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서이안 “배우로서 목표? 다양한 작품과 역할 통해 부족한 부분 채워나갈 것”

2018-12-31 11:39:03

[황소희 기자] 2012년 첫 주연작 MBC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로 데뷔한 후 MBC 드라마 ‘맨도롱 또똣’, KBS 드라마 ‘우리 집 꿀단지’, 그리고 tvN 드라마 ‘변혁의 사랑’까지 톡톡 튀는 귀여운 악녀 캐릭터로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배우 서이안. 첫 주연의 기쁨을 안겨준 시트콤이 조기 종영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그는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배우로서 살아온 삶에 대해 좋은 배에 타서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며, 이제는 땅에 발을 내디뎌 걷고 힘차게 달려보고 싶다는 서이안.

그가 내디딜 첫걸음, 발끝에 차이는 땅길이 비록 순탄치만은 않을지라도 그의 여정 끝자락에서 만날 더욱 성장한 배우 서이안을 기대하며, 함께 나눈 이야기를 풀어본다.

Q. bnt 화보 소감

“오랜만에 bnt 화보를 찍었는데,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콘셉트를 해봐서 정말 재미있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즐겁게 촬영한 것 같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두 번째 청청 콘셉트가 색달랐다. 평소에는 시도하기 어려운 스타일인데, 화보 촬영을 통해 처음으로 도전해봤다. (웃음)”

Q. 요즘 근황

“다음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 어떤 작품으로 찾아뵙게 될지 고민이 많다. 내년에는 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주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

Q. 극 중 악녀 역할로 연이어 세 작품에 참여하며, 악녀 캐릭터로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첫 데뷔는 착하고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캔디 역할로 시작했는데, 한번 악녀 역할을 맡고 나니 그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 후로 감독님들이 악녀 캐릭터로 많이 찾아주시더라. (웃음) 처음에는 악녀 캐릭터에 부담도 느끼고 실제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속상하기도 했다. 악녀 역할은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지 않나. 화가 많은 악녀 연기를 하다 보니 실제로 예민해지기도 하더라. 괴롭힘당하는 것보다 남을 괴롭히는 입장이 더 힘들었다”

“당시에는 악녀 캐릭터를 연이어 소화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매 순간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연기하면서 소리를 지르니까 스트레스도 풀리더라. (웃음) 평소에는 소리지를 일이 거의 없지 않나”

Q. 악녀 역할로 줄곧 캐스팅된 이유가 무엇인 것 같나

“‘맨도롱 또똣’을 통해 귀여운 악녀 역할로 시작했다. (웃음) 그 후 일일 드라마 ‘우리 집 꿀단지’에서 정통 악녀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다. 아무래도 일일 드라마를 통해 보여준 정통 악녀의 모습이 감독님들에게 꽤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악녀도 좋지만 2019년에는 순하고 착한 역할을 소화해보고 싶다”

Q. 극 중 악녀 연기를 소화하면서 악플이 늘어 속상하기도 했다고

“악플을 처음 봤을 때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나는 열심히 연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역할에 대한 악플이 쏟아지니까 당황스럽더라. 나보다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더 상처받을까 봐 걱정스러웠다. 이제는 많이 무뎌져서 거를 건 거르고 받아드릴 건 받아드리고 있다. 그래도 악플은 볼 때마다 새로운 충격을 던져주는 것 같다. (웃음)”

Q. 악녀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고 남을 미워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놀랍더라. 누군가를 그렇게 미워하고, 소리 지르거나 화내 본 게 처음이었다”

Q. 실제 성격은 어떤 편인가

“친해지면 장난도 많이 치고 엉뚱한 면도 많다. (웃음) 그래서 실제 성격이 담긴 코믹한 연기도 보여드리고 싶다”


Q. 첫 주연작 MBC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로 데뷔했지만, 조기 종영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아닌가. ‘엄마가 뭐길래’가 내겐 첫사랑과 같은 의미다. 그때 당시 운 좋게 시트콤에 첫 주연으로 참여하면서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정말 행복했었다. 시트콤을 통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많았는데, 갑자기 조기 종영이 되는 바람에 너무나도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시트콤을 해보고 싶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 혹은 캐릭터가 있다면

“사극 ‘정도전’을 통해 대선배님들과 호흡하면서 많이 배웠다. 그래서 한 번 더 정통 사극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예전에는 악녀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이 커서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시 한번 악녀 역할이 준다면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악녀 연기를 해보고 싶다. 또 툭 치면 눈물이 쏟아질 것처럼 약하지만 다시 일어서는 캔디 역할도 탐난다. 모든 역할에 욕심이 난다. (웃음) 그래도 굳이 하나만 꼽자면 가장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는 사극이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내가 여태까지 참여한 작품들을 떠올리며 생각해본 적이 있다. 아쉬운 작품은 아쉬운 대로, 또 행복했던 작품은 행복한 대로, 어느 하나 잊을 수 없을 만큼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더라. 그 중에도 시트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기억에 남는다기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가장 큰 것 같다. 시트콤을 하면서 정말 재미있었거든. 그런데 갑자기 종영했으니, 즐거웠던 만큼 아쉬움도 큰 거겠지”

