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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나경 “목표? 함께 나이 들어가는 편한 느낌의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

정혜진 기자
2020-01-30 15:06:20

[정혜진 기자]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은 배우 이나경. 선한 외모의 그녀는 알고 보면 악역, 액션 연기 등 못 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이라고.

홍콩에서 톱 모델로서 큰 인기를 얻었던 그녀는 한국에서 배우로서 새 도약을 꿈꿨다. 그녀를 한국에 오게 한 가장 큰 힘은 오로지 ‘연기’.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

사람들에게 깊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던 그녀.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주변을 환하게 빛내주는 그녀의 선한 영향력이 더 많은 작품을 통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화보 촬영 소감

“오랜만에 하는 화보 촬영이었다. bnt 화보는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찍었던 화보이기도 해서 의미가 남다르다. 재밌게 촬영한 것 같다”

Q. 데뷔 전 홍콩에서 모델로 활동하며 꽤 큰 인기를 얻었던 걸로 안다

“맞다. 당시 꽤 큰 인기를 얻었었다. 당시 ‘나야 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었는데, 내가 한국 모델인 걸 다 알 정도였다. 처음 모델 제의를 받았을 때 배우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거절을 했다가 1년 정도 배우로서 발전이 없어서 도전하게 됐다. 배우 생활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3개월 정도 계약 기간이 끝날 때쯤, 캐논 광고가 들어왔다. 매기 큐, 다니엘 헤니가 소속되었던 에이전시에서 활동할 당시였는데 대표님이 직접 나와 축하해주더라”

Q. 한국에 다시 돌아온 이유는?

“홍콩에 가기 전부터 배우를 꿈꾸고 있었다. 홍콩에서 감사하게도 너무 잘됐고, 이렇게 사는 삶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 문득 홍콩에 오기 전 나와의 약속이 떠올랐다. ‘아무리 홍콩에서 잘 되도 난 배우다’라는 생각, 그리고 여기에 있으면 배우 생활을 못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마음먹고 오게 됐다.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홍콩에서의 시간은 선물이라 생각한다. 힘들 때 홍콩에 너무 가고 싶지만, 내가 생활이 힘들어서 홍콩엔 가지 않겠다고 한 나와의 약속을 생각한다. 배우로서 잘 되면 가고 싶다”

Q. 한국에서 ‘나야’로 활동하다 본명으로 활동명을 바꾼 이유?

“영화 관계자 분들도 ‘나야’라는 이름을 별로 안 좋아하더라. 가수 이름 같다고(웃음). 깊이가 없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Q. 데뷔 초와 비교해 연기 변화가 있나

“많다. 그땐 아무것도 몰랐었고 지금도 갈 길은 멀지만 그때보단 많이 좋아졌다. 예전 bnt 인터뷰에서 “배우 나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지금은 어디 가서든 배우 이나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땐 배우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연기였다”

Q. 연기자를 꿈꾸게 된 계기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그러다 네다섯 살 때 엄마가 연기학원을 데려다줬는데, 10시간씩 기다리는 등 힘든 점이 많아서 안 하겠다고 했다(웃음). 그렇게 커서 안정된 직장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전공도 다른 걸 선택했었다. 결국은 안 되겠더라. 나중에 후회하기 전에 한 번 시도라도 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다. 1년만 해보려고 했는데 턱도 없더라. 할수록 심장이 너무 뛰는 거다. 그래서 말을 번복하고 계속하고 있다(웃음)”

Q. 슬럼프가 찾아온 적이 있는지?

“슬럼프는 항상 가지고 가는 것 같다. 예전 인터뷰에서 터널의 끝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는데, 지금 와서 느끼는 건 끝이 있다고 믿고 가면서도 또 다른 터널이 있다는 걸 알았다.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그렇겠지만 터널은 계속 나타나고 그 터널이 끝나서 기뻐하는 시간도 있지만, 또 다른 터널이 나타나는 연속일 것이다. 그걸 내 삶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마음으로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느끼는 중이다”

