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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일주, 특별함과 친숙함 그 언저리에

2016-10-04 16:09:26

[조원신 기자] 낯선 듯 낯설지 않은 모습의 그와 마주쳤다. 생글생글 사람 좋은 미소가 한 치의 가식도 없어보였다. 마치 어제 봤던 친구처럼 그는 서글서글한 모습으로 친숙하게 스며들었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던 배우 지일주 와의 첫 만남이었다.

어느덧 9년차가 된 이 농익은 배우는 그가 가진 경력에 비해 여전히 신선한 면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성황리에 마친 드라마 ‘청춘시대’로 그는 다시금 자신의 연기력을 입증해냈다.

다양한 필모그래피의 배우 지일주와 bnt의 화보 또한 그의 변화무쌍한 연기만큼이나 특별하게 진행됐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다시금 인간 지일주로 돌아와 자신의 소탈하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화보 촬영 소감

화보를 찍기 위해서 열흘 동안 식단관리도 하고 운동도 했는데 그만큼 잘 나온 거 같아 보람을 느꼈다.

-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상반신을 노출했던 두 번째 콘셉트. 첫 번째 콘셉트는 소년 같은 느낌이었는데 나이가 서른 둘 쯤 되니까 슬슬 그런 콘셉트가 부담스럽다.(웃음) 세 번째 모델 같은 느낌도 좋았지만 아직은 부끄럽고 두 번째가 가장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어릴 때 꿈은 수학선생님이었는데 중학생 시절 즐겨보던 만화책에 연극 서클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로망 같은 게 있었다.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재밌을 거 같아 연극 반에 들어가게 됐는데 연기에 푹 빠져서 성적이 뚝뚝 떨어졌다. 이대로 가면 수학선생님이 되긴 힘들겠다 싶었고 연기랑 더 잘 맞는 거 같아서 그렇게 본격적으로 꿈을 꾸게 됐다.

- 데뷔작 ‘태양의 여자’

마냥 재밌었다. 당시 소속사에 문제가 생겨 회사에서 나와 혼자 촬영장을 다녔었다. 혼자 활동하다 보니 차도 없어서 매일 스텝들과 함께 움직였다. 대전이 주 촬영장이어서 여의도에 스텝들과 새벽 6시에 집합을 해서 버스를 타고 갔었다. 그 스텝들과 가는 것부터 해서 쉬는 시간에 같이 수다 떨고 그러는 것들이 마냥 즐거운 거다. 또 스텝들이 너무 고생하니까 내가 직접 간식 같은 것도 사서 돌리고. 감독님은 출연료도 얼마 안 되는 놈이 왜 그러냐며 하지 말라고 하셨지만.(웃음) 그러면서 촬영했는데 마냥 재밌었다.

- 최근작 ‘청춘시대’에서 소위 ‘나쁜 남자’로 열연했는데.

내 연기를 보고 주변에서 다들 진짜 성격이 저러냐며 지인들에게 많이 물어본다고 하더라. 그만큼 내가 연기를 나쁘지 않게 했다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실제 성격은 다정다감하고 배려할 줄 알고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그런 사람이다.(웃음) 여자를 홀대하는 극중 캐릭터와는 전혀 다르다.

- 꾸준히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청춘시대’. 극본을 맡으신 박연선 작가님이 드라마 ‘연애시대’도 쓰셨는데 그 작품을 정말 너무 재밌게 봤었다. 이번 청춘시대도 내겐 몇 안 되는 인생드라마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드라마는 20대 여대생들의 이야기이다. 극중에서 그들은 감히 그 누구도 그들의 선택에 대해 맞고 틀렸고를 얘기할 수 없을 정도의 깊은 고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렇게 그들만의 고민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그 고민들이 주변에서 누구나 많이 겪고 있을, 나도 겪었던 그런 유의 고민들이라 많은 공감을 했었고 내가 출연했지만 정말 재밌게 보기도 했다. 극에 출연하며 정말 이런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 아쉬웠던 작품

‘TV소설 삼생이’ 라는 아침드라마에 출연했었다. 아침드라마치고 시청률도 18%로 잘 나왔었는데 다른 것 보다 내 연기가 부족해서 많이 아쉬웠다. 6개월간 출연했는데 초반에 캐릭터가 자리 잡지 못해 연기가 딱딱했던 것 같다. 그때 조금 그런 것들이 아쉬웠다.


