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 ‘청년경찰’ 강하늘, 경쟁을 경계하는 금빛 배우

2017-08-09 13:28:23

[김영재 기자] “손익분기점만 넘는 것이 일단 목표다”

하나의 영화가 개봉하면 이를 뒷받침할 홍보 활동이 수반된다. 회사의 투자가, 감독의 연출이, 배우의 연기가 개개의 노력과 공(功)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를 관람하고 평가할 관객이 필요하기 때문. 이 가운데 출연진은 거칠거칠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수많은 매체들을 만나고,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때로는 짓궂은 질문도 소화해야 하는 그 이름은 배우다.

이 가운데 취재진이 육체의 피곤을 언급하자 배우 강하늘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 강하늘 이름 석 자를 기자의 녹음기에 아로새겼다. 2월 개봉작 영화 ‘재심’ 인터뷰에서도 그는 다른 인터뷰이와 자신의 목소리가 헷갈릴 수 있다며 타인의 편의를 챙겼던 바 있다. 배려는 경계심을 녹이고, 공간의 분위기는 유화된다. 강하늘 a.k.a. ‘미담 자판기’. 공(公)적인 일에서도 미담을 머금은 강하늘을 7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2길 한 카페에서 만났다.

겨울에 이어 이번에는 여름이다. 강하늘의 행보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그의 새 영화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 청년이라는 생물학적 나이와 잘생긴 외모 외에는 공통점 하나 없는 두 경찰대생이 범죄를 맞닥뜨리면서 벌어지는 심야의 뜀박질을 그리는 작품이다. 굳이 심야의 뜀박질이라고 콕 찝은 이유는 영화의 영어 제목이 ‘미드나이트 러너스(Midnight Runners)’기 때문. 두 남자는 범죄의 해소를 위해 뛰고 또 뛴다. 어쩌면 달리기는 청년을 표현할 수 있는 꽤나 상징적인 움직임이다.

한 자양강장제 음료 광고에서 배우 고수는 지킬 것은 지키기 위한 젊음을 표현키 위해 달리고 또 달렸다. 새 밀레니엄을 목전에 두고 이는 1999년도의 광고였다. 그로부터 18년. 아직도 젊음은 뜀박질 중이다.


달리기뿐 아니라 ‘청년경찰’은 그야말로 청년, 청춘, 젊음이 물씬 풍기는 영화다. 강하늘의 필모그래피 중 ‘스물’이 언급될 수밖에 없다.

“촬영하면서 ‘스물’ 찍을 때 느낌을 많이 받았다. 대본도 딱 봤을 때 ‘스물’이랑 비슷했고. 웃으면서 끝까지 다 읽게 되는. ‘이거 대박인데?’라고 생각했다. 웃긴 대사나 단어로 가득한 대본이 아니라, 대사의 타이밍이나 톡톡 튀는 위트 같은 것이 나를 정말 흐뭇하게 했다. 그래서 감독님한테 여쭤봤다. ‘혹시 이병헌 감독님이랑 좀 아세요?’ 그러니까 ‘어! 잘 알죠!’라고 답하시더라. 속으로 ‘끼리끼리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웃음)”

‘스물’과 ‘청년경찰’. 서로 이야기는 다르지만, 젊음이 넘실대는 점은 공통이다. 관객에게 기시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걱정은 없었을까. 그는 전략적 선택과 강하늘은 친하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작품을 선택할 때 ‘이전 작품에서 이런 이미지였으니까 이번에는 다른 이미지’ 같은 전략적 선택을 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냥 대본 읽고 재밌으면 하는 것이고, 그런데 ‘청년경찰’ 대본에서는 ‘스물’이 떠올랐던 것이고. 대본이 재밌는 것이 먼저다.”


‘청년경찰’의 두 축은 강하늘과 박서준이다. 배우 성동일과 박하선도 각각 경찰대 양교수 역과 군기방장 주희 역으로 극에 등장하지만, 작품의 9할은 두 ‘청년배우’가 그들의 생기를 필름에 덧입힌다. ‘청년경찰’에서 강하늘은 이론백단 경찰대생 희열을, 박서준은 의욕충만 경찰대생 기준을 연기했다. 열정은 동일하지만, 기준이 행동하면 희열은 박학다식을 보탠다.

