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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대박 점지한 ‘여곡성’, 지렁이 국수 한 뚝배기 하실래예? (종합)

2018-11-04 15:39:55

[김영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새로운 ‘여곡성’이 개봉한다.

영화 ‘여곡성(감독 유영선)’의 언론시사회가 11월1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유영선 감독,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가 참석했다. 이와 관련 ‘여곡성’은 1986년작 ‘여곡성’을 리메이크 해 대중의 관심을 모은다.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이 집 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미스터리 공포 영화. 유영선 감독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서 연출 제안을 몇 번 고사했다”며, “원작 스토리텔링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캐릭터에는 현대적 감성을 붙였다”고 각색 주안점을 알렸다. 이어 “공포 신의 경우 다이내믹한 앵글이나 콘티를 활용해 원작을 모르는 10대, 20대 관객 분들도 흥미롭게 보실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곡성’은 욕망을 주체적으로 드러내는 옥분 등 각 등장인물의 부피를 키우는 것에 집중, 단순하고 확실히 무서운 원작을 복잡하고 덜 무서운 신작으로 탈바꿈시킨다. 유영선 감독은 “모든 캐릭터가 야망, 욕망을 가지고 있다. 원작에선 안 그려진 부분”이라며, “요즘 세대가 이해할 수 있는 능동적 여성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옥분, 신씨 부인 등이 저마다의 욕망으로 충돌하는 것에 기대를 걸었다는 후문.


손나은이 옥분을 연기했다. ‘여곡성’은 걸그룹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의 첫 스크린 주연작. 앞서 그는 영화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TV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 ‘대풍수’ ‘두번째 스무살’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등을 통해 노래와 연기를 병행해왔다.

손나은은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며, “원작이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 하지만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부담을 앞섰다”고 출연 배경을 알렸다.

손나은은 “옥분이란 캐릭터는 초반과 후반이 많이 다르다”며, “감정이나 심경 변화에 따른 행동, 표정, 말투 등을 많이 고민했다. 연기뿐만 아니라 메이크업이나 한복 색상으로도 옥분이의 욕망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노력을 소개했다.

‘여곡성’은 신인 영화 배우 손나은의 결단이 녹아든 작품. 그는 “나에게 굉장히 큰 도전이었다. 그리고 용기가 필요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이어 “(내 도전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영화 또한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성원을 당부했다.


이날 서영희는 극중 제일 무서운 신을 묻는 질문에 “사실 지렁이 국수 신을 제일 걱정했다”고 운을 뗐다. 지렁이 국수 신은 사람 목이 180도 돌아가는 신과 함께 원작 ‘여곡성’을 대표하는 신 중 하나다. 배우는 “많은 분들께서 기대하신 것처럼 나도 신이 어떻게 나왔을지 굉장히 궁금했다”며, “지렁이 국수 신은 꼬물꼬물 잘 나온 거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나는 피가 좀 잘 어울리는 거 같더라. (웃음) 멀쩡한 얼굴보단 피 묻은 얼굴이 좀 낫다?”는 말로 취재진의 웃음을 모았다.

앞서 서영희가 ‘여곡성’ 신씨 부인 역을 맡는다는 소식에 대중은 크게 열광했다. 배우의 필모그래피가 그 이유였다. 그는 영화 ‘추격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으로 공포, 스릴러 장르에 최적화된 배우 서영희를 강력히 알렸던 바 있다.

피 묻은 얼굴이 낫다고 생각하는 배우의 주장은 계속됐다. 서영희는 “힘든 게 하나도 없는 촬영이었다. 나와의 싸움이 조금 힘들었을 뿐이다. 오히려 분장은 사실 재밌었다”고 지난해 겨울을 추억했다. 이어 “오랜만에 보는 (그때) 내 모습이 반갑더라”며, “그리고 피 묻은 얼굴이 더 낫다”는 말로 또 한 번 배우 서영희와 선혈을 연관시켰다.


연예계엔 귀신을 보면 소위 ‘대박’이 난다는 미신이 있다. 귀신의 존재 여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귀신도 관심을 보이는 좋은 작품이라면, 그것이 대중의 마음을 얻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터. 이날 손나은은 ‘여곡성’ 촬영 현장에서 귀신을 만난 이야기를 취재진 앞에 풀어놨다. 그는 “그 세트장 숙소가 귀신이 많이 나오는 걸로 유명하다고 하더라. 마지막 촬영 때 잠깐 씻기 위해서 겁먹은 상태로 숙소에 갔다”고 운을 뗐다.

손나은은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누군가 나를 보고 있는 거 같아서 봤더니 정말 문틈 사이로 누가 보고 있더라. 매니저 오빠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여쭤보니까 아니라고 하시더라. 키는 내가 갖고 있었고, 문은 잠겨 있었다. 너무 소름이 끼쳐서 ‘귀신 아냐?’ 생각했다”고 귀신과의 조우를 소개했다. 그는 “그 시간에 옆방에서 서영희 선배님도 씻고 계셨다. 선배님도 그 귀신을 느꼈다고 하시더라”는 말로 증언에 신빙성을 보탰다.

유영선 감독은 작품 흥행을 위한 귀신 목격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보용으로 지어낸 거 아니냐고 물으시더라”며, “배우 분들만의 경험이 아니다. 연출부 조감독도 몇 번 목격했다. 그 귀신 때문에 잠을 못 자는 바람에 영화 속 부적을 여관에 붙이기까지 했다”고 실제 존재하는 귀신이 스태프까지 괴롭혔음을 전했다. ‘대박’을 점지하는 귀신이 ‘여곡성’을 선택했다. 과연 대중의 기호와, 귀신의 기호는 2018년에도 같을까. 11월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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