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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파니 “파란만장 굴곡 많은 인생사, 어떠한 시련도 두렵지 않아”

2018-01-03 16:39:54

[황소희 기자] “내가 살아 있는 이유이자 살아가게 만들어준 원동력은 아이들이다. 만약 아이들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상상도 못 한 일일 수도. 이번 생은 내가 휘청거릴 때마다 지지대가 되어준 아이들을 위해 살아가야 할 것 같다.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으로 아이들을 밝혀주고 싶다”

한국인 최초 플레이보이 모델 1위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비롯해 배우, 가수, 사업가 그리고 웹툰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졌지만 무엇보다 두 아이의 엄마 이파니의 모습으로 비칠 때 가장 눈부시고 아름다운 그.

관능적인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동시에 아이들 얘기에 눈빛이 초롱초롱 바뀌는 영락없는 엄마 이파니. 자신의 삶을 굴곡이 많은 인생이라며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풀어놓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bnt와 함께 화보 촬영을 진행한 소감은

화보 촬영을 정말 많이 진행했지만 이번 bnt와 함께한 화보 촬영의 경우 재미있기도 했고 새롭게 내 모습을 바꿔 보고 싶다는 생각과 또 한 번 모델로서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Q. 4가지 콘셉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

일단 4가지 콘셉트 모두 좋아하는 스타일이지만 특히 어떤 표정과 포즈도 잘 소화할 수 있는 블랙 트레이닝복 콘셉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청청 패션인 매니쉬 콘셉트 같은 경우도 과감하게 잘 표현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Q. 요즘 근황

최근에 앨범이 나왔다. 직접 작사에 참여한 앨범이라 남다른 애정이 있다. 사실 2017년도에 방송에서 울기도 하고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는데 스스로 기쁘고 재미있는 일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다. 타이틀곡 제목이 내지털인데, 내장지방털어의 줄임말이다. (웃음) 그냥 꽂히는 대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즐거운 에너지가 샘솟더라.

Q. 가수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처음 시작은 전 기획사에서 의사와 상관없이 가수로 데뷔하게 됐다. 노래나 춤 실력이 뛰어나게 좋은 편이 아니라 가수에 대한 욕심은 없었지만 현재는 즐기기 위해서 노래를 하고 앨범을 냈다.

Q. 가수뿐 아니라 배우 이파니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만능이 되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좋은 기회가 있어 배우로 많이 찾아 주셨는데, 사실 연기를 따로 배운 적은 없다. 인생의 굴곡이 많다 보니 연기를 할 때 어떤 감정을 공감하고 느껴야 하는지 잘 알게 된 것 같다.

특히 배우라는 직업은 플레이보이 모델 이파니 혹은 섹시한 이파니가 아닌 어떤 역할로서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파니라는 사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 “가 바로 배우가 아닐까.

Q. 웹툰 작가로도 활동한다고

어렸을 때부터 만화가가 꿈이었다. 나루토나 원피스 같은 만화를 무척 좋아하는 만화광이다. 내가 코스프레를 한다고 하면 야한 이미지를 떠올리곤 하는데 사실 중학교 때부터 코스프레 대회를 종종 나갔고 최근에는 딸이랑 둘이서 블리치 코스프레 작업을 했다. 워낙 만화를 사랑하고 그림을 곧잘 그리는 편이라 웹툰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웹툰을 영화로도 진행하게 됐다.


Q.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아이들의 엄마로서 이파니는 어떤 모습인가

남들 눈에는 부족해 보일 수 있는 엄마이지만 나는 엄마로서 자부심이 있다. 왜냐하면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는 전부 아이들이기 때문에.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발전된 부모로서 아이들의 발판이 되어주기 위해 살아간다. 아이들 스스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닦아주고, 끌어주고 싶어서 끊임없이 노력하며 분주하게 사는 것 같다.

Q. 자식을 둔 모든 어머니의 마음이 같겠지만 특히 애틋함이 묻어나는 것 같다

너무 힘들고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내서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생은 자식들을 위해서 살아가야 한다고 머릿속에 각인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아이들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삶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고 하나라도 더 알고 조언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다.

내가 평범한 엄마, 가정적인 엄마로서는 부족함이 있을지 몰라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엄청나다. 그건 내 자식뿐 아니라 아이들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마음인 것 같다. 오래전부터 바래왔던 꿈인데 셋째까지 아이를 낳고 두 명은 입양해서 진정한 사랑으로 키워내고 싶다.

Q. 힘들었던 유년 시절이라면

부모님이 이혼하시면서 중3 때부터 혼자가 됐다.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주인집에서 쫓겨나 매일 밤 잘 곳을 전전하며 살았는데 교회에 몰래 들어가 쪽잠을 자며 버틴 적도 있다. 그렇게 살았기에 현재는 어떤 시련도 겁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지만 너무나도 힘들었던 시절이다.

