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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유이 “틀을 깰 수 있는 배우 되고파”

2016-02-29 13:52:45

[우지안 기자] 이름은 낯설어도 얼굴만큼은 친근한 배우를 만났다. 8살 때 연기를 하고 싶었다는 꿈을 가진 뒤로 오로지 한 길만 걷고 있는 배우 한유이. 다양한 것을 배워봤지만 결국 하고 싶었던 건 연기였다는 그의 말이 진심으로 다가왔다.

한유이는 스타가 되기보다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꾸준히 자신만의 페이스로 다양한 작품에서 본인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미혼모부터 마약에 취한 여자까지 쉬이 하기 어려운 역할에도 몰입할 줄 알고 연구하는 천상 배우였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오래토록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한유이. 여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그와의 이야기를 전한다.

Q. 촬영 소감
너무 재밌게 촬영했다. 신기하게도 눈이 그쳤다가 촬영할 때만 눈이 와서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예쁘게 잘 나왔으면 좋겠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
전부 다 좋았다. 특히 당나귀랑 촬영해보긴 처음이라 특이하고 재밌었다. 말띠라 당나귀도 낯설지 않았고(웃음). 옆에서 잘 꾸며주시고 작가님도 잘 이끌어 주셔서 좋았다. 장소도 예뻐서 기분 좋게 촬영했다.

Q.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8살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다. 부모님께서는 어릴 적부터 맞벌이를 하셨고 오빠도 공부 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외로움도 많이 타고 관심이나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을 워낙 좋아했다. 전도연 선배님이 나오시는 영화 ‘약속’을 감명 깊게 보고 막연하게 꿈꿨다. 대사를 따라 하는 게 습관이었다. 영화 ‘화양연화’도 인상 깊었다. 색감도 예쁘고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Q. 왜 하필 연기였을까
연기는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다. 부모님 반대가 심해서 연기는 못 배우고 미술, 무용, 피아노, 육상 등 예체능만 배웠다. 그러다가 중학교 1학년 때 스마트 교복 모델 선발 대회에 몰래 원서를 접수하고 참가했다. 예선을 거쳐 본선 대회에 나갔고 그다음 해에는 에꼴 모델 선발 대회에서 대상을 탔다. 연이어 M-net에서 주회하는 VJ 모델 대회에서 VJ 상을 타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밀어주시기 시작했다.

Q. 미술과 피아노 그리고 육상까지 예체능에 소질이 있었나 보다
어머니가 무용을 전공하셨다. 또 큰 이모는 요리 선생님이고 하고.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해서 영화예술학과를 못 갔으면 체대를 갔을 것 같다.

Q. 수상을 하고 나서 연기를 배우게 된 것인지
그렇다. 주최 측에서 연기 수업을 받게 해줬다. 거기서 몇 개월간 연기 수업을 받고 있던 도중 아는 언니가 들어갔던 회사와 미팅을 하고 중학교 3학년 때 회사를 들어가게 됐다. 그 회사에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있다가 사정이 생겨서 나오게 됐다. 대학교 입시 준비는 혼자서 했고 입학과 동시에 싸이더스에 들어가게 됐다.


Q. 다양한 캐릭터를 맡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은
작년에 종영한 드라마 ‘당신만이 내사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미혼모 역할로 나왔는데 그런 경험도 없고 이해하기도 힘들었던 역할이어서 주변에 많이 물어봤다. 극 중에서 입덧이 심해서 잘 먹지도 못해 힘들어하는 연기가 많았기 때문에 먹는 것도 자제하게 되더라. 촬영이 있으면 이틀 전부터는 밤마다 운동장 20바퀴씩 뛰었다. 힘들었던 만큼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Q. 드라마 ‘당신만이 내사랑’으로 얼굴도 많이 알려졌는데
일일드라마다 보니까 아무래도 어머님들이 많이 알아봐 주셨다. 촬영 마지막 부분은 강화도 풍물시장에서 했는데 상인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고맙고 감사했다. 사인 요청이나 사진 요청을 하면 아직 적응이 안 되지만 너무 감사하다.

Q. 연기자로서 힘들었던 점
솔직히 힘들지 않았던 역할은 없다. 단막극 ‘사건번호 113’을 촬영할 때에는 마약에 취해있고 환각 증세로 누워있고 맨날 울고 자는 캐릭터를 맡았다.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해야 하니까 비슷한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도 많이 봤다.

Q.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많이 맡은 것 같은데 연기에 몰두하는 본인만의 방법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내 입장에서 최대한 이해하려고 하고 내가 이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한다. ‘당신만이 내사랑’에서 미혼모 연기를 할 때에는 비슷한 경험조차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집중할 수 있고 생각을 쏟을 수 있는 매개체를 만들었다. 아기 신발을 직접 사서 몰입하려고 했다. 아직도 책상 서랍에 있다(웃음).

