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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이블랙♥마리 “죽어서도 이름 남길 수 있는 소름끼치고 감동적인 아티스트 되고파”

2018-09-03 11:07:43

[우지안 기자]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를 통해 이상적인 결혼 생활을 보여줌과 동시에 부러움을 자아내고 있는 국가대표 댄서 부부 제이블랙과 마리. 아내 마리보다 조금 더 일찍 시청자를 만나온 제이블랙은 스트릿 씬에서는 이미 정상에 위치한 저명한 댄서다. 마리 역시 남편이 인정할 만큼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댄서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마이 이틀 텔레비전’, ‘나 혼자 산다’, 댄스 오디션 프로그램, 광고 cf에서 만나왔던 이들의 모습은 댄서로 한정됐었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는 무대 위와 180도 다른 인간적인 모습에 서로를 향한 배려와 사랑이 그대로 브라운관을 뚫고 나왔다. 방송 직후 이상적인 결혼 생활을 보여줬다는 뜨거운 반응이 주를 이뤘으니 긍정의 에너지를 전파한 셈이다.

눈에 확 띄는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에 서로를 향한 눈빛과 귀여운 웃음소리까지, 다른 듯 닮아있던 부부. 최고의 타이틀을 가졌지만 둘은 여전히 신선하고 즐거운 것에 도전할 용기를 지녔다. 서로에게 기쁜 관계로 만나 가장 깊은 존재가 된 제이블랙-마리 부부와 함께한 은혜로운 시간.

Q. 오늘 함께 한 촬영 어땠어요?

마리: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메이크업에 입어보고 싶었던 의상까지 입고 촬영해서 그런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했어요.

제이블랙: 아무래도 그동안 춤추며 촬영했던 적이 많았어요. 댄서 이미지를 벗어나지 않는 콘셉트였다면 이번 촬영에서는 저의 워너비 모습이었던 부분들을 실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슈트도 입어보고 모델같은 포즈도 하고요(웃음).

Q.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출연 이후 많이들 알아볼 것 같아요. 요즘 근황은 어떤가요?

마리: 정말로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카페에 앉아 있는데 사진 요청을 받기도 하고요. 밥 먹으러 갔을 때 사인 요청하는 분들도 계시고 서비스를 주시기도 하고요(웃음). 아직은 처음 겪는 이런 상황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겪고 있습니다.

제이블랙: 아무래도 제가 마리보다 조금 일찍 TV CF나 공연을 통해 방송 활동을 시작했잖아요. 그러면서 조금씩 팬층이 쌓인 것 같아요. 요즘엔 사람들이 많은 자리에는 가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알아봐 주셔서 너무 행복하죠. 그에 따른 다른 활동도 줄곧 이어지고 있어서 제가 진짜 원했던 것들을 이루고 있어요. 댄서가 연예인이길 바랐거든요. 그 꿈을 이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두 분은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된 건지 궁금해요.

마리: 뮤지컬 같은 ‘댄스컬’ 공연이 있었어요. 공연 준비를 위해 여러 팀이 모였는데 거기서 만나게 됐고 눈이 맞았죠. 처음엔 살짝 내숭도 떨었어요(웃음).

제이블랙: 처음에는 제가 먼저 접근을 시도했죠.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댄스컬’을 준비하면서 제가 준비한 캐릭터를 보면서 춤추는 모습에 마리가 매력을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건 몰랐었고 마리가 그때 당시 무릎이 안 좋아서 많이 아팠었는데 겁먹고 우는 모습을 보고 키도 크고 굉장히 강한 외모를 가진 여자가 너무 아기처럼 울어서 거기에 반전매력을 느꼈어요. 그 모습을 보고 난 뒤에 마리에게 고기 사준다 그러고 영화 보여준다고 하며 마리를 꼬신 거죠(웃음). 그렇게 데이트를 몇 번 했는데 마리도 저에게 호감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만나게 됐죠.

Q. 방송에서도 그렇고 오늘도 서로 존댓말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마리: 반말도 섞어서 사용하긴 해요. 지금은 존댓말이 습관이 돼서 거의 존댓말을 써요.

