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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뜨겁고도 차가운’ 유튜버 올리브, 서진영

2019-12-06 14:03:58

[정혜원 기자] ‘반전 매력’이란 이럴 때 쓰는 단어인 것 같다. 요리와 디제잉이라는 상반된 영역을 두루 오가며 경계 없는 매력과 끼를 발산하는 배우 서진영. 그녀의 또 다른 이름은 요리 유튜버 올리브다.

헤어 디자이너였던 그녀가 미인 대회에 출전하며 모델이자 배우, DJ로 거기에 요리방송인으로 변신해 나가는 과정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본인만의 재능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 나가는 열정은 그녀가 좋아한다는 영화 ‘댄싱퀸’ 속 주인공을 연상시키기도.

한없이 여성스럽고 가녀린 외모 뒤, 어디에 이런 에너지가 숨겨져 있는 걸까 보는 이를 궁금해지게 만드는 그. 시원스럽고 털털하면서도 뜨겁게 열정적인, 깊이를 짐작할 수 없는 매력의 서진영을 bnt에서 만나봤다.

Q. 화보 소감

“일단 화보를 찍는 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뻐 오기 전부터 너무 설렜다. 평소에는 주로 얌전한 의상을 착용하는 편이다. 첫 번째나 마지막 콘셉트를 통해 기존에 시도해보지 못했던 이미지에도 도전해 볼 수 있어 재밌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광고 모델, 배우, DJ등 다양한 직업을 겸하고 있지만, 주된 활동은 ‘요리방송인’이다. 유튜브에 '요리하는 올리브'라는 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전에는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오랫동안 활동한 경력이 있다. 음악, 춤, 모델로서 무대에 서는 일, 그리고 미용 모두 전반적으로 다 조합이 되는 예술 계통이라고 생각한다”

Q. 요리 방송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잡 생각이 들 때마다 취미로 요리를 하다 보니 점점 재미가 붙었다. 예를 들어 헤어 커트를 할 때 약간만 잘 못 잘라도 모양이 변하지 않나? 요리도 조금만 레시피가 변해도 맛이 이상해지니까 집중을 하게 되더라. 한때는 이상한 압박감에 시달리며 하루에 4~5가지 정도의 요리를 습관적으로 하기도 했다. 그렇게 내가 한 요리를 네이버 블로그에 인테리어 등 관심 가는 것들과 함께 올리다가 나중에는 인스타그램으로 옮겨 간단한 영상을 편집해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취미 겸 재미로 시작했는데, 운 좋게 좋은 분들을 만나 ‘이렇게 놔두긴 아까우니 한 번 제대로 풀어보자’는 제안을 받게 되어 유튜브로 옮겨왔다. 물론 처음엔 ‘모델인 네가 요리를 한다고?’하는 시큰둥한 반응이 많더라(웃음)”

Q. 요리 실력에 대한 의심이 많을 것 같다. 실제로 실력은 어떤가

“재료만 있다면 어지간한 건 거의 가능하다. 몇 달 동안 하루에 4~5가지 요리를 매일 했더니 안 늘래야 안 늘 수가 없더라. 물론 전문가 수준은 아직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선까지는 자신 있다. 제일 자신 있는 요리는 ‘찹 스테이크’다. 사실 너무 쉬워 보이는 요리라 말할 때 민망하기도 하지만, 고기 굽기 등에 따라서 맛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나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나에겐 내가 개발한 특제 소스와 나만의 비법이 있다(웃음)”

Q. 올리브라는 예명의 뜻은 뭔가

“올리브는 어릴 때 보던 만화 뽀빠이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만화 속에서 뽀빠이의 여자친구로 자주 시금치 파이를 만들어주거나 한다. 요리하는 캐릭터라는 공통점이 있어 ‘올리브’를 예명으로 사용하게 됐다”

Q. 미스 인터콘티넨탈 지역 예선에서 선, 한국 본선 미, 그리고 중국 차이나 미스코리아 진을 수상했다고 들었다. 미인대회는 어쩌다 나가게 됐나

“원래 고향은 지방이다. 미용 분야에서 줄곧 디자이너를 목표로 달려왔는데, 막상 목표를 이루자 그 순간부터 점점 나태해지더라. 그래서 부모님 반대를 무릎 쓰고 서울에 올라 오게 됐고,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미스 인터콘티넨탈’ 대회를 알게 됐다. 처음에는 이런 미인대회는 소위 말하는 스펙 좋은 사람만 나갈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열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충분히 도전 할 수 있더라. 이왕 서울 온 김에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열정과 끈기를 유지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자 출전하게 됐다. 이어 미스코리아 대회에도 나가보고. 처음에는 인터뷰 하나도 제대로 못했지만, 연습을 거듭하니 조금씩 늘었다. 신기하게 무대에 서는 건 떨리는 게 하나도 없었다.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행복하더라. 나에게는 이런 도전 자체가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고”