강하늘은 박서준과의 호흡을 묻는 의례적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빠질 수 없는 필수적 질문에 동료 배우의 강점을 언급했다. “처음에 딱 서준이 형을 만나고 첫인상은 ‘이 사람 뭔가 자신감이 넘친다’였다. 뭔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연기할 때도 자신감 넘치게 하시겠구나 싶었는데 역시나 진짜였다. 어떤 대사나 상황을 줘도 ‘나 원래 이렇게 할 거였어’라는 자신감 충만한 느낌으로 연기하셨다.”

자신감을 배우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강하늘에게 그 역시 자신감을 동력 삼아 연기하는지 물었다. “자신감은 모르겠다. 그냥 나는 느낌대로 하는 편이다. 드러나진 않겠지만, ‘내가 이 순간, 이 시간에, 이 장소에서, 이 사람들 앞에서 하고 있는 이 액션이 맞다’라는 생각 속에 연기한다. 그래야 되니까.”


강하늘은 1990년생, 박서준은 1988년생, 김주환 감독은 1981년생이다. 20대와 30대가 주축이 되어 이뤄낸 결과물인 만큼 타 촬영장과의 차이점에 관심이 쏠린다. 예술인은 젊게 산다는 것이 대중의 시선이지만, 육체와 정신은 별개의 차원이라지만, 보이지 않는 유리 벽은 세월의 점층과 함께 인간을 감싼다.

“많은 부분에서 피해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이 있었다. 도전이 있었다. 예를 들자면 영화에 ‘오버워치’라는 게임의 대사가 많이 나온다. 우리들만 알 수 잇는 ‘빵야’라든지. 솔직히 실패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관객 분들이 ‘저게 뭐지?’라고 느끼실 수도 있는 부분이고. 그런데 감독님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아, 몰라. 한번 해보자!’라며 도전했다. 젊은 감독님과의 호흡에서 그게 좀 다르지 않았나 싶다.”

‘오버워치’. 고릿적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다시 한번 전국 피시방을 눈보라로 물들인 하이퍼 FPS 게임이다. 실제로 ‘오버워치’를 하는지 묻자 “가끔 한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게임 속 대전의 한 종류인 ‘빠대(빠른 대전)’를 언급하자 웃음도 터뜨렸다. “가끔 한다. 촬영 당시에는 많이 했다. 솔직히 말하면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경쟁하는 게임은 별로 안 좋아한다. 누군가와 죽고 죽여야 하는 이런 싸움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다. 그때 당시는 하도 주변에서 다들 ‘오버워치’ 하라고 종용해서 따라서 시작했는데, 천성이 그래서 그런지 경쟁하면서 ‘내가 쟤를 죽여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는 것이 힘들더라. 요즘에는 잘 안 한다.”

젊음이 주체라서 그럴까. 작품에는 욕설이 자주 등장한다. 항시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다. 김주환 감독의 의도는 이해한다. 일반화는 금물이지만, 때로 욕설은 친분 있는 사람 간의 일상어니까. 그럼에도 궁금했다. ‘오버워치’ 대사의 비보편성을 걱정하는 것처럼 욕설의 혐오성 또한 걱정의 대상은 아니었는지.

강하늘은 “오히려 덜해서 아쉬웠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보시는 분들께서 과하게 느끼실까봐 우리가 조금 줄인 면이 있다. 욕을 해도 너무 정확한 욕은 피했다. 이게 기사에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웃음) 욕 중에 ‘시#’이라는 단어가 있다. 근데 이것도 그렇게 대사를 하기보다 ‘#방새’처럼 조금씩은 다운(Down)시켜서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진짜는 안 그렇지 않은가.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감독님이랑 처음에 이야기할 때도 친구들끼리 이런 거 사용 안 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니까 감독님께서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줄여야 된다. 너무 세다’라고 하셨다.”


희열 연기의 주안점을 물었다. ‘이론백단 경찰대생’으로 요약되는 희열은 ‘과학고’ 출신의 영재(英才)다. 친구들이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 ‘카이스트’로 진로를 정할 때 남다른 행보를 걷고자 ‘경찰대’를 지원한다. 머리가 좋아서 그럴까, 염려가 많아서 그럴까. 희열은 입교 후 “바리깡 소독 안 하면 세균성 곰팡이성 피부염에...”라며 몸서리치거나, 급식 소시지를 앞에 두곤 일부러 외웠을 것이 분명한 다(多)음절의 함유 성분을 언급하며 발암 물질을 경고한다.