제이블랙: 예전에는 선후배로 만났으니까 마리는 저한테 존칭을 쓰고 저 같은 경우는 편하게 불렀어요. 연애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제가 장난 반 애교 반 애정표현처럼 사용하던 게 습관이 돼서 지금도 그렇게 쓰고 있어요. 지금은 존댓말이 더 편해요.

Q. 두 분 모두 댄서로는 정상의 위치에 있는데 춤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제이블랙: 어렸을 때부터 길거리에서도 음악만 나오면 춤을 췄데요(웃음). 아버지도 그렇고 할아버지께서도 춤을 좋아하셨어요. 집안 내력인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는 아버지 따라서 재즈 댄스 학원을 따라 다녔어요. 어렸을 때부터 춤은 계속 췄지만 지금 저를 스트릿 댄서로 많이 알고 계시는 데 사실 그 분야는 아주 늦게 시작한 편이에요. 군대 제대하고 24살 즈음에 잘하는 건 이거밖에 없겠다 싶어서 그제야 학원에 등록했죠. 그때 당시에 제 나이면 심사위원을 볼만한 나이였거든요. 늦어서 조급한 마음이 컸는데 그것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됐고요.

마리: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음악만 나오면 춤을 췄데요. 계속 취미나 동아리 활동만 하다가 스무 살이 되면서 어머니와 상의 후 본격적으로 하게 됐어요.

Q. 댄서의 삶은 결코 쉬운 게 아니잖아요. 부모님의 반대와 걱정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마리: 춤추지 못하게 반대를 하시진 않았지만 아마 걱정을 하셨을 것 같아요. 아마 결혼한 후에 저를 더 믿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 전까지는 반신반의 하셨을 거예요.

제이블랙: 아마 다들 비슷할 것 같다고 생각해요. 두 가지 경우가 있을 것 같은데 반대하거나 혹은 반대하진 않더라도 걱정하는 집안이 대부분일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도 다행히 부모님께서 반대는 안 하셨지만 더 무서웠던 게 친척이나 주위 사람들이 은연중에 했던 반대가 가장 스트레스였어요. 예를 들면 명절날 친척들을 만나거나 친구들을 만났을 때 “아직도 춤추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처량했거든요. 아무래도 늦게 시작했다 보니 수익이 일정하지 않았고 이미 춤추는 게 제 직업인데 그런 소릴 들었을 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Q. 방송에서도 그렇고 일상이 춤이더라고요. 춤추면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어요?

마리: 춤추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분명히 있어요. 아무래도 업으로 하다 보니 춤 자체가 스트레스는 아니고 여러 가지 상황들 때문에 피곤할 수는 있죠. 그래도 춤 때문에 힘들었다가 춤 때문에 위로받기도 하고요. 진짜 제대로 휴식을 해야겠다 싶을 때는 음악도 듣지 않고 가만히 움직이지도 않고 쉬어요.

제이블랙: 대부분의 댄서가 비슷하겠지만 춤이 항상 재밌을 수 없다는 게 가장 솔직한 대답일 것 같아요. 마리 말대로 업으로 삼았을 때는 힘들 때가 있거든요. 유명해질수록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게 되니까 만족하게 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더라고요. 영상에서 저를 봤을 때와 실제로 춤추는 모습을 봤을 때 혹여 차이가 크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계속 따라붙기도 해요. 20대 초반 때 보다는 신체적인 트러블이 많고 아직은 춤을 출 때 어느 정도의 체력이 소진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다 보니 춤 문화를 더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Q. 일반인이 봤을 때는 그저 ‘잘춘다’라는 생각뿐이거든요. 아무래도 춤은 타고난 재능도 필요할 것 같은데 두 분은 어느 정도 타고난 편이라고 생각하나요?

마리: 어느 정도는 타고났다고 생각해요(웃음). 같은 춤을 춰도 약간은 다른, 어렸을 때부터 그런 부분을 알고 있지 않았나 싶어요.