Q. 호흡을 맞췄던 배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가 있다면

“‘정도전’에서 함께 했던 유동근 선배님이 떠오른다. 유동근 선배님이 극의 중심을 잡고 이끌어가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정도전’ 출연 배우 중 내가 가장 나이가 어렸는데, 선배님들께 귀염받으면서 연기에 대한 많은 가르침도 얻을 수 있었다”

Q. 연기하면서 슬럼프를 겪었던 적은

“대중에게 알려진 배우라는 직업이 아니면 모르는 사람들이 내 얘기를 할 일은 없지 않나. 그런데 배우로 활동하면서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할 때는 온몸에 힘이 빠지고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더라. 그럴 때면 상처도 받고 회의감도 들지만, 연기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가끔가다 길에서 알아봐 주는 팬을 만나게 되면 힘이 축 빠졌다가도 기운을 얻기도 했다. 회의감이 들다가도 금방 잘 극복하는 것 같다”

Q. 데뷔 8년 차지만 활동 기간에 비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도 남을 것 같다

“아쉬움보다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 오히려 열심히 달리고 싶은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바람이 있다면 아직 한 번도 시상식에 가본 적이 없는데, 2019년에는 많은 분들의 기억에 남을 좋은 작품을 통해 시상식에 참석해보고 싶다”

Q. 배우로서 목표

“데뷔한 후로 정말 좋은 배에 타서 흘러가는 대로 항해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때는 이십 대 초반이었고 이제 이십 대 후반이 된 지금은 좋은 배에 타서 항해도 했으니, 땅에 발을 내디뎌 걷고 달려보고 싶다. 그만큼 다양한 작품과 역할을 통해 대중들을 만나고 좋은 말씀과 부족한 부분에 대한 배움도 얻고 싶다”

Q. 롤모델

“데뷔 때부터 쭉 손예진 선배님이었다. 정말 아름답고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손예진 선배님을 감히 예쁘다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계속해서 노력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더라. 방송에서 쉬고 싶은데도 시나리오가 읽힌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그 얘기를 듣고 정말 천상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꼭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Q. 걸그룹으로 데뷔할 뻔했다고

“배우로 데뷔 전 걸그룹 연습생 생활을 했다. 운 좋게 걸그룹 준비를 하게 됐지만 원래 꿈은 배우였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포기했다. 연습생 때 다이어트 때문에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춤과 노래 연습만 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고된 연습생 생활을 견디고 데뷔한 아이돌분들이 정말 대단할 것 같다”

Q. 배우로 데뷔 전 원래 꿈은 수영이나 카누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활동적이었다. 진로를 결정할 때쯤 우연히 연극을 보게 됐는데 연기에 대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때 갑자기 진로를 바꿔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 지금도 꾸준히 운동은 하고 있다. 특히 물에서 하는 운동은 다 좋아한다”

Q. 운동에 남다른 소질이 있나 보다. 투포환 대회에서 2등에 올랐다고

“고등학교 때 난생처음 투포환 대회에 나갔는데, 덜컥 2등까지 했다. (웃음) 남녀공학이라 선뜻 대회에 참가할 사람이 없었는데, 선생님이 나가라고 해서 얼떨결에 출전했다. 그런데 너무 잘 던진 거지. (웃음) 내가 팔 힘이 정말 좋은 것 같다. (웃음)”

Q. 도자기 공예부터 요리, 필라테스까지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것 같다

“집순이인데도 운동이나 활동적인 거는 은근히 즐긴다. (웃음) 친구랑 같이 원데이클래스도 종종 듣는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심심하기도 하고 꾸준히 뭔가를 배우면서 취미 활동을 늘려가는 게 재미있더라”

Q. 이상형

“기댈 수 있는 방공호 같은 사람이 좋다. 나이가 조금 어렸을 때는 따지지 않고 내가 좋으면 좋은 거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서로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듬직한 사람이 좋더라. 연예인으로 떠올린다면 유동근 선배님이 딱 그런 듬직한 스타일이신 것 같다”

Q. 어느덧 올 한 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2018년은 어떤 한 해였나

“데뷔하고 나서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올해는 조금 여유를 갖고 연기에 대해 생각도 많이 하면서 심적인 안정을 취했다. 스스로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Q. 2019년 목표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자랑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로서 성장하고 다양한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은 바람이다. 항상 곁에서 도와주고 힘이 되어주는 이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에디터: 황소희
포토: 홍도연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FRJ Jeans, 에이메르디움
아이웨어: 프론트(Front)
슈즈: 바이비엘, 페이유에
백: 토툼(TOTUM)
헤어: 보보리스 대표원장 서언미
메이크업: 보보리스 대표원장 수이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