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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승현 “미혼부 공개? 딸 존재 부정하고 싶지 않아 당당하게 고백했다”

2018-01-25 16:26:07

[신연경 기자] KBS2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2’를 통해 진솔한 모습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김승현과 그의 딸 김수빈을 만났다.

촬영에 들어서는 순간 어색함에 서로 웃음을 참지 못하던 모습과 티격태격 장난치며 친구처럼 대화를 주고받던 그들의 모습까지 방송과 다를 바 없어 보여 마치 알고 지내던 사람 같아 친근함을 느꼈다.

다정하고 듬직한 아빠이기를 바라고 애교 많고 살가운 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거칠기도 하고 서툴기만 한 부녀 관계. 인터뷰하는 내내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던 둘. 이제는 서로의 동반자가 되어버린 김승현과 김수빈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부녀가 함께한 화보 촬영 소감

김승현: 그동안 같이 지내면서 학교 운동회나 졸업식 외에 사진을 많이 찍어보지 못했었다. 수빈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같이 인생 사진을 만들 수 있어서 즐거웠다.
김수빈: 화보 촬영이 처음이다 보니 포즈를 취하는 방식이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너무 어려웠다. 그래도 아빠랑 함께하는 게 많이 어색했지만 색다른 경험이라 재밌었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김승현: 데님 의상을 착용했던 콘셉트가 가장 좋았다. 수빈이나 나나 서로에게 무뚝뚝하고 시크한 편이기 때문에 가장 편하게 촬영했던 것 같다.
김수빈: 맞다. 그때가 제일 편했다. 애교가 많은 스타일이 아니어서 표정이나 포즈 모두 평소 우리 분위기와 잘 맞았던 것 같다.

Q. KBS2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 함께 출연하게 된 계기와 소감은?

김승현: 딸 수빈이가 허락하지 않았으면 출연하기 어려웠을 거다. 사실 예전에도 함께 출연 제의가 많이 들어왔었는데 그 당시에는 아픈 사정을 다 추스르지 못한 상태였고 수빈이에게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거절을 해왔었다. 이제는 수빈이가 많이 커서 성숙해지고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져 먼저 함께 출연하자고 말을 해줘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었다. ‘살림남2’에 출연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제2의 전성기’가 왔다며 좋은 말을 많이 듣고 있어 뿌듯하다. 그리고 수빈이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방송을 통해서라도 자주 만날 수 있어 사이가 많이 가까워졌다.

김수빈: 아빠는 방송인이고 나는 일반인이니까 방송에 출연해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잘할 자신도 없어 방송을 같이 하자고 하면 전부 거절해왔었다. 그래도 성인이 되기 전 같이 방송을 출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고 확실히 일주일에 한 번씩 자주 만나면서 대화하는 시간도 길어지고 공감대도 많이 늘어났다.

Q. 수빈 양의 경우 친구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아빠랑 방송 출연을 할 수 있는 게 흔한 일이 아니지 않나. 그래서 특별하기도 하고 재밌어 보여 부러워하는 반응이 많다.

Q. 이제는 김승현에게 ‘프렌대디’라는 수식어가 따라오고 있는데 만족하는지

마음에 든다. 이른 나이에 수빈이를 가져 나이 차가 적게 나기 때문에 친구 같은 아빠로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또 수빈이 친구들을 가끔 볼 때가 있는데 친구들이 젊은 아빠라 부럽다고 종종 말을 하더라.

Q. 반대로 부담감이 있을 법도 한데

사실 부담감이 있다. (웃음) 그래서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수빈이 친구들에게 회전 초밥을 시원하게 쏜 적이 있다. 또 학교 체육 대회에 참여할 때면 젊고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항상 달리기 마지막 주자로 출전하게 된다. 그래도 행복한 부담감이라 기분이 좋다.

Q. 방송에서 부모님의 활약도 큰 편이다. 특히 수빈 양이 중간 다리 역할을 잘하더라.

김승현: 바깥에서 일하다 보니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집안일에 많이 신경을 못 쓰고 있다. 어렸을 때는 나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수빈이를 챙겨줬다면 이제는 수빈이가 많이 커서 두 분이 다투시거나 집에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중간에서 해결하고 나에게 도움을 구하며 연락을 한다. 이런 수빈이에게 의지를 많이 하고 있다.
김수빈: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빨리 성숙해진 것 같다. 아빠가 아직 철이 없기도 하고. (웃음)

Q. 수빈 양의 평소 성격은?

대부분 이 나이의 친구들처럼 노는 거 좋아하고 밝고, 말 많고 시끄러운 성격이다.