이에 강하늘은 미국 CBS 인기 시트콤 ‘빅뱅 이론’의 등장인물 셸든 리 쿠퍼를 언급했다. 천재성과 사회성의 반비례가 특징인 캐릭터다. “사실 처음부터 그 대사는 아니었다. 그런 종류의 대사지만, 구체적이진 않았다.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빅뱅 이론’의 셸든을 많이 참고했다. 당연히 작품도 다르고, 대본도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인물이 될 수는 없고, 대신 셸든이 풍기는 분위기나 느낌을 가져오고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대사 속 명칭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바꾸는 것이 조금 더 재밌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희열은 가벼운 캐릭터다. 남과 다른 길을 걷고 싶은 ‘과학고’ 출신의 경찰대생이라는 점에서 입체성을 띌 법도 하지만, 청춘물과 오락 영화라는 속성은 그가 무거움을 짊어지게 만들지 않는다. 여기에 강하늘의 출연작 중 영화 ‘동주’가 떠오른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에서 그는 윤동주 시인을 연기했다. 희열이 가볍다면, 윤동주는 무겁다.

“단순히 ‘동주’가 무거웠다는 느낌보다는, 실존 인물이었다. ‘재심’도 그렇고, ‘동주’도 그랬고. 그런데 그렇게 연기할 때는 ‘내가 하는 행동이 과연 맞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사실 모든 연기는 똑같다. 내가 하는 연기가 잘하는 것인지 의구심은 당연히 드는데, 윤동주 시인님을 연기할 때 그게 정말 너무 심했다. ‘내가 하는 것들이 진짜 맞을까?’ 같은 고민들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이번 작품 같은 경우에는 그나마 조금 벗어나서 다른 의미의 창의적 뇌 활동을 많이 사용했다. 이 신을 만들어가기 위한 동선과 호흡. 여기에 많이 사용했다.”


강하늘은 ‘동주’를 통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동주’를 하면서 연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고. 더불어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기도. 이런 그의 돌파구는 명상이었다. 취재진이 마주한 그의 안색은 다행히 밝아 보였다. “명상하면서 인생의 전환점 같은 느낌도 많이 받았다. 정리를 많이 했다. 연기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기도 했다. 더 행복해지기 위한 고민만 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

고민의 답을 묻자 ‘미담 자판기’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내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는 그런 인상을 준다. 어떤 기자님은 인터뷰 종료와 함께 내게 좋은 말씀을 부탁하셨다”라며 걱정을 내세웠다. “나는 그냥 지금 이 순간에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 즐겁게 있자’가 내 삶의 힘이다.”

2017년 연예계의 키워드를 꼽자면 ‘#입대’가 빠질 수 없다. 이 가운데 강하늘은 9월11일 현역 입대를 앞두고 있다.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 전문특기병에 지원했고, 모터사이클 승무헌병으로 복무 예정이다. 군대 이야기가 나오자 강하늘은 “괜찮다. 걱정 없다. 군대 뭐. 무섭거나 슬픈 마음은 별로 없다”라고 운을 뗐다.

“사실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생각했다. ‘뭔가 내가 욕심이 과해지면 그때 가자’라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때가 언제인지 생각해보니 사람들이 ‘너 왜 벌써 가? 왜 가?’라고 생각할 때더라. 뭐라고 해야 할까. 억지로라도 방어막을 만드는 느낌? 나에게? 군대를 통해서. 자꾸 나에게 그런 욕심들이 들어오지 않게 그런 마음으로 간다.”

욕심을 추궁하니 일, 돈, 명예 같은 물질적 욕심은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손목의 염주를 만지작거리며 “너무 또 이렇게 (미담으로) 갈 것 같다”라고 걱정했다.

“정말 솔직한 마음으로 나는 지금 되게 재밌게 살고 싶은데, 자꾸 뭔가가 나를 미는, 밀려고 하는, 어떤 조바심, 뭔가가 쫓아오는 기분이 있다. 그러다 보니까 많은 부분에서 내가 나로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하고 싶은데, 계속 무언가를 위해서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런 기분이 자꾸 들어와서 좀 스탑(Stop)하고 싶었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서. 당연히 돈 많이 벌고, 사람들에게 많은 인정받고. 좋다. 좋은데, 일단 나는 내가 행복한 것이 먼저다. 내가 행복하려면 지금 이렇게는 아닌 것 같아서.”

