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진솔한 스웨거(swagger), 트루디

2016-06-24 15:15:58

[위효선 기자] ‘언프리티 랩스타’는 숨어있던 여성 래퍼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트루디도 그들 중 한 명이었다.

그의 우승은 놀라우면서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다. 승패를 번갈아 가며 냉정한 서바이벌을 벌인 두 달의 시간은 트루디가 태풍의 눈처럼 고요하지만 강력한 영향력을 발산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트루디의 진솔한 스웨그는 익숙하지 않은 촬영 현장에서 보여주는 그의 노력에서 느낄 수 있었고, 솔직한 대답을 이어간 인터뷰에서도 담겨 있었다. 음악에 대한 로망을 펼칠 수 있는 무대와 앨범을 향한 꿈. 그것이 바로 트루디가 가진 스웨그의 원천이다.

Q. Mnet ‘언프리티 랩스타2’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다른 활동보다는 앨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언프리티 랩스타2’로 얼굴을 알리고 활동을 처음 시작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곡 작업이라는 것 자체가 큰 산이었다. 앨범을 기다려주는 팬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고, 모든 과정이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매 순간이 값진 것 같다.

Q. ‘언프리티 랩스타2’ 이후 일상이 많이 바뀌었을 것 같다. 어떤가?
집안에서부터 바깥까지 모두 바뀌었다. 가족들이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좋아하셨고, 그 덕에 집에서 대접이 좋아진 것 같다. 방송 전에도 혼자 살고 있었는데 요즘은 집에 가면 엄마가 맛있고 비싼 음식을 예전보다 더 많이 해주신다. 밖에서도 알아봐주시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신기하고 감사하다.

Q.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하게 된 계기?
음악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공연에 갔다가 관계자 분에게 캐스팅이 됐다. 그렇게 방송에 출연하게 됐고 2015년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많은 분들이 어떻게 하면 음악 활동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는지 많이 여쭤보시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끈기 있게 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는 말만 할 수 있다.

Q. ‘언프리티 랩스타2’에 효린, 유빈, 길미 등 방송 활동을 오래한 래퍼들이 출연했다. 신예 래퍼 중에서는 트루디가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 같은데 갑작스러운 인기에 부담은 없었나?
제가 정식으로 데뷔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에 나가기 때문에 처음에는 코마 상태였다. 대중의 주목이 정말 기분 좋을 때도 있었지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맞는 방향인가에 대해 고민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중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보다는 더 열심히 해서 음악으로서 보여주자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Q. ‘언프리티 랩스타2’의 출연자 리스트를 보고 의외라고 생각한 이는 없었나?
제 실력을 보여주기에 바빴기 때문에 다른 출연자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아이돌 가수 출신 래퍼들이 이번 시즌에 많이 출연했는데 그들에 대해서 편견은 없다.


Q. 디스전이 화제가 많이 됐다. 동료들과의 관계는 어떤가
예지랑은 사이가 좋지 않은 듯이 비춰졌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수아는 집에 놀러 올 정도로 친하게 지낸다.

Q. 악마의 편집이 세간이 오르내렸다. 방송을 보며 실감했나?
억울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제가 꺼낸 말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 방송 편집에 대해서 이제와서 왈가왈부하는 것 보다는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다.

Q. 다른 출연자보다 짧은 경력임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언프리티 랩스타2’ 당시에는 힘든 것이 많아서 우승에 대한 욕심 보다는 주어진 상황을 잘 헤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그런데 그게 반복되다 보니까 우승까지 가게 된 것 같다.

Q. 포털 사이트에서 ‘트루디 패션’을 검색하면 관련된 이미지들을 한번에 볼 수 있다. 트루디만의 개성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뜻인데, 본인의 스타일링에 대해 설명한다면?
무조건 편안함을 추구해왔다. 무대에서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크고 넓은 옷들을 찾게 됐고, 편안함을 위해서 트레이닝 복을 즐겨 입었다. 스타일링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Q. 힙합 신에서 트루디의 위치는 어느 정도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아직 정식 앨범이 발매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밑바닥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의 위치를 설명하기는 애매한 것 같다.