제이블랙: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부모님이 물려주신 신체적인 부분에서는 좋았던 것 같아요. 운동을 할 때도 운동 신경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사실 가르치는 처지에서 봤을 때는 재능은 재능에서 끝나는 것 같아요. 안 되는 사람이 되는 걸 저는 확신해요. 열정 차이인 것 같아요. 열정 차이인 것 같아요. 안되는 데도 춤에 미쳐있는 아이들은 끝까지 가요. 그런데 재능있는 친구들은 재능만 믿고 있다가 좌절을 한 번 맛보면 그만두는 경우가 많거든요. 노력했던 친구들은 계속 좌절을 맛보니까 무덤덤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끝까지 가더라고요.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케이스가 훨씬 많아요.

Q. 서로의 춤을 평가해 보자면 어떤가요?

마리: 신랑은 춤을 너무 좋아하고 제가 신랑한테 반한 것도 춤추는 모습에 반했기 때문에 뭐가 부족하다거나 싫다는 점은 정말 모르겠어요(웃음).

제이블랙: 아무래도 남자친구고 지금은 남편이다 보니 제 말을 안 믿는데 평소에도 말하지만 제가 보기에 마리는 천재에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마리는 저보다 연습량도 현저히 적은데 안무 만드는 거 보면 징그러울 정도로 잘하거든요. 제가 마리 나이 때는 훨씬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6살이나 어리지만, 이 나이에 명예와 재력까지 갖춘 모습을 보고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감탄스럽고 부러워요(웃음).

Q. 춤을 추는 댄서, 안무를 창작하는 안무가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데 두 개의 범주는 엄연히 다를 것 같아요. 이에 대한 두 분의 생각은요?

마리: 단순히 댄서 겸 안무가가 아니라 안무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댄서가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댄서가 되지 않고 안무가가 될 수 없거든요. 댄서라는 카테고리 안에 안무가가 있는 것이지 안무가와 댄서를 다른 범주라 보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춤을 잘 추지 못하는 데 안무를 잘 한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되거든요. ‘안무가로서 성장하고 싶고 안무만 만들거야’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그렇게 되리라 믿지도 않고 싫어해요. 결국엔 춤을 잘 춰야 안무도 만들 수 있는 거예요.

제이블랙: 한 마디로 댄서는 춤을 잘 춰야 하고 안무가도 결국엔 춤을 추는 사람이거든요. 춤추는 것이 부족해 안무를 창작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는 댄서들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자극적인 동작들만 껴 맞추는 격이라 인식을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댄서는 말 그대로 춤을 추는 사람이기 때문에 안무를 창작하거나 프리스타일을 춘다거나 다 통합된 개념이거든요. 장르 구분 없이 춤 자체를 잘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댄서가 가장 상위 개념인거죠.

Q. 제이블랙 씨는 제이핑크로도 활동 중이잖아요. 힙합과 걸리쉬 춤을 넘나들며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이는데 첫 시작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제이블랙: 존테 모닝이라는 댄서가 있어요. 그 분이 남자인데 하이레그 수영복을 입고 춤을 추는 걸 보고 쇼킹했거든요. 그런데 춤을 충격적으로 잘 춰서 한 번에 매료돼서 혼자 독학을 하기 시작했죠. 해외 댄서들이 오면 워크샵도 들으러가고 레슨도 하고 무대에 오르게 됐는데 과격했던 스타일의 제이블랙이 갑자기 여성스럽게 나오니 스트릿 씬이 뒤집어 진거죠.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스러운 면이 자극적이었는지 걸리쉬 댄스라는 명칭이 붙게 되면서 이슈가 된 것 같아요. 거기에 마리가 제대로 해보라며 여장을 시켰거든요. 그때부터가 시작이었어요. 블랙은 계속 해왔던 캐릭터고 핑크는 하자마자 엄청난 화제가 됐어요. 블랙이는 그렇게 노력해도 힘들었는데 핑크는 여왕이 됐죠.

Q.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출연은 어떻게 하게 된 거예요?

제이블랙: 매일 매일 춤만 추는 게 아닌 인간적인 모습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웃음). 목소리도 들려드리고 싶고 성격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댄서로서 사랑받는 것도 좋지만 인간으로서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마리: 두려웠던 부분도 있었지만 다양한 방면으로 리얼리티 방송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연 결정을 하게 됐어요. 방송을 보신 분들이 예쁘게 잘 산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Q. 리얼리티 방송해 보니 어땠나요?