여기에 기자는 조심스럽게 질문을 보탰다. 지금의 성공이 제대 후에도 이어진다는 가정 아래 미래의 욕심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청년경찰’에서 청년 희열을 연기하는 청년 강하늘 아닌가. 중년 강하늘에게 그를 떠미는 욕심이 닥쳐온다면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궁금했다.

“나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오래 갖고, 또 마음속에 깊이 새기면서 사는 사람이 아니다. 지금 당장 행복한 것이 제일 좋다. 그래서 이렇게는 안 될 것 같다는 판단 아래 군대를 간다. 분명히 군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게 또 다른 생각이나 어떤 가치관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그 상황이 왔을 때는 지금이랑은 다른 김하늘이지 않을까. 아, 강하늘이지 않을까. 본명이 나왔다. (웃음) 지금이랑은 다른 하늘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때 가서는 또 다른 돌파구가 있을 것이다.”

인간 김하늘의 긍정이었다.


약 50분간의 인터뷰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급히 ‘청년경찰’의 흥행 여부를 물었다. CJ엔터테인먼트 배급 영화 ‘군함도’가 7월26일에, 쇼박스 배급 ‘택시운전사’가 8월2일에, 그리고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청년경찰’이 8월9일 개봉하는 상황. 공교롭게도 세 작품 모두 일주일 간격으로 여름 극장가를 찾아오는 가운데, ‘청년경찰’을 제외한 나머지 두 영화는 대형 배급사의 텐트폴(Tentpole) 영화라는 점 또한 곁들였다. 텐트폴 영화란 지지대 역할의 영화, 즉 흥행이 보장된 예비 흥행작을 이르는 영화계 용어다. 더불어 ‘군함도’에는 배우 황정민이, ‘택시운전사’에는 송강호가 출연한다. 둘 모두 ‘천만 배우’다.

“솔직히 나도 그렇고 (박)서준이 형도 그렇고, 감독님도 그렇고, 경쟁한다는 생각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그 작품과 경쟁한다, 대결한다’라는 생각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겸손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어떤 작품이든 ‘청년경찰’이든 다른 작품이든 무조건 손익분기점만 넘는 것이 일단 목표다. 다 같이 찍었는데 슬퍼하는 사람은 생기면 안 되니까. 그게 내가 생각하는 목표치다. 흥행은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천재적 연기를 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아니면 정말 뛰어난 감독님이 있다고 해도, ‘무조건 흥행한다’는 사실 없다. 염원은 ‘손익분기점만 넘자’다. 항상 어느 작품이나 똑같다.”

강하늘은 타 작품과의 경쟁을 경계했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네 배우의 흥행 대결에 절로 눈길이 간다. 또한, 캐릭터의 경중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경찰대생 희열은 가볍고, 실존 인물 윤동주 시인은 무거운 것처럼 ‘청년경찰’은 작품의 메시지 대신 기준과 희열의 옥신각신과 정의 구현에 집중된 가벼운 영화다. 앞선 두 영화와 상반되는 변별력을 가진다. 과연 강하늘은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을 금빛으로 두를 수 있을까. 영화는 8월9일부터 상영 중이다. 109분. 15세 관람가. 손익분기점 200만 명. 제작비 70억 원.

+α. “이것도 너프해 보시지?”

‘청년경찰’에는 게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사가 나온다. “이것도 너프해 보시지?”는 그중 하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FPS 게임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D.Va)가 자폭할 때 크게 외치는 것을 출연진의 목소리로, 그것도 스크린에서 마주하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영화는 가상의 공간이지만, 가끔씩 현실의 유행을 그림에 녹여낸다. 주(主)든 부(副)든. 영화 ‘접속’이 떠오른다. 관객은 유니텔이란 PC 통신을 마주했다. ‘아메리칸 쉐프’에서 존 파브로 감독은 트위터, 바인 등의 SNS 서비스를 소개했다. 배우 이미연, 김주혁, 최지우의 ‘좋아해줘’는 페이스북을 소재로 삼았다. 유행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도 디지털 친화적인 나열이긴 하다. 더불어 디지털이 현대의 삶을 얼마나 잠식했는지 유추도 가능하다.(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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