Q. 부모님께서는 흔쾌히 방송 허락을 하신 건가

김승현: 사실 부모님 입장에서 걱정이 많으셨다. 미혼부라는 타이틀을 공개해야 하고 혼자 아이를 키웠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면서 오는 대중들의 시선과 반응이 어떨지에 대한 걱정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수빈이가 허락해주고 아버지도 나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밝고 진솔한 모습으로 출연하면 달리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 좋은 마음으로 허락하셨다. 정말 진심으로 응원을 해주셨다.


Q. 연예인으로서 솔직하게 미혼부라는 사실을 공개하기 힘들었을 텐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마음은 무엇이었는지

그 당시 상황에서는 내가 수빈이를 책임질 수밖에 없었다. 그 책임 또한 온전히 감수하고 마땅하다고 생각해 미혼부라는 사실을 밝히게 되었다. 만약 그 사실을 부정했다면 나는 내 딸을 부정한다는 거나 다름이 없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반대로 부끄러운 일도 아니기에 당당히 밝힐 수 있었다.

또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언론에 보도되고 이슈가 크게 되면서 따가운 시선을 많이 받고 거리를 다닐 때 손가락질도 많이 받았었다. 이제는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Q. 현재 따로 지내고 있던데 옥탑방 생활은 괜찮은가

김승현: 강남권이 일하는 데 있어서 활동하기 편해 따로 나와서 지내고 있다. 처음에는 옥탑방에 대한 로망이 있어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정말 힘든 곳인 것 같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정말 춥다. 수빈이랑 함께 지낼 수 있는 곳을 마련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김수빈: 그러려면 신발을 그만 샀으면 좋겠다. 지출을 줄여야 가능한 일이지 않나.

Q. 취미로 신발을 모으는 건가

김승현: 주로 농구화나 한정판 제품을 많이 모으는데 버린 것도 정말 많다. 작은 공간에 신발을 모으면서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겠구나 하는 목표를 다잡는 중이다. 너무 자기 합리화인가. (웃음)

Q. ‘살림남2’ 다른 출연자들은 부부로 출연을 하고 있다. 부러운 마음도 드는지

김승현: 물론 부럽다. 아이 엄마와 잘 지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수빈이에게 항상 미안한 부분이다.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 없기에 앞으로 수빈이도 인정할 수 있는 좋은 분을 만나 가정을 꾸릴 수 있으면 좋겠다. 결혼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미래의 상대분도 있어야지 가능한 거니까. (웃음)

Q. 연애를 안 한지 어느 정도 되었나

김승현: 4년 정도 된 것 같다.
김수빈: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렇다. (웃음)

Q. 그렇다면 생각하는 이상형은?

김승현: 우선 수빈이가 인정해주는 게 첫 번째다. 그리고 어른께 예의 바른 사람이길 바라며 외적으로는 이상화 선수처럼 건강하고 밝고 쾌활한 모습을 지닌 여성이 좋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항상 응원하고 있다.
김수빈: 결단력 있고 자기주장이 확고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빠는 애매하고 우유부단한 면이 크기 때문에 아빠를 확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센 여자를 만나야 한다.

Q. 한동안 방송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배우로서 다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실력을 키워 기반에 탄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로에 무작정 가서 처음부터 연기 생활을 시작하며 5~6년간 연극 무대에 올랐다. 독립영화 출연도 하고 조연으로 작품에 출연하면서 간간이 방송 활동도 했지만 요즘에 워낙 프로그램이 많지 않나. (웃음) 항상 최종 목표는 배우였기 때문에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정 살림도 책임지고 수빈이도 키워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업을 해왔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연극 작품이 있다면

사극 장르의 ‘인조, 길 끝에서’이라는 연극에서 소현세자 역을 맡았는데 스케일도 크고 수빈이도 좋다고 해줘 기억에 남는다.

Q. 연기하는 아빠의 모습이 어땠는지

김수빈: 2~3번 정도 공연을 봤었는데 가족이 앞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왜인지 모르게 웃겼다. 그래도 스토리가 너무 좋아 빠져서 보게 되었다.
김승현: 나는 오히려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긴장됐다. 실수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Q. 승현 씨는 앞으로 작품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살림남2’에 출연하면서 영화도 두 편을 찍었다. 독립 영화 한 편과 다른 하나는 오지호, 남규리 주연의 영화 ‘질투의 역사’가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Q. 영화에 참여한 소감은?

남자 배우가 세 명이 출연하다. 주연이 오지호 형이고 조한선 배우와 내가 나오는데 우리 셋은 같은 동시대에 활동한 모델 출신이기도 하고 데뷔 시기가 비슷해 각별한 사이다. 예전에 같이 모델 활동을 쭉 해오면서 후에 한 작품에서 만나자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실현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즐겁게 촬영했다.

