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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기자의 사만모] 유채림, 과일 바구니와 떡볶이 그리고 막대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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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유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윤호준] 사.만.모. 서울패션위크 취재 10년 차 기자가 ‘사심으로 만난 모델’들을 소개한다.

패션모델들에게 헤어스타일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주요한 매개체 중 하나다. 그리고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헤어스타일의 소유자 중 모델 유채림이 있다. 그의 단발머리는 컬러감으로 승부한다. 금발부터 핑크색, 주황색 등 화려한 색들을 거쳐 현재는 보랏빛 헤어로 강렬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그를 처음 만난 건 2017년 서울패션위크의 어느 백스테이지였다. 당시 그는 황금빛 단발의 시크함을 뽐냈다. 그리고 1년 뒤 백스테이지에서 다시 만난 그는 채도 높은 주황색 헤어로 변신하고 한층 강해진 개성을 어필했다. 다시 해가 바뀌고 2019년 3월, 그의 헤어 컬러는 보라색으로 물들어있었다. 이쯤 되니 ‘유채림’이라는 이름이 확실하게 머릿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유채림을 [사만모]에서 소개하고자 마음먹은 것은 한 패션쇼의 백스테이지에서였다. 성인 모델들과 10세 전후의 키즈모델들이 함께 런웨이에 오르는 특별한 패션쇼였다. 패션쇼의 리허설을 취재하기 위해 백스테이지 촬영을 하던 중, 유독 어린 아이들과 어울려 웃고 있는 모델이 있었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보라색 단발의 유채림이었다. 본인의 런웨이 순서를 기다리며 앞뒤 아이들과 해맑게 노는 모습이 기자의 카메라와 마음을 붙잡았다.


“25살 유채림입니다.” 첫 소개는 수줍고 간결했다.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사진 촬영에서 보여줬던 끼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이번 [사만모]는 발랄했던 그와의 대화를 최대한 살려보고자 질의응답 식으로 풀어본다.

-bnt가 채림 씨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 건 2017년 ‘18 S/S 서울패션위크’에서였어요. 그때가 데뷔 시즌이었나요?

“서울패션위크 데뷔는 ‘17 F/W’ 시즌이었어요.”

-데뷔할 당시의 느낌은 어땠어요?

“일단 그 당시는 제가 프리랜서로 데뷔를 했던 시즌이라, 솔직히 회사가 있는 친구들에 비해 소속감도 없고 다 낯선 환경이었거든요. 떨려서 딱 뭐가 크게 기억에 남는 건 없어요. ‘넘어지지 말자’만 엄청 생각했던 것 같아요.”

-회사 없이 데뷔하셨군요.

“22살에 서울에 올라와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이것저것 프리 활동을 하다가 데뷔했죠. 그 데뷔 시즌 때 고스트(현 소속사) 팀장님이랑 연락을 해서 시즌이 끝난 후에 계약을 하게 됐어요.”

-첫 오디션은 어떻게 보게 되신 거예요?

“혼자서 컴카드를 다 돌렸어요. 이메일도 돌리고. 오디션 기회는 회사들만 있는 편이니까 인맥 통해서 지원해서 봤던 것 같아요. 너무 힘들었어요. 눈물도 나고. 그래서 그때 당시엔 회사가 되게 간절했던 것 같아요.”

“날이 더웠을 땐데 하루 동안 양재 갔다가 홍대 갔다가, 서울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쌤들 만나 뵙고 그랬죠. 아무래도 옷을 만들고 계신 중이니까 예민할 수 있잖아요. 그럴 땐 그냥 문도 안 열어주시고 ‘놓고 가세요’ 되어 있는 곳도 있었어요.”

“그래도 제 노력에 스스로 좀 칭찬해줬었어요. ‘난 이렇게라도 했다. 안 돼도 돼.’ 뭔가 성장하는 기분이었거든요. 다리도 퉁퉁 붓고, 배도 고프고, 덥고, 너무 힘들고 힘 빠졌지만 이번에 안 되더라도 다음번에는 어떻게 더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힘들어도 점점 요령이 생기니까 그런 걸로 좀 극복했던 것 같아요.”