제이블랙: 제가 시청자 입장이었을 때는 아무래도 방송이니까 어느 정도 각본이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해보니 상황만 주어지고 진짜 리얼이더라고요(웃음). 카메라 체크만 해주시고 상황만 주시면 만들어 가는 건 저희 몫이었죠.

마리: 어떻게 그런 남편과 시댁을 만났냐며 부러워하는 분들이 많았죠. 주위에서 그런 상황이라면 자신들도 결혼하겠다는 의견들도 많았고요. 부모님께서 캐나다에 계셔서 자주 못 뵙는데 매주 방송으로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하시며 “진수가 잘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Q. 혹시 방송 보고 아차 싶었던 에피소드 있나요?

마리: 둘이 있을 때는 둘이니까 상관이 없는데 녹화를 하고 난 후 제 모습을 보는데 애교 부리는 부분은 정말 못 봐주겠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카메라 있을 때는 자제 해야지 하고 많이 의식해서 하지 않은 건데 아무래도 둘이 있을 때 나오는 말투 같은 건 눈 뜨고 못 보겠더라고요. 정말 창피했어요.

제이블랙: 마리 평소 애교부리는 거에 100분의 1도 안 한 거거든요(웃음). 대중분들께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을 심어 드릴까 봐 많이 자제했는데도 아마 살짝은 부담스럽게 느끼신 분들도 계시겠죠?(웃음).

Q. 기사가 나갈 즈음엔 이미 마지막 방송이 끝났겠어요.

제이블랙: 사실 저는 친어머니, 친아버지니까 불편한 점이 없잖아요. 근데 마리 입장에서는 아무리 시댁이 편하다고 해도 편할 수만은 없거든요. 제가 장모님, 장인어른과 함께 있을 때 당연히 어려운 것처럼 마리도 심리적으로 힘들 거라고 생각했고 계속하게 되면 저희가 보여드리기 싫은 부분도 보여드리게 될 것 같더라고요. 충분히 우리 일상을 많이 보여드렸고 이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에 하차 결정을 하게 됐죠. 사실 하차라는 표현보다는 휴식의 느낌이에요.


Q. 서로에게 점수를 주자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인가요?

제이블랙: 마리는 당연히 100점이고 점수를 더 줘야 해요. 200점!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이랑 결혼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무언가 꼬투리를 잡고 흠을 잡으려면 그게 없는 사람은 없죠. 그건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건데 그런 부분을 흠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느껴지지도 않고요. 마리라는 사람 자체가 저한테는 운명이고 제 인생이고 반쪽이고 당연히 같이 있어야 하는 사람이고 짝꿍이거든요. 어떠한 이유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사랑해야 하니까 사랑하는, 맹목적인 사랑이에요.

마리: 저희 신랑도 만점 이상의 남자이고 그 이유는 너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너무 착하고 배려할 줄 알고 성별을 떠나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강하고요. 강한 부분에 제가 많이 반해서 결혼하게 됐어요. 정신력이 정말 강하거든요. 항상 어떤 일이 있어도 휘청거리는 저와는 달리 잘 헤쳐나가고 유동적인 사고방식으로 이겨내는 법을 알더라고요.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현명하고 강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부분을 배우고 닮고 싶어서 결혼을 결심했죠. 어찌 보면 저와 다른 모습에 결혼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것 같아요.

Q. 제이블랙 씨는 연애할 때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나요.

제이블랙: 아니에요. 처음엔 관심도 없었다고 했잖아요. 더군다나 결혼할 거라는 생각도 못 했어요. 한 번 헤어진 적은 있었는데 제가 결혼 상대로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마리 생활의 패턴을 보면서 저와는 달리 약간 게을러 보였던 거죠. 그런데 만약 결혼하게 되면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마리한테 헤어지자고 했죠. 그러고 나서 펑펑 울었어요. 그래서 여섯시간 만에 다시 만났죠. 저희 나름에는 너무 길었던 시간이었어요.