Q. 최근 방영된 작품들 중에 욕심나는 역할이 있었는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성보라 역할. 류혜영씨와 이미지가 닮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웃음). 툴툴 되면서도 할 거 다 해주는 츤데레 같은 면은 나한테도 있는 것 같아서 기회가 왔으면 잘 했을 것 같다.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액션 연기도 하고 싶다. 멜로는 항상 욕심나고(웃음).

Q. 롤모델 혹은 존경하는 배우가 있다면
전도연 선배님. 어떤 역할도 다양하게 도전하시고 잘 소화하신다. 선배님이 나오는 작품은 잘 챙겨보는 편인데 소녀 같은 순수한 연기부터 강인한 역할까지 완벽하게 본인의 것으로 만드신다. 자신의 틀을 깨고 정형화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선배님께서는 그렇게 하고 계신다.


Q. 친하게 지내는 배우가 있는지
‘당신만이 내사랑’에 함께 출연한 배우분들과 단체 카톡방이 있는데 아직도 살아있다(웃음).
채아 언니가 다른 작품 촬영 때문에 바빠서 자주는 못 보지만 친하게 지낸다. 같이 한강 가서 자전거 타면서 운동도 하고. 드라마 찍을 때 워낙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에 같이 했던 배우들이 공연하면 서로 보러 가주고 신년회와 망년회도 했다(웃음).

Q. 이상형은
너무 잘생긴 사람은 싫다. 신경 쓰일 것 같고 얼굴값 할 것 같아서(웃음).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Q. 연예인과 교제하게 된다면 공개 연애를 할 생각이 있는지
연예인은 좀 부담스럽다. 만약 만나게 되면 상대방과 얘기를 해봐야 하겠지만 불편할 것 같다. 그렇다고 딱히 숨기지는 않겠지만 티내면서 연애하진 않을 거다.

Q.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에 잠깐 출연했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중반부터 투입돼서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도 메인 감독님과 스크립터, 분장팀, 조명팀 사람들과는 안면이 있었고 배우분들도 편안하게 잘 대해 주셨다. 특히 극 중에서 살벌한 악역으로 나오셨던 남궁민 선배님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 선배님이 잡히지 않는 씬에서도 대사를 맞춰주시고 잘 챙겨주셨다. 김형범 선배님께서는 소품 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하게 신경 써주셔서 감사했다.

Q. 연극 ‘굿닥터’에도 출연했는데
나만의 틀을 깨고 싶었다. 대학교 다닐 때 다른 건 다 해봤는데 연극은 못해봤다. 그런데 ‘당신만이 내사랑’을 함께 했던 정한용 선배님께서 연극을 하신다는 말을 듣고 여자 역할이 있으면 해보고 싶다고 마음을 내비쳤다. 마침 여자 캐릭터가 있어서 하게 되었지만 처음 해보는 연극이라 헤매고 어려웠다.

Q. 연극과 드라마 촬영을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달랐는지
연극은 한 작품을 가지고 장시간 연습하기 때문에 드라마 촬영과는 또 다르더라. 또한 프레임 안에서 연기하는 것과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것은 사이즈도 다르다. 연기를 하는 것은 같지만 촬영은 금방 금방 지나가는 데에 비해 연극은 포즈도 커야 하고 동선도 다르고 취해야 하는 포즈도 다르다. 연극보다는 촬영을 훨씬 많이 했기 때문에 움직임에 있어서는 촬영하는 것이 더 익숙하다.

Q. 연극배우 출신 연기자들은 연기를 대체로 잘한다는 평을 받는데
직접 연극을 해보니 연극은 대체로 사이즈가 크다. 무대 사이즈에 맞게 연기를 해야 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어색함 없이 몰입해야 한다. 사이즈를 크게 하는 것은 어려운 데 비해 줄이는 건 쉽다. 그래서 연극을 하셨던 배우분들은 연기를 잘 하는 것 같다. 연극은 연기하는 데 도움도 많이 되고 꼭 필요한 것 같다. 많이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다.

Q. 배우들이 예능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는지
연기가 우선이지만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면 ‘진짜 사나이’ 혹은 ‘정글의 법칙’같은 활동적인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

Q. 앞으로의 목표
올해에는 더 많은 작품에서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캐릭터 이외에도 실제 제 모습이 묻어나 있는 역할로 찾아뵙고 싶다. 톱스타가 되기보다는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친근한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 끝까지 오래오래 기억되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기획 진행: 우지안, 조원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연중
의상: 레미떼, 펠틱스
슈즈: 지니킴, 모노바비
시계: 자스페로
선글라스: 룩옵티컬
헤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 웨스트점 주리 선생님
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 웨스트점 주연 팀장
장소협찬: 청춘식당 미래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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