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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정현정 작가의 脫 플랫폼..넷플릭스를 만나다 (종합)

2019-04-13 13:44:32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넷플릭스가 청춘을 품는다.

넷플릭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극본 김란, 연출 오진석)’의 제작발표회가 4월12일 서울시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개최됐다. 오진석 PD, 지수, 정채연, 진영 등이 참석했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는 남사친과 여사친 그리고 그 여사친에게 설렘을 느끼는 남사친 절친의 첫사랑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오진석 PD는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에 대한 기록”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흥행 여부를 떠나 이미 시즌2까지 완성됐다. PD는 “전반부(시즌1)가 풋풋한 씨앗이 뿌려지는 부분이라면 후반부(시즌2)는 그 씨앗이 발아돼 연애도 꿈도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알렸다.

셰어 하우스에 모인 다섯 청춘은 저마다 다른 고민과 이야기로 “반 뼘씩” 성장해 간다. 그들의 좌절과 성장이 시청자의 기억을 자극할 전망. PD는 “장년층에게는 ‘그때 별거 아니었는데 밤잠 설쳤지’ 하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작품으로, 청년층에게는 ‘내가 고민하는 것도 거의 비슷해’ 하며 역시 미소 나올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청춘의 사랑은 웹 드라마의 주된 소재다. 이에 오진석 PD는 차별점으로 3무(無)를 강조했다. ‘위로 무, 격려 무, 당위 무’가 그것. 그는 “우리 작품은 위로, 격려, 당위 없이 그저 있는 그대로를 지켜본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20대를 주목했다. PD는 “20대가 갖고 있는 의사(意思) 등을 비롯해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아보려고 했다”고 소개했다.


tvN ‘혼술남녀’, KBS2 ‘투 제니’ 등을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정채연이 송이를 표현한다. 송이는 아빠와의 추억이 서린 집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 남사친 집에 들어가게 된 후 우연히 만난 도현(진영)에게 첫 설렘을 느끼는 인물이다. 인생 절친 태오(지수)와는 편안한 매력을, 첫 썸남 도현과는 순수한 설렘을 선보일 전망. 이날 오진석 PD는 정채연 캐스팅 이유로 무대 위 화려함과 일명 ‘교회 누나’ 이미지의 상반을 언급했다.

특히 힘든 가정사에도 불구, 밝고 씩씩한 송이다. 극이 진행되며 눈물 연기 등 감정이 적극적으로 드러나는 신도 소화했을 법하다. “내가 아직 연기가 많이 미숙하다”고 운을 뗀 정채연은 “그럼에도 열심히 해봤다”면서, “오진석 감독님과 두 파트너(지수, 진영) 분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촬영을 회상했다.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영화 ‘내 안의 그놈’을 통해 배우로 자리매김한 진영이 태오의 둘도 없는 절친이자 송이와 달콤한 썸을 만들어가는 도현을 그려낸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첫 설렘 송이가 찾아온다.

연출자로부터 외면의 강단과 대비되는 내면의 흔들림을 표현하는 데 좋은 얼굴을 가졌다고 평가 받은 진영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도현이지만 사랑 앞에선 직진이다. 그 모습이 송이에게 어필했을 듯하다”고 역할의 매력을 설명했다.

영화 ‘글로리데이’,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JTBC ‘힘쎈여자 도봉순’ 등을 통해 그간 다양한 매력을 뽐내온 지수다. 그가 태오를 연기한다. 진한 연애를 꿈꾸는 태오지만, 그의 곁에는 20년 지기 여사친 송이가 있다. 오진석 PD가 꼽은 지수의 매력은 “가끔 씩 웃을 때 보이는 댕댕미 혹은 멍뭉미”. “자유분방하고 자기애 넘치며 따뜻하고 어떤 때는 바보 같기도 한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태오를 설명한 지수는, “그간 남성적 역할을 주로 해왔는데 이번엔 내 나이대에 맞는 귀엽고 발랄한 역”이라며 설렘과 기대를 내비쳤다.


한편, KBS2 ‘아이가 다섯’ ‘연애의 발견’, tvN ‘로맨스가 필요해’ ‘로맨스가 필요해 2012’ ‘로맨스가 필요해3’ ‘로맨스는 별책부록’으로 가상임에도 현실을 상기케 하는 로맨스를 선보여온 정현정 작가가 크리에이터 자격으로 참여,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린다.

이유는 원작에 있다. 지난 2015년 정현정 작가가 집필한 온스타일 첫 오리지널 드라마 ‘처음이라서’가 ‘첫사랑은 처음이라서’의 원작인 것.

‘처음이라서’는 TV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적극 활용한 크로스 미디어 전략으로 눈길을 끌었던 바 있다. 당시 정현정 작가는 “드라마 소비 방식이 새롭게 바뀌었다고 많이 느꼈다”며, “새로운 시장을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창작자 입장에서 새로운 플랫폼이 생긴 것은 좋은 일”이라며, “지상파나 케이블과 종편 혹은 웹 드라마를 구분하고 싶지도 종속되고 싶지도 않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알렸다.

어쩌면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는 작가의 탈(脫) 플랫폼 기조가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로써 구체화된 약 4년 만의 성과물일 수도 있다. 오진석 PD는 “‘청춘의 셰어 하우스’를 제외한 나머지가 원작과 많이 다르다”며, “원작자 정현정 작가님께서 크리에이터로서 처음 기획에 도움을 주셨다”고 답했다. 4월18일 넷플릭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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