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터뷰] 바이브가 말하는 ‘초심’

2016-04-28 15:32:03

[bnt뉴스 조혜진 기자] “‘머리를 덜 쓰고, 감성을 더 써서 작업을 하자’라는 게 저희의 초심입니다.” (류재현)

최근 그룹 바이브가 정규 7집 앨범 ‘리피트(Repeat)’ 발매 기념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뷔 15년 차 그룹답게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한 두 사람은 오랜 공백기 때문일까, 실시간 차트 순위를 수시로 확인하며 조마조마해 하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여 현장에 미소를 자아내는 등 의외의 모습을 엿보이기도 했다.

오랜 공백기 끝에 ‘리피트’로 돌아왔다. 바이브의 감성을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그 감성 그대로 돌아왔다는 의미를 담은 ‘리피트’에는 내포된 의미를 제대로 전하듯 그들만의 진한 감성이 담겼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바이브는 계속해서 그들만의 ‘초심’을 강조했다. 그들을 기다려온 팬들에게, 그리고 대중들에게 초심이 통한 걸까. 발매직후 더블 타이틀곡 ‘1년 365일’과 ‘비와’는 음원차트 상위권을 유지했다.

윤민수는 “시간마다 (차트를) 체크중이다. 평점, 리뷰를 검색해봤는데 오랜만에 나왔는데도 좋은 얘기들 많이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백기 후 찾아온 앨범인 만큼 곡에 주는 대중들의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했을 터.


이토록 오랜 공백기를 갖게 된 이유를 묻자 윤민수는 “조금 더 신경을 쓰다 보니 늦어지고 늦어졌다. 28곡 정도를 준비했고, 그 중 추려서 요즘 스타일에 맞는 편곡을 했다. 노래도 너무 과하게 부르지 않고 제스쳐도 많이 안했다”며 ‘과하지 않게’라는 이번 앨범의 포인트를 짚어 눈길을 끌었다.

“바이브의 예전 감성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때 음악들이 어땠나 생각하면서 절충을 한 것 같아요. 이번앨범에는 저희 2집이나 3집을 그리워하시는 분들에게 맞춘 곡들도 있고, 시도 아닌 시도를 한 곡들도 있고요. 옛날 사운드로 돌아가서 임하기도 했고, 다양하게 정리하고 준비했습니다.” (윤민수)

“초반 감성이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늙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나이가 들면서 자신을 가리려 하고, 메이크업도 점점 진해지는 느낌. 그것들이 너무 과한가? 싶을 때 ‘예전으로 돌아가야 하나’ 마음이 드는 것. 모든 가수들의 패턴이 같은 것 같아요. 우리 음악을 지겹다거나 과하게 생각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초반 감성을 찾기 위한 방법을 찾는 노력을 했어요. 그래서 이번앨범에 피쳐링도 많이 넣었고요. 저희가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 중에 일어난 앨범인 것 같아요.” (류재현)

그의 말처럼 ‘리피트’에서는 가수 거미가 참여한 타이틀곡 ‘1년 365일’부터 씨엔블루 정용화가 피처링한 ‘열정페이’ 엑소 첸이 한 곡을 다 소화한 ‘썸타’에 알켈리, 신용재, 임세준, 김숙까지 국적과 장르를 초월한 만남도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썸타’처럼 바이브가 곡 작업에만 참여하고 타가수가 한곡을 다 소화한 노래는 바이브 앨범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저희 앨범에 수록된 노래이니 만큼, 저와 같이 부르려고 했는데 첸 씨가 너무 잘해줬어요. 저희 앨범이라고 해서 제가 무조건 같이 불러야할 필요는 없었고, 어울리지도 않는데 괜히 같이 불렀다가 음악을 망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윤민수)


특히 두 사람은 “썸이 신조어이지 않나. 저희가 얘기하거나 노래하는 것에 있어 전달이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열정페이’라는 곡도 같이 부르긴 하지만 가사 자체를 열정페이라는 말과 어울리는 나이의 가수가 불러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표현적인 방법에서 각각의 가수들에 맞춰 가수들의 나이를 고려해 찾은 방법 중 하나가 피쳐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썸’ ‘열정페이’라는 단어를 부르기에 조금 더 적합한 이들의 목소리를 찾았다는 두 사람은 젊은이들에게, 또 대중들에게 바이브라는 이름이 잊혀지는 것에 대한 불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이브라는 이름 자체가 많이 잊혀 졌더라고요. 그래서 대중들과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노래방 어택 이벤트를 진행했었고, 그런 이벤트들을 위해 항상 아이템내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점점 바이브라는 그룹을 어린 친구들이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위기감을 느낀 적이 있어요. 어떻게 해야 조금 더 전 연령층과 어울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죠.” (윤민수)

“자꾸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얘기하는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가 너무 음악을 진지하고 심각하게 하지 말자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에요. 딱 바이브하면 음악적으로도 보컬적으로도, 진지하고 징징대는 느낌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방송이든, 매체든, 이벤트든 방법이 어떻게 됐건 간에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류재현)


초심을 말하는 그들에게 바이브만의 초심이란 어떤 것인지 물었다. 윤민수는 잠시 고민하더니 “예전, 사랑받았던 목소리 톤이 뭘까. 계속 그 생각만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제일 중요한데 놓치고 있던 게 ‘따뜻하면서 슬픈’ 감성이었다. 전체적인 멜로디는 따뜻한데 슬픈 감성이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7집 앨범을 준비하며 그들에게 가장 많은 생각을 안긴 초심이라는 것. 윤민수의 말을 듣던 류재현 역시 진지하고도 확고하게 자신의 초심을 전했다.

“처음 ‘미워도 다시 한 번’ 때의 그 감성, 우리의 색깔이 어떤 반응이었는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초반에는 때 묻지 않은 음악을 한 감성이 저의 초심이었고 그때는 때 묻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 좋았을 거예요. 지금 생각해서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한다면 ‘머리를 쓰지 말자’는 겁니다. 예쁘게 늙어가든 못생기게 늙어가든, 머리보다 감성을 더 써야하는데 너무 머리 쓰면서 음악을 하면 듣는 사람도 힘들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앞으로 이번을 계기로 머리를 좀 덜 쓰고, 감성을 더 써서 작업을 하자는 게 저희의 초심입니다.” (류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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