-22살에 서울로 올라와서 고생이 많았네요. 혼자 서울 생활하고 계신건가요?

“사촌 동생이랑 지내다가 지금 혼자 자취한지 4년 차입니다. 아기 때부터 저희 부모님이 좀 강하게 키워주셔서 혼자 하는 걸 좀 좋아해요. 혼밥, 혼술, 혼영. 혼자 이런 걸 잘 하다 보니까 딱히 혼자 사는 것에는... 뭐 그냥 근처 가로수길만 나가도 친구들은 많으니까 딱히 그런 외로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반대하진 않으셨나요?

“믿었으니까 보내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반대는 아니고 걱정? 왜냐면 제가 딱히 하고 싶었던 게 없었던 편이었거든요.”


-모델을 목표로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처음엔 메이크업을 배우고 싶어서 학과 수시를 보러갔는데 옆에 웬 아저씨가 말을 거시는 거예요. ‘학생, 키가 되게 크다. 몇이야?’ 그런데 저도 원래 선뜻 이렇게 말 잘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강원도에서 왔고요’ 하면서 대화를 했는데 알고 보니까 모델과 교수님이셨어요. ‘수시 2차에 모델과도 지원해봐라’ 하셨던 말씀이 계기가 돼서 지원을 해봤죠. 그때 교수님께서 ‘메이크업을 하면서 모델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모델 일을 하면서 취미 생활로 메이크업은 할 수 있다’ 하셨던 게 와 닿은 거예요. 제가 그때 딱히 꿈이 없었으니까 ‘어, 그럼 해보자’ 했던 거죠.”

“아무튼 다니게 되면서 제 단점들이 장점으로 바뀌는 모습을 봤어요. 나는 너무 말랐던 게 콤플렉스였는데 ‘모델 하려면 더 빼야 된데’ 라던지, 보통 여자들은 깨끗한 피부를 원하는데 이쪽 세계는 제 주근깨를 너무 매력으로 봐주고. 성격도 제가 좀 소심했던 편인데 카메라 앞에 섰을 때는 다양한 제 모습이 보이는 게 엄청 큰 매력으로 다가와서 ‘그럼 난 졸업을 하고도 서울 가서 더 뛰어봐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상경을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배워보다가 안되면 메이크업 또 배우지 뭐’ 이런 쉬운 마음이었는데, 학교 다니고 개인 촬영 작업도 하면서 확고하게 마음먹었던 것 같아요.”

-학과 생활은 재밌었나요?

“동기들 중에 촬영도 제일 많이 했고, 워킹을 매번 잘해서 잘하는 학생으로 불린 적은 없지만, 그래도 좀 잘하는 축으로 계속 이끌어주신 게 저한테 용기가 됐던 것 같아요. 대회에 나가서 11인 안에 들기도 하고 그래서 서울 올라와서 더 활동 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대구였으니까, 교통편도 어려운데 서울 올라가선 더 잘 해봐야지 싶었죠.”

-대구가 본가이신 건가요? 강원도 얘기도 잠깐 나왔었는데.

“고향은 강원도인데, 본가는 대구 맞아요. 이사를 가서(웃음)”

“강원도 친구들 만나면 강원도 사투리 쓰고, 대구 친구들 만나면 대구 사투리 써요.(웃음) 근데 사투리 보다는 말투가 외국사람 같은 게 좀 있어요. 약간 어둔하다고. 심지어 그럴 때도 있더라고요, 북에서 왔냐고. 많습니다.(웃음) 강원도여서 그런가.”


-다시 모델 이야기를 해볼까요. 활동 3년 차, 데뷔로는 2년 차예요. 그 동안 겪었던 패션모델의 매력은 뭐예요?

“패션모델의 매력은, 관리를 꾸준히 해야 되는 것. 그리고 한 시즌 앞서 유행을 선도한다는 것. 뭔가 리더가 되는 기분이에요.(웃음)”

-끊임없이 관리해야하는 부분은 힘든 점이 아닌가요?

