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현장출동] JYP 공채 12기 오디션, 봄을 찾아 나선 26명의 인생 도전기

2016-02-29 10:43:47

[bnt뉴스 김희경 기자]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겨울이 어느덧 가시고 은근한 봄의 기운이 다가온다. 한 층 꺾인 추위에 사람들은 밝은 미소를 띠며 주말을 즐기기 위해 외출을 나선다. 그리고 그 외출 중엔 자신의 인생의 봄을 찾기 위해 나선 이들이 있다.

2월27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은 다른 날보다 조금 더 활기가 넘쳤다. 남녀노소 다양한 이들의 사람들은 묘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있다. 유명 가수의 공연은 아니었지만 이들에게는 유명 아이돌보다 더욱 특별한 무대라고 할 수 있을 터.

JYP엔터테인먼트는 1월9일 광주 조선대학교를 시작으로 10일 대전 배제대학교, 16일 대구 계명문화대학교, 17일 부산 동주대학교, 23일과 24일 서울 한국연예사관실용전문학교에서 공채 12기 오디션 오프라인 심사를 진행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선택된 26명의 참가자들은 3주간의 트레이닝을 받은 뒤 파이널 라운드에 올라선다. 어쩌면 마지막일수도 있는 무대. 프레스 대기실 바로 맞은편에는 오디션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연습생들을 위한 대기실이 마련됐다. 사춘기도 채 맞지 않은 듯 어린 소년부터 20대 초반의 성인들까지, 하나의 꿈을 위해 모인 이들은 화려한 무대화장을 받으며 각자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발라드부터 댄스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이 예고 없이 복도를 오갔다. 순번이 다가오자 이들은 서로 손을 꼭 잡고 “화이팅” “잘 하고 와” 등 다정한 응원을 건넸다. 그 순간만큼은 선의의 경쟁자이자,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반자의 모습이었다.

현장에 들어서자 수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자신들의 자식이자 형제, 친구를 위해 더욱 떨리는 표정으로 무대를 바라보거나 며칠 전부터 만들었을 플랜카드를 만지작거렸다. JYP 소속 가수들의 노래와 연기가 홀을 가득 채웠다. 상상했던 것보다 큰 무대에 문득 대기실에 앉아있던 수많은 이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무대의 불이 꺼지자 관객석에 앉아있던 이들의 함성 소리도 우렁차게 들렸다. “너밖에 안보여” “블랙홀 같은 너란 여자” 등 애정이 담긴 다양한 플랜카드가 그들의 눈앞에 펼쳐졌다. 각자 응원하는 도전자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는 관객석을 보자 기자 또한 절로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날 파이널 라운드에서는 모델팀, 키즈팀, 연기팀, 여자댄스팀, 여자보컬팀, 남자댄스팀으로 이루어진 26명의 도전자들이 각자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지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MC로 올라선 걸그룹 트와이스 나연과 정연은 “26명 참가자들의 심장 뛰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며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 순간 기자는 대기실과 복도를 오가던 도전자들의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가장 먼저 등장한 모델팀들은 ‘100 years of fashion’이라는 주제로 1900년대 유행 패션과 음악을 시대적으로 보여주며 발랄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들은 당시 유행가에 알맞은 의상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다소 긴장한 듯 보였지만 우아한 모습부터 발랄한 안무까지 선보이는 등 최선을 다해 무대를 즐겨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앳된 미모가 가득한 3명의 아이들은 키즈팀으로 출격했다. 이중 이계훈은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Baby)’ 안무와 노래를 선보이며 등장했다. 이를 본 관객들은 한 마음으로 노래를 따라 불렀으며 무대가 끝나자 한 남자 관객은 “계훈이 형”이라고 외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어진 댄스 브레이크 타임에서 등장한 두 여자 도전자 또한 아이돌 못지않은 환호성을 얻었다. 걸스 힙합은 웬만한 걸그룹 뺨치는 무대 매너와 표정이었다. 3주 만의 결과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능숙한 모습에 기자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무대가 끝난 뒤에는 저도 모르게 “언니”라는 말이 튀어나왔지만 겨우 겨우 마음을 다잡고 다음 무대를 기다렸다.

