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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혜미 “최종 목표? 내 대표작 만드는 것”

2019-09-02 14:43:47

[나연주 기자] 올 연말 시상식을 빛낼 드라마를 조심스럽게 예측해보자면 두 드라마가 아닐까. KBS2 ‘하나뿐인 내편’과 KBS1 ‘여름아 부탁해’.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가족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은 두 드라마는 가족 드라마를 넘어 국민 드라마가 됐으니.

가족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은 드라마적인 요소와 클리셰가 불가피함에도 내 이야기처럼 함께 울고 웃을 수밖에 없다는 것. 가족들과 공감하고 서로 교감하는, 평화와 안식을 찾을 수 있는, TV 앞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저녁 시간에 방영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 때문이지 않을까.

MBC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나혜미 역을 맡아 전국에 이름을 알렸던 나혜미. 그는 지금 이 두 국민 드라마 안에서 또 한 번 온 국민의 머릿속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있다. ‘하나뿐인 내편’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름아 부탁해’로 연기하며 쉴 틈 없이 달려가고 있는 그의 최종 목표는 본인의 대표작을 만드는 것이란다. 이것저것 떠올릴 필요도 없이 ‘나혜미’라는 이름 세 글자만으로 모두가 그를 떠올릴 날을 기다리며.

Q. 화보 촬영 소감

“일단 너무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사진을 찍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는데도 잘한 것 같아 좋다. 첫 번째 콘셉트에서 사진이 너무 잘 나와서 깜짝 놀랐다. 실물과 다르게 예쁘더라(웃음)”

Q. 근황

“‘여름아 부탁해’ 촬영하느라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분량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 하루 하면 하루 쉬고 그렇다. 그래도 쉬는 날 마냥 쉬는 게 아니라 대본도 봐야 하고 다음 날 촬영 준비도 해야 하니까”

Q. 단발 변신 계기

“‘하나뿐인 내편’ 하기 전에 웹드라마를 하려고 숏컷으로 잘랐는데 촬영이 연기되다 보니 못하게 됐다. 아쉽고 속상하긴 했지만 바로 드라마를 할 기회가 돼서 헤어를 연장하고 촬영했던 거다. 머리가 길면 자르고 싶고 자르면 기르고 싶더라. 지금은 머리가 짧으니까 조금 길었으면 좋겠다(웃음)”

Q. ‘하나뿐인 내편’ 종영 후 바로 ‘여름아 부탁해’에서 활약 중, 중간에 휴식기를 가지진 않았나

“포상 휴가만 다녀오고 바로 드라마를 시작했다. 짧았지만 의미 있게 잘 쉰 것 같다. 생애 처음 포상 휴가도 가보고 작품 끝나고도 선생님, 선배님들과 다시 뵐 기회가 돼서 너무 뜻깊고 재미있었다. 그렇게 짧게 쉴 줄은 몰랐는데 작품이 들어오는 거에 감사했다. 금주 캐릭터가 너무 해보고 싶던 캐릭터라 바로 하게 됐다”

Q. 국민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방영 당시 어땠나

“처음에는 너무 긴장해서 무조건 민폐 끼치지 말고 열심히 잘하자는 생각으로 반응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나중에 식당, 마트를 가거나 찜질방에서 식혜 사는데도 아주머니가 알아봐 주시는 걸 보면서 정말 많이 보시는구나 느꼈다”

Q.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나

“그렇다. 주로 아주머니들이다(웃음). ‘도란이 동생이잖아’, ‘고래 와이프’, ‘미란이’라고 해 주신다. 아주머니들이 되게 많이 알아봐 주셔서 마트에서 시식해볼 때 하나씩 더 주시기도 한다”

Q. 사람들이 많은 마트 같은 곳에도 자주 가나

“주로 마트에 구경하러 많이 간다. 살 게 없어도 바람 쐬러. 뭐가 있나 구경하러 가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 주시지는 않는다”

Q. 어린 친구들도 알아보지 않나

“의외로 초등학생 친구들이 미란이라는 이름을 알면서 ‘미란이 이모’라고 많이 알아보더라. 되게 생소했다. 처음으로 그런 어린아이들이 알아봐 주는 거라 신기했다. MBC ‘거침없이 하이킥’ 때 고등학생이라 거의 또래 친구들이 많이 알아봐 줬다”

Q. 주위 반응은?

“부모님, 친할머니, 외할머니 다 좋아하셨다. ‘하나뿐인 내편’이 마지막에 슬픈 장면이 많았다. 이혼 얘기도 나오고, 남편도 아프고, 시어머니에게 구박도 받고 그래서 우는 장면이 많았다. 어머니도 보면서 같이 우셨다더라. 감정 이입을 많이 해서 보신 것 같다. 가족들이 가장 좋아했다”