“힘들다고 생각하면 물론 힘들겠지만 그게 또 생각하기 나름인 게, 저희 엄마가 그런 말을 하셨어요. ‘너는 어릴 적 예쁜 사진 많이 남길 수 있어서 좋겠다.’ 젊었을 때, 할 수 있을 때 내 가장 예쁜 시절을 담을 수 있는 것도 메리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부모님께서 모니터링도 자주 해주시나요?

“안 보는 척 하면서 은근슬쩍 자랑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제 인스타그램을 그렇게 염탐하십니다. 언제 깔았는지도 몰라요 저는. 라이브 하면 팬 분들이 ‘어머니 들어오셨어요’ 할 정도로 방문이 잦으십니다.(웃음)”


-이번엔 촬영 얘기를 해볼까 봐요.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다면?

“주황 머리 땐대요. 제제라는 작가 언니랑 개인 작업으로 한 촬영이에요. 전 평소에는 화보보다는 룩북을 많이 찍는 편이에요. 그래서 나의 끼보단 옷을 표현해야 되는 목적이 많았었는데, 개인 작업에는 아무래도 저를 촬영하니까 놀면서 자유롭게 찍을 수 있잖아요. 뭔가 이때를 넘을 수 있는 사진을 건지기가 힘들어졌어요.”

“주황색 머리에 주황색 메이크업을 많이 했었을 당시라서, 보그에서 시그니처 메이크업 인물로 제가 소개됐었어요. 8인 정도 나온 거에. 그러다보니 주황 색깔에 대한 자부심도 좀 느끼게 되고. 어딜 가도 ‘이거 너무 잘 나왔다’라는 말을 많이 듣다보니까 그 사진을 꼽게 되는 거 같아요.”

“노출도 많이 됐던 사진이에요. 그 사진을 시안으로 쓰신 다고 하는 분들도 많았고. 그래서 뭔가 영향을 끼친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나 이런 사람이야.(웃음) ‘컬러하면 유채림’ 했던 포인트가 그때 같아요. 저의 개성을 알릴 수 있었던 촬영?”

-그럼 반대로, 도전 해보고 싶은 콘셉트가 있다면요?

“오히려 컬러감 있는 촬영을 많이 하다보니까, 좀 다운된 걸 해 보고 싶어요. 참 한 거. 내추럴 한 거. 키치하고, 밝고, 영하고, 이런 촬영이 많았다면 한 번은 성숙하고, 중성적이어도 좋으니 딥하고 차분한 촬영 해보고 싶어요.”


-이번엔, 채림 씨를 인터뷰하면서 빠질 수 없는 질문이죠. 단발에 염색머리를 유지하고 계신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우선 제가 단발을 좋아해요. 예전에는 머리가 길었었거든요. 매년 ‘시현하다’라는 증명사진을 한 장씩 남기는데, 길이가 점점 짧아졌어요. 목이 길다보니까 일단 단발이 잘 어울려서 단발을 고집하는 이유도 있고요.”

“머리가 길었을 땐 ‘나 모델이야’라고 했을 때 ‘어디 쇼핑몰 모델?’이 많았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건 패션모델인데 그냥 예쁘장한 모델로 봐주는 게 좀 싫었어요. 아까 말했듯이 이것저것 변신을 하고 싶었을 때에 도전을 하고 싶게 돼서 탈색을 하고 단발로 확 잘랐어요. 그게 데뷔하면서였어요. ‘17 F/W’ 때 그 머리로 데뷔하게 됐어요. 금발 똑단발로.”

-확실히 이미지 변신에 욕심이 있었네요.

“왜냐면 그 말이 그렇게 좀... 화보가 찍고 싶고, 런웨이에 서고 싶은데, ‘어느 쇼핑몰이야?’라고 그냥 물어봤을 수 있는 질문에 그냥 제가 싫었어요. 뭔가 더 멋있는 걸 난 하고 싶은데 ‘예쁜 거 해’로 들리니까. 머리 길면 웨이브 해야 되고, 그런 뻔한 건 재미없어요.”