잔뜩 뜨거워진 분위기를 이어 남자 보컬팀은 랩부터 아카펠라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크러쉬의 ‘오아시스(Oasis)’를 부르는 모습에서는 익살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안무로 여성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들은 단순히 연습한 무대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관객들과 호흡하며 즐거운 시간을 선보였다. 여자 보컬팀은 성숙한 의상으로 등장해 마마무의 ‘애매모호’ ‘피아노맨’을 열창했다. 과거 SBS ‘K팝스타’ 시즌1에 등장했던 수펄스의 첫 무대를 봤을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완벽한 하모니를 만드는 모습을 보니 박수가 절로 쏟아졌다.

연기팀 또한 발군의 활약을 선보였다. 이들은 인기리에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 속 성덕선, 김정환, 최택, 성선우로 변신해 연기했다. 브라운관에서 만나던 쌍문동 아이들을 연극 버전으로 보다니. 관객들 또한 숨을 죽인 채 이들의 연기를 감상했다. 초반 다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던 이들은 점점 그들의 연기에 빠져 열연을 펼쳤다. 그중 덕선과 택이의 진한 키스신 장면에서는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진짜 했네, 했어”를 외쳤다.


여자 댄스팀과 남자 댄스팀은 각각 JYP 소속 가수들의 춤을 추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먼저 여자 댄스팀은 트와이스의 ‘우와하게’ 의상을 입은 채 완벽하게 안무를 선보였다. 이후 등장한 나연과 정연 또한 “정말 잘한다”며 환한 미소를 선보였다. 예쁜 아이들이 예쁜 아이들을 예뻐하다니. 이렇게 흐뭇한 광경이 또 있을까. 반면 남자 댄스팀은 갓세븐의 ‘네가 하면(If you do)’을 선보이기 전 복근 공개와 프리즈 자세를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지막 순서에서는 모든 JYP 오디션 파이널 라운드 진출자들은 지오디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를 열창했다. 여자 댄서팀 중 한 명은 갑자기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최종 후보로 오르기도 전에 흘린 그의 눈물은 스스로 이곳까지 올라왔다는 감격스러움과 자랑스러움이리라.


무대가 끝이 나나 싶었더니 바로 JYP 소속 가수인 가수 백아연과 트와이스가 등장했다. 백아연은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를 열창했고, 트와이스는 ‘우와하게’ ‘다시 해줘’를 선보였다. 관객들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목소리로 그들의 무대를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

축제 같은 파이널 라운드 무대가 끝이 나고, 모두가 고대하던 시상자 발표가 시작됐다. 에르모소 뷰티상은 참가번호 18번 김보라, 한국연예사관학교상은 참가번호 18번 김보라, 10번 배유정, 25번 김현서가 받았으며 인기상은 연기팀이 수상했다.


이어진 지니스타상 수상부터는 JYP 연습생의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었다. 지니 1년 전속 모델과 연습생 기회를 얻은 주인공은 2번 박예진. 이어진 3, 2등에서는 각각 25번 김현서와 14번 사카모토 마시로가 차지했다. 김현서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천장을 뚫을 듯 껑충대며 기뻐했고, 사카모토 마시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표정을 짓다가 이내 감격한 듯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마지막 1등은 키즈팀의 청일점 이계훈에게로 돌아갔다. 그는 “연습도 잘 안 하고 까불기만 했는데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라며 상당히 쿨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나연은 당황한 듯 웃으며 “앞으로 각오 같은 거 있나요?”라며 마이크를 건넸고, 이에 이계훈은 “열심히 해야죠”라며 또 다시 쿨한 답변을 내놓아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앳된 외모에서 풍겨지는 쿨내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배짱 가득한 그의 모습에서는 10년 뒤가 기대되기도 했다.


상을 받은 이들 모두 상의 가치에 버금가는 실력을 선보였지만, 한 명씩 돌아가지 않고 중복 수상을 받게 된 점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다. 모두가 최선을 다 한 무대인만큼, 2, 3개의 상을 한 명에게 수상하기보다 다른 이들의 잠재력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격려했다면 어땠을까.

파이널 무대가 끝나고 대기실로 돌아간 도전자들은 많은 말보다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그 순간을 함께 했다. 승자와 패자가 아닌, 무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하루였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들의 인생에 봄이 찾아왔다고는 아직 확신할 순 없다. 하지만 무대를 사랑하던 그들의 몸짓과 목소리, 눈빛은 당장 봄을 안겨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