- 뮤지컬 경력도 있다.

뮤지컬을 정말 좋아한다. 학교 들어갈 때 꿈도 뮤지컬배우였다. 외우고 있는 뮤지컬 넘버도 한 두 개가 아니고. ‘렌트’라던가 ‘스프링 어웨이크닝’ 같은 작품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레슨도 받고 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출연하게 됐는데 내가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조금 더 연습을 해서 내년이나 내후년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

-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

생각보다 또래랑은 연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청춘시대’도 그렇고 지금 촬영하고 있는 새로운 드라마도 그렇고. 그래서 정말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그런 선배님들과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송강호 선배님. 또 차태현 선배님은 내가 롤모델 같이 생각하는 선배님이라 함께 해보고 싶다. 또 박해일 선배님도. 그 외에도 수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 해보고 싶다.

- 롤모델 차태현

밝고 위트 있으면서도 가족 얘기에 어울릴 것 같은, 뭐랄까 나름의 감정 씬에서도 어색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은 게 내가 바라는 배우의 이상향인데 그런 모습을 다 갖고 있으신 것 같다. 마냥 무거운 것도 아니고 마냥 가벼운 것도 아닌 그런.

- 함께 작업 해보고픈 감독

봉준호 감독님이나 최동훈, 김지운 감독님. 또 김기덕 감독님하고도 해보고 싶단 생각도 들고. 영화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님과도 작품을 해보고 싶다.

- 차기작 계획 있는지.

현재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를 촬영 중이다. 남주혁, 이성경, 경수진, 이재윤 형님 그리고 안길강 선배님과 함께 출연 중이다. 나는 남주혁 씨의 친구역할로 나온다. 실제론 8살 차이가 나지만.(웃음)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로 나온다.

- 흥행 예감이 드는지.

작가님이 양희승 작가님이라고 ‘오 나의 귀신님’과 ‘고교처세왕’을 쓰신 작가님인데 대본이 일단 굉장히 재밌다. 근데 이게 현장에서 실제로 해보니까 더 재밌더라. 우리가 촬영하면서 이런 재밌는 씬 들이 많다면 생각보다 더 잘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오더라. 조심스럽게 우리 나름의 마니아층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연극은 배우예술, 영화는 감독예술, 드라마는 작가예술 이렇게 얘기하는데 정말 대본이 주는 힘이 너무 좋다. 또 젊은 배우들이 함께 하다 보니 합이 좋다. 특히 주연인 남주혁, 이성경이 극중 캐릭터와 잘 맞는다. 보시면 정말 재밌을 거다.

- 이런 역할 맡아보고 싶다.

‘청춘시대’에서 맡았던 역할이 그랬다. 약간 사이코적인. 그런 캐릭터일지는 몰랐는데 하다 보니 그런 캐릭터더라. 또 다른 뭔가를 하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밝고 긍정적인 캐릭턴데 나름의 고민이 있는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김재원, 김하늘 선배님이 출연했던 ‘로망스’에서 김재원 선배님이 분했던 그런 캐릭터도 탐난다. 이번 ‘역도요정 김복주’에서도 밝고 긍정적이긴 하지만 약간은 생각 없고 여자를 밝히는 경향이 있어서.(웃음) 그런 것보다는 밝고 긍정적이지만 열정적이고 착실하게 살아가는 그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 평소에 즐겨보는 예능 있는지.

