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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경찰’, 연륜에 맞서는 청춘의 열정 여기에 (종합)

2017-07-25 20:04:23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강하늘과 박서준이 뭉쳤다.

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의 언론시사회가 7월25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주환 감독, 강하늘, 박서준이 참석했다.

‘청년경찰’은 믿을 것이라곤 전공 서적과 젊음뿐인 두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靑春) 수사 액션.

강하늘이 배운 대로 행동하는 이론 100단 경찰대생 희열을, 박서준이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의욕 충만 경찰대생 기준을 연기했다. 그 외에 성동일이 청년 경찰들의 정신적 지주 양교수 역을, 박하선이 경찰대 군기 반장 주희 역을 맡아 극에 힘을 보탰다.

장편 데뷔작 ‘코알라’를 통해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젊음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냈던 바 있는 김주환 감독은 “아무래도 강하늘 씨와 박서준 씨의 호흡이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고, 동네 친구 같고, 동시에 희열과 기준은 지금 시대를 대변하는 열정적 인물이 되었으면 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연출 주안점을 소개했다.

‘청년경찰’은 ‘박서준x강하늘 청춘수사액션’이라는 광고 문구가 눈길을 끈다.

보통 제목과 병기되는 한 줄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어떤 것이 압축되기 마련이다.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이라는 표현으로 억압과 권력이 조화를 이루는 역설을 알렸고,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사라진 사체, 남겨진 증거’란 한 줄로 작품의 중심인 추리를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더 강렬히 전달했다. 이 가운데 ‘청춘경찰’은 주연진 박서준과 강하늘을 이 한 줄에서조차 적극 삽입, 표기, 인쇄, 전달하고 있다. 그것도 협업을 뜻하는 알파벳 ‘x’와 함께. 이미 주먹을 맞고, 귀가 꼬집히는 사진이 전면에 있지만, 그럼에도 두 배우를 강조하는 데는 필시 어떤 이유가 있을 것. 궁금증이 집중된다.

또한, ‘청년경찰’은 2017년 대한민국에서 대중의 관심을 가장 많이 불러 모으고 있는 두 남자가 작품의 주체라는 사실이 주목할 만하다. 포스터에서도 강조된 박서준과 강하늘이 그 주인공. 특히, 박서준은 KBS2 ‘쌈, 마이웨이’를 통해 MBC ‘그녀는 예뻤다’에 이은 또 하나의 ‘로코’ 성공작을 필모그래피에 수놓았다. 작품의 종영일은 7월11일, ‘청년경찰’의 개봉일은 8월9일인 상황. 그의 브라운관 파워가 스크린 위의 티켓 파워로 발전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더불어 2017년 개봉작 ‘재심’을 비롯 필모그래피에 성공이라는 두 글자를 때마다 새기고 있는 강하늘은 이번 영화에서 어떤 청춘을 그려낼지가 관전 포인트.

#‘청년경찰’의 유머


‘청년경찰’은 웃음이 가득한 영화다. 상황이 주는 웃음이 있고, 두 청년의 은어와 비속어가 전달하는 웃음이 있다. 분명한 것은 눈을 찌푸리게 하는 웃음은 없었다는 점.

먼저 강하늘은 “(박)서준이 형과의 호흡 덕에 재밌어진 것 같다. 나에게 원래 있는 유머 감각보다 더 많이 할 수 있던 것도 형과 감독님과의 호흡 때문에 가능했다. 보면서 ‘아, 바보 같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웃음의 배경을 언급했다.

이어 박서준은 코미디의 요소를 설명했다. “학교 다니면서 배웠던 것 중 하나는 반복에서 오는 웃음과 호흡이다. 그렇지만 내가 봤을 때 웃기다고 해서 이걸 웃기려고 하는 순간 재미가 없어지더라. 최대한 자연스럽게 내가 말하는 것처럼 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그는 “그것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감독님과 우리의 코드였다. 잘 맞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만약 감독님 대사를 봤을 때 이해가 되지 않거나 나랑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소화하기도 힘들었을 테다”라고 웃음의 공(功)을 김주환 감독에게 돌렸다.

#‘청년경찰’의 에피소드


‘청년경찰’은 두 경찰대생의 좌충우돌을 그린다. 에피소드는 없었을까?