Q. 감정몰입은 어떻게 하고 있나

“그게 정말 어렵더라. 나는 최대한 다른 생각을 안 하고 대본 내용을 보며 ‘만약 내가 이렇다면?’ 상상하는 게 가장 도움이 잘 되더라. 다른 일을 생각하면 그 대사가 그 감정대로 안 나와서 그 상황이 나라면 어떨까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Q. 그 정도 인기 예상했나

“조금은 예상했다. 기라성 같은 선생님들이 계셔서 이 선생님들이라면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맞았다. 모든 캐릭터가 다 열심히 하셔서 정말 존경스럽다”

Q. 상대 배우 박성훈과의 호흡은?

“일단 오빠라서 리허설 때나 현장에서 많이 챙겨줬다. 내가 많이 긴장했는데 준비해온 걸 다 해볼 수 있도록 편하게 대해줘서 고마웠다. 친한 오빠나 친오빠처럼 잘해줬다. 초반에 너무 많이 긴장해 있었는데 너무 긴장하지 말라며 다독여주고 챙겨줬다”

Q. ‘하나뿐인 내편’ 이전 공백기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일이 없을 땐 집에 있어서 드라마 보고 강아지들과 놀고, 산책시키고, 연기 레슨도 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일하고 싶었는데 오디션 기회가 많이 없었다”


Q. 공백을 깨고 ‘하나뿐인 내편’에 출연하게 된 계기

“오디션 기회가 왔는데 정말 하고 싶어서 잘 준비해서 가야겠다 하고 가서 했는데 간절한 마음이 감독님께 전해졌나 보다. 감독님도 ‘간절함이 보였다’, ‘열심히 할 것 같다’ 하시면서 캐스팅해 주셨다”

Q.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데 어떤 식으로 간절함을 어필했나

“사람을 처음 만날 때는 긴장하고 낯을 많이 가린다. 그걸 숨기고 나는 정말 ‘간절하다’, ‘시켜주면 뭐든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을 장착하고 많이 보여드리려고 일부러 더 노력했다”

Q. ‘여름아 부탁해’도 지상파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소감이 어떤가

“작품을 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한데 ‘하나뿐인 내편’에 이어 ‘여름아 부탁해’까지 이렇게 시청률이 높아서 너무 감사하다. 사실 안 믿기기도 힌다. 요즘 시청률이 높은 편이라 실감이 안 나기도 하면서 행복하다”

Q. 요즘 인기 실감하고 있나

“조금 그렇다(웃음). 지나다닐 때 아주머니들이 정말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 표현 방식이 조금 다르시더라. ‘나혜미다’, ‘금주네’ 이게 아니라 정말 아는 사이처럼 ‘너희 형부 왜 그러니?’, ‘너희 형부 너무 못됐다’, ‘그러면 안 된다’고 하신다. 저번에는 엘리베이터에서 아주머니 한 분을 뵀는데 ‘어! 금주!’ 하시면서 ‘TV로 볼 때는 얼굴 되게 커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까 작다’고 하시더라(웃음). 그런 재미있는 상황들이 생겨서 웃겼다(웃음)”

Q. 실물이 더 낫다는 말 많이 듣지 않나

“그렇다. 그런데 배우로서는 카메라를 통해 나오는 모습도 잘 나와야 한다. 그래도 예쁘다는 말을 많이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예쁘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다(웃음)”

Q. 본인이 생각했을 때 실물과 화면, 어떤 게 더 나은지

“그냥 생긴 대로 나오는 것 같다(웃음). 아직 모니터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보면 쑥스럽기도 하고 부끄럽다. 왜 저렇게 연기를 했나 싶기도 하고”

Q. 작품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

“아직은 내가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무슨 작품이든 시켜만 주시면 다양한 역할들을 다 열심히 해보고 싶다”

Q. ‘여름아 부탁해’ 촬영장 분위기는 어떤가

“화기애애하다. 이영은 언니, 이채영 언니 다 에너지가 넘치고 발랄하시더라. 거기에 감독님들, 스태프분들도 다 밝으셔서 항상 웃으며 촬영하고 있다”

Q. 연차가 높은 선배들과의 연기, 어려운 점 없었나

“워낙 잘 챙겨 주셔서 전혀 그런 걸 못 느끼고 촬영했다. 연기 조언도 해주시고, 가르쳐 주시기도 하고, 기술적인 부분과 앵글 같은 것들도 많이 알려주신다. 아무래도 베테랑 선생님이시다 보니 그런 것도 많이 알려주시고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하다. 항상 챙김을 받기만 하는 것 같아서 죄송스럽기도 하고 열심히 하는 것으로 보답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Q. 기억에 남는 촬영장 에피소드