‘집밥 백선생’. 아 진짜 저렇게 하면 나도 요리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진짜 되게 손쉽게 알려주셔서 혼자 사는 나도 해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재밌는데 공부한다는 느낌도 있고. ‘백종원의 3대천왕’이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즐겨보고. ‘집밥 백선생’엔 게스트로 꼭 한 번 출연해보고 싶다.

- ‘멘사’ 가입으로 화제가 됐었는데 어떤 계기로 시험을 치르게 됐는지.

배우 최성준 형이랑 평소에 친하게 지낸다. 노는 걸 좋아하는 그 형이 알고 보니 서울대 출신에 멘사 회원이라는 거다. 전혀 안 똑똑해 보이는데.(웃음) 그래서 멘사가 뭐지 하고 물어봤더니 시험 보면 된다고 알려줘서 봤는데 덜컥 붙었다. 아직도 내가 왜 붙었는지는 모르겠다.
멘사 회원이 된 이후 종종 뭐가 좋냐고 주변에서 물어보는데 사실 딱히 다른 거 좋은 건 모르겠고 현장에서 스텝들과 농담 따먹기 할 수 있는 소재가 하나 더 생겼다는 것.(웃음) 그리고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답해줄 수 있다는 게 좋은 거 같다.

- 화보를 진행하며 다양한 얼굴을 봤다. 평소에 닮았다고 듣는 분들이 있는지.

가수 쪽에서는 유엔 선배님들 닮았다는 얘길 듣는다. 두 분 얼굴이 다 있다고 하더라. 또 웃을 땐 황정민 선배님 닮았다고도 하고. 약간 곁다린데 웃을 때 이효리 씨도 닮았다고.(웃음) 그리고 그 분들에겐 정말 죄송한 말이지만 아이돌 중엔 인피니트 엘이나 임시완 씨도 종종 듣곤 한다. 그리고 오지호 선배님까지. 여기서 더 하면 안 될 거 같다.(웃음)

- 이상형

밝고 긍정적인 여자. 사회성이 좋은 밝고 긍정적인 그런 여자가 이상형이다. ‘청춘시대’에서 박은빈 씨가 맡았던 ‘송지원’이라는 분위기메이커 같은 캐릭터가 있는데 그 캐릭터가 이상형에 가깝다. 마냥 밝고 긍정적인 것만이 아니라 동생에게 참견이나 오지랖이 아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줄 줄도 아는, 본 받을 게 있고 나름의 생각도 깊은 그런 캐릭터였다.

외모적으로 봤을 때는 단발머리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냥 희한하게 단발머리, 숏 컷이면 웬만해서 다 예뻐 보인다. 즘은 연애보단 결혼이 하고 싶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런 거 보면 빨리 직업적으로 안정을 찾고 결혼해서 애를 낳고 싶은 그런 생각이 든다. 서언이, 서준이 보면 너무 귀엽다. 특히 서준이 얘는 천잰 거 같다.

- 올해의 계획

일단 올해는 ‘역도요정 김복주’로 끝날 거 같다. 그거랑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3학기 째라 슬슬 논문을 준비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잘 끝내는 것

- 내년 계획은.

대학원 4학기.(웃음)

-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연예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일상적이지 않은 직업이고 주변에 많이 없기 때문에 궁금하고 신기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냥 조금 더 보여 지는 것에 신경을 쓰는 직업일 뿐이지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내가 9년 째 연기를 하고 있는데 직접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32살에 회사를 다니는 분들과 연봉이 비슷할 수도 있다. 내겐 연예인이라고 특별해 보여야 한다는 느낌이 없다. 그런 친근한 점에 있어서 차태현 선배님이 좋은 거 같다. 또 누가 알아봐 주고 그러면 아직까지 너무 감사하다.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 친숙한 배우가 되고 싶다.

-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내년에 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팬 미팅인데 꼭 내년에 할 수 있게 돼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획 진행: 조원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235연구소, 곽현주 컬렉션
슈즈: 아키클래식, 팀버랜드
헤어: 작은차이 헤어 스타일리스트 마준호
메이크업: 작은차이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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