학비가 없어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고깃집에서 불판 닦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월 45만 원짜리 모텔방에서 지냈다. 불판을 닦고 저녁에 몰래 남은 고기를 훔쳐 먹다가 가게 주인한테 엄청 맞기도 했었다. 그러다 플레이보이 모델이 되고 바닥을 기어 다니던 생활에서 숨통이 틔었다.

Q. 국내 최초 플레이보이 모델인데, 힘든 시절 플레이보이 모델에 데뷔하게 된 계기가 있나

워낙 어렵게 살다 보니 애초에 모델이란 꿈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당신도 플레이보이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봤는데, 그 아래 상금 천만원이라는 글자가 확 들어오더라. 그거에 현혹된 것 같다. (웃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생각 없이 플레이보이 모델에 도전하게 된 것은 아니다. 플레이보이 모델이 뭔지 공부했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시사가 훨씬 중요했고 미국에서는 꽤 알아주더라. 플레이보이 모델이 뭔지에 대해 찾아보면서 설마 나도 가능할까라고 생각했다. 나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다른 세계 같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1등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Q.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플레이보이 모델 1등으로 자리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터

그때는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했는지 모르겠다. (웃음) 플레이보이 촬영 때 첫 노출을 했는데, 조끼 하나만 입고 전부 다 벗어야 했다. 여자로서 수치스럽기도 하고 모든 게 겁이 나더라.

근데 그때 거기 있던 총감독님이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 어쩔 줄 몰라 하며 쭈뼛거리는 나 하나를 위해 총감독님부터 시작해 촬영장에 있던 백여 명의 스텝들이 모두 옷을 벗었다. 그때 모델로서 갖춰야 할 프로 의식을 깨달았던 것 같다. 내가 여기서 신경 써야 할 것은 노출이 아니라 최대한 나를 어필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Q. 언제나 완벽한 바디라인을 유지해야 하는 모델로서 특별한 몸매 관리 비법이 있는지

몸매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만히 있지 않고 어떤 활동이든 꾸준히 움직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집에만 가만히 있기보다 외부 활동을 하면서 자신을 꾸미고 움직이면서 몸에 텐션을 줘야 한다. 바깥 활동 없이 그저 가만히 있으면 사람이 퍼지게 되지 않나. 조금은 타이트한 옷도 입고 힐도 신으면서 몸에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나 같은 경우 바깥 활동이 없을 때는 방안에서 깨끗한 힐을 가져다 15분 정도 신고 있는다. 이렇게 조금만 유지하면 다리 운동을 하지 않아도 탄탄한 느낌이 든다. 대신 나이 드신 분들이나 무릎이 약한 분들은 조심해주셔야 한다.

Q. 두 아이의 엄마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데 다이어트는 어떻게 했나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48kg에서 78kg까지 쪘다. 30kg이 훅 쪘지만 출산하고 천천히 다이어트를 해야지 마음먹었는데 어느 날 봉만대 감독님이 전화가 와서 영화를 찍자고 하더라. (웃음) 그저 농담으로 흘렸는데 아이 낳고 2주 만에 다시 제안이 와서 3개월 만에 다시 30kg을 뺐다.

내가 한 다이어트는 국물 다이어트라고 꽤 극단적인 다이어트라서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간은 빼고 미역만 끓여서 먹거나 사골만 끓여서 먹곤 했는데 살은 뺄 수 있지만 몸이 쳐지고 망가지는 지름길이라 소식으로 자주 먹으면서 운동해주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Q. 방송을 통해 성형에 대해 고백했는데 평소 성격이 털털한 편인가

성격이 솔직한 편이다. 성형했는데 안 했다고 거짓말하는 성격이 못 된다. 더구나 요즘같이 비밀이 없는 세상에서 숨겨서 뭐하겠나. 실제로 내가 복코라서 5번이나 코수술을 했는데 결국 의사 선생님도 포기했다. 포기한 코라고 생각하면 된다. (웃음)

Q. 화법이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스타일인 것 같다

사실 멘트가 센 편은 아닌데 워낙 솔직하다 보니 대중들은 세게 느끼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12년 전에 한 인터뷰를 보면 내가 봐도 세게 느껴진다. 요즘에야 솔직한 게 트렌드가 되기도 하지만 그때는 부담스럽기도 했을 듯.

Q. 이파니 하면 대중들이 떠올리는 노출과 섹시한 이미지에 대해 부담감은 없는지

미국 플레이보이 모델 촬영 때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이 된 것 같다. 요즘에 비교하면 심한 노출은 아니지만 12년 전에는 놀랍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았으니까. 생각해보면 기왕 인식이 잡힐 거라면 어설픈 것보다는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Q. 이미지에서 비롯된 오해로 인해 악플들도 있었을 텐데, 힘들지 않았나

