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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떠오르는 태양, 배우 동현배

2017-03-20 17:37:26

[조원신 기자] 이제는 가수 태양의 형보다 ‘배우 동현배’가 익숙해진 동현배와 bnt가 그의 생애 첫 화보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한 번 만났다.

한때 힘든 배우 생활로 인해 연기를 그만둘까도 생각해봤다는 그.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동현배는 견고하고 단단해져 있었다. 최근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에 출연하여 감초 연기를 톡톡히 해낸 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조금씩 자신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총 3가지 콘셉트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며 배우의 얼굴과 터질 듯한 끼를 보여주며 숨겨진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그와의 촬영은 물 흐르듯 진행됐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그간 쉽게 꺼내어 보이지 못했던 ‘배우 동현배’ 그리고 ‘인간 동현배’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화보 촬영 소감
작년 bnt와의 생애 첫 화보에 이어 다시 한 번 함께 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매년 한 번씩 찍고 싶다.(웃음)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마지막.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유분방하고, 밝고, 멋 안 부리고.

-최근 패션 매거진 ‘쎄시’에서 화보를 찍기도.
‘밸런타인데이를 함께 보내고 싶은 초콜릿 보이 여섯 명’이라는 주제로 촬영하게 됐다. 각 분야에 있어서 아직 뜨지는 않았지만 핫한 분들을 섭외했다고 했고, 배우 중에서는 내가 뽑혔다.

-어릴 적 꿈은.
록 가수. 큰 성공 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잘 나가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 록 밴드를 하며 공연을 하는 게 너무 좋았다. 노래는 못했는데 그 당시에는 깡이 있었다. 그러다 알엔비에 빠져서 3-4번의 오디션을 보기도 했지만 떨어져서 내 길이 아닌가, 했다.

당시 관계자 분들 중 한 분이 ‘네가 가수가 되면 손에 장을 지진다’고 했었다. 나는 그래도 할 거라고 하자 연예계 쪽에서 뭘 해도 안 될 거라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연기자가 됐다.

-연기로의 전향
우연치 않게 뮤지컬을 봤는데 이거다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다 들어있다고 생각했다. 연기는 둘째 치더라도 노래와 춤, 무대 그리고 관객이 있었다. 그길로 시작하게 됐다.

-당시 연습생이었던 동생 태양의 조언도 영향을 줬다고.
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7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고 19살에 데뷔했다. 연습생 시절을 겪던 동생은 내게 가수를 하지 말라고 했었다. 너무 힘들다고. 그때 동생이 내게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봐주었고 그 길을 추천해줬다. 그래서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더욱 커졌다.

-뮤지컬에서 영화로.
대학교에 진학한 뒤 단편영화에 참여하게 됐는데 뮤지컬과 달리 또 다른 매력이 느껴졌다. 그때 영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후 좋은 기회로 단편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했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서 만드는 단편영화를 다 찍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렇게 꾸준히 노력해 동국대-한양대-중앙대-한예종-서경대-세종대 등 서울권에 있는 웬만한 대학교의 단편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07년도 ‘거짓말’로 성공한 빅뱅을 보며.
큰 기쁨과 동시에 자극이 많이 됐다. 한편으론 나만 잘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나도 단편영화를 쭉 찍어가며 잘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학교 선배였던 배우 임주환의 소개로 우연히 회사에 들어가게 됐고, 당시 회사에서는 단편영화를 찍지 말라고 해 멈췄다.

지금은 그때 내가 꾸준히 단편 영화를 찍었다면 조금 더 빛을 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천우희, 변요한 씨처럼 독립-단편 영화에서 각광 받아 올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해본다. 그게 지금에 와서 조금은 아쉽다.

-주변에서는 태양의 형인 걸 알고 있었나.
초반엔 모르다가 오디션이나 미팅을 가면 이름을 보고 알아차리더라. 그때부터는 시각이 달라지는 게 느껴져 항상 나는 배우 동현배로 온 거니 나만 봐달라는 어필을 하곤 했다.

-이후 브라운관-스크린 데뷔
tvN 예능 ‘꽃미남 캐스팅, 오! 보이’로 브라운관에 진출해 ‘닥치고 꽃미남밴드’-‘홀리랜드’에서 연기했다. 영화는 ‘대한민국 1%’. 처음으로 오디션으로 붙은 작품이기도 하다.