“그 전에는 스타일도 귀여운 느낌이었다면, 머리를 자르고 부터는 남성복을 믹스해 입기도 하고 했던 것 같아요. 뭔가 치마보단 바지가 됐고 타이트한 것보단 박시한 게 더 좋았고.”

-염색도 눈에 확 띄는 컬러 위주였어요. 헤어 컬러에 관한 에피소드 좀 말해 주세요.

“별명이 과일로 자꾸 바뀐다는 거?(웃음) 오렌지, 포도, 레몬, 이렇게. 제가 지금 체리 타투가 있어요. 가수는 앨범이 남고 배우는 영화가 남고,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 모델을 기억 남게 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하다가 이름도 채림이고 성격도 통통 튀고 체리 같아서 ‘체리로 자리매김하자’라는 취지로 타투도 하게 된 거예요. 그렇게 원래 채림체리였는데 머리색을 바꾸면서 채림레몬, 채림포도, 채림오렌지, 이렇게 불러 주시더라고요. 과일로. 친구들은 ‘너 무슨 과일 바구니야? 다음엔 무슨 과일이야?’라고 해요.”

“또, 할머님들이 그렇게 머리를 만져 보세요.(웃음) 제 친구들도 머리가 현란한 편인데 같이 팔짱끼고 지하철 타러 내려가면 사람들이 걷다가 쳐다봐요. 놀란 토끼 눈이 되셔서. 근데 서울은 덜한 편이고, 고향을 가면 거의 스타입니다.(웃음)”

-과일을 생각하고 염색하시는 건가요?

“아니, 저는 절대 과일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아! 오렌지 머리가 된 비하인드는 있어요. 해리포터의 론의 머리색이 약간 외국인 특유의 오렌지 브라운? 저 처음에 솔직히 그게 하고 싶었거든요. 근데 탈색 작업을 하고 머리를 감고 나왔는데 환타가 되어있더라고요.(웃음) 저는 누군가가 미용실에서 저런 머리로 나왔으면 놀랬을 사람인데 제가 그러고 나왔어요.(웃음)”

-다음 머리색으로 생각해 둔 것도 있어요?

“팬 분들한테도 항상 질문을 받아서 자주 하는 답변이지만, 미래의 채림이가 하고 싶은 거 알아서 할 거예요. 딱히 정하고 하지 않아요, 즉흥이기 때문에. 제 머릿결 상태 봐서 진행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갑자기 너무 손상이 많이 됐을 때는 어둡게 톤다운을 할 수도 있겠죠.”

-단발은 계속 유지하실 생각이신가요?

“요즘엔 또 숏컷에 꽂혔어요. 짧은 기장의 머리에서 오는 그 쿨한 매력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머리가 길어서 묶어서 낼 수 있는 시크함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흘러내려오는 스타일링은 잘라서 낼 수 있는 거니까요.”

-염색 헤어의 관리 비법이나 노하우를 듣고 싶어요.

“우선 탈색을 많이 하신 분들은 탈모방지 샴푸를 쓰셔야 합니다.(웃음) 아무래도 두피를 자극시키는 약품이다 보니까 두피가 튼튼해야 다음 모발도 튼튼하고 굵게 나죠. 이미 자라난, 염색 작업을 한 아이들은 이미 죽은 머리예요. 아무리 거기에 좋은 트리트먼트, 좋은 에센스, 뭘 해도 뿌리인 두피가 안 건강하면 다 그냥 힘이 없어요. 두피 관리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진짜 탈색을 많이 하면 탈모가 쉽게 와요. 모근 구멍이 점점 작아지거든요. 그래서 결 좋게 하려고 트리트먼트 보단 두피 관리 위주로 신경을 써야 오래 하실 수 있어요. 끝에 상한 머리는 자꾸 쳐 주는 게 맞고요.”


-머리 이야기는 이쯤하고, ‘두낫디스터브(Do Not Disturb)’라는 패션 브랜드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소개 좀 해주세요.