“‘하나뿐인 내편’을 촬영할 때 촬영 현장에서 생일 케이크와 꽃을 받고 모든 스태프분이 다 생일을 챙겨주는 건 처음이라 감동적이었다. 분장, 헤어팀 동생들이 편지도 써주고 선물도 줘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정말 고마웠다”

Q. 모니터링도 하고 있나

“그렇다. 지금 일일 드라마는 매일 하니까 조금 괜찮아졌는데 처음에 모니터링할 때는 가만히 못 보겠더라. 오두방정을 떨기도 하고 목소리가 들리면 다른 소리로 내 목소리를 묻고 싶었다. 굉장히 쑥스러웠는데 봐야 단점도 알아서 고쳐야 할 부분은 고치니까. 계속 보다 보니 지금은 오두방정 떨면서 보지는 않는다. 지금 하는 일일 드라마는 30분이 너무 금방 가서 아쉽더라(웃음). 더 보고 싶다(웃음). 될 수 있으면 본방송을 챙겨보려고 하는데 매일 하다 보니 촬영이 있는 날은 재방송을 보면서 무조건 다 챙겨보려 하고 있다”

Q.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연기 학원에 갔다. 어머니 말로는 내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TV에서 뭐가 나오면 가끔 따라 하기도 했다더라. 그래서 이런 걸 좋아하나 싶어서 연기 학원을 데려갔는데 좋아하니까 계속 다닌 거다. 그러다 기획사를 들어가며 시작하게 됐다. 어릴 때라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사진 찍을 때마다 포즈 취하고 있는 걸 보니 좋아하긴 했나 보다”


Q. ‘거침없이 하이킥’은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벌써 10년이 넘은 얘기다(웃음). ‘거침없이 하이킥’ 세트장에서 오디션을 봤다. 대본을 받아서 연기하고 밖에서 기다리다 합격 통보를 받고 교복 사이즈를 재러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Q.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

“전지현 선배님, 공효진 선배님을 동경해왔다. 워낙 두 분 다 자신만의 색이 뚜렷해서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우고 싶다.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해 보고 싶다. 나도 그런 강한 색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웃음)”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

“KBS2 ‘해피투게더 4’에 출연했을 때도 너무 긴장해서 전날 잠을 못 잤다. 무서워서 하고 싶은 예능이 없다(웃음). 연기와는 다른 것 같다. 연기는 긴장하면서도 재미있고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예능은 힘들더라”

Q. 평소 성격

“처음 만났을 땐 긴장을 많이 하고 낯을 가리는데 친해지면 밝고 까불기도 한다”

Q.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

“연달아서 한 드라마 캐릭터 모두 꾸미는 걸 좋아하는 철부지 같은 캐릭터를 맡았다. 다음 기회가 생긴다면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꾸미지 않은 캐릭터를 맡고 싶다”

Q. 노래나 춤 실력은?

“노래 듣는 걸 좋아하고 춤 배우는 걸 좋아한다. 혼자 있을 때 하는 걸 좋아하지 사람들 앞에서 하는 건 많이 부끄럽다(웃음)”

Q.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데 연기할 땐 어떤가

“하기 전에는 긴장을 많이 한다. 그런데 한두 번이 지나면 현장에 익숙해지고 스태프분들이 익숙해져서 좀 많이 나아진다. 오늘처럼 인터뷰는 언제나 긴장된다. 내 이야기를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한다는 게 부끄럽다(웃음)”

Q. 친한 연예인

“문정혁 오빠(웃음). 남편 에릭이 연예인이니 가장 친하다. ‘하나뿐인 내편’ 하면서 유이 언니와 가장 친해졌다. 가끔 연락하고 커피도 마신다”

Q. 외모 중 자신 있는 곳은?

“이런 게 참 말하기 민망하더라. 자신 있다기보다 마음에 드는 부분은 눈이다. 내 얼굴에서 제일 좋다”

Q. 활동 계획

“이제 남은 ‘여름아 부탁해’ 촬영을 잘 마치고 시켜 주시는 작품 있으면 다른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또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웃음)”

Q. 목표

“언젠가는 나혜미라는 이름으로 대표작을 만들어보는 게 최종 목표다”

Q.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좋아해 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 봬도 좋아해 주셨
으면 좋겠다. 응원해주시는 댓글 보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힘이 많이 된다. 좋은 글 써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에디터: 나연주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KENZO(겐조), 렉토, COS
주얼리: 바이가미, 위드란(WITHLAN)
아이웨어: 룩옵티컬
백: KENZO(겐조), 토툼(TOTUM)
슈즈: 푸마, 니욥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힐 한별 팀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힐 강예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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