그 다음이 빅뱅의 탑과 함께 했던 ‘동창생’. 당시 느낌은 이제 되겠다, 이었다. 자신감과 프라이드가 엄청 났었다. 근데 막상 경험해보니 참 쉽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될 사람은 따로 있는 건가, 라는 생각과 좌절도 많이 했다.


-정체기
회사에서 1년가량 있다가 나온 뒤 2년을 방황했다. 나에게 맞는 회사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다른 회사에 들어갔다. 그러다 1년 만에 그 회사도 나오게 됐고, 연기를 그만 둬야하나 생각했다.

그저 나에게 관심을 갖는 회사를 가고 싶었던 건데 쉽지 않았다. 나와서 보니 허무하더라. 내가 뭘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살았나, 왜 난 자꾸 회사를 나와야하고 외톨이가 되어야하고,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에 진심으로 그만둬야하나 싶었다.

그때 연극 ‘액션스타 이성용’에 캐스팅 됐다. 이 연극을 하고 다시 또 섭외가 들어온다면 공연 쪽으로 갈 생각이었지만 그마저도 없었다. 여기까지 인가 생각하는 와중에 공연 기획팀이 ‘라디오스타’를 잡아줘서 나가게 됐다. 근데 그것 또한 너무 힘들었다. 내가 할 말도 다 못하고 나라는 존재가 없는 것 같고. 나는 나를 알리러 갔는데 내가 더 사라져만 가는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회사가 없다는 얘기도 했지만 연락이 온다거나 하는 곳도 없었고. 근데 신기했던 건 라스에 출연하고 나니 CF가 7개나 들어왔다. 하지만 당시 영화 촬영 때문에 삭발을 한 상태여서 다 날아갔다. 그때 느꼈다. 될 놈만 되는구나.

멍하니 있다가 진짜 아닌 것 같다 하는 찰나에 지금의 매니저 형에게 같이 일하자며 연락이 왔다. 못 믿겠고, 의심하게 되고. 내게 두 달 동안 매달렸지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내가 병원을 모시고 가야 하는데 그날 매니저 형이 잡아준 미팅이 있었다. 가야하는데 아버지 때문에 갈 수 없다 했더니 1초의 고민도 없이 대신 아버지를 모시고 갈 테니 미팅하고 다시 오라는 거다. 그때 일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 작년부터 일하고 있고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풀려가고 있다.

-새로운 회사
다니엘 헤니가 소속된 회사에 들어가게 됐는데 너무 재밌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 이제는 뭘 해도 기대는 안 한다.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뿐. 이렇게 차곡차곡 해 나가다보면 언젠가는 그 기회가 오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힘들었던 시기 동생 태양의 위로
정말 많이 생각해준다. 늘 고민하지만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 한다. 그럴 땐 뭔가 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그저 건강하게 네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해준다. 그런 동생의 존재가 내게 큰 힘을 준다.

-최근 출연한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이 곧 개봉한다.(*현재 개봉했지만, 개봉 전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흥행에 대한 기대는 안하지만 ‘이런 그림’이 너무 감사하다. 늘 봐왔던 그림이다. 한 배우가 영화를 찍고 개봉을 하는데 그 뒤에 화보가 나오고 기사가 뜨고. 이러한 그림을 항상 봐왔는데 그걸 내가 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그런 기분이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맡은 역할
한채아의 후배 형사.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그런 역할. 채아 누나도 잘 해주고, 또 너무 이쁘시고.(웃음)

-흥행 예감 드는지.
잘 돼야한다. 요즘 여주인공이 둘인 영화가 흔치 않다보니 두 주연배우 분들이 정말 열심히 했고 다들 최선을 다했다. 힘든 시국에 잠시나마 근심걱정 버리고 쉬었다가 갈 수 있는 그런 영화였으면 좋겠다.

-주연배우들과는 친밀하게 지내는지.
강예원은 연락처를 모른다. 나 혼자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게 몇 주 안 된다.(웃음) 사실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몇 개 안돼서. 누나도 한동안 내게 존댓말 쓰기도 했다. 채아 누나랑은 몇 번 부딪치고 일부러 장난치고 받아주시고 하니까 친해지게 됐다. 모두 친해지길 바란다.(웃음)

-이후 촬영 일정
독립영화 ‘박화영’을 촬영 중이다. 35살에 고등학생 역할을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웃음) 또 한 작품을 준비 중이다.

