타이틀로 방송이 된 점에 대해 다수의 시청자들은 함께 공감하지 못했을 터.

이후 tvN ‘내 방의 품격’으로 다시 방송을 시작한 노홍철은 평소에도 관심이 많았던 인테리어를 이용해 여러 지식이나 꿀팁을 전할 MC로 활약하고 있다. 오랜만의 방송에 떨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방송의 취지에 맞게 자신의 몫을 다 하는 모습은 프로다웠다. 첫 회 시청률은 1%를 기록하며 케이블 기준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목이 쏠린다.

케이블로 방송 복귀를 알린 노홍철. 그렇다면 ‘무한도전’의 복귀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일까. 하지만 최근 진행된 ‘내 방의 품격’ 기자간담회에서는 “제가 ‘무한도전’을 하는 게 불쾌하신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다면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 당장의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일터에 다시금 발을 내딛는 노홍철과 달리 잠시 일터를 떠나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가 있다. 11월12일 정형돈은 평소 가지고 있던 불안장애가 심해지자 MBC ‘무한도전’, MBC every1 ‘주간아이돌’,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여러 개의 고정 프로그램에서 하차해 대중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정형돈은 방송 초반 ‘재미없는 개그맨’이라는 수식으로 어색하고 주눅 든 모습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특유의 뻔뻔함과 짓궂은 화법으로 게스트의 허점을 공략하면서도 무례함의 수준을 넘지 않는 수위 조절로 시청자들에게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MC로 평가받았다. 또한 다른 MC들보다 아이돌과의 케미가 좋은 정형돈은 ‘무한도전’ ‘주간아이돌’ 등을 통해 근거 없는 자신감의 모습을 보이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현재 정형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많은 방송인들이 패널로 돌아가며 활동하고 있다. 현재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본인은 최대한 빨리 회복해서 복귀하고 싶어 하지만, 정확한 복귀 일정은 제작진들과 상의 하에 결정될 것 같다”며 “휴식기 동안은 건강 회복에 전념할 계획이며 소속사 또한 정형돈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전현무-김성주, 아나운서 MC들의 무서운 저력


지상파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로 전향한 뒤 활발한 방송생활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전현무와 김성주는 기존 아나운서 이미지와 MC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그들만의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많은 프로그램에서 마치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이들의 매력은 2015년에도 밝게 빛났다.

김성주는 2000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7년 간 MBC에 몸담던 김성주는 2007년 프리랜서 선언 뒤 타 지상파 및 케이블에 출연하고 있다. 올해는 Mnet ‘슈퍼스타K7’,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백인백곡-끝까지 간다’, MBC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MBC every1 ‘결혼 터는 남자들’, TV조선 ‘영수증을 보여줘’, 올리브TV ‘한식대첩3’ 등 다채로운 곳에서 진행을 맡으며 그만이 가진 위트 넘치는 화술과 악동 같은 면모를 맛깔스럽게 살리고 있다.

김성주는 주로 게스트를 살려주는 능력과 대다수의 사람을 집중시키게 만드는 깔끔한 진행능력이 뛰어난 MC로, 때로는 프로그램의 빈틈이 생기지 않게 말장난이나 농담을 건네며 짧은 시간 동안 순발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또 요리 프로그램과 인연이 많은 김성주는 셰프들의 요리를 맛보며 솔직한 평가를 내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어 KBS 32기 공채 아나운서 출신 전현무는 지난 2012년 프리랜서 선언 이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와 마주했다. 한 해 동안 전현무는 KBS ‘해피투게더3’, SBS ‘창업스타’, tvN ‘수요미식회’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JTBC ‘나홀로 연애중’ ‘크라임씬2’ ‘히든싱어4’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헌집줄게 새집다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MBN ‘전국제패’, SBS 플러스 ‘김구라 전현무 필살기쇼’, KBS W ‘마카롱’, 올리브 ‘주문을 걸어’ 등 다채로운 곳에서 MC로 등장해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살리며 호흡을 맞췄다.

특히 지적인 이미지와 정적인 분위기를 지닌 다른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들과 다르게 샤이니의 ‘루시퍼’ 안무를 따라서 추거나, 특유의 깐족거림은 아나운서계의 이단아라는 말을 들을 정도. 방송계에서는 우스갯소리로 비호감 이미지라는 말을 듣지만, 유려한 진행능력과 센스는 시청자들에게 미운 정이 든 비호감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다.

2015년 예능 속 MC들은 누구보다 게스트와 프로그램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을 가지는 게 필수불가결하다. 2016년의 MC들이 무엇보다 기대가 되는 이유도 그들의 눈부신 능력을 믿기 때문이다. (사진출처: tvN ‘삼시세끼’ ‘신서유기’ ‘집밥 백선생’ 포스터 및 방송 캡처,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일밤-복면가왕’ 포스터 및 방송 캡처,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냉장고를 부탁해’ ‘히든싱어4’ ‘마리와 나’ 포스터 및 방송 캡처,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2’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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