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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10주년 맞은 윤시윤의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종합)

2019-11-13 18:06:25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싸이코패스 같은 인간이 성공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꼭 그들과 같은 괴물이 되어야만 할까?’에서 시작된 작품입니다.” 여기서 싸이코패스 같은 인간은 박성훈이고, 그들과 같은 괴물이 되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는 윤시윤이다. 과연 윤시윤은 괴물과 인간 중 무엇을 택할까?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극본 류용재, 김환채, 최성준, 연출 이종재)’의 제작발표회가 1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서울 셀레나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종재 PD, 류용재 작가, 배우 윤시윤, 정인선, 박성훈이 참석했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사고로 기억을 잃은 ‘세젤호구(세상 제일의 호구)’ 육동식(윤시윤)이 우연히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얻게 된 후 자신을 싸이코패스 연쇄 살인마로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tvN 최대 히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백일의 낭군님’을 연출한 이종재 PD와, MBC ‘개와 늑대의 시간’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종재 PD는 “전작이 잘됐지만 그로 인한 부담은 없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며, “이번 작품도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 중”이라고 했다. 공동 집필도 눈에 띈다. 공동 작업의 이점이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류용재 작가는 “마감을 잘 지킬 수 있다는 것”이라며, “치열한 다툼을 벌이면서까지 좋은 아이디어를 뽑아내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시스템으로 작품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알렸다.


윤시윤은 살인 과정이 적힌 다이어리로 스스로를 싸이코패스로 착각하게 된 호구 육동식을 연기한다. ‘글로 배운 싸이코패스’라는 표현이 딱이다. 앞서 제작진 측은 “호구 육동식이 변해 가는 과정과 급변한 그를 두려워하는 주변 인물의 모습이 웃음과 긴장 그리고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온갖 갑질에 시달리던 만년 을(乙) 육동식이 한순간 돌변, 갑질 상사에게 반격을 퍼붓는 등의 변화가 사이다 같은 짜릿함을 안길 것으로 기대된다.

윤시윤은 “여러 훌륭한 배우 분들의 싸이코패스 연기에 감히 비할 수 없겠지만 자연인 윤시윤의 어리바리한 면이 잘 섞인 괴짜 싸이코패스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소개했다.

한 인터뷰를 통해 윤시윤은 “코믹 연기와 살인자 연기는 배우가 표현의 강박을 느끼는 영역”이라며, “그 강박을 떨쳐 버리고 윤시윤스럽게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MBC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준혁 학생”으로 그 이름을 알린 후 2019년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가 생각하는 ‘윤시윤스럽다’는 과연 무엇일까. 먼저 윤시윤은 “지난 10년으로 깨달은 점이 있다면 연기자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생각보다 적다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장이라는 이름의 ‘파티’서 집중할 뿐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고 밝힌 윤시윤은, “진실성을 갖고 집중하면 감독님이 다르고 작가님이 다르기에 분명히 다양한 캐릭터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것을 ‘윤시윤스럽다’로 표현했다”고 답했다.

또한, 앞으로의 10년은 현장에 힘을 불어넣는 ‘선배 윤시윤’을 목표한다고 했다. 윤시윤은 “어떤 선배님만 오시면 그분의 아우라에 잠도 못 자고 힘든 현장 분위기가 순간 좋아지는 경우를 신인 때부터 경험했다. 나보다 어리지만 (신)세경 씨도 그런 선배 중의 하나였다”며, “‘나도 나중에 저런 멋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늘 해 왔다. 그래서 그분들을 열심히 따라하고 있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박성훈이 순도 100%의 싸이코패스이자 육동식이 다니는 증권사 이사 서인우 역을 맡았다. 서인우는 육동식이 손에 쥔 다이어리의 주인으로, 포식자로서의 갈증을 달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마다.

앞서 류용재 작가는 배우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한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살인마 캐릭터가 서인우 역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훈의 ‘코리안 사이코’는 어떤 특징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메리칸 사이코’ 주인공이 그럴싸한 가면을 쓰고 있는 인물이라면 인우는 감독님의 요구대로 굉장히 나이스하고 두터운 가면을 쓰고 있는 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개그맨 유재석 등을 언급해 장내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그는 “‘나이스 하고 젠틀한 이미지를 갖고 계신 유재석 선배님, 최수종 선배님, 한석규 선배님께서 만약 싸이코패스라면 더 섬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봤다”며, “그분들을 언급해 죄송하지만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나이스하고 젠틀한 이가 알고 보니 무시무시한 인물이었다’를 지향했다. 인우는 생활 밀착형 싸이코패스”라고 했다.

정인선은 꿈 대신 현실을 택했지만 열정만큼은 충만한 동네 경찰 심보경을 연기한다. 주어진 현실에 충실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억눌러 온 수사 본능을 따라 연쇄 살인마를 쫓게 되는 인물이다.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MBC ‘내 뒤에 테리우스’에 이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까지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에서도 종횡무진 활약 중인 그다. “두 가지 작품을 같이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힌 정인선은, “시윤 오빠의 조언 덕에 지금은 그 두 가지를 잘 병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20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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