강하늘은 훈련장 신을 언급했다. 그는 “진짜 매 장면이 거의 에피소드였다”라며, “입교 다음에 훈련 장면이 기억난다. 운동장에서 훈련하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님께서 조교 분들에게만 지시 사항을 전달하셔서 정말 갓 들어온 훈련생처럼 행동했다. 무조건 조교 분들 소리에 맞춰서 움직였다. 그게 더 사실적일 것 같다고 하셨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서준은 “훈련 장면을 찍으면서 ‘이만하면 컷할 때가 됐는데 안 하시네’라고 생각했다. 10분씩 버피 테스트 하고 그러니까, 일단 재입대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훈련들을 소화하면서 예전 생각도 많이 나더라. 그 장면 찍고 나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라고 김주환 감독을 원망했다. 이에 김주환 감독은 “리액팅이 좋았다. 어떤 상황을 주더라도 얼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화답했다.

#‘청년경찰’과 ‘쌈, 마이웨이’


박서준은 KBS2 ‘쌈, 마이웨이’를 통해 다시 한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문제는 ‘청년경찰’의 기준 역과 ‘쌈, 마이웨이’의 고동만 역이 얼핏 봐도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 작품 속에서 둘의 유사점은 기우가 아닌 사실로 드러났다.

박서준은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그 부분이다”라며, “촬영은 ‘청년경찰’이 먼저였다. 그 다음에 드라마를 하게 됐다. 운동을 하는 것도 그렇고, 비슷한 부분들이 있더라. 설정이 주는 차이점이 있다. 상대방도 다르고, 소화 장면도 다르다.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라고 모두가 걱정하는 사항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다음에는 다른 역할을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찰나에 어떤 선배님께서 나한테 말씀하시더라. 너무 확실한 변화에 부담 갖지 말라고. 너가 뭔가 확실한 변화를 줘서 연기를 하게 되면 그 다음에는 뭘 할 거냐고. 너무 큰 변화를 한 번에 주려고 욕심 부리기보다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라고. 거기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라고 선배의 가르침을 소개했다.

더불어 박서준은 “물론 ‘고동만이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희열이와 호흡을 하면서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다. 계속 발전할 것이다”라고 미래를 희망했다.


‘청년경찰’은 버디 영화다. 그것도 대중의 가시권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중인 두 배우 활약이 돋보이는. 언론시사회 중간 강하늘이 언급하기도 했지만 정우성과 이정재 주연의 ‘태양은 없다’가 언뜻 떠오르기도 한다. 젊음이 한껏 빛나는 두 사람이 친구가 되고, 사건을 만나고, 위험을 겪고, 각성하고, 악을 물리치는 과정은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물론, 완벽한 영화는 없기에 첨언하자면, 이론 100단의 똑똑한 희열과 의욕 충만의 열정 가득한 기준의 때 하나 없는 순수함은 영화의 몰입을 아주 조금 방해한다. 그러나 주인공의 무결점성이 드러나는 작품이 어디 한 둘인가. 티 아닌 티를 결점으로 지적할 정도로 ‘청년경찰’은 적당한 전개 그리고 완성도를 보여준다.

박서준과 강하늘에게 초점이 맞춰진 둘을 위한 영화다. ‘청년경찰’은. 그러나 김주환 감독은 둘을 소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적 도구로 사용한다. 젊음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 말이다. 또한, 스포일러 혹은 미리니름이 될 수 있기에 자세히 적을 수 없지만 그저 ‘악(惡)’이라고 뭉뚱그릴 수 없는 현실적이고 밀도 높은 사회 악은 주인공 둘에게 치우치지 않도록 저울의 수평을 맞춘다.

김주환 감독은 “리얼리티를 장착하고 있지만, 어쨌든 판타지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뭔지, 젊음이 뭔지, 열정이 뭔지 고민했을 때 이런 두 청년이 세상에 있으면 모두가 마음이 든든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인재, 젊음, 열정. 과연 ‘청년경찰’이 안고 있는 열정은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마침 2017년 여름 극장가는 송강호의 ‘택시운전사’, 황정민의 ‘군함도’가 앞서 개봉하는 상황. 선배의 연륜에 맞서는 청춘의 열정이 여기에 있다.

한편 ‘청년경찰’은 8월9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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