“또래인 (안)재형이와 (김)준수와 같이 만들게 된 브랜드예요. 두낫디스터브, 방해 하지 마. 반항적일 수도 있는데, 약간 그런 콘셉트로 잡았습니다. 트렌드를 따르지만 우리가 만들고 싶은 거 만들자.”

“저는 약간 진짜 제가 많이 듣는 소리이기도 해요. ‘너 되게 독특하게 입는다’ ‘너 머리 되게 자주 바꾼다’ 이런 얘기를 들을 때 ‘내 맘이야’ 약간 이런 마음이 들 때가 있잖아요. 그런 옷들을 좀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유행보다는 저희 취향이에요.”

-세 분은 어떻게 모이신 거예요?

“다 같은 회사에 있고요, 준수는 제 10년 지기 친구입니다. 고향 친구.”

-고향 친구면 모델 일을 위해 같이 서울로 오신 건가요?

“진짜 무슨 인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고향, 같은 대학교, 같은 회사, 같은 브랜드를 하고 있습니다.(웃음)”

-썸...?

“아니요, 절대요! 톰과 제리 같은 사이라. 그 소리를 안 들은 건 아닌데 항상 말합니다. 사귈 거였으면 10년 전에 한번은 사귀었다고.(웃음) 준수는 고향 친구고, 재형이는 서울 올라와서 동갑이고 해서 친해졌는데 같은 회사도 됐죠.”

-셋이 동갑이네요.

“95년생들입니다. 처음에는 저희 이름이 95뭐 이런 게 될 뻔 했어요.(웃음) 좀 쉽게. 87MM처럼 그렇게 될 뻔 했어요.”

-87MM 영향 받은 것도 있나요?

“있죠. 아무래도. 팬 분들이랑 외부에서 저희를 ‘제2의 87’로 봐준다고 들었어요. 저희 크루를. 그래서 그 걸로도 노출 된 적도 많아요. 그렇게 친구들끼리 모여서 작업도 한 적도 있고.”


-브랜드 내에서 세 분의 역할은 어떻게 되나요?

“우선 재형이는 감성 담당이고요. 저는 홍보 담당이고요. 준수가 리더 아닌 리더를 맡고 있습니다. 근데 솔직히 친구들이라 딱히 그런 건 없어요. 그냥 약간 비중이 그렇다?”

-한 브랜드를 셋이 이끌어 간다는 게, 편한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을 것 같아요.

“편한 점은요, 일단 제가 못하는 부분도 누군가가 캐치해서 채워준다는 것. 단점은요, 머스마 둘이랑 하다 보니 제가 2대 1로 자꾸 져요.(웃음) 서운할 때가 있답니다, 얘들아?(웃음)”

-이 타이밍에 두 친구에게 살짝 한 마디 남긴다면?

“얘들아 사랑한다. 우린 정말 좋은 친구야.(웃음) 보고 싶다.”

“지금은 2차 제품 생산을 제가 혼자 하고 있어요. 애들은 해외 활동을 하고 있는 상태라 잠시 제가 혼자 진행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빈자리가 크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는 요즘이에요. 너무 보고 싶네요. 빨리 와. 물론 (해외에) 더 있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지만 빨리 왔으면 좋겠다, 얘들아.”

-세 분이 같은 회사면 에이전시에서도 서포트 해주시는 부분이 있나요?

“모델 지원 많이 해주시고요. 응원 많이 해주시고요. 저희는 이제 시작하는 신생이에요. 론칭을 5월 초에 했어요.”

-얼마나 준비하신 건가요?

“시즌 준비 기간 1,2월부터 계속 미팅하면서 준비했어요. 3,4월은 패션위크 기간이다 보니까 서로 스케줄이 많이 겹치지 못해서 조금 미뤄지고 그래서 5월에 론칭을 하게 됐어요.”


-이제는 개인적인 질문들 좀 해볼게요. SNS를 보니 평소에 다양한 스타일링을 선보이시던데, 그 중에서도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는지 궁금해요.