Q. ‘언프리티 랩스타3’가 방송을 확정지었다. 다음 시즌에 출연하게 될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대에는 물론 서고 싶지만 서바이벌에 다시 참여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 시즌 2를 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Q. JTBC ‘슈가맨’에 출연했다. 90년대 곡을 리메이크해서 무대에 선 소감?
노래를 들었을 때 문득 가사가 쓰고 싶어지는 곡이 있다. ‘많이많이’가 그런 곡이었다. 노래 자체가 정말 좋았고 준비를 하면 할수록 이 곡이 관객들과 시청자들이 신나는 반응을 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Q. 가수 유성은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두 사람의 케미는 어땠나?
성은 언니는 노래 실력은 물론이고 성격도 무척 좋으신 분이다. 방송을 준비할 당시에 많은 스케줄 탓에 언니의 목상태가 좋지 못했는데, 무대에서는 목 컨디션에 대해서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실력을 보여주셨다. 언니의 존재 자체가 든든했고 ‘프로답다’는 생각을 했다.

Q. ‘언프리티랩스타2’에서 함께 곡 작업을 했었던 래퍼 치타와 경연 라이벌로 만났다. 다시 만난 소감은 어땠나
라이벌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이 언니에게 의지하게 됐다. JTBC 방송국에 도착해서부터 정말 떨렸다. 유재석 선배님과 유희열 선배님이 옆에 계시니 더 긴장됐다. 그런 와중에 치타 언니가 옆에 계시니 반가우면서도 든든했다.

Q. 다른 팀과 승부를 겨뤄야 했는데 승패에 대한 긴장감은 없었나?
승부에 대해서 긴장되지는 않았다. 물론 작곡가 오빠들도 옆에 함께 계시니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 편이 더 좋았겠지만 결과에 대해 개의치 않았다.


Q. 차기 앨범 계획
‘언프리티 랩스타2’ 출연 당시 ‘올드스쿨을 부활시키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앞으로의 앨범에서 올드스쿨은 물론, 모든 장르가 가능한 래퍼임을 보여주고 싶다. 다양한 분위기의 곡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준비기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새로운 앨범에서 콜라보레이션 하고 싶은 가수
개코, 지코, 일리네어 오빠들. 더 콰이엇 오빠랑은 꼭 다시 작업하고 싶다. 제가 감히 평가할 수 없는 분이지만 오빠의 소울풀한 감성을 함께 느껴보고 싶다. 여성 보컬리스트들도 많이 있는데 사실 거미, 티파니, 유성은, 에일리 언니와 작업을 해봤다. 여성 보컬리스트 중에서는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분들이다. 그래서 여한이 없다. 다시 하게 된다면 물론 영광이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
사천시에서 고등학생 관객들 앞에서 무대에 선 적이 있었다. 그날 목상태가 최악이라 아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공연을 망쳤다. 그런데 관객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셨고 속상하면서도 감동을 받아 무대에서 내려와 정말 많이 울었다. 다시 방문해서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아직 기회가 없었다. 앨범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무조건 사천에 다시 방문할 것 같다.

Q. 2015 ‘MAMA’ 무대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10만명의 관중 앞에 선 기분은 어떤가?
2015년 ‘MAMA’로 데뷔 100일만에 레드카펫을 밟았고 10만명 앞에서 공연을 했다. ‘MAMA’는 저에게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지금 다시 무대에 서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Q. ‘쇼미더머니5’는 한창 방송중이다. 응원하는 사람이 있나?
93라인 응원한다. 송민호, 마이크로닷, 씨잼, 비와이가 93년생 라인이다. 송민호 씨와 마이크로 닷은 전 시즌에 출연했었으니 이번 시즌에서는 씨잼과 비와이를 응원한다. 정말 잘 하는 분들이라 우승 후보로 거론될 만 하다.

Q. 트루디의 버킷리스트
이번 해에는 꼭 앨범을 내고 싶다. 공연도 많이 하고 싶고 팬미팅 같은 무대에 서서 팬분들과 소통 하고 싶다.

기획 진행: 위효선,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심형준
영상, 편집: 정도진, 남우림
의상: 스타일난다, KKXX, 엄브로, 포니, 에이인
아이웨어: 라피스 센시블레
주얼리: 킹크로치, 케이트앤켈리
워치: 망고스틴
슈즈: 로버스, 포니
헤어: 에이컨셉 김예슬 실장
메이크업: 에이컨셉 정윤선 실장
장소: 클럽 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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