결론적으로는 안 고쳐졌어요. 그런데 제가 마음이 바뀌는 거죠. ‘내가 하자’라는 마음을 갖게 됐고 점점 사랑이 깊어지면서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다는 마음이 들었고 ‘마리랑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마리가 무슨 짓을 해도 그건 이별 사유가 되지 않아요. 설령 어디 가서 사람을 때렸다 하더라도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하게 돼버렸어요. 어느샌가 모르게.

Q. 결혼을 앞둔, 결혼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언을 주자면요?

마리: 우선 통상적으로 결혼해서는 안 될 남자는 어느 정도 정해진 게 있잖아요. 예를 들어 폭력적인 남자라던가 도박이나 술이 과한 남자들은 우선 안 될 것 같고요. 저 같은 경우는 이 사람과 결혼했을 때 행복할 것 같은 부분과 불행할 것 같은 부분을 쭉 적어봤어요. 그렇게 배틀을 한 번 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행복할 것 같은 부분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결혼해도 되겠다 싶었죠.

제이블랙: 불행할 것 같은 부분이 뭔지 알 것 같아요(웃음). 제가 취미 생활에 굉장히 큰 의의를 두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하거든요. 예전에는 게임이었고 지금은 낚시거든요. 여자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그 두 가지라고 들었어요. 처음에는 게임 때문에 마리가 고생을 많이 했어요. 지금은 거의 안 하다시피 하고 거의 끊은 상태에요. 낚시라는 취미가 생기면서 시간 투자를 많이 하는데 예전에는 마리 마음을 힘들게 할 정도로 많이 했었어요. 마리가 굉장히 현명했던 게 뭐냐면 하지 말라고 하지 않고 그냥 하게 둬요. 가만히 있다가 조금씩 속상해하는 모습 보여주고 저 스스로 깨닫게 하더라고요. 마리를 더 위대하게 보는 게 뭐냐면 이 부분을 이해해줘요. 남자의 특성이라는 걸 인정해주더라고요. 그랬더니 스스로 절제하게 하게 만들어서 두 번하고 싶은걸 한번하게 되고 서로서로 배려하는 법을 마리 때문에 배운거죠.

Q. 서로가 배려하는 법을 알고 살아가기 때문인지 많은 분이 두 분의 결혼 생활을 예쁘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제이블랙: 지금 제자들에게도 이야기 해주는 부분인데 여자의 고유한 특성이 있고 남자의 고유한 특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해주라고 해요. 사소한 것들 있잖아요. 예를 들어 여자들이 하는 네일아트 있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이해를 못 했거든요. 근데 이걸 관심 갖고 같이 이야기 해주는 거죠. 서로 알고 있으면 이야기하면서도 재밌거든요. 남자들이 본인들은 이해 안 해주면서 자기 취미에는 관심 갖고 이해해주길 바라거든요. 내 여자가 뭘 하는지에 대한 사소한 관심을 가져주는 거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화장품을 계속 산다는 것도 이유가 있거든요. 톤도 다 다르고 기분마다 다르게 메이크업을 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특성을 이해해주라고 하고 싶어요. 남자가 갖기 힘든 관심을 가져주고,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가 가진 특성을 이해되지 않더라도 이해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서로 용납이 안 되는 서로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두 사람이라면 결혼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Q. 두 분 모두 파격적인 스타일로 화제가 됐어요. 헤어스타일이나 메이크업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받나요?

마리: 좋아하는 문화가 힙합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봐왔던 뮤직비디오에서 영감받기도 하고 섹시한 비주얼을 기억해뒀다 하기도 하고요. 요즘은 sns 상에 다양한 정보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스타일이 계속 생기는 것 같아요. 무궁무진하게 많아서 아직도 해봐야 할 게 너무 많아요. 인생은 짧잖아요. 빨리빨리 바꿔줘야 해요(웃음).

제이블랙: 저희가 하는 게 흑인들의 전유물이고 그 감성을 맞추려다 보니 흑인 헤어스타일을 하게 되더라고요. 힙합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니까 저 또한 거기서 영감을 받죠. 거의 뭐 비슷한 패턴에서 컬러나 길이가 바뀌는 정도에요.