“그냥 포인트가 되는 옷을 우선적으로 선호해요. 예전 같았으면 ‘편한 옷이요’ 이랬을 거예요. 그런데 편한 옷을 입으면 몸이 좀 흐트러져요. 살도 찌게 되고. 그래서 마냥 편한 옷을 선호할 수 없게 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바지는 스포티한 룩이되 위에는 좀 달라붙어서 몸매가 드러난다던지. 뭔가 매니시와 걸크러시 같은 걸 합친다고 맨날 생각해요. 위에가 여성스럽되 아래가 좀 시크할 수도, 아니면 치마를 입되 위에는 좀 멋있게 재킷을 툭 걸친다던지 이런 식으로.”

“액세서리는 좀 허전하면 해요. ‘뭔가 2% 부족한데’ 할 때 그걸 채워줄 수 있는 게 저는 액세서리, 양말, 모자라고 생각해요.”

-‘유채림 스타일’을 정의해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컬러. 깔맞춤을 좋아해요. 그리고 흰 양말에 흰 신발, 까만 양말에 까만 신발이라는 저만의 법칙이 있어요. 약간 이건 병이지만.(웃음)”

-본인의 매력 포인트는 뭐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표정? 재기발랄한 성격? 또라이라고 하던데 좋게 풀어서 재기발랄이라고 할게요. 듣기 거북하거든요.(웃음) 처음엔 친척 가족들은 저보고 개그맨 하라고 했어요. 웃기다고.”

-어릴 때부터 끼가 있으셨나 봐요?

“그걸 모르다 스무 살 때 폭발한 것 같아요. 학창시절은 좀 조용히 지냈고요. 아무래도 모델과 가서 이것저것 하면서 힘을 좀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평소 취미나 즐기는 여가 활동이 있나요?

“일단 커피를 좀 좋아하고요. 예쁜 카페에 가서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발랄한 성격에 비해 많이 돌아다니는 걸 안 좋아해서.(웃음) 짧게 돌아다니는 건 좋아하지만 크게 도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그냥 카페 가고, 그냥 집 앞에 조용한 데, 맥주 하나 사서 않을 수 있는 그런 데서 수다를 그렇게 떨어요. 노래를 듣거나.”

-주로 출몰(?)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와. 너무 다양한데. 일단 신사가 가장, 발자국을 찍어봤으면 제일 많을 거고요. 그 다음이 아마 이태원, 성수, 합정, 이런 데에서 사람들 많이 안 오는 작은 카페.”

-생각보다 반경이 넓은데요?

“지하철 타면 데려다 주니까요.(웃음) 이제 거기서 쇼핑을 하러 가거나 뭘 하지 않는다는 소리예요. 어느 카페에 가서 근처에서 밥 먹고 집에 오기. 이런 정도의 루트. 주말 여가는 거의 그렇게 보내요.”

-쇼핑은 자주 안 하시나요?

“쇼핑요? 제가... 좀.,. 핸드폰 결제를 할 줄 몰라요.(웃음) 그래서 그냥 가다가 예쁜 거 있으면 사는 편이에요. 친구들 쇼핑을 자주 봐주러 가는데, 저는 제가 사고 싶은 게 없으면 안 봐요. 그냥 앉아서 기다려요, 친구 나올 때까지. 근데 그날 뭐 갖고 싶은 게 꽂히면 그거 찾으러 계속 다녀요. 갑자기 파란 색 옷에 꽂히면 ‘오늘 파란 색 옷 하나 건진다. 아래든, 위든, 양말이든’ 약간 이런 식이에요.”

-본인 브랜드 옷도 많이 입는 편이죠?

“아무래도 많이 입게 되는 것 같아요. 잠옷으로라도. 걸레로라도 써야 되고.(웃음)”


-제 코너의 필수 질문입니다. 유채림의 ‘소확행’은?

“떡볶이 먹기입니다.(웃음) 정말 확실해요. 제 친구들은 제 기분이 안 좋을 땐 떡볶이 집으로 절 데려가요. 기분이 바로 풀리거든요. 떡볶이를 너무 좋아해요.”

-이렇게 빠르고 확고한 대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이 없는데... 평소에 많이 드시나요?