Q. 오지호 씨는 육아를 하고 계시지 않나. 육아 선배로서 질문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지호 형은 물론 한선이도 두 아이의 아빠다. 자녀 중에서도 내가 가장 큰 자녀를 두고 있기 때문에 육아에 관해 상담을 많이 한다. (웃음) 지금 자녀들의 나잇대의 고민보다 앞으로 커갈수록 사춘기나 중2병은 어떤지에 관해 묻곤 한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

김승현: 최근에 영화를 찍으면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할 수 있었다. 악역부터 감초 역할까지 많은 모습을 연기해왔는데 결과물은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 주길 바란다. 어떠한 역할이든 감사하게 할 생각이다. 주인공에는 큰 욕심이 없어서 주인공 말고는 다 잘할 자신이 있다. (웃음)
김수빈: ‘살림남2’의 모습처럼 허당기 있는 아빠 역할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웃음)
김승현: 맞다. 내가 아직 좀 철이 없고 엉뚱한 면이 많다. (웃음)

Q. 그동안 사업에 도전했다고 했는데 주로 어떤 사업을 해왔는지

어렸을 적 쇼핑몰 사업도 해봤고 동업에 대한 어려움과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현재 최종적으로는 건강식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홍보 이사의 타이틀을 가지고 함께 일을 하고 있다.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건강식품 관련 사업은 나와 무관한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예계 생활이라는 게 수익이 일정하지 못하다 보니 안정적인 부업이 필요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중요한 부분이었고 배우 생활 하는데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도 하고. 배우의 모습과 함께 지금 하는 사업이 잘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

Q.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

절대 나 혼자서는 잘 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것과 주변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많이 깨닫고 느꼈다. 배우도 주연과 조연이 있듯이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이들이 늘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더욱 사람들에게 잘해야 하고 대인 관계가 참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Q. 대인 관계에 많이 신경을 쓰는 만큼 두루두루 잘 지내는 스타일인 것 같던데

의외의 인맥에 관한 내용으로 기사가 많이 나갔었다. SNS를 통해 공개한 채연 누나, 미나 누나, H.O.T.의 장우혁 형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기사화됐더라. 우혁이 형은 정말 오랜 만에 만났는데 ‘살림남2’를 보고 ‘딸이 너보다 더 낫더라’라고 장난 섞인 응원의 한마디를 던지기도 했다.

데뷔한 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활동 초창기 시절에 연기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내가 변하거나 사람 관계를 잘 하지 않았더라면 친분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텐데 돈보다도 더 큰 재산인 것 같다.

Q. 공개하지 않은 의외의 인맥이 더 있다면

2018 평창올림픽이 곧 열리지 않나. 이상형인 이상화 선수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웃음) 그리고 ‘악마의 재능’이라고 불리는 탁재훈 형과도 연예인 축구팀 때문에 오래 알고 지냈다.

Q.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최창민 씨가 출연해 함께 모델 활동을 했던 시절의 사진을 공개했다. 소감이 어땠는지

정말 감회가 새롭다. 사람들이 기억해주셔서 감사하고 함께 활동하던 친구가 다시 방송 활동을 시작하는 모습도 너무 기쁘다. 이 기회에 같이 방송활동을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웃음)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하고 싶다. 평소 백종원 씨의 팬이기도 하고 먹는 거에 관심이 정말 많다. (웃음)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독설을 잘할 자신도 있고 잘 받을 자신도 있다.

Q. 앞으로 목표

김승현: ‘살림하는 남자들 2’ 마지막까지 열심히 촬영하는 게 가장 가까운 목표다. 그리고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미혼모, 미혼부들에 대한 시선이 많이 바뀌고 우리가 그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도 잘 이끌어 나가는 것과 이른 시일에 수빈이와 함께 지낼 수 있는 큰 집을 얻고 싶다.
김수빈: 열심히 미용 공부를 해서 자격증도 따고 대학에도 진학했으면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 꿈을 이루는 게 목표다.

에디터: 신연경
포토: 김연중
영상 촬영 및 편집: 하유림, 강수정
의상: FRJ Jeans, 매료, 제너럴코튼, 써틴먼스, 심스라이크킴스
슈즈: 라파엘레 다멜리오, 섀도우무브(SHADOW MOVE), 페이유에
주얼리: 티아도라(TEDORA)
헤어: VT101 성자 디자이너
메이크업: VT101 정은주 부원장
장소: 미쿡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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