“대회를 통해서 처음으로 해외를 나가게 된 곳이 중국이었는데 신세계였다. 특히 제일 좋았던 건 내가 그 나라의 음식 같은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받아들이게 된 것. 처음에는 현지 음식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는데, 먹다 보니 괜찮더라(웃음). 또 현지인들의 수더분한 모습에도 매력을 느꼈다. 그런 식으로 하나하나 알아가는 게 많아 너무 행복했다. 세상을 더 넓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Q. 헤어 디자이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초등학생 때부터 뷰티에 관심이 많았다. 고교부터 대학까지 전부 관련학과를 졸업했다. 워낙 일찍 시작 했기 때문에 빨리 디자이너가 된 케이슨데, 물론 지방이어서 가능했던 일이기는 하다. 지금도 모델 등의 일을 할때 나 스스로 헤어나 메이크업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된다”

Q. DJ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데

“장르에 구애 없이 음악을 아주 좋아한다. 특히 재즈 클래식을 좋아해서 스트레스 받은 다음 날 아침이면 꼭 듣곤 한다. ‘잘 놀게 생겼다’는 오해를 자주 받지만, 진심으로 음악과 춤을 즐기는 편이다. 처음 DJ라는 직업을 접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게 다 있다고 생각했다. 춤, 음악, 무대에 서는 것. 나에게는 정말 큰 행복이다. 내 가장 큰 장점은 항상 에너지가 넘쳐서 쉬지 않고 무대 위에서 ‘방방’ 뛸 수 있다는 것(웃음)”

Q. ‘클럽’하면 술이 빠지지 않지 않나, 술도 좋아하는 편인가?

“못 마시는 편은 아니다. 체질적으로 잘 마시는 편. 짧고 강한 술을 좋아하는 편이다(웃음). 칵테일이나 맥주처럼 맛있고 배부른 술을 별로 안 좋아한다. 마시는 속도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주량은 날마다, 상황마다 항상 다른 편인데 비밀에 부치겠다(웃음). 잘 마신다고 하면 다들 주변에서 자꾸 술을 권하더라(웃음). 하지만 클럽에서는 술이 전혀 없어도 잘 논다”

Q. 요리와 DJ라니…여러 모습이 공존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걸 시도하고 받아들이는데 긍정적인 편이다. 도전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편. 모든 정말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며 하고 있다. 이렇게 활동적인 편이지만 때로는 나 역시 ‘집순이’인 면도 있다. 밖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다 혼자 집에 오면 허무할 때가 있다. 외롭다기 보다는 허무함. 그럴 때 주로 요리를 한다”

Q.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는데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엄정화, 황정민 주연의 ‘댄싱퀸’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영화의 내용 중 나에게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내 라이프 스토리와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물론 나는 극중 캐릭터처럼 아직 결혼한 건 아니지만, 연애와 일에서 오는 현실적인 갈등 등에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대사를 따라 적었다. 직접 적은 대사를 연습해봤는데, 밤에는 감성이 풍부해져서 인지 우는 장면에서는 다 따라 울었다. 그런데 아침이 되니 또 눈물이 안나더라. 연기하는 게 너무 재밌는데 한 번 제대로 배워볼까 생각이 들어 학원까지 등록했다”

“우연한 기회로 중한 합작드라마에도 출연했는데, 이어 한국-베트남 합작 드라마 ‘놓치지마’라는 드라마에 운 좋게 출연할 기회를 얻었다. ‘놓치지마’라니 제목이 의미심장하지 않나(웃음). 제목처럼 정말 좋은 기회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

Q. 또 다른 취미나 관심사는 없나

“스포츠도 상당히 좋아한다. 야구, 농구, 축구, 테니스, 볼링… 운동도 활동적으로 하는 걸 좋아한다(웃음). 재즈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라 재즈바에 와인을 마시러 자주 간다.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해서 그런 걸 보러 가는 것도 좋아하고, 동물 키우는 것도 좋아하고. 또 여행 등등”

Q. 좋아하는 게 정말 많다. 싫어하는 건 없나(웃음)

“싫어하는 건 더운 것과 추운 것. 더위와 추위에 약한 편이다(웃음)”


Q. 화려한 외모 덕에 받는 오해가 많을 것 같다

“상당히 많이 받는 편이다. 말 안하고 있으면 화났냐는 얘기도 많이 듣고.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라 새침해 보인다거나 말 걸기 무섭다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 워낙 자주 들어서 크게 상처 받진 않는다. 오히려 말을 해보면 생각과 다르게 잘 웃고 활발하다며 좋게 평가해 주시더라. 그게 나만의 장점이고 매력이지 않나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반전매력(웃음)”

