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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히트맨’ 권상우, 라떼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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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설 겨냥한 ‘히트맨’서 준 役
|이것저것 다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길 원해
|코믹액션물 “촬영하며 성룡 영화 떠올려”
|애매한 위치라 시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아
|‘동갑내기 과외하기’ 관객수 넘는 게 목표


[김영재 기자] 옛 영화(榮華)로부터 헤어나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스갯소리 ‘라떼는 말이야’는 아직 그 영광에 취한 몇몇 옛날을 향한 일갈이고 한소리다. 그 점에 있어 권상우(43)는 그 ‘라떼’가 안 어울리는 요즘 배우다. “지나간 거에 의미를 안 두는 게 제 특징이에요. 후회도 안 해요. 앞으로가 중요하니까요. ‘이젠 떠나보내자’ 하면 딱 떠나보내는 스타일이죠. 아직 앞만 보고 싶어요. 계속 뭔가 도전하고 싶고요.”

1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이것저것 다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며 최고 대신 만능을 소원했다. 처음 듣는 말은 아니다. 그는 한 제작보고회에서 “코미디도, 멜로도, 진한 액션도 하고 싶다”는 말로 뜨거운 속내를 내비친 바 있다.

마침 22일 개봉한 ‘히트맨(감독 최원섭)’은 무엇이든 잘하고 싶은 권상우에게 안성맞춤인 영화다. 만화가가 되고 싶어 국가정보원에서 탈출한 준(권상우). 하지만 그의 현재는 절망적이다. 모두 작품을 보고 재미없다고만 하는 것. 이에 준은 1급 기밀을 그리고 스타 작가로 우뚝 서나, 그만 테러리스트가 준의 생존을 알아채고 만다. 권상우식 생활 연기는 물론,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으로 각인된 액션 배우 권상우까지 만날 수 있다.

“터널 액션 신을 찍으면서 사실 성룡 영화가 떠올랐어요. 옛날에 명절만 되면 재키 찬 영화 많이 봤는데, 요즘은 그런 류 영화가 별로 없잖아요. ‘히트맨’이 잘돼서 앞으로 이런 장르가 더 많이 개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족 영화인 만큼 아빠 권상우는 아들 룩희 군을 시사회에 초대했다. 권상우는 “12살 아들이 이번에 엄마(손태영)랑 같이 시사회에 처음 온다. 배우의 장점은 가족에게 작품이라는 사진첩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그 사진첩에 좋은 작품을 최대한 많이 꽂아 두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세는나이로 마흔다섯이 된 권상우의 고민은 ‘내게 남은 시간은’이다. 언제까지 활약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그는 꽤 큰 고민이 있는 듯 보였다. 만약 그 좋은 작품이 주연작에 한정된 것이라면 향후 4, 5년은 배우 권상우의 소위 ‘골든 타임’이 될 테다. “제가 최민식 선배님이나 송강호 선배님 같은 ‘연기 갑(甲)’이 아니라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참 애매하고 불안한 위치에 있다는 것도요. 그래서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아요.”

연기력 논란에 관해서도 말을 보탰다. 물론 그는 특정 연기에 약점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권상우는 연기를 못한다’로 뭉뚱그리는 일은 무관심에 기인한 사고적 폭력과 다름없다. “저도 제 나름대로 연기에 철학과 소신이 있는 사람이에요. 자부심도 있고요. 솔직히 말하면 제 연기가 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해요. 흥행으로 위로받고 싶어요. 출연작 중 제일 흥행한 게 ‘동갑내기 과외하기’예요. 520만. 아직도 그걸 못 넘고 있어요.”

설 연휴를 맞아 충무로는 ‘히트맨’을 비롯해 한국 영화 총 세 편을 극장에 내건다. 특히 영화 ‘남산의 부장들’ 배우 이병헌이 권상우와 같은 건물에서 인터뷰를 진행, 상투어 ‘적과의 동침’을 떠올리게 했다. 존경하는 선배 이병헌의 “잘했어” 한마디에 한때 큰 위로를 받았다고 고백한 권상우는 “안 그래도 아까 인사드리러 갔다 왔다”며, “냉정하게 보자면 3파전이 아니라 2파전”이라고 강조했다. 이 남자,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다.

“물론 ‘남산의 부장들’도 좋은 영화죠. 반면 우리 ‘히트맨’은 설에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즐거운 영화고요. 관객분들께서 어느 영화 손을 들어주실지 참 궁금해요.”

권상우에게 이번 신작 영화는 어떤 의미로 기억될 것인가. 그 이름이 세상에 빛나는 영화일까. 아니면 후회일까. 물론 어느 쪽이든 권상우는 앞만 보고 달릴 터. 리얼리즘과 작가주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현 영화계에서 ‘대한민국 성룡’을 꿈꾸는 권상우의 존재는 그 자체가 돌연변이와 다름없다. 먼 훗날 그가 “나 때는 말이야”라는 서두와 함께 과연 어떤 출연작을 이야깃거리로 삼을지 자못 궁금하다.(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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