Q. 슬럼프 극복 방법

“잠을 많이 잔다. 잠을 자면서 생각이 안 들게끔 한다. 헬스, 요가, 승마 등 운동도 많이 한다”




Q. 내가 생각하는 배우로서 나의 장점

“여러 가지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 난 여태까지 사람들이 나를 착한 이미지로 보는 줄 알았다. 그러다 드라마 오디션을 보는데 감독님이 자꾸 악역을 시키는 거다. 난 착한 주인공 역할이 나랑 더 잘 어울린다 생각해서 연기를 한 번 봐달라고 했더니 감독님께서 “너는 너 자신을 잘 모르는구나”하시더라. 그 후에 드라마에서 화려한 부잣집 딸에 싸가지 없는 역할을 했었는데, 그런 것도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기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 역할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 아닐까”

Q.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

“액션 연기를 정말 하고 싶었다. 액션 연기가 가능한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이번에 이루게 돼서 너무 좋다. 계속 수련해서 더 격한 액션도 한 번 도전 해보고 싶다”

Q. 연기하는 데 있어 어디서 영감을 얻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계속 영감을 받는다. 최근엔 영화 ‘조커’를 보면서 너무 심장이 뛰었다. 저렇게 사람들에게 깊은 무언가를 생각 할 수 있게 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

Q. 연애는 자유롭게 하는 편인가.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연애는 자유롭게 하는 편이다. 결혼을 염두에 둔 적은 한 번도 없다. 하지만 결혼해서 꼭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전혀 모르겠다(웃음)”

Q. 맡았던 역할 중에 성격이랑 비슷한 캐릭터가 있는지?

“이번 영화 ‘검객’이다. 그렇게 싸움을 잘하진 못하지만 비슷한 면이 많아서 좋았다. 내가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한 편이다. 나에게 잘해주고 예의를 갖추면 나도 그러려고 노력하지만, 무례하게 굴거나 선을 넘는 행동을 하면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다. 그런 면이 비슷한 것 같다”

Q. 영화 ‘검객’에서 정확하게 어떤 역할인지?

“조선시대 객주이자 ‘단검의 고수’ 역할을 맡았다”


Q. 액션 연기도 소화 가능하나

“액션 스쿨에 3개월 다니며 하루 4시간씩 연습했다. 일주일 동안은 연습하다 구토까지 하면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또 영화 주인공이 장혁 선배님이신데 액션 연기를 정말 잘하시더라. 액션 스쿨 선생님들도 다 인정하실 만큼 잘하시고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신다. 액션 배우로서 너무 존경하고 멋있고 진짜 연예인을 보는 기분이었다”

Q.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제시카 차스테인. 영화 ‘제로 다크 서티’, ‘미스 슬로운’ 등에 출연한 유명 배우인데 카리스마가 엄청나고 멋있다. 여자배우 원톱으로 영화를 계속하시는데 연기에 정말 힘이 있다”

Q. 작품 고르는 기준

“지금은 신인의 마음으로 고른다기 보다 주어진 역할을 감사하게 하고 싶고, 때가 어느 정도 되면 영화나 드라마가 주는 전체 메시지를 많이 보고 싶다. 역할의 종류, 크기 상관없이 배우로서 다 도전해보고 싶다. 도둑 역할이나 살인자, 정말 착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

Q. 평소 외모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먹는 걸 정말 좋아해서 늘 운동하면서 다이어트한다. 피부 관리는 피부과에서 많은 시술은 되도록 적게 받으려 한다. 팩도 열심히 해주고, 화장품은 최소한의 제품만 바른다”

Q. 어떤 배우가 되고싶나

“편한 느낌을 주면서,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의 배우가 되고 싶다. 같이 나이 들어가며 할머니 되어서도 볼 수 있는 그런 배우”

에디터: 정혜진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bnt collezione(비앤티 꼴레지오네)
슈즈: 바이비엘
주얼리: 위드란(WITHLAN)
헤어: 미즈노블 마리 실장
메이크업: 미즈노블 안병숙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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