나는 내가 멘탈이 강한 줄 알았는데 멘탈이 강한 것이 아니라 악플이나 연예계 생활로 힘들 때 기댈 곳이 있었던 것 같다. 바로 내 자식들. 만약 지금 내가 혼자였더라면 아마 버티기 힘들었을 것 같다. 19살에 미국을 다녀오고 연예계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지만 그때 당시에 우리 아들이 있었기에 살아갈 수 있었다. 나는 그때 아들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이렇게 잘 살아있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떻게 보면 내가 멘탈이 센 것보다는 우리 아이들이 대단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웃음)

Q. 남편분이 촬영장까지 함께 와서 살뜰히 챙겨주던데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친한 지인들과 모임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다. 잠시 지인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남편이 눈에 들어왔는데 표정도 안 좋은 상태로 술만 연거푸 마시더라. 알고 보니 그날 남편이 여자친구와 헤어진 당일이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남편에게 가서 표정이 왜 그렇게 안 좋냐고 물어보니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그렇다고 대답하더라. 그때 내가 ‘그럼 저랑 만나면 되겠네요’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웃음)

원래 남자에게 먼저 대쉬하는 성격은 아닌데 그날은 나도 모르게 남편에게 다가가게 됐다. 처음에는 남편은 내가 자기를 놀리는 줄 알고 ‘이 여자 뭐야’라고 생각했는데 결론은 날 더 좋아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서로가 만날 운명이었던 것 같다. (웃음)


Q.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지만 결코 순탄치는 않았던 것 같다

나는 한번 결혼에 실패하고 아이도 있는 상태에서 남편과 결혼을 한다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물론 이혼이 꼭 누군가의 잘못은 아닐 수도 있지만 자식을 가진 부모님의 마음으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을 것.

Q. 방송을 통해 시부모님과 관계에 대해 고백한 이후로 오해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고

사실 그때는 가족사에 대해 방송을 통해 터놓으려던 생각은 결코 없었다. 당시 세바퀴라는 프로그램을 촬영중이었는데 출연자 중 한 분이 시어머니와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이 들더라. 행복하게 시부모님과 통화하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던 것 같다.

눈물을 흘릴 상황도 아닌데 덜컥 내가 울고 있으니 다른 출연자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MC분들은 무슨 일인지 묻더라. 물음에 대해 내 마음을 얘기하다 보니 당시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말하게 됐고 그 부분에 있어 방송에 노출에 대해 낯설어하셨던 시부모님도 많이 당황하셨을 거다.

Q. 현재 시부모님과 관계는 어떤지

아직은 조금 시간이 필요한 단계인 것 같다. 아무래도 제가 더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바쁘게 뛰어다니고 열심히 사는 것도 이런 이유도 내포되어 있다. 조금 더 노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Q. 남편분과 시부모님의 교류는 진전이 있는지

요즘 남편과 시부모님은 연락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처음으로 시부모님과 딸이 만남을 가졌다.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옷을 좀 젖었는데, 어머니가 예쁜 내복을 사서 보내주셨더라. 그 내복을 보는데 마음이 울컥했다. 이렇게 차츰차츰 시부모님과 관계를 좁혀나가고 싶은 바람 뿐이다.

Q. 시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남다른 것 같다. 어머니와 관계를 회복한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빈자리가 컸기 때문에 여자들끼리 할 수 있는 추억을 쌓고 싶다. 어머니와 함께 공중목욕탕에 가서 어머니 등도 밀어드리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싶은 바람이다. 그리고 같이 네일아트도 받으러 가고 싶다. 여자들끼리만 할 수 있는 소소한 재미를 함께 나누고 싶다.

사실 내 꿈은 시집살이 하는 거다. 남들은 웃을 수도 있지만 진심으로 시집살이 하는 게 소원이다. 정말 잘 해낼 수 있다. (웃음)

Q. 이파니에게 2017년은 어떤 한 해가 되었나

며칠 전 기사를 통해 봤는데 구글에서 2017년 가장 많이 검색된 연예인 리스트 9위에 올라 있더라. 1위는 설리씨고 내가 9위에 선정됐다. 내가 무슨 일을 많이 했길래 이런 관심을 받았나 생각해보니 2017년 한 해 동안 방송을 통해 눈물도 많이 흘리고 아픔을 보인 적이 많았던 것 같다.

Q. 2018년 목표가 있다면

2017년에는 눈물이 많은 한 해를 보냈다면 2018년에는 즐겁고 웃음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길 바래본다. 아픔으로 논란이 되지 않고 행복하고 좋은 소식으로 대중들에게 찾아뵙고 싶다.

음반이 나왔으니 행사도 많이 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도 발산하고 특히 웹툰 작가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 나갈 계획이다. 최근에 기획부터 대본까지 내가 직접 참여한 작품이 영화 계약을 했다. 조건이라는 웹툰인데 영화로 찾아뵙게 될 테니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

에디터: 황소희
포토: 김연중
의상: STL, 맘누리, FRJ jeans, 애뜰루나, 피스비사라
슈즈: 섀도우무브(SHADOWMOVE), 아식스타이거
주얼리: 만치노
선글라스: 프론트(Front)
헤어: 작은차이 제레미 실장
메이크업: 작은차이 유림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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