‘박화영’의 경우 명필름에서 만드는 독립영화다. 감독이 학교선배인데 연이 되어 출연하게 됐다. 작품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다 후배들이고 동생들인데 어린 친구들이 연기하는 걸 지켜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
우리나라 모든 배우과 함께 해보고 싶다. 그중에서 굳이 한분을 꼽자면 하정우 선배님. 닮았다는 얘기를 요즘 많이 들어서 얼마나 닮았는지 옆에서 보고 싶다.(웃음)

-맡고 싶은 역할
옛날엔 다양한 역할에 대한 욕심이 컸다면 지금은 주어진 역할을 잘해내고 즐기면서 해보고 싶은 게 목표다. 하고 싶은 역할은 많지만 특별히 정해놓으면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타 작품, 저런 배역 탐난다.
아이언맨 해보고 싶고.(웃음) 그 외에 악역으로 치면 조커. 어차피 상상이니까. 스케일 큰 영화들을 좋아한다. 또 ‘캐리비안의 해적’의 잭 스패로우 라던가. 내가 만든 게 정답이고 아무도 터치 안하고 멋대로 연기할 수 있는, 그러기 위해서 더 고민하고 연구해야겠지만 그런 역할을 맡는다면 더더욱 재밌을 것 같다.

-롤모델
옛날에는 하정우 선배님이 롤모델이었다. 연기 스타일 보다는 아버지인 김용건 선배님의 빛을 받지 않고 꾸준하게 ‘하정우’라는 이름으로 성장해서 대중들의 눈에 띄었을 때 김용건 선배님의 아들이라고 했던, 나 또한 태양의 형이 아닌 배우 동현배의 동생이 태양이었다, 라고 알려지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순재 선생님이 롤모델이다. 이번에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을 찍으며 감독님-스텝들-배우-홍보팀-대표님 다 너무 좋았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또 그들이 동현배 라는 배우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러려면 오래 연기해야 될 거 같은데 그러려면 이순재 선생님처럼 오래 연기를 해야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롤모델이 바뀌었다.


-빅뱅 친구들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고 탑은 입대했다.
승현이 같은 경우는 평소에도 자주 보던 편이었다. 함께 술도 한 잔하고. 이번엔 시간이 맞지 않아 보지는 못했고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이니까 건강하게만 잘 다녀와라 했더니 고맙다고 답이 왔다.

사실 나 같은 경우도 허리가 안 좋아서 공익을 갔기 때문에. 원래 공군군악대 시험에 붙어서 입대할 예정이었다. 그전에 어머니께서 아픈데 없냐고 물어보셔서 평소에 허리가 안 좋다고 얘기를 했고, MRI를 찍었는데 심한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그때 의사선생님께서 소견서를 써주시고 재검을 통해 공익으로 빠지게 됐다. 나는 공군군악대에 가겠다고 했지만 어머니께서 극구 말리셔서 갈 수 없었다. 그래서 건강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즐겨보는 예능
‘아는 형님’ 제일 재밌고. ‘무한도전’도 너무 좋아한다. 또 ‘1박2일’, ‘런닝맨’. 시간나면 다 본다.

-라스 출연 이후 예능 섭외는 없었는지.
새로 만들어지는 예능에서 섭외가 많이 왔었다. 고민을 많이 해봤지만 아직 검증되어 있지 않은 예능에 나가는 게 두려워 모두 거절했었다.

-출연하고픈 예능
‘아는 형님’ 그리고 ‘무한도전’. 무도에서 하하 형과 재밌는 그림을 만들어보고 싶다.

-연애 계획
늘 있다. 이뤄지지 않아서 그렇지.(웃음)

-이상형
웃는 게 예쁜 여자. 보면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사람이 있더라. 연예인으로 치면 박신혜와 근접한 것 같다. 환하게 웃는 게 아름다우시다. 또 윗사람들에게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호감이 간다.

-올해 계획
늘 항상 계획을 세웠었는데 그게 그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더라. 그래서 올해 목표는 작년보다 조금만 더 일하는 것, 그게 목표다.

-어떤 배우가 되고픈지.
오래오래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영화할 수 있고 촬영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동료들한테 현배랑 또 작업해보고 싶어, 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자 목표다.

기획 진행: 조원신
포토: 이관형
의상: 235연구소, 슈퍼스타아이
슈즈: 페이유에, 슈퍼스타아이
헤어: 이희 헤어 앤 메이크업 김지향 부원장
메이크업: 이희 헤어 앤 메이크업 오성희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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