“너무 많이 먹어요. 다이어트의 적은 떡볶이인데, 그 양념에 탄수화물 떡이랑... 너무 먹으면 안 되는 건데 그렇게 찾아요.”

“정말 꾸역꾸역 다 참다가 떡볶이 먹는 행복은 즐겨야 됩니다. 여러분. 떡볶이 드세요.(웃음)”

-애정이 느껴지네요. 떡볶이 맛집 추천 가능할까요?

“제가 즉석 떡볶이는 별로 안 좋아하고 매운 국물 떡볶이를 좋아해요. 엽떡이 가장...(웃음) 베스트가 아닐까. 최근에 나온 중국 당면 꼭 드셔보시고요.(웃음)”

“그냥 떡볶이면 다 좋아해요. 세끼를 다 떡볶이로 먹은 적도 있어요. 죠ㅇ떡볶이, 신ㅇ떡볶이, ㅇㅇ 떡볶이... 진짜 많아요. 먹어본 게 진짜 많은 것 같아요. 일단 매운 걸 너무 좋아해서 매운 떡볶이면 다 좋아해요. 케첩 안 들어가는 그냥 매운 거. 벌써 침 삼키고 있어요.”

“아, 추천해줄 만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 있어요. 대학교 다닐 때 영남대학교 건너편에 있는 민준이네 떡볶이가 제 인생 떡볶이에요. 영남대학교 건너편 오렌지 거리 쪽에 있는. 깻잎이 들어가서 깻잎 향이 너무 좋아요. 정말 분식집인데 학교 끝나고 그렇게 갔어요.”

-이십대의 정 가운데인 스물다섯이잖아요. 이십대 후반의 목표로 잡아 놓은 게 있나요?

“음.. 그때는... 제가 미래를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아니라.”

-편하게 생각해주세요. 딱히 없어도 괜찮아요.

“아니, 그건 저도 궁금해서요. 그땐 무슨 색깔 머리를 하고 있으며, 어떤 스타일링을 하고 있고, 건강한지(웃음), 브랜드는 잘 되고 있는지가 궁금하네요. 그걸 이루기 위해서 지금 열심히 해야겠죠? 그냥 전 나이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지금 살듯이 그때도 살고 있을 것 같아요. 미래에, 30대에도, 40대에도, ‘췜스럽게’ 살고 싶어요. 제 별명이 ‘췜스럽다’거든요.”

-철들지 않고 싶다. 이런 건가요?

“철은 무거워요.(웃음) 그냥, 유채림 어디 안 간다 생각합니다.(웃음)”


그의 말투는 어느 누군가의 말처럼 외국인처럼 느껴질 법도 했다. 살짝 급한 듯, 살짝 들뜬 듯한 속도감에 어순이 섞일 때도 있고 단어가 흐려질 때도 있지만, 말의 포인트가 경쾌하고 말끝이 단단한 편이다. 대체적으로 차분한 속도감에 단어의 발음을 중시하지만, 포인트가 강하지 않고 말끝이 흐린 편인 한국인(표준어)의 언어 습관과는 상반된 모습이 있었다.

그 특유의 말투에 친구들과의 수다로 단련된 입담과 발랄한 웃음소리가 합쳐지면서, 한 시간 가량의 인터뷰가 마칠 때까지 시간이 지나는 줄을 몰랐다. 수다만으로 주말을 보내기 충분한 능력이었다.

유채림은 마치 츄ㅇ춥ㅇ 막대사탕 같다. -채파췜스 일까나- 기분이 좋아지는 겉포장 속에 단단하고 달달한 매력이 가득 차 있다. 그럼에도 그 순한 눈빛과 귀여운 입술을 조금만 감추면, 그를 처음 마주쳤던 백스테이지에서의 시크한 존재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변신이 고팠기에 과감하게 도전했고, 이제는 그 변신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변화무쌍하면서도 철들지 않고 ‘어디 안 가는’ 유채림만의 매력으로 숙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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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전체 2,009
황금돼지 2009-02-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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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돼지저팔계 2009-02-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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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 (Hankyung) 2009-02-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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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 2009-02-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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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돼지저팔계 2009-02-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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