Q. CF, 리얼리티 방송 등 다양한 분야로 활약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요?

제이블랙: 저는 연기요. 막연한 꿈이지만 영화에 너무 출연해보고 싶어요. 아주 단역이라도 제가 큰 스크린에 등장하면 너무 재밌을 것 같고 제 자체가 TV에 나오는 모습을 사랑하는 것 같아요(웃음). 매일 춤추는 모습은 거울로 보다 보니 춤추지 않는 제 모습이 나오는 게 너무 재밌거든요. 연기라는 건 대사를 하고 감정 몰입을 하면서 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분야라 도전해보고 싶어요. 물론 연기를 했던 사람이 아니라 섣부르게 도전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조심스럽고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배워서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분야에요.

마리: 저는 영상도 좋지만 비주얼적으로 보여 지는 모든 매체를 다 좋아해요. 오늘처럼 사진 찍는 것도 좋고 런웨이에 서보고 싶기도 해요. 모델 학생들을 오랫동안 가르쳐봤기도 했고 패션위크에서 런웨이를 보면서 좀 색다르게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했었거든요. 그리고 글도 써보고 싶어요. 심심하고 울적할 때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는 에세이도 좋고.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Q. 춤에 관해서는 이미 정상에 있잖아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제이블랙: 제 꿈이 엄청나게 유명해지는 거예요. 정말 유명해지면 모든 게 따라오는 거 같아요. 궁극적으로 제가 이 세상에서 없어져도 제 이름은 남았으면 해요. 죽고 나서도 끝이 아닐 것 같거든요. 춤으로 유명한 사람을 떠올리면 제이블랙이라는 이름이 나오고 춤에 관해서는 대명사가 되고 싶어요. 정말 유명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이 되고 싶은, 허황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리: 남편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감동적인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소름 끼치고 눈물 날 정도로 영감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직은 막연하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이 있어요. 최대한 여러 가지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제자 중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요?

마리: 현아요. 강하고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아티스트 중에 한 명이에요. 프로페셔널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친구예요. 그룹 여자 아이들에 있는 전소연이라는 친구도 예뻐하는데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지만 타고난 재능이 너무 좋아서 아끼는 친구예요.

제이블랙: 사실 저는 제가 주체가 돼서 활동하는 편이에요. 아이돌과 함께한 작업은 거의 없는데 얼마 전에 펜타곤 친구들이랑 작업을 한 번 했거든요. 너무 열심히 해줘서 예뻐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던 이라는 친구가 정말 잘해줘서 기억에 남아요.

Q. 제2의 제이블랙과 마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주자면

마리: 제일 중요한 것은 믿음이고 노력이잖아요. 우리가 늘 진부하게 말하는 것들, 꿈과 희망 그리고 믿음 같은 것들이 정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순수하게 그런 것들을 잃지 않아야 꿈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이블랙: 막연하게 ‘하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는 건 거짓말일거 같고 그것보다 더 알아야 될 것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실패가 두려우면 덤비지도 못하거든요. 춤을 시작하면서 ‘잘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성공의 개념도 생각하기 나름이거든요. 실패해도 상관없다면 얼마든지 시작해도 된다고 봐요. 실패가 두려우면 시작하지 않는 게 맞아요. 실패할지언정 행복할 것이고 그런 정신이라면 성공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Q. 두 분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뭔가요?

제이블랙: 마리가 저와 한날 한시에 눈감는 게 꿈이에요. 6살 차이니까 마리가 110살, 제가 116살 정도?(웃음) 그래서 마리가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최고인 것 같아요.

마리: 정말 건강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Q. bnt독자들에게

제이 블랙&마리: 저희가 나와서 생소하신 분들도 많겠지만 기대 많이 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부이기도 하지만 각자의 아티스트로서도 많이 지켜봐 주세요. 건강하세요!

에디터: 우지안
포토: 윤호준
의상: 참스, 무홍, 사스트레, 자라
슈즈: 자라, 바이비엘
시계: 자스페로
액세서리: IDTS
백: 토툼(TOTUM)
헤어: 꼼나나비앙 하영 실장, 혜림
메이크업: 꼼나나비앙 정남 원장, 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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