“친해지면 ‘사차원’끼가 좀 있다는 얘기도 듣는다. 의외로 어리버리한 면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라 그런지, 다양한 모습이 있는 것 같다. 나만의 매력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팔색조’?(웃음)”

Q. 닮았다고 들어본 연예인은 없나

“하나 하나 따져보면 막 닮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룹 티아라의 지연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물론 감사할 따름이다. 닮고 싶은 배우를 꼽자면 중국배우 판빙빙의 팬이다. 국내 배우로는 배우 송지효를 롤모델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예능에서든 어디서든 꾸밈없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화장을 많이 하지 않고, 수수한 모습이어도 그 자체로 빛난다고 해야 하나? 나 또한 성격이 털털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편인데 연예인도 다 똑 같은 사람인지라 가식적인 모습보다는 솔직한 모습이 더 사람들에게 와 닿을 거라고 생각한다”

“’연예인’이라는 테두리에 철저히 갇혀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런 화려함 속에서도 인간다움, 솔직함을 간직한 배우가 되고 싶다. ‘사람답다’, ‘인간 냄새 난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Q. 미용업계에 오래 종사해 외모 관리에 남다른 노하우가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안 써본 화장품이 없다. 말도 안 되게 저렴한 화장품부터 고가의 화장품까지. 그런데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그냥 본인에게 잘 맞는 제품인 것 같다. 기초 제품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것 저것 잘 고려해서 고르는 편이고, 또 자기 전에 하는 세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리 피곤해도 반드시 씻는 편. 나만의 소소한 팁이라면 거품이 나오는 폼 클렌저가 확실히 편리하다”

“몸매 관리는 모두 아시다시피 식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야식하지 않고, 과식하지 않는 것. 그런데 사실 먹는 양에 비해 잘 찌는 체질은 아니다. 이런 말 하면 많은 분들이 싫어하겠지만(웃음). 남자만큼 많이 먹는 수준인데 평소에 빠른 걸음으로 자주, 많이 걷는다. 피트니스에 따로 다닐 시간이 없는 분들은 식후 30분이라도 걷는 것을 추천 드린다”

Q. 연애할 때는 어떤 모습인가

“연애할 때의 나는 항상 ‘엄마’다.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다른 사람 챙기는 것을 좋아해서 항상 내가 안고 가는 편. 독립해 혼자 살림한지 오래된 편이라 어지간한 건 혼자 다 가능하다. 이를테면 장판 시공부터 집 전체 인테리어 등 다 혼자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가? 상대방이 항상 나에게 많이 기대게 되더라(웃음) 내가 보통은 주로 남자가 하는 역할들도 도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남자, 여자가 연애할 때 얼굴을 전혀 안 본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뭔가 ‘딱 이래야 한다’는 건 없다. 그래도 더 구체적으로 이상형을 말하자면 배우 조진웅처럼 따뜻한 이미지의 사람. 근데 막상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상형은 크게 중요한 것 같지 않더라. 사람을 만날 때 대화를 많이 해보는 편이다. 가식이 없고,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 또 내가 뭔가를 해줬을 때,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서로에게 감사함과, 책임감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소소한 것들이 쉽게 들려도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Q. 앞으로 더 진출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주된 활동은 물론 요리 방송이지만, 다른 예능에도 관심이 있다. 출연해 보고 싶은 예능을 꼽자면, MBC ‘나 혼자 산다’. 나도 워낙 혼자 산지 오래됐고, 살림을 오래 해서 보여 줄 수 있는 게 많을 것 같다. 또 tvN ‘인생 술집’처럼 서로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도 재밌을 것 같다. 굳이 술을 마시지 않아도, 깊은 이야기를 함으로써 내 색깔을 오해 없이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Q. 앞으로의 목표

“솔직히 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열심히 노력해서 더 높은 목표를 바라봐야 한다는 걸 안다. 전에는 내 이름을 내걸고 뭔가를 하고 싶다는 큰 꿈을 가지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그 꿈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욕심 부려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안다. 스스로 적당한 선을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또 그 모든 것들이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닐 것이다. 혼자서 성장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소소한, 평범한 목표처럼 들린다. 그런데 사실 또 인간 관계가 제일 어려운 거니까(웃음)”

Q. 하는 일이 너무 많아 힘들진 않나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미리부터 힘들어하면 되던 일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마음이 가는 곳으로 흘러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 잘 할 수 있는데 왜 고민을 해?’ 라며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편”

에디터: 정혜원
포토그래퍼: 송현주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주얼리: 위드란(WIHTLAN)
백: 토툼(TOTUM)
헤어: